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100 IDEAS 시리즈 7
사이먼 벡스너 지음, 박성혜 옮김 / 시드포스트(SEEDPOST)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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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시리즈 꽤 멋지네요.

시드페이퍼 100 아이디어 시리즈는 세상을 뒤바꾼 새로운 생각, 혁신적 아이디어를 수록한 책인데, 각 분야 전문가와 입문자들 외에도 대중교양서로 읽기 좋은 구성이더라고요. 특히 예비광고인이 꼭 읽어야 할 필독책으로 자리매김할 책이네요. 표지부터 크리에이티브하구나!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광고의 역사, 흐름,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광고 이론, 개념, 기술 등은 물론 재미있거나 놀라운 에피소드도 수록되어 있어요.

 

 

 

 

매 페이지 사진 자료가 빵빵하게 들어있고요. 매거진 느낌... ^^

가장 역사가 깊은 광고 매체는 포스터네요. 옛날 포스터는 벽에 직접 그리는 거였대요. 고대 이집트인들도 파피루스로 포스터를 만들었다고 해요. 인쇄술 발달로 포스터는 황금기를 맞이합니다.

 

​현대 광고는 기술 발달에 따라 모바일 광고 등 광고 업계에도 변화가 생겼고 철학, 경제학, 신경과학 분야를 흡수해 기호학, 행동경제학, 뉴로마케팅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광고의 본질인 공감, 호소력은 변할 수 없죠.

 

 

 

 

광고의 불변 원칙은 바로 '호소'입니다.

광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죠. 대중 취향에 대응하면서 너무 앞서나가지도 뒤처지지도 않은 상태. 그러다 보니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요 변화들을 담고 있는 광고. 광고 역사를 담은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는 결국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거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에는 ​광고 역사상 유명한 크리에이터, 에이전시, 광고기획자 등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광고 이미지는 대부분 광고를 바꾼 광고들이기도 해요. 크리에이티브 혁명이랄까요. 특히 DDB 에이전시를 손꼽고 있네요. 인종 구분 없는 광고, 아트디렉터와 카피라이터를 한 팀으로 일하도록 한 구조 등 빌 번빅이 세운 DDB 광고 에이전시의 창의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마침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을 쓴 사이먼 벡스너 저자가 세계적인 광고 에이전시 DDB, D&AD 등을 거친 분이네요. 칸 국제광고제 황금사자상 수상 등 어마어마한 이력을 가진 베테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해요.

 

 

 

 

우리나라와 관련한 광고 이야기도 두어가지 나오는데 그 유명한 나이키 브랜드의 슬로건에 관한 부분에선 김연아 광고 이미지가 등장하네요.

그리고 스캠 광고라고 해서 광고제에 출품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광고가 있는데, 칸 국제광고제에서 상까지 받은 작품이 기아자동차의 승인 없이 만들어진 데다 논란이 생겨 결국 수상 철회까지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네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말 많아서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어요.

세제 광고를 위해 티셔츠로 포장한 아이디어라든지, 후버 진공청소기가 미국행 비행기표 무료제공이라는 프로모션 때문에 결국 망해 다른 기업에 인수된 사례 등 광고로 살고 죽은 기업들 이야기 속에서 배울 점이 많았어요.

 

광고를 저격하는 광고도 재밌습니다.

상업과 예술의 독특한 혼합체인 광고. 물질주의적이고 절제 없는 성장의 한 축으로 보기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비난하는 전략으로 광고를 이용하기도 하죠.

 

오늘날 산타의 모습이 광고 때문에 고정관념화되었다는 사실 아세요?

코카콜라의 광고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산타의 모습은 키가 크거나, 늘씬하거나, 요정처럼 신기한 모습일 때도 있었지만, 코카콜라의 광고로 우리 머릿속의 산타는 일률적으로 자리잡혀 버렸네요.

