소원 들어주는 음식점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수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원혜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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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조그맣게 보이는 저승사자의 모습에 우리 아이의 눈이 번쩍~!

으스스한 소재가 나오는 이야기를 무서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이중심리를 건들여 얼른 읽게 만든 책이었네요.

 

《소원 들어주는 음식점》은 분수의 기초를 다룬 수학동화입니다.

분수개념은 초등 3학년 수학에 등장하는데 평범한 수학실력을 가진 초3 우리 아이 수준에는 약간 쉬운 느낌이 든다 싶을 정도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어려우면 아무리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는 좋은 컨셉의 책도 100% 활용이 힘들던데 이 책은 수학개념을 다루는 수준이나 이야기가 딱 좋았네요. 


구전 설화인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는 잘 몰라도 그 이름은 귀에 익을겁니다.

바리데기 공주가 자신을 버렸던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에 가서 생명수와 생명꽃을 구해 결국 부모를 되살리고 나중에는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수호신이 된다는 이야기예요.


 

《소원 들어주는 음식점》은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를 토대로 그 뒷이야기라고나 할까요 ^^ 할머니가 된 바리공주가 저승가는 길목에 음식점을 차리고 죽은 사람의 슬픔과 아픔, 모든 죄업을 닦아 주는 일을 한답니다.

바리데기 설화와 수학의 만남이라니! 어떻게 연결이 될지 궁금하시죠?


죽은 자들은 바리데기 음식점에 들러 살았을 적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풀어내며 그 기억으로 양념된 음식을 먹고 저승길을 나섭니다. 소녀, 사냥꾼, 완두콩밴드, 뚱보 왕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더해지는데요.



이승의 기억이 전혀없는 한 소녀의 사연을 알게 된 바리데기 할머니는 이 소녀를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주고 싶답니다.

이승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에서 '전체와 부분' 개념이 등장하면서 분수의 기초가 슬슬 시작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주인공이 자기보다 분명히 나이가 어릴거라고 하네요. 자기는 다 아는건데 이 소녀는 모르고 있다면서요. 그래도 나중에 척척 맞추는 장면에서는 '얘 똑똑하구나~' 하면서 칭찬까지 ^^



빈대떡 조각이 많아질수록 뚱보 왕이 놀라는 장면은 특히 배꼽잡았습니다.

 

왜 분수를 그렇게 쓰고 읽는지 그 쉬운 개념조차 사실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하기 까다로웠는데 그림도 많고 설명이 명쾌해서 분수 개념의 기초를 제대로 잡아주는 책이었어요. 아이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며 신나게 읽었고요. 한참 읽다가 중후반에서야 "이거 수학책이었네!!" 라고 말할 정도로 스토리 자체에 푹 빠져들기도 했고요.

분수를 단순히 수학 개념으로만 다루지 않고 '나눔'이라는 의미까지 더해 알려주고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습니다.



와이즈만 수학동화가 벌써 다섯권이나 모였네요.

딱 궁금해할법한 소재로 우리 아이 입맛을 사로잡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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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8
최영희 지음, 이경국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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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

글 최영희 | 그림 이경국 | 와이즈만BOOKS | 2014.05.20 | 페이지 48 | ISBN 9791185394152

 

 

우리 환경, 푸른 지구를 지켜나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시리즈 <와이즈만 환경과학그림책>.

이번에는 얼마전 서울에서도 연이어 도로가 무너져내려 떠들썩했던 "싱크홀" 이야기입니다.



먼 나라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몇 건의 큰 사고가 있었고 점점 그 횟수가 늘어나는 것 같아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서도 소개되었던 '블루홀'도 나옵니다.

풍경은 기막히게 멋지던데 솔직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구덩이라는 것을 상상하다보면 으스스해지네요.

  

《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에서는 정체불명의 구덩이들을 파헤치는 닥터 홀과 함께 싱크홀의 비밀을 파헤쳐볼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꺼진 땅, 말끔한 주변. 즉 땅이 가라앉아 생겨난 구덩이를 싱크홀이라고 하는데 산이나 바다가 아닌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에 싱크홀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재해이기도 하죠.

도대체 이 싱크홀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바로 지하수와 사람이 범인이라고 하네요.

지하수 역시 사람이 땅 속에 구멍을 내고 죄다 끌어쓰고 있으니 결국은 인재인 셈입니다.

 

간단한 준비물로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는 코너를 통해 싱크홀이 생기는 원인을 명쾌하게 알 수 있어서 정말 좋더라고요. 게다가 하나씩 그 원인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은 우리 아이들에게 관찰, 탐구 자세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기도 하고요.



싱크홀이 무엇인지, 왜 발생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과 결과를 알았으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연 단지 싱크홀이 생겨난 그 구멍을 메워버리면 끝날까요?

원인에 따라 대처해야 할 방법도 달라질텐데 무조건 얼른 메워버리는게 능사가 아니지요. 이렇게 아찔하고 끔찍한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싱크홀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사람의 무분별한 개발이 큰 원인이므로 우리 지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해야겠습니다.

