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 - 내 마음 속엔 호주가 On-Air 되고 있다 세상어디에도 1
앨리스 리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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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엔 호주가 ON-AIR 되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

10년 이상 호주에 머물며 호주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고 있는 앨리스 리의 호주 여행에세이, 개정 신판이 나왔네요.


 

어학연수로 시작한 시드니행.

그곳에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후, 호주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며 리얼한 호주를 소개합니다.

호주의 매력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역시 명불허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라는 타이틀답게 호주의 매력을 쏙쏙 담은 책입니다.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 자연풍경, 남태평양과 인도양을 만날 수 있는 바다, 다양한 레포츠, 호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동물 체험 등 육지와 섬의 메리트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호주의 이모저모를 보며 가슴 설레게 하더라고요. 한 번에 다 둘러보는 것은 너무 힘들고, 저가항공을 이용해 몇 차례 들르는 게 호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하네요.

 


호주에는 사막도 있고, 바다도 있으니 호주에서 볼 수 있는 자연경관은 그야말로 상상 그 이상인 것 같아요.

특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영화에 나온 거대한 바위 울룰루의 일출과 일몰은 장관입니다. 고요한 대지 위에 나 홀로 세상에 남아있는 듯한 분위기랄까.


" 맑고 깨끗한 자연은 언제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까. " - 책 속에서



 


 

자연 예술품 같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결혼 전 남자친구와의 여행과 결혼 후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으로 두 번이나 소개할 정도로 멋진 곳이었어요.

호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칭한 그레이트 오션 로드. 헬기를 타고 12 사도를 투어하는 체험은 생각을 가두고 있던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고 할 정도예요.


" 한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나의 시선이고 경험이다. " - 책 속에서


 

아들과 함께한 가족여행으로 만난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기 위한 여행임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 나는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과 사랑에 빠지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 - 책 속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는 호주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에세이임에도 분위기가 아주 발랄하지는 않았어요. 들뜸보다는 치유의 여행이랄까요. 감정적으로 무너져내린 상태로 호주를 처음 만났던 저자였기에 위안, 치유의 호주로서의 감정을 많이 드러내고 있어요.

여행지와 나와 관계를 연인처럼 묘사하는 부분도 많네요. 여행을 하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힘들고 지쳐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한 탓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과도 같았다고 하기도 합니다.


"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을 다가가 지친 마음을 풀어놓자 그는 변함없이 멋진 모습으로 잠시 쉴 자리를 내어주었다. " - 책 속에서

 


버킷리스트에 있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양한 난이도의 체험 투어는 산호초는 보고 싶지만, 바다를 두려워하는 저자처럼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저도 더 기대되는 곳이었어요.

저는 호주의 상상 그 이상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게 제 맘을 쏙 사로잡더라고요. 사막, 열대우림 등 다양한 자연환경에 걸맞은 다양한 레포츠 체험은 청춘들의 도전과 열정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적당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 입맛에 맞게 저는 자연경관 위주로 책 소개를 하고 있는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에는 여유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신혼여행지로 좋은 리조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호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음식, 쇼핑 장소, 다국적 배낭여행 체험, 워킹 홀리데이 체험 등 다양한 장소와 체험 투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경험 중 슬쩍 지나치듯 이야기했음에도 제 맘을 사로잡은 게 있는데, 일정을 갖춘 여행을 계획하기 힘들 때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날 플랜 B 장소를 하나쯤 마련해두면 좋겠더라고요.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삼을 만한 나만의 장소 말이지요.


오직 호주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한 책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호주>. 어느 곳에선 위로를 받았고, 어느 곳에선 새로운 친구를 만나며 수많은 것들에 싫증을 내며 살아가도 여행만큼은 그런 느낌 없이, 여행으로 인해 두근거리는 삶을 사는 앨리스 리의 이야기를 보며 나만의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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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남미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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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만 황금기냐! 프로추어 인생의 시작, 서른은 기회다!