 

"결국 광고는 유혹이며 감정 없는 유혹은 일어날 수 없다." - 책 속에서

 

 

 

오늘날 광고는 이성적 전략보다 감정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감정의 우월성에 대해 신경과학 연구로 정당성을 입증하는 추세라하고, 뉴로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죠. 당장 변화를 주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광고를 보며 광고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광고인을 꿈꾸는 예비광고인, 미디어직무를 희망하는 분이라면 광고 업계의 전체적인 흐름과 방향을 볼 수 있어 크리에이티브한 사고 관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패션, 건축, 그래픽디자인, 예술, 사진, 영화, 광고, 인터넷 분야의 혁신적 아이디어 100가지를 다루는 100 아이디어 시리즈.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으로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는데 다른 주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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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나무
강혜숙 그림, 이효담 글 / 벌레구멍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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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독특하고 독후활동도 알차게 할 수 있는 그림책 <오냐나무>.

고대 인도 신화 "칼파 타루"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데요, 오냐나무는 소원을 이루게 하고 두려움을 버리게 해주는 나무랍니다.

 

유치~초등 저학년이 읽으면 안성맞춤인 수준이네요. ​글책보다 그림책을 더 선호하는 올해 열두 살 된 우리 아들도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두려움이란 걸 알게 된 아이들,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취향저격하는 오냐나무 이야기거든요.

 

 

 

이야기 원형은 인도 신화이지만, 글과 그림은 국내작가의 창작이고요. 컬러풀한 색채와 묘하게 인도 풍이 나는 그림은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풍을 보여주고 싶은 제 마음을 쏙 끌더군요.


준이와 고양이 수리가 만난 나무.

목마르다고 하니 물이, 배가 고프다고 하니 음식이 생깁니다. 졸리다 하니 그물침대가 생겼고요. 숲 속 동물 친구들도 원하는 소원이 있으면 오냐나무가 척척~! 오냐나무의 "오냐 오냐~"는 "OK", "Yes"를 뜻하는 거죠.

 

 

 

그런데 밤이 되자 동물들의 마음속에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생각하는 것을 들어주는 오냐나무는 무서운 생각조차 원하는 줄 알고 이루어지게 하는 거죠.

그때 늙은 개의 조언. 무섭고 두려운 생각이 들 땐 아냐벌레를 부르라는군요. 원하지 않는 무서운 생각들은 재빨리 아냐벌레가 먹어치우게 끔요. 무서운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려 해도 생각은 맘먹은 대로 잘 안 되고 저절로 떠오르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운 생각이 일어나면 아냐벌레에게 맡기는 숲 속 동물들. 무서운 생각들을 먹어버려 아냐벌레!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오냐나무>는 아이들의 생각연습을 도와줍니다.

평소에 원하던 소원을 오냐나무에게 말해보고, 무서운 생각은 아냐벌레가 먹어치울 거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힘이 더 단단해져 있을 거예요.

 

 

 

<오냐나무> 독후활동으로 "나의 오냐나무" 꾸미기 작업을 해봤어요.

우리 아이 소원이 주렁주렁 달린 오냐나무. 아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재미있었어요.

두려움은 아냐벌레에게 던져줍니다. 네 소원이 이뤄지길 바랄게 ^^

두려움을 먹고 소원을 들어주는 오냐나무 한 그루, 우리 아이들과 함께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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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로맨스 -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M. C. 딜런 지음, 도승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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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비욘드 로맨스 Beyond Romance.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 M. C. 딜런 교수의 빙햄톤 대학 최고 인기 강좌 <Love&Sexuality>를 바탕으로 진실한 사랑에 대한 철학적 여정을 그린 책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사랑의 방법을 잘 알고 있는지 묻습니다.

현대인이 말하는 낭만적 사랑의 문제점과 병폐를 지적하고, 성애 (性愛, sexlove) 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진실한 사랑으로 이끌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M.C.딜런 교수는 모든 지식은 경험으로부터 나오며, 생활 세계야말로 지식, 진리, 타당성의 근원이라는 현상학적 통찰로 비판적 분석을 하는데요, <비욘드 로맨스>는 그의 교수법의 진수가 담긴 책이라는군요.

 

<비욘드 로맨스>에서 말하는 핵심은 낭만적 사랑이 진실한 사랑이냐는 물음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적 사랑의 모순을 짚어주는데 이전까지는 낭만적 사랑이야말로 완전무결한 사랑인 것처럼 인식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모순이 숨어 있었는지 깨닫게 되네요.

 

 

 

사랑의 정의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특히 성애의 풍속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요.

