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쌩초보도 5주면 쓸 수 있는 돈 버는 로맨스 글쓰기
제리안 지음 / 앵글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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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표지와 리얼한 제목이 눈길 사로잡은 책,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보통의 글쓰기 책이 아니라 잘 되는 로맨스 소설의 비밀을 파헤쳐 기초부터 핵심까지 전수합니다. 웹소설만 다루는 게 아니라 로맨스 글쓰기 법의 모든 것이라 해도 될만한 책입니다. 독자의 성은을 입은 로맨스 소설을 분석한 이 책이 로맨스 소설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바야흐로 로맨스가 빠지면 안 되는 시대. 수술하다 의사끼리 사랑, 재판하다 변호사와 검사가 사랑, 범인 잡다가 눈 맞은 형사들의 사랑. 로맨스만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장르는 없다고 합니다. 탐정 로맨스, 경찰 로맨스, 법정 로맨스, 오피스 로맨스, 칙릿 로맨스, BL 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모든 이야기에 사랑이 들어갑니다. 도대체 로맨스가 뭣이기에! 게다가 로맨스 소설 속 지긋지긋한 클리셰가 '나'의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자들은 알지만, 남자들은 모르는 '심쿵 유발' 감정은 바로 설렘입니다. 여자들의 첫 로맨스가 동화 속 주인공에서 시작해 10대에는 순정만화로 빠져들죠. 20대엔 현실인 듯, 현실 같은, 현실 아닌 로맨스를 추구하며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러브 픽션에 빠져듭니다. 연륜이 쌓인 3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19금 로맨스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이렇듯 로맨스는 설렘을 안겨주고 영혼의 만족을 줍니다. 꿈과 사랑과 판타지의 종합세트입니다.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는 이야기를 만드는 거의 모든 공식이라 할 수 있는 20가지 머니코드를 소개합니다. 로맨스 소설이 거기서 거기인 듯 보이지만 대박 로맨스의 공통점을 분석해 한국 로맨스의 장르적 관습까지 짚어가며 돈 버는 로맨스 소설 쓰기 20가지 법칙을 알려줍니다.

 

한국 로맨스의 관습, 1화의 중요성, 설정, 고증 절차, 보여주기와 감추기 기법, 진부함을 바꾸는 융합, 군더더기 없애기, 유머 코드, 세밀한 긴장감, 특별한 키스의 법칙, 관능, 애정공세, 명품 조연 서브, 감정 폭발, 찰나의 미학, 스토리텔링, 피날레 등에 관한 20가지 법칙. 이것만 지키면 대박 작가 된다라기보다는 이런 것들을 놓치면 안 된다는 쪽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한편 망하는 로맨스 5가지 실패 코드도 알려주는데요, 독자 입장에서는 이런 실패 코드를 가진 로설들은 공감도나 재미가 별로였던 까닭을 알게 되어 독자로서의 눈을 높이게 되는 장점도 있네요.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을 설정하는 법, 타이밍의 예술 러브신 쓰는 법, 대사 잘 치는 드라마처럼 맛깔나는 대화 쓰는 법 등 대박 소설을 위한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사랑, 연애에 능통하다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짚어줍니다. 사건 자체보다 감정에 집중해야 하는 로맨스 소설은 심리학입니다. 주인공의 심리를 작가가 잘 풀어내야 하고, 독자의 심리도 파악해야 합니다. 로맨스 소설을 쓰기 전에 반드시 공부해야 할 게 심리학과 연애학이라고 해요.

 

 

로맨스 소설 작가가 되려면 그만큼 로맨스 소설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로맨스 하면 할리퀸이죠. '계약' 로맨스의 조상으로 불리는 린 그레이엄 작가는 현재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1949년부터 출간된 브랜드 할리퀸의 역사와 대표 작품을 소개하며 한국형 할리퀸이라 불리는 요즘 로맨스 소설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제리안 저자는 2006년 <문학바탕> 신인문학상 수상 후 교육신문, 여행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달달 로맨스 소설을 쓰는 전업 소설가로 활동 중입니다. 순수문학에서 로맨스 소설로 넘어오면서 처음엔 우여곡절 실패담이 많았기에 로맨스 소설을 분석하게 되었고, 로맨스 소설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게 되었네요.