29, 39살... 아홉 수가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죠. 그것이 불안감이든 기대감이든.

가장 맘 편하게 좋았던 건 19살에서 20살로 넘어서는 시점이었다면, 그 이후의 아홉 수는 어떻게든 약간의 불안을 안은 묘한 기분이 들게 마련인 것 같아요. 요즘은 30대 청춘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한편으론 30대가 되어도 뭔가 이룬 게 없다는 좌절과 불안이 더 커진듯 합니다.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풋풋함 대신 진짜 나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입니다. 방송인 이남미 저자의 책인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도 당당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저는 마흔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제목이 어울리는 시기지만, 내 30대 때는 어땠더라~ 추억팔이 좀 해보려고 읽은 책입니다. 지금 20대가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소소한 위로와 응원이 들어맞을까 하는 검증의 마음을 가지고 읽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는 잘 읽었다 싶은 책이었어요. 40대의 눈으로 본 30대 인생사를 보니 공감 팍팍!

 

"참는 자에게 복은 없다. 계속 참아야 하는 인생만 있을 뿐이다." - 책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늦은 때란 없다는 말을 합니다.

진정 하고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 서른은 기회입니다. 서른에 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돈 모으기는 20대가 최적기란 것에는 공감합니다.

나이 들수록 돈은 더 크게 나가거든요. 혼자 몸일 때는 혼자만 감당하면 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때는 맘먹은 대로 잘 안됩니다. 이남미 저자는 결혼 전에 모으는 돈도 오직 결혼비용이 아닌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자신을 소중하게 만들어 줄 의미 있는 돈을 만들어야 인생 살 만해진다고 말합니다.


 

서른 전후로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만큼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려주고 있어요. 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죽어도 하기 싫은 것과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보라고 합니다. 나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면 큰 실수는 막을 수 있다고 말이지요.


이런 체크는 남의 눈치 보느라 내가 정작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할 때 유용합니다. 타협할 수 없는 부분, 절대 용납 안 되는 부분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봅니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부작용도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이리저리 재보다가 나중에 괜히 놓친 게 아닐까 하며 후회하는 마음이 드는 그런 상황이 오기도 하지요. 게다가 남을 비교하는 만큼 나도 괜찮은 사람이어야 하고요. 그러니 조건을 따지는 게 아닌, 내가 놓쳤던 나를 찾으며 진정한 나다움을 찾는다는 의미로 접근해야 합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구구절절 공감이네요.

자나깨나 불조심, 침묵하는 시월드도 다시 보자! 부부싸움의 80%는 다른 사람 문제로 인한 것이고, 그중 50% 넘는 비중이 시월드입니다. 그 집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담이 되느냐 안 되느냐 결정하는 것이 바로 결혼 준비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두고 '이걸 고치면 괜찮을 거야'라는 건 없습니다. 지금 보고 겪는 게 그대로 현실입니다.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한 인간으로서 나다워지는 삶을 위한 이야기도 가득하지만요.


직장 다니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삶이 오히려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 삼포, 오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청춘이 포기할 게 많은 현실에서 일과 사랑의 균형을 찾아 거머쥐는 일은 생각외로 녹록지 않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래, 결혼해야 뭐 이런 이야기도 공감할 수 있지! 하는 말이 나오게 하는 세상입니다.

 


언젠가는 여행 가야지 해봤자 돈은 돈대로 안 모이고, 시간? 지금 없는 시간이 나중에 더 생길 리도 없습니다.

사는 재미가 없다는 분들은 대부분 여행은 사치로 생각하는 편인데, 나에 대한 보상이라는 여행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답니다. 나를 위한 투자 중 한 가지죠. 친구든 부모님이든 붙잡고 떠나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다음에는... 이것보다는 지금! 지금 이 순간 얻을 수 있는 것은 나중에 똑같이 얻지는 못합니다. 지금 행동한다고 후회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미뤘다가 후회하는 게 더 많지.