낭만적 사랑이란 것도 우리 시대의 사랑의 모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현대의 성도덕을 보면 낙태, 산아제한, 이혼, 동성애 그 외 성적 문제들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는데 이는 모두 자연법 관점에서의 비난거리라고 합니다. 자연법 관점에서는 성애는 그저 자손 양육이라는 목적만을 띄거든요. 그런데 낭만적 사랑이 바로 자연법 관점에서 나온 사랑의 정의라는 거예요. 어떤 행위는 자연적이고 어떤 건 비자연적이라고 무슨 근거로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묻습니다.

 

" 우리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자연의 의도가 아니며, 오직 우리의 의도가 우리를 제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 책 속에서

 

일부일처제라는 결혼 가치 패러다임 역시 자연법 이론이라는데요. 자연과학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종교 신앙에 근거한 초자연적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성적인 문제들을 신비화 또는 악마화하는 자연법. 이것이 암묵적으로 채택되어 삶의 지배적 가치가 되어버렸고, 우리 시대는 여전히 섹슈얼리티에 대한 기독교적 악마화를 하나의 진리로 간주하고 있다는 거죠.

 

 

 

딜런 교수가 말하는 낭만적 사랑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모든 낭만적 사랑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프로이트의 핵심 이론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사랑을 보는 관점이 왜 오류인지, 플라톤의 <향연>에서 말하는 사랑 담론, 그리고 대중가요, 연극 무대, 영화와 소설, 오페라 대사에서 외치는 낭만적 사랑. 이런 환상의 모순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자신이 가진 판타지가 지속되길 원하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비판을 가하네요.

 

딜런 교수는 낭만적 사랑을 넘어 진실한 사랑의 필수 조건으로 상대방에 대한 앎을 듭니다. 환상은 오히려 상실을 만들기도 하기에, 진실한 사랑을 위해서는 신체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성토하네요.

 

"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연인의 신체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자라나는 것이다. " - 책 속에서

 

즉, 낭만적 사랑 그 너머를 본다는 것은 분명하게 드러난 상을 마주한다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 정신과 살은 분리할 수 없다는 게 그가 주장하는 이론의 원칙입니다. 진실한 만남에 수반되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성애의 즐거움만 추구하는 포르노그래피의 경우 우리 시대 낭만적인 사랑이 지닌 만연한 구조가 일으킨 결과로 보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나름 수긍되더라고요. 성애의 악마화를 바탕으로 한 낭만적 사랑에서는 그녀의 가치를 박탈한다는 책임감을 떠안게 되기에 그렇다는군요. 쉽게 말하면 사랑하기에 널 지켜주고 싶어, 하지만 대용품이 필요해. 이런 논리랄까요. 낭만적 사랑의 모순이기도 합니다.

 

 

 

<비욘드 로맨스>에서는 신체적 지식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종말을 끌어내길 주장합니다. 여기서 신체적인 지식이란 타인이 나를 감각하는 것을 내가 느낄 수 있는 역량을 뜻합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충분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기분과 취향 등 모든 행동을 특정짓는 생활양식에도 집중해야 하고요. 이런 앎이 진정한 사랑의 핵심 원칙이라고 합니다.

 

성애의 악마화가 기본 가치로 있는 한, 위선적으로 우리는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성교육과 실제 일어나는 성 문제 사이의 괴리를 우리는 누구나 느낄 수 있죠. 우리는 성애에 대한 무능, 신비화, 죄책감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을 뿐이라는군요. 성애는 더러운 것이 아니라 운전처럼 위험한 것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인지해야 한다고 해요. 그럴 때 보다 나은 대처가 가능하다고요.

 

<비욘드 로맨스>는 철학서이지만 육체적 관계로서의 사랑, 성애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게 독특했어요. 즉, 성애의 가치를 철학적으로 담론화해 철학적 실용성이 곧 삶의 기술적 실용성이라는 철학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번역한 도승연 번역가는 딜런 교수의 조수로 함께한 경험이 있다는데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철학적 실용성만큼은 높은 책이라며 이 책의 가치를 평하네요.