 

초등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딱 좋은 수준이었어요. 초3 우리아이는 이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온갖 싱크홀, 블루홀을 검색해 보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자고 있다가 갑자기 땅이 꺼지면 어떡하냐고요. 석회암 동굴지대 역시 싱크홀의 한 원인으로 나오는데 우리가 사는 이 곳이 석회암지대가 아닌지도 궁금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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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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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냉담한 시선과 긴박한 전개방식의 피에르 르메트르 문체가 꽤 마음에 들었네요. 그간의 독서인생에서 소설파트의 비중이 약했던 저로서는 이런 풍이 나하고 은근 잘 맞구나라는걸 다시한번 깨닫게 해 준 책일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13년에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 공쿠르 상을 수상한 피에르 르메트르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한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카미유》.

이렌, 알렉스, 카미유에 이어 번외작 로지와 존까지... 땅딸보 형사 카미유가 파헤치는 사건을 다룬 이 시리즈는 서스펜스 미스터리 소설로 출간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전혀 문제없이 읽을 수 있어요.

 

파리 경시청 강력반 반장 카미유쉰 살이 넘은 나이에 머리도 벗겨지고 키도 겨우 145센티미터인 주인공입니다. 아... 이왕이면 꽃미남 형사였다면 로맨스가 나와도 뭔가 더 아련했겠지만,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자구요 ^^

 

형사 카미예전에 아내가 살해당했던 (이렌 작품에 나옵니다) 비극을 겪은 인물입니다. 이렌을 잃은 충격과 비애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이렌 없이도 버티도록 해줄 만한 새 여인이 등장하는데 바로 이번 《카미유》 작품에 등장하는 '안' 이라는 여성입니다. 그런데 또 다시 카미유에게 재난이 닥치게 되네요. 금은방 강도사건이 일어났는데 하필 그 주변에 있던 안이 무자비하게 폭력을 당하고 집요하게 총격을 받게 되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 비극적 숙명은 안도하는 사람을 덮치길 좋아한다. 안도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볼 때만큼 비극적 숙명이 엄습하기 좋은 순간도 없다. 그리고 그 순간, 그것은 마치 우연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개입한다. 』 - p15

 

불시에 재난을 맞을 때 겹치는 우연이란 언제나 무작위적인 법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연쇄 상황에 휘말려 톱니바퀴처럼 엇물려 굴러가는, 사태의 진행에 가속이 붙는 시점에 다다르면 단 몇 초만 어긋났었더라면 하는 가정을 뒤늦게 하게 되지요.



형사, 안, 범인... 등 각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전개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사건의 진상을 예측하는데 더 흥이 나게 해줍니다. 카미유가 이 사건을 파헤치고는 있지만, 독자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함께 볼 수 있어 형사 카미유가 놓친 무언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카미유보다 한 단계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 역시 반전이... 두둥~!



범인은 끝끝내 '안'을 죽이려드는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카미유는 과연 '안'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각종 규정 위반까지 하면서 '안'을 노리고 있는 살인마에게 한발 다가설 수 있을지.......

 

이렌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형사 카미유로서는 특히나 이번 사건은 감당하기 버거운 심리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게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확인하고 검증하려드는 강박증 상태가 되기도 했고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또 다시 회피하고 말았다는 자책감이 생길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이틀동안 세 번씩이나 결정적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안'을 보며 범인은 왜 그렇게도 집요하게 그녀를 표적삼아 죽이려드는지, 범행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수사 과정에서 그녀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유령이나 다름없는 존재인 '안'에 대한 의문까지. 진상의 내막은 과연~!!



시간대별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사건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이지만 단 삼일간의 행적을 담은 이 책은 중간에 놓기 힘들어 점점 끝이 보이는게 아쉬울 지경이었네요. 《카미유》 부제가 "모든 게 다 끝난 줄만 알았다..." 인데 책을 덮고나서 이 문장이 제대로 이해되는군요. 피에르 르메트르 작가 시리즈는 다 모아서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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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는 없다 - 28세 18억 젊은 부자, 7년간의 돈벌이 분투기
김수영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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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에 18억 젊은 부자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끕니다. 부러운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시샘이 살짝.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겨우 18억 가지고 뭘~ 할 수도 있겠지만, 서민 입장에서 돈의 눈치를 볼 필요 없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세상인지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 아니겠어요?



돈이 돈을 번다고 하는데 서민에게는 그 첫 종잣돈을 모으는 것조차 허덕허덕 거리게 되는 삶이지요. 그래서 모두가 스펙을 위한 취업준비에 여념 없을 때 조금은 다른 길을 걸은 이 청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월급쟁이 부자는 없다》 에서는 돈의 노예가 되는 쳇바퀴 생활을 떨쳐내는 과정과 가장 현실적인 대안, 가능성이 높은 길을 선택한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돈 중심의 사회인 이 현실을 직시하고, 돈의 의미와 바른 가치관,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한 설계, 청년들을 위한 돈 사용 설명서, 재테크 상식이 알차게 담겨있습니다.