 

옛 트렌드부터 요즘 핫한 것까지. 읽다 보니 로맨스 소설의 역사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를 꿈꾸지 않습니다.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의 또 다른 활용법으로 사용했어요. 독자로서 좋은 로맨스 소설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이런저런 요소를 캐치하는 눈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모쏠들의 연애 지침서가 되기도! 사랑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모두 버무려져 있으니 연애의 연자도 모르는 경우 쏠쏠한 도움 될 겁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로맨스 소설의 핵심을 잘 짚어준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로설 작가들이 최소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뿌듯하게 읽을 수 있는 로설이 많아질 테니 독자로서도 반가운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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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하는 주무르는 수 요리 : 기초편 엄마와 함께 하는 주무르는 수 요리
정대현.이명우 지음 / 석문출판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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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수학. 다들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요. <엄마와 함께하는 주무르는 수 요리>를 체험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알게 모르게 일상 속에 끊임없이 수학적 사고를 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요리하면서 수학 개념이 연결되는 걸 직접 보면서 정말 수학은 졸업 후 끝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수학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 해도 그것조차 어렵게 받아들이는데요. 얼어붙은 상태에서 접하려니 머리가 팍팍 안 돌아가더라고요.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학교 수학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텐데. 여전히 과정보다 결과를 우선하는 교육 속에서 떠먹여 주는 식의 공부를 하는 아이들. 이제 요리하면서 수학 개념을 체득해보세요. 

 

 

 

수 요리방에서는 36개의 요리로 12년 수학의 맥을 1년에 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았습니다. 수학의 전체 구조와 큰 그림을 이해하게 되면 초등학생도 고등학교 수학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예요. 수의 곱에서 소인수분해, 인수분해, 방정식, 함수까지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수학은 수와 형과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수'를 사칙연산하여 도형과 식으로 표현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수학 문제는 '푸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걸 이해하려면 수학의 추상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해요. 단순 간결하게 표현하는 추상적 상징과 기호 말이죠.

 

그래서 수 요리의 시작은 창조적 관점에서 시작합니다. 수학 개념과 문제가 탄생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신'이 되어 생각해볼 때 아이들의 창조성이 발휘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요리입니다. 태양계 경단을 만들며 어림잡기, 비율과 비례, 길이와 부피 개념을 알게 됩니다. 공갈빵·치즈가래떡구이·매작과를 만들면서 추상적 상징인 수를, 쿠키·초콜릿으로 사칙연산을, 포춘쿠키·수박화채·샌드위치·와플·소스·유부초밥으로 식, 구체면선점, 진법, 좌표, 차원, 명제를 배웁니다.

 

본책과 워크북 분권 가능해서 본책은 엄마가 주로 활용하게 되고, 워크북은 아이가 사용하면 되니 편리했어요. <엄마와 함께하는 주무르는 수 요리>는 총 세 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해요. 이번 책은 기초 편에 해당합니다. 이후 기본, 심화까지 나올 거라는군요. 

 

 

 

수학은 논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정리된 학문입니다. 토론을 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명제예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문장인 '명제'는 우리 일상에서 참, 거짓 논리를 파악할 때 유용합니다.

 

논리적으로 뜻이 분명하여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의 예를 아이와 함께 연습해봤어요. 처음엔 참인 문장만 명제라고 생각하는 혼동을 일으키더라고요. 거짓 문장은 명제가 아니다고 생각한 거죠.

 

참과 거짓을 알 수 없는 문장도 연습했는데요. "엄마, 게임 조금만 더 하고 갈게요."처럼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문장을 만들어내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문장과 아닌 것의 차이를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명제의 정의를 명확하게 깨달으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수많은 정보를 기준과 원칙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겠죠. 다른 이의 주장이 맞는지, 나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집니다. 

 

 

 

명제 유부초밥은 고추냉이를 넣은 초밥을 찾는 방식으로 요리와 수학 개념을 통합했습니다. 명제인 문장을 이해하게 되면 고추냉이를 찾기 위해 참과 거짓을 밝혀내는 데 사용할 수 있어요. 

 

 

 

수 요리 디저트 코너에서는 명제를 그림으로 변환해서 보면 직관적으로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수, 형, 식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접근합니다.

 

 

 

유부초밥을 만드는 레시피가 소개되는데요. 수 요리방에 직접 체험하러 갔을 때도 레시피대로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니고 적절히 응용하면 되더라고요. 