"오늘이 내 인생에서 제일 젊은 날이야." - 책 속에서


책이 참 예쁘게 만들어졌더라고요. 곳곳에 자리 잡은 귀여운 손그림도 앙증맞고, 이남미 저자의 일화에 이어 나오는 핵심 글귀는 가슴을 툭툭 찌르는 명문장이네요. 서른 즈음의 일, 연애, 결혼, 친구, 가족 관계를 풀어놓은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서른을 기회로 삼고 싶은 청춘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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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화성 오디세이 - 국내 전문가 22인이 알려주는 화성 탐사의 모든 것
최기혁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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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 22인이 알려주는 화성 탐사의 모든 것 <2030 화성 오디세이>.

국내 연구진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어서 우리나라 과학 현실과 우주 정책을 짐작할 수 있겠구나 싶어 출간 소식 듣고 기대 많았던 책입니다. 얄찍한 두께에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초등학생 우리 아들이 먼저 관심 보이길래 함께 읽었네요. 그만큼 아주 전문적으로 깊게 파고들지는 않으니 전문과학서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남을 테고, 화성 탐사에 대한 전반적인 교양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는 훌륭한 구성입니다.

 

 

 

<2030 화성 오디세이>는 과학동아에 1년 동안 연재한 '2030 인류, 화성에 가다'를 정리하고 추가해 출판된 책입니다.  우주여행을 하는 과정과 화성에서의 과학 탐사, 화성 거주 프로젝트 등 주제별로 진행 상황을 재밌게 알려주는데요. 일반 과학서와는 달리 '나'라는 가상의 인물을 세워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해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왜 화성일까?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진 행성입니다. 2015년 9월 말, NASA는 화성에서 시기에 따라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이에 따른 지형변화가 일어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막 같은 느낌에, 암석 사진 등 화성 지형 사진을 보니 지구와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더라고요. 화성 거주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두바이처럼 사막에 둘러싸인 도시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우주여행을 하는 과정에 생기는 신체적 변화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우주 멀미는 물론이요, 무중력으로 인해 수분이 가슴과 머리로 이동하며 얼굴이 퉁퉁 붓고, 밤낮 없는 우주에서는 24시간에 적응한 생체시계가 망가지게 되고, 실제보다 물건들의 거리가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3차원 지각능력이 떨어지고, 뭣보다 노화가 빨리 일어난다는군요.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의 칼슘이 빠져나간다는데, 한 달에 대략 1%를 손실한다니 헉 소리 나오게 합니다. 칼슘 손실 방지할 해결책도 딱히 별다른 게 없습니다. 그저 운동과 스트레칭, 약물요법이 다네요. 무중력을 인위적으로 중력화하는 인공중력 시스템이 더 발전해야겠는걸요.

 

 

 

영화 마션처럼 화성에서 살아남기

SF 소설에 등장할법한 화성 거주 프로젝트. 어린 시절 과학 그림 그리기 소재로 다른 행성에서 사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곤 했는데, 죽기 전에 실현되는 걸 보는 것인가!

 

<2030 화성 오디세이>에서는 화성 이주를 위한 본격적인 우주공학을 소개합니다. 화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테라포밍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크게 주거 및 지구귀환모듈, 착륙 및 이륙모듈, 화물모듈, 메탄 로켓엔진 및 연료모듈, 태양전지판 및 원자력발전모듈로 구성됩니다.

 

 

생존의 핵심은 산소와 물.

화성 토양에는 물이 약 2% 포함되어 있고, 토양을 가열해 수소와 산소, 수증기를 얻을 수 있으며, 식물의 광합성을 이용할 수도 있고, 그 외 화학적으로 변환해 얻을 수 있다합니다.

 

특히 식물을 통한 광합성과 산소생성이 테라포밍의 핵심이라고 해요.