 

주제가 흥미로워 읽었는데 대중교양서라기엔 조금 불친절한 단어 선택이 아쉽긴 했습니다. 몇 페이지 만에 한 구절 탁 이해되는 부분이 나오면 그리도 뿌듯할 줄이야. 5장 낭만적 사랑에 관한 파트는 <향연> 같은 문학 이야기도 나오고 이해 속도가 빨라져서 재미있게 읽은 부분도 있었어요.

 

<비욘드 로맨스>를 읽으며 성애를 바라보는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과 사랑을 이야기하려면 저부터 변해야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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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해법 수학 5-1 (2016년) - 초등 기본서 빅데이터 초등 우등생 해법 시리즈 (2016년)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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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기념으로 탄생한 번개 보이 표지가 상큼합니다.

우등생 해법수학은 교과서, 평가, 풀이 세 권으로 분권 가능해요.

 

이전에 배운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단원 연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복습할 때도 좋더라고요.

5학년 수학은 기존의 곱셈, 나눗셈 기초를 정말 튼튼히 해둬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교과서 중심 기본서이기 때문에 교과서 구성대로 따라갈 수 있고요. 교과서에 있는 활동문제와 빈칸 채우기, 기초 연습 문제 등으로 개념을 잡을 수 있게 합니다. 교과서 내용을 충실히 익히면서 자신감 갖게 해주는 교과서 중심 기본서네요. 

 

우등생 해법수학 교과서 마스터안에는 서술형 문제연습 이라고해서 뜯어 쓸 수 있는 작은 문제집이 또 있네요.

서술형 문제 역시 기본과 실전으로 나눠 풀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먼저 연습하면서 실전 대비할 수 있어요. 방학동안 가볍게 5학년 1단원을 풀면서 4학년 곱셈, 나눗셈 파트를 복습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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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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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눈물샘 자극하는 소설을 읽으려면 모리사와 아키오 저자의 책 추천해요.

영화로도 만들어진 <무지개 곶의 찻집>, <당신에게>, <쓰가루 백년 식당> 등의 원작소설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 이번 <미코의 보물상자>는 사실 제목이 그다지 확 끌리지는 않아서 큰 기대감 없이 슬쩍 넘겨보다가 순식간에 확 빠져들면서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네요.

 

서른 둘 싱글맘 미코의 파란만장한 삶.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조부모의 손에서 자라 싱글맘이 되기까지 미코의 인생을 따라가 보며 그녀의 마음 깊숙한 곳의 갈증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요.

SM의 여왕이자 간병인으로서의 현재의 삶에서 과거로 되돌아가 미코와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밝혀내는데, 이때 미코가 알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가 밝혀지기도 하고...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미코. 할아버지는 언제나 따스하게 보듬어주기만 합니다.

미코의 어린 시절은 할아버지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할아버지가 미코에서 선물한 보물상자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보물상자에 어울리지 않는 손거울의 비밀이죠. 이 손거울의 비밀은 책 마지막에 가서야 알게 되는데 완전 울컥하게 하네요.

 

보물상자는 할아버지가 작은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눈의 소중함을 알려주면서 미코의 눈으로 찾은 소소한 보물을 보관하는 상자이기도 합니다. 누구의 눈에는 쓰레기이지만, 미코에게는 보물이 되기도 하죠.

 

 

 

"누구든 살다 보면 싫은 일도 많이 겪게 되잖아요. 하지만 눈을 훈련시켜두면 싫은 일이랑 비슷하게, 아니 그보다 조금 많게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요." - 책 속에서

 

이런 미코의 습관은 미코의 딸 치코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즐거운 일, 기쁜 일, 감사한 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기억에 담아두는 습관이 생긴 딸 치코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파트도 참 좋았어요.

 

버림받고 학대받은 어린 시절 기억을 가진 미코는 불행한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비교하지 않으면 내 인생도 특별한 건 없고 보통 사람이 되는 느낌이라서요.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시선, 초등학교 시절 친구의 시선, 중학교 시절 보건교사의 시선, 대학생 시절 애인의 시선, 성매매업소에 다닐 때 업주의 시선 그리고 딸 치코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미코의 삶.

 

내 곁에 있는 이들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 툭툭 건드리는 이야기가 일품이었어요. 간결한 문체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이렇게 울림을 줄 수 있다니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매일 작은 보물을 찾기 위해 있다는 눈.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눈을 저도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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