 

 

 

수 요리 워크북 코너는 저학년용과 고학년용으로 나눠 명제 개념을 정리해봅니다. 본책에는 질문과 답변 힌트도 잘 나와있으니 수포자 맘들도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유부초밥은 시중에 파는 유부초밥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밥만 준비하면 끝! 책에서는 고추냉이를 넣지만, 고추장 등 다른 것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우리 아이는 냉장고를 살펴보더니 쌈장을 가져왔어요.

 

유부초밥 4개 중 1개의 유부초밥만 다른 맛입니다. 유부초밥 하나를 가리키며 "여기에 고추냉이가 들어 있나요?"라고 질문할 경우, 최소 한 번이나 최대 세 번의 질문으로 찾을 수 있죠. 그리고 4개의 유부초밥을 2개씩 나눠 어느 묶음에 다른 맛의 유부초밥이 있는지 찾아내려면 질문 두 번으로 찾을 수 있어요.

 

고학년 워크북에는 고추냉이 초밥을 만든 사람만 거짓말을 한다는 조건을 둡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접했던 방식이라 아이가 낯설어하지 않더라고요. 설명으로 하면 오히려 복잡하고 직접 해보면 수월하게 이해되는 명제 개념이었습니다.

 

창조적, 입체적, 통합적 관점으로 세상 속 수학을 배우는 <엄마와 함께하는 주무르는 수 요리>. 기초 편에 수록된 12개의 수 요리로 창의력 팡팡 자극하는 놀이수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요리하면서 놀이수학을 접하면 꽤 시간이 흘러도 학교 수학 공부할 때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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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노미 - 1인 가구가 만드는 비즈니스 트렌드
이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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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가족 개념이 해체되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실. 2015년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7.2퍼센트. 1인 가구의 증가 추세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우리나라. 비혼, 이혼, 저출산, 고용 불안, 고령화 등의 증가로 2020년엔 30퍼센트에 육박할 거라 예상한다고 합니다.

 

 

 

개별 1인 가구 소비 파워는 미약하나 1인 가구 전체 비율을 생각하면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이제는 틈새시장이 아닌 주류 시장으로 성장할만한 파워를 가졌습니다.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 다방면에 영향을 끼치는 1인 가구.

 

1인과 이코노미를 합성한 신조어 1코노미. <1코노미>에서는 물리적, 공간적으로 혼자 사는 삶을 포함해 여전히 부모에게서 경제적 독립을 못했지만 라이프스타일은 1인 가구 형태인 이중성을 보이는 것까지, 넓은 의미의 1인 가구를 다룹니다.

 

 

 

TV 속 드라마, 예능에서도 싱글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소소하게 탕진하는 탕진잼이라는 신조어, 작은 사치 스몰럭셔리,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포미족 등 자기 위안의 선물로서 위로와 재충전 형태의 소비 트렌드의 붐이 일었고요.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는 현재 지향적이고 감각 지향적입니다. 나를 위한 투자를 중시하는 욜로 라이프 사회입니다.

 

 

 

세계적으로 나홀로족의 소비 트렌드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템이 소개되는데, 1인 가구 맞춤 인테리어, 음식, 물건 등 신기한 것들이 무척 많아서 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발빠르게 1인 가구 소비 트렌드에 맞는 비즈니스 트렌드가 출현했더라고요. 하지만 아직 1인 가구를 위한 아이템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으니 <1코노미>를 통해 나홀로족의 심리와 사회 문제를 연결해 아이디어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혼자 여행하고 캠핑하는 혼행족, 혼캠족. 집돌이 코쿤족. IT 유목민 노마드족 등 1인 가구, 나홀로족, 심플 라이프와 관련한 다양한 신조어가 이토록 많이 생긴 경우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관심사와 취향 기반 공동체 모임도 따로 또 같이 형태입니다. 필요와 목적에 따라 느슨한 모임이란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생활상과 심리를 이해하다 보면 효율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1코노미 비즈니스 전략에 다가서기 수월해집니다.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재충전할 수 있는 힐링 트렌드 시장. 건조한 일상을 위로하는 반려동물, 반려식물 관련 비즈니스. 생활 안전 및 보안 관련 비즈니스, 고령화 사회 비즈니스 등 1인 가구를 위한 비즈니스 트렌드는 그 분야도 끝이 없더군요.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나홀로족 1인 가구에서 바라봐야 할 관점은 단순히 개인주의 문제로만 끝날 게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개인주의로 가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힘, 고독력에 관한 책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건 어쩌면 소외와 고립에 대한 외로움의 반증이기도 할 겁니다.