우주에서는 노화가 빨라진다고 했는데, 그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과정에 꼭 필요한 항산화를 위해 식물 키우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체 항산화 효소만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니 항산화 기능을 가진 채소 키우기가 필수라고 하는군요.

 

 

1990년대 후반 개발된 우주복은 약 80kg 무게에 입는 시간만 45분.

NASA가 2014년에 선보인 차세대 우주복 디자인 시안을 보니 토이스토리 버즈가 생각나는군요.

 

 

우주에 가면 중력이 약해 혈액 등 체액이 머리로 쏠려 식품의 맛과 향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주식품은 지구보다 20% 짜고 맵다고 해요. 이 수준이면 장기간 섭취할 때 건강 문제도 생기겠는걸요.

 

지구 환경에 적응한 우리 몸이 다른 조건의 행성에서 산다는 것은 아무리 기술로 인위적인 지구 환경을 만든다 해도 그곳 나름의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진화가 이뤄지는 타이밍이겠구나 싶어요. 화성 거주 프로젝트 성공을 이룬 후에는 우주 환경에 맞는 인간의 신체, 지적 변화가 진행되겠구나 상상하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엔진 연료 발달에 따라 화성까지 가는데 3개월 이내로 단축될 날도 올 거라 하네요. 이쯤 되면 화성 여행 정도는 정말 가볍게 실행될 것 같아요. 다양한 우주 기술이 실생활에도 응용되면서 지구 생활 환경도 급변할 테고요.

 

그리고 이제는 화성 이후의 목표도 진행 중입니다. 토성의 위성 엔잘라두스, 목성의 위성 유로파 등 주목할 만한 후보지가 등장하고 있네요. 위성에서 살면 커다란 모행성이 눈앞에 보일테니 신비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걸 상상해봅니다.

 

미지의 세계를 조금씩 밝혀내는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 우주 정책은 2014년부터 2040년까지 우주개발 중장기 진흥계획을 수립했는데, 첫걸음은 2018년 달 궤도선, 2020년 달 착륙선이군요. 2030년 화성탐사선, 2040년 심우주탐사 등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려면 우리나라 우주기초과학의 탄탄한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 기초과학에 워낙 인색한 환경에서 원활히 진행될지 걱정스럽긴 합니다. 악조건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이뤄내는 한국인 특유의 뭔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면 좋겠네요.

 

<2030 화성 오디세이>는 우리나라 우주 정책 방향과 국내 연구자들의 노력이 담긴 책입니다. 영화 마션으로 화성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더 커진 요즘, 화성 탐사의 모든 것을 쉽고 재밌게 알려주는 책이어서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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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김윤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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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의존하는 인생에서 벗어나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전작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곤도 마코토 의사의 책입니다. 기성 의학계에 눈엣가시로 찍힌 곤도 마코토는 작년에 정년 은퇴를 했으니 마지막까지 의료계의 이면을 밝히는 소임을 했군요.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가능한 한 약을 많이 줄여야 하며, 가능한 모든 약을 끊으라고 주장합니다.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제목이나 목차를 보면 자칫 오해 소지 있게 문구를 뽑은 편이라 순간 거북하기도 했는데, 일본은 편의점보다 약국 수가 더 많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약국의 2배인데 ^^ 일본이 우리보다 약 의존도가 더한가 봅니다. 그런 배경을 생각하고 읽으면 곤도 마코토의 강한 어조가 덜 불편하게 다가올 겁니다.

 

우리 몸은 밖에서 들어온 이물질에 매우 민감한데, 각종 화합물로 만들어진 약이 몸에 좋다는 인식때문에 우리 몸은 어느새 약에 절어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먹는 약도 참 많아집니다. 혈압약, 혈전용해제, 당뇨병 치료제, 콜레스테롤 약, 골다공증 약, 위장약...


약이 필요한 경우는 단 두 가지뿐이라고 해요. 심근경색 등 목숨이 위험한 증상일 때와 먹었을 때 이전보다 건강이 확연히 좋아진 경우입니다.