진짜 부자가 되려면 경제 마인드, 투자 마인드, 부자 마인드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하고 돈의 가치를 일찍 깨달아 돈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라고 제안합니다. 물론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지만, 돈은 인생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어도 꾸준히 들어오는 돈이 있을 때 본업에 더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고 선택권도 늘어나게 될 겁니다.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하기 전에 돈을 벌어오는 기계를 소유하는 시스템을 알면 경제적 자유로 가는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잣돈 모으기는 정말 치열하게 했더군요. 처음부터 가진 게 없었으니까요. 거지처럼 살았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돈 좀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재테크 이야기가 아닌, '그래 이게 현실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착같이 모아 조금이라도 이자 높은 곳에 통장 만들고 그 와중에 투자와 자본시장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1500만원이라는 종잣돈으로 첫 실전투자를 월세 놓는 부동산으로 하게 됩니다.



『 돈이 많아야만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을 때부터 월세를 받는다고 평생 일없이 놀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생업과 꿈 사이에서 치이고 있는 이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들어오는 월세 수입이 굉장히 큰 힘이 되기 마련이다. 생계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된다.

생각을 1%만 바꾸어보자. 반드시 일해야만 돈을 버는 건 아니다. 내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는 소득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돈이 충분할 때만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다. 최대한 이른 나이에 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하지 않고도 평생 돈 걱정 없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의 길을 찾아라. 』  p147-148



풍족하게 돈을 벌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속물이라는 사고방식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긴 할 겁니다. 없는 사람이 종잣돈을 모으기 얼마나 어려운지, 돈의 가치를 제대로 직시한다면 정당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모으는 생활과 마음가짐 속물이라 생각하거나 당당히 말로 내뱉고 행동하는 것을 터부시하면 안 될 일입니다.

 

자신이 활용 가능한 레버리지를 충분히 사용하는 등 순수하게 자기 돈만으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여건에서 진짜 부자가 될 방법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이런 내용이야말로 서민을 위한 재테크 도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기본 마인드부터 짚어주며 적은 돈으로 하는 재테크로서 부동산경매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는 이 책은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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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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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글/그림 강석기 | MID | 2014.08.01 | 페이지 276 | ISBN 9791185104102

 

 

한국의 스티븐 제이 굴드인 강석기 과학전문 작가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표지부터 강렬하죠~

과학카페 시즌3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책이 올 봄에 나왔었는데 내년에나 다음 책을 만날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신간을 재빠르게 만나게되어 더 반가웠었네요. 강석기 님의 팬이 되게 했던 과학카페 시리즈에 이어 <사이언스 타임즈>에 연재한 에세이를 선별해 담은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이 책 역시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하네요. 책 제목인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여러 에세이 중 한편의 제목입니다.


심리, 진화, 의학, 과학사, 물리학, 화학, 인류학 이야기 등 과학 전반의 최신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이번에는 특별하게도 작가님께서 손수 그린 일러스트도 가득해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네요.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따분한 주제의 이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심심찮게 뉴스에도 오르내리는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주제라든지, 우리가 실생활에서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도 많아 27년간 300여 편의 에세이를 연재해 대중을 위한 과학 글쓰기의 전설로 알려진 스티븐 제이 굴드 에세이의 한국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강석기 님의 과학 에세이가 한국인의 정서에 확실히 더 맞는 경향도 있고 현재진행형 과학 이슈 소개가 많아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인간의 선택이 다른 동물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에 관한 글이 이번 책에서 가장 제 마음에 쏘옥 들었었는데요, 지구 생명체의 공진화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치어는 놓아주는 선택어업이 물고기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사람의 개입이 '자연선택'에 기초한 다윈의 진화론과 대조되는 '부자연선택'이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소름 끼치기도 하더라고요. 몸집이 크게 자라고 늦게 성숙하는 유전자를 지닌 물고기들 비율이 줄어들고 대신 조숙하고 몸집이 작은 경향의 물고기들이 늘어나면서 한 종의 전체적인 조성 변화가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획량과 크기 규제가 아닌 어획량만 규제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며 심사숙고한 사람들의 방식이 의외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에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고립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100세 시대인 데다가 자녀도 겨우 1명 내외 수준이다 보니 미래에는 가족해체 상황이 심각해질 텐데 외로움이라는 단순한 심리적 상태가 아닌 사회적 고립이라는 현상을 생각해봐야겠더라고요. 고립된다는 것이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서툰 인간의 심리상 사회적 네트워크가 구축된 상황에서도 급변하는 사회 따라가지 못해 고립되는 현상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유전자 치료가 임상을 넘어 정식치료법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라든지, 비타민C 복용문제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슈, 다소 황당한 연구결과를 낸 과학자들에게 주는 이그노벨상에 관한 이야기, 생활과 연관된 연구들 등 다양한 주제의 과학 에세이가 참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습니다. 저는 과학전문 작가 강석기 님의 이름을 믿고 읽었는데요, 12첩 반상 수라상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음번에 출간될 과학 에세이도 벌써 기대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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