 

혼밥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는 홀로 있기를 바라는 동시에 혼자되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싱글 라이프의 원인이 자발적인게 아니라 외부의 영향이 크다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외로움과 빈곤에 덮인 1인 가구의 사회적 문제도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 스웨덴 행복의 비결인 '라곰 lagom'에서 1인 가구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을 무척 소중하게 여기는 그들. 1인 가구 세계 1위인 스웨덴입니다. 그러면서도 고독사 문제가 없을 만큼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춘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겁니다.

 

혼자 있음은 고통이 아니라 혼자 있음으로 고독으로 승화시키는 추세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관계의 권태기인 '관태기'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타인의 시선에 집착하는 문화를 가진 한국인에게는 관태기의 늪이 꽤 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건강한 싱글 라이프가 필요합니다.

 

<1코노미> 책에서 보여준 1코노미 가치관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는 현상과 1인 가구를 위한 비즈니스 실사례. 덕후스러운 유별난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의 생활상과 심리 상태가 아닌가 싶었어요. 사회적 문제로 인한 외로움, 허무감, 무기력조차 좋게좋게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라이프 스타일과 비즈니스 트렌드는 발빠른데, 사회적 정책은 여전히 발맞춰가지 않고 있으니까요.

 

1인 가구의 어두운 그림자도 들여다볼 수 있게 짚어준 <1코노미>. 1코노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개인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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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만이 무기다 - 읽기에서 시작하는 어른들의 공부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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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문 분야 역대 최다 판매 기록 세운 『초역 니체의 말』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당신에게 전하는 기회의 손길 <지성만의 무기다>.

 

지성을 갖춘 인간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나, 지성적이지 못하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공부는 자신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살찌우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는 교육 시스템에 따른 학교 공부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변신하는 모험을 동반하는 스스로 하는 진짜 공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공부의 정체는 바로 '읽기'입니다.  왜 읽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디서 언제 읽을 것인가, 무엇을 정말 하고 싶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시라토리 하루히코 저자의 읽기법은 기존에 읽었던 독서법과 비슷한 내용도 물론 나오지만, 신선한 이야기가 많아 저도 무척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생각하는 것은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읽는다는 행위는 뇌의 작동이 필요한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생각의 재료 중 하나가 책입니다. 이쯤 되면 흔한 독서법 책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저자는 '생각'하며 읽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독서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 책을 읽는 행위로 오로지 그 사람의 의지에 달린 문제입니다. 자신의 머리를 사용한 '간파'가 있기에 독서란 그저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독서는 자기 투자의 개념이 아니다.
독서의 가장 큰 의미는 자신과 타인을 '알아 가기' 위한 것이다." - 책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읽어야 무기가 될 수 있을까요. 독서는 삶의 의미나 가치 없이 사는 니힐리즘을 무너뜨린다고 합니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어떤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걸 인식함으로써 자신에게 중요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일상의 요소요소에서 자유롭게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단지 지식이나 줄거리만 건져내는 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백이면 백 모두 다릅니다. 각자 자신의 수준에 따라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 책을 읽는 시점에서 자신이 가진 세계관과 동일한 수준의 독서만 할 수 있다고 해요. 빈약한 이해만 있을 뿐입니다. 이것을 보완하는 데 필요하는 건 '정독'입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정독은 그야말로 제대로였어요. 문장과 단어가 가진 정확한 표현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의미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고, 여백에 기록해야 하고, 사상적 핵심과 시대 배경까지 알아야 해서 한 줄 이해하느라 다른 책 몇 권을 읽게 되기도 합니다. 한 권 정독하는데 저자는 반년에서 1년 정도 걸린다는군요. 홀로 시작하는 정독은 과거의 자신을 크게 뛰어넘게 됩니다. 자신의 인식이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정독과 함께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편견으로 읽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자신의 가치관을 중심에 두고 책을 읽기만 하면 당연히 자신이 가진 지식의 범주 안에서만 해석하게 됩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다양한 분야, 종류의 책을 다독하는 것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때도 지식 습득이 최초의 목적이 되지 않아야 하고,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최적의 장소를 만드는 법, 시간을 늘리는 기술 같은 건 읽다가 저도 모르게 하고 있던 부분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요.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경우엔 다른 취미를 버리라고 과감히 말하는 저자의 말에 빵 터졌습니다. 어쨌든 독서의 진정한 동기부여는 자신의 내부에서 부글부글 솟구치는 힘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보는 과거의 데이터에 불과하고, 정보를 가공한 지식은 자신의 힘으로 얻은 경험이 되고, 지식보다 한 차원 높은 지혜는 자유자재로 비약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철학자들은 대개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자식을 연결하는 제너럴리스트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전문가를 의미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늘었습니다. 저자는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하는데 저자가 말한 정독을 일 년에 한 번이라도 해본다면 역사, 정치, 경제, 철학, 과학, 종교, 지리 등 모든 분야를 건드리게 되는 구조여서 자연스럽게 제너럴리스트에 다가설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방법이 나오는데요. 시간 여유는 없는데 헛수고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아홉 시간 속성 학습법은 (여기서도 학업 공부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무척 유용해 보입니다. 어느 사안에 대해 요점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기 쉽도록 전달할 때 활용할 수 있는데요. 일명 벼락치기 공부지만 이만하면 감쪽같은 걸 싶을 정도였어요. 물론 그 과정이 단순히 인터넷 검색은 아니고 제법 공부다웠어요.