 

환자가 알게 되면 약을 먹지 않을 것 같은 정보는 의사도 약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다는 말의 함정, 한방은 몸에 괜찮다는 착각, 약을 팔기 위한 광고의 계략, 의약품 실험 결과 조작 등은 물론 각종 루머를 파헤치며 그야말로 충격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불안해서 끊을 수 없는 약!

약을 끊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지성과 이성이라고 말하는 저자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냉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요. 일단 약을 끊는 첫걸음은 열이 나도 약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해요. 이 이야기는 아는 분들은 이미 알겠지만, 일반적인 열은 일부러 떨어뜨리지 말고 발산시켜버려야 빨리 낫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아이가 열나면 해열제부터 바로 찾게 되지요. 좀 끙끙거리며 하루 이틀 앓는 것 자체를 우리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약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약을 먹기 시작한 계기를 돌아보라고 하는군요. 저도 두통약 의존이 높은 편인데 왜 두통이 생기는지 생각해보면 다 몸과 마음의 리듬에 따라 두통이 오더라고요. 어지간한 증상은 대부분 생활습관, 식습관만 고쳐도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흔하게 가진 아토피는 계면활성제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이 책을 읽은 건데요, 우리 아이는 알레르기 약을 달고 사는지라... 약을 끊어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방법을 알려주는지 궁금해서 읽었어요. 아이 피부에 맞는 천연 오일을 찾아 사용하고 천연비누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세탁할 때에도 일반세제 사용은 하지 말라고 하네요.


약 먹는게 많다면 일주일에 하나씩 끊어보라고 합니다. 목숨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끊게 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이라는 거죠.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뿐이라면 약은 편리하고 좋은 것이지만, 그만큼 대가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약의 부작용에 대해 우리는 너무 소홀히 생각하고 있긴 하지요.

부작용과 관련해 이건 우리 아이를 통해 경험한 게 있어 더욱 관심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리 아이는 감기약에 흔히 들어가는 가래 삭이는 약 중 한 가지에 반응을 보이는 아이입니다. 정말 흔하게 아이들에게 사용되는 약이고 대부분에게는 부작용 없는 약이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독이 되었거든요. 이런 경우 먹어봐야 부작용도 알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피부에 그 흔적을 안고 살아야 하는 부작용이었던지라 볼 때마다 속상한데, 생명에는 위험 없었던 부작용이니 다행으로 알아라 식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생사와 관계없는 유사 암에 대한 논쟁으로 일본에서 핫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조기발견, 조기치료로도 사망률을 줄일 수 없는 진짜 암과 유사 암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이지요. 암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질병의 종류는 실제 적다고 합니다. 기술 발달로 검진이 정밀해질수록 암이라 부르는 질병의 범위는 넓어져 미국국립암센터에서는 몇몇 암의 과잉진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는군요. 생존 기간이 옛날보다 늘어났다는 것의 함정도 알려주는데 공감되더라고요. 일찍 발견하니 그만큼 생존 기간이 긴 거라고요. 진짜 암은 뭘 어떻게 해도 나을 수 없다고 합니다.


 

암에 대항하려면 세포력과 저항력이 중요하다며, 불균형 식단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의 오해를 풀기도 하는데요, 초식동물에게 동물성지방인 달걀을 먹이고 콜레스테롤이 쌓인 결과를 두고 루머가 퍼진 사례를 들었어요. 콜레스테롤은 강한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이기에 섭취해도 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루머를 안고 있는 식품 이야기 몇 가지 더 소개되는데 모두 놀랄만한 것이었어요.

 

 

 

인플루엔자 백신이 달걀을 이용해 만들기에 달걀 알레르기인 사람은 쇼크 올 수 있다는 부작용을 혹시 알고 있는지요. 이 이야기를 어디선가 보고는 우리 애는 달걀은 괜찮으니까 하면서 그냥 잊고 있었긴 한데요다른 예방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르말린으로 바이러스를 죽이며 알레르기 일으키기 쉬운 화합물이 들어가는 백신을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때마다 맞히는 환경이니.


