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꿰매는 생활 - 좋아하는 것을 오래오래
미스미 노리코 지음, 방현희 옮김 / 미호 / 2018년 8월
평점 :
일상이 담긴 옷, 추억이 깃든 물건이 그대로 의미 있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한 책 <꿰매는 생활>. 얼룩, 구멍이 생긴 소중한 옷과 용품을 쉽게 버릴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다면, '꿰매는 생활' 덕분에 작은 손짓만으로 재탄생된 그것을 예전보다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의미가 깃들어 버리기 힘든 물건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감쪽같이 수선하지는 못해도 작은 아이디어로 애착을 더할 수 있는 기술 '다닝'. 구멍 난 곳을 꿰매는 유럽의 전통 의류 수선 기법인 다닝 Darning은 직물처럼 세로실과 가로실을 서로 교차시켜 구멍을 메워주는 기법이랍니다.
쉽게 버리는 요즘은 양말 구멍을 꿰매는 일이 더 이상 없기도 하지만, 책 속 다닝 사례를 보면 일부러라도 하고 싶어질 정도로 결과물이 예쁘더라고요. 찢어진 얇은 블라우스, 소맷부리와 밑단이 닳아서 해진 재킷, 세탁을 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 등 다른 곳은 멀쩡해 버리기 아까운 옷도 입을만한 옷으로 변합니다.
특히 비슷한 색으로 수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확 버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감한 컬러를 사용한 다닝은 오히려 독특한 구제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네요.
걸핏하면 올이 망가지는 니트류 옷도 다닝을 하면 포인트가 되는 디자인의 일부가 됩니다. 털장갑 손가락 끝에 구멍이 뽕~ 난 것도 그냥 맞대어 꿰매면 길이가 짧아지니 뜨개질과 자수를 이용해 색다른 장갑으로 만들기도 하네요.
수선해가며 오래 사용하고 싶은 것은 옷뿐만 아니라 가방, 주방용품 등 다양합니다. 후줄근하게 낡아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질 정도로 애착을 가지는 물건이라면 다닝으로 더욱 반짝반짝 빛나게 할 수 있습니다.
에코백은 저도 무척 좋아하는데 애정 가득한 가방에 바느질을 더해줄 다양한 기법이 줄줄이 소개되어 있어 언젠가 꼭 활용해야지 마음먹고 있답니다. 특히 가방 손잡이에 하면 좋은 루핑 기법을 눈이 번쩍!
꿰매기 방법은 따로 소개되어 있어요. 기본 스티치부터 큰 구멍을 수선하는 기법까지, 손봐야 할 곳의 모양이 제각각이니 마음에 드는 기법을 조합해 수선하면 됩니다.
<꿰매는 생활>에 소개된 다닝 기법은 손재주가 좋아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어요. 어설픈 솜씨도 멋스럽게 보이게 합니다.
쉽게 소모하며 사는 현대인에게 다닝은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의미가 더해진 것들을 일상 속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단샤리의 방침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꿰매는 작업은 우연성을 즐기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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