 

생각하기의 기초 연습 '읽기'. 수험 공부나 오타쿠 공부는 비탐구형 노력만 들이면 되지만, 추리소설 읽을 때 탐구의 요소가 많을수록 재미가 좋은 것처럼 탐구형 노력을 들이는 공부여야 뇌의 굶주림을 채울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스스로의 의지입니다. 저자는 <지성만이 무기다>를 통해 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폭넓은 기회의 손길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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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복음 현대시 기획선 5
김은상 지음 / 한국문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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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연의 현대시 기획선 다섯 번째, 김은상 시집 <유다복음>.
말랑말랑 감성시조차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생생하고 처절한 고민의 흔적이 가득한 시어를 접하는 걸 두려워합니다. 김은상 시집 <유다복음>에 수록된 시 44편 대부분도 제대로 이해할만한 감성은 없었지만 시인의 고민을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어요. 

 

 

 

2009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은상 시인은 <유다복음>에서 가난, 자본주의, 종교를 이야기합니다. 어디까지가 자전적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집 뒤쪽에 실린 김산 시인의 해설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는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겪은 지독한 가난. 시 「어느 멋진 날」은 제목과는 달리 가난과 폭력을 마주하는 생생한 두려움이 가득한 시였어요. 반어적인 제목이 오히려 돋보여 인상 깊었던 시입니다.

 

고된 생활은 갓 이십 대 청년이 되어서도 이어집니다. 휘황찬란한 도시 풍경 건너 달방에 머물며 시를 썼던 시절, 홍등가 포주 할머니의 밥상을 받으며 사람이 고팠음을, 당신도 아프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김은상 시인의 시는 내상을 입은 자의 것처럼 들립니다. "자살에 실패한 사람들의 후일담처럼 살았다"(p40)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슬픔과 아픔의 구덩이 속으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아니기에 저로서는 오히려 읽을만했던 시였어요.

 

 

 

정호승의 시 『서울 예수』를 변주한 시 「서울 예수」는 타락한 자본주의를 풍자합니다. 이 시에서도 '고프다'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그에게 있어 배가 고프다는 굶주림의 의미를 넘어 결핍, 외로움, 아픔과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시 「귀」에 나온 "나는 어디서 길을 잃은 뱀의 껍질일까"라는 문장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는데요. 저승에 가져갈 수 없는 신발 같은 허물. 길 잃은 자아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몇 번을 읊조리게 되더라고요.

 

「공산당선언」이라는 시는 자본주의를 풍자하며 새로운 의미로서의 공산주의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나의 공산당은 보이지 않는 손을 잘라내고 자신의 손을 만져보는 사소함을 꿈꿉니다."라고 합니다. 착잡한 현실 세상을 탓하지만 않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씁니다.

 

 

 

시집 제목이기도 한 「유다복음」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통해 교회의 부패와 타락한 정신을 꼬집기도 합니다. 풍자식으로 이야기하는 이 시는 비기독교인인 제가 읽어내기엔 어려움이 많아 시인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해석할 여지는 없습니다.

 

김산 시인의 해설이 없었다면 저는 더 막막했을 거예요. 김은상 시인의 시 세계는 제 수준에서 바라보기 힘든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외워둬야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을 탁 건드린 시구들이 있으니 이만하면 만족스럽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때를 청춘이라고 말하기 위해서
나는,
늙어간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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