최근에 읽은 책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에서처럼 잠잠하게 문제없던 것이 외부요인에 의해 발현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처럼, 평균 범주에 내가 해당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일이기에... 당하고서야 후회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약 부작용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약이든 안고 있는 다양한 부작용 중에서 내가 겪었는지도 눈치 못 챌 약한 부작용을 앓고 넘길지,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지 기준은 누가 정하나요. 약 부작용을 우리 아이가 직접 겪어봤기에 저는 이 문제를 더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무언가에 의지하고픈 인간 습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참을 수 있는 통증은 참아야 하고,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를 구별할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약에 절어 사는 인생이 된다는 것을요.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존엄성을 지키며 온화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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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의 모험 -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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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덕후 심장을 두드리는 주제, 문구의 파란만장한 비하인드를 시시콜콜 소개하는 문구의 모험.

단순히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 문구 발명 비하인드와 역사 등 문구에 대한 교양지식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문구는 도대체 누가 언제 발명했을까요.

다양한 문구의 최초 발명가를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다사다난한 문구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사진으론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특이하게 <문구의 모험> 책은 본문 색깔이 보랏빛이 감도는 푸른색이더라고요.

주제도 덕후스럽고, 표지도 멋짐을 뽐내더니 글씨 색깔마저도 특이함을 뽐내는 책이군요.

 

만년필에서 볼펜이 발명되기까지도 참 많은 일이 있었더라고요. 이제는 지위상징물이자 세련된 취향을 알리는 만년필의 매력에 비하면, 값싼 볼펜은 우리 일상과 한몸이 되었습니다. 너무 흔하게 자리 잡고 있어 그 존재감마저도 사실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볼펜 편에서는 Big 제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요, 마침 집에 이 책에서 언급한 빅 크리스털 볼펜이 있었거든요. 흐르지 않는 농도의 잉크이면서 동시에 적당히 새어 나오는 볼펜의 잉크가 탄생되기까지 참 많은 사연이 있더라고요.

 

깃털펜에서 만년필 그리고 볼펜에 이르며 그것들과 뗄 수 없는 잉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기술력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지요. 뭔가가 새롭게 등장해 자리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은 기술, 가격, 사회적 환경이 필요조건이었습니다. 즉 사무용품의 생태계가 변해야 새로운 것이 등장했던 겁니다. 펜이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사무실 환경 변화와 새로운 조직 방식의 관료주의가 급성장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문구 탐험을 하며 발명가의 두 가지 원형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여러 재료와 디자인으로 실험해보다가 적절한 해결책을 얻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에 재치와 독창성을 더해 최대치의 성과를 뽑아내는 괴짜가 있다는 것을요.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문구의 모험>입니다.

 

 

세계적 명품이 된 몰스킨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전설의 노트 몰스킨 공책 이야기를 위해서는 문자의 역사, 파피루스부터 양피지 등 제지 기술 발전사까지 터치합니다.

 

 

제지 기술과 관련해 종이 규격 중 하나인 A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네요.

마술적인 비율인 1 : 1.41 은 반으로 접어도 가로세로 비율이 달라지지 않는 종이 크기입니다. 이것도 그 기원은 어마어마하게 오래 거슬러 올라가더라고요.

 

<문구의 모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문학작가들 이야기가 나오는 연필 부분이었어요.

콩테가 순수 흑연 없이도 점토와 가루흑연을 섞는 공식을 발견해 지금도 연필 생산에 사용된다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H, B 같은 것은 점토와 흑연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는군요.

 

 

연필의 역사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등장하길래 깜짝 놀랐어요. 아버지가 연필 회사를 운영했고 소로도 함께 참여했었더군요. 사업에 관여한 소로이기에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경제관과 사회문제 인식이 자리잡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짐작도 해봅니다.


 

연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연필은 노란색 몸통 색깔에다가 끝 부분에 지우개가 달린 연필입니다. 저 어렸을 때만 해도 그거 들고 다니면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정도였지요. 그런데 연필에 달린 지우개 성능은 어찌나 안 좋던지. 지워도 번지듯 지워지고, 종이질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때라 지우다 종이 찢어먹기 일쑤였지요.


 

작가들은 오죽했을까요. 성능 좋은 연필을 찾느라 헤맨 많은 작가 일화는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존 스타인벡은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완벽한 연필을 찾아 헤맸다는군요. 결국 찾긴 찾았습니다. "종이 위에서 활강하며 미끄러진다니까." 라는 찬사를 보낸 블랙윙 602 연필이었습니다.

 

 

 팔로미노 블랙윙 602 _ by 인디캣

 

그런데 요즘 나오는 블랙윙 602는 존 스타인벡이 찬사보낸 그 연필이 아닙니다.

그가 썼던 연필은 에버하드 파버가 1934년에 출시한 연필입니다. 그 연필은 당시 비싸서 상업적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 98년에 생산 중단되었다가, 상표등록 만료를 기회로 다른 회사에서 팔로미노 블랙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온 거랍니다. 그런데 다시 등장한 블랙윙은 원조보다 아니올시다였지만, 그다음에 나온 팔로미노 블랙윙 602는 원조와 비슷해졌다는 평을 받습니다.

 

일반 연필보다는 조금 더 긴 몸을 가진 블랙윙 602. 원조 블랙윙 602를 찬양했던 이들은 이 연필이 손힘은 절반, 속도는 두 배라는 메리트를 꼽던데, 원조와 비슷하다는 팔로미노 블랙윙 602를 직접 사용해보면서 그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답니다. 연필 끝 부분에는 분리 가능한 금속틀 안에 사각지우개가 있고, 지우개가 닳으면 앞으로 조금 더 빼내 오래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연필에 딸린 지우개 성능은 글쎄요 ^^;; 몇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필에 달린 지우개는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군요. 지우개는 그냥 거들뿐!

 

일상의 하이라이트, 형광펜은 수험생들에겐 특히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합니다.

형광펜의 역사를 찾다 보니 사인펜으로 시작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팁 부분이 펠트재질로 흡사한 느낌이죠. 형광펜 역시 형광잉크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납작한 몸통이 특이한 스타빌로 형광펜 디자인은 우연의 산물이었다가는 일화도 재밌네요. 납작한 몸통이기에 책상에서 잘 굴러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죠.

 

우연의 산물이란 이야기가 나오니 그 유명한 3M 포스트잇이 바로 생각나네요. 스티키 노트라는 명칭보다 제품명 포스트잇이 더 유명해진 문구제품이죠. 포스트잇처럼 재접착 가능한 형태는 이제 다양한 플래그로 확장되면서 그게 없었다면 어찌 살까 싶을 정도로 그걸 모르고 살았던 시절은 생각조차 안 날 지경입니다. 그만큼 한번 익숙해지면 벗어날 수 없는 문구의 마력!


“ 생각하기 위해,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뭔가를 적어두어야 하고 생각을 체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구가 필요하다. ”​

 

제임스 워드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도 문구의 운명은 종이책처럼 이어질 거라고 예견합니다. 이 시대에 컬러링북, 라이팅북, 캘리그래피 등 손으로 직접 하는 작업에 끌리고, 인기몰이하는 것처럼요.

사실 사놓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인 문구. 그러면서도 또 다양한 문구 앞에 서면 하트어택! 사야 할 것만 같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만 같은 착각 속에 어김없이 집어 들게 됩니다.

<문구의 모험> 기획이 참 재밌네요. 문구덕후가 말하는 문구의 역사를 보면서 내가 사용 중인 이 문구가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지 알게 되니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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