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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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 수상

 

경제 전문 기자로 독일의 최고 언론인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할 만큼 경제전문가라고 자부했던 저자는 주식투자로 밑도 끝도 없이 손해를 보며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던 충격 이후 자신을 비롯해 그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심리적 오류에서 벗어나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번 돈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부자들의 생각법》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 경제학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본주의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소문을 심리학과 경제학을 합쳐 놓은 행동경제학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다. 자본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인간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이용하는 사람의 시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쳐 자본시장의 진실과 인간의 심리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기술적 분석이라고 알려진 것조차 각종 심리적 오류를 갖고 있으며 증권시장에는 기술적 분석 덕분에 성공한 사람보다는, 기술적 분석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만 남는 것이다. 주가가 운명처럼 미리 정해져 있다면 차트분석가는 현대판 점쟁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기술적 분석에 대한 신뢰는 경제학보다 오히려 심리적 요인에 가깝다.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규칙이나 인과관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우연의 함정에 걸려드는지 예를 들어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했던 날 보름달이 떴다면 보름달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설들이 부지기수였다.

 

'4년 연속 수익률 1위'라는 말이 내포한 것은 '4년 동안 운이 가장 좋았음' 이라고 한다.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많은 사람이 결정을 할 때 뒤를 돌아본다. 그동안 들인 돈, 시간, 노력에 미련이 남아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는 '매몰 비용의 오류'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모든 오류의 바탕은 수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아픔을 더 강하게 인지해 수익보다 손실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부자로 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라는 생각.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생활비 파괴다.

스마트폰을 사는데 스마트폰 가격의 3분의 1에 가까운 돈을 보험, 액정보호필름, 케이스를 사는 데 쓴다. 이미 큰돈을 썼기 때문에 뒤이어 소비되는 것은 푼돈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대성은 소비와 저축을 심리학 문제로 만들어 버린다. 해결책은 '망설임 전략'. 큰돈을 썼다면 그와 관련한 지출은 일단 며칠 뒤로 미뤄야 한다. 부자들은 상대성이 만드는 착각에 잘 속지 않는다는 것. 손실회피심리의 영향에서 벗어나야 부자들의 생각법을 따라잡게 된다.

 

언어유희, 말장난을 의미하는 '프레이밍 효과'는 표현의 방식에 따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80퍼센트 무지방이란 표현이 20퍼센트 지방함유보다 매력적이듯 말이다. 프레이밍 효과를 활용할 줄 알면 프레이밍 효과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사건이나 사물의 여러 측면을 모두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손실회피심리, 상대성, 프레이밍 효과 등을 잘 인지해서 안정적인 부를 쌓으려면 무엇보다 손실회피심리를 극복하고 바람직한 투자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인간의 심리적 성향이라 보기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오죽하면 인간의 이런 성향을 규명하여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으니... 

 

행동경제학의 대부이자 《넛지》 저자로 유명한 리처드 탈러가 체계화한 개념인 '심적회계'라는 것은 재산을 관리하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정신적 보조 수단을 말하는데 한마디로 마음의 회계 장부다. 이를 우습게 봤다가는 등골이 휠 수 있다. 소액지출을 '기타'계정으로 관리하는 우리의 습관 때문이다. 푼돈을 목돈으로 바꾸어 생각해서 앞에서도 언급한 최고의 전략인 '망설이기' 전략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비즈니스 기업, 금융회사가 인간 심리를 이용하는 각종 방법은 그야말로 '사기 치고 있네!' 소리가 나올 정도인데, 우리 스스로 그 상황에서는 인지하지도 못한 채 오류에 걸려들어 행동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약점에 맞서 싸우고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다. 시장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돈을 관리하는 방법, 돈을 벌기 위해 꼭 알아야 할 18가지 투자 원칙을 통해 성공과 실패는 아주 작은 생각의 차이에서 갈린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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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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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도서관 전쟁》 시리즈로 인기 높은, 일본 연애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의 신간 《고양이 여행 리포트》.

이 책 감상을 글로 적기엔 어떤 단어를 써도 5% 부족해지는... 동물을 사랑하거나 집사라면 무조건 직접 읽어봐야 할 책!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나도 모르게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에 당황하다가 나중에는 그러거나 말거나 눈물 펑펑 쏟게 만드는 감성 소설이다. 《곰곰묘묘 이야기》 고아라 작가의 일러스트도 사랑스럼을 한몫 더하고 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빵 터진다.

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첫 문장을 따서 '나'를 소개하고 있다. 자기는 이름이 있으니 소세키의 유명한 고양이를 일단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겼다고 우쭐댄다. 하물인간을 풍자하는 비유도 그럴싸하다.

 

『 고작 직립보행이 가능하다는 것뿐, 커다란 원숭이의 일종인 인간이라는 생물은 교만하기 짝이 없다. 』 - p7

『 하여간 인간이란 참 불편하다니까. 자기들 말밖에 모르니. 실은 동물이 훨씬 멀티링구얼이지만.』 - p14 

 

 

길고양이로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냥 아는 사람.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을 둔 사토루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와의 인연은 그의 은색 왜건이 주차된 자리를 좋아하면서 시작되었다. 사토루의 1일 1식을 챙겨 받으며 생활해 온 '나'. 그러다 교통사고로 인해 이제 끝이구나 싶었을 때, 떠오른 게 그 남자였고 다행히 절박한 울음 소리에 잠이 깬 사토루가 와 줬다. 그렇게 '나'는 그 남자의 고양이가 되었다. 엄연한 수컷이지만 꼬리 모양 때문에 숫자 7을 뜻하는 '나나'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토루와의 동거는 그렇게 5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그러다 사토루의 개인 사정 때문에 나나의 입양처를 찾게 되는데...... 그 말 못할 개인 사정이란 게 무엇인지, 나나의 새 입양처가 될 사토루의 옛친구들을 만나며 몇 군데 돌아다니는 과정이 바로 여행 리포트가 되는 셈이다.  고양이 '나나'의 시점과 친구들의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토루의 초등학교 친구, 중학교 친구, 고등학교와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며 밝혀지는 사토루의 과거...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야기는 잔잔하다가도 유쾌하게, 앙금이 있었다면 모두 날려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추억을 되새김질함과 더불어 새롭게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진다. 그들 모두 '나나'를 맡아주겠다고 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국 나나를 계속 데리고 다니는 사토루. 나나 역시 아직 사토루와 헤어질 생각은 없다. 사토루 역시 속내는 나나와 헤어지기 어려워한다. 나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주인을 찾아다니지만, 맞선이 깨질 때마다 안도하며 돌아오는 사토루의 마음.

 

『 이봐, 사토루.

여행이 시작된 뒤 사토루가 자란 마을을 두 군데 보았어.

농촌을 보았어. 바다도 보았어.

앞으로 우리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또 어떤 풍경을 함께 볼 수 있을까. 』 - p141

 

 

나나도 사토루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풍경을 둘이 함께 바라보는 장면은 애잔하다.

사토루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묘를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겨우 열두 살이었던 사토루를 독신이면서도 맡은 이모네 집이 이 여행의 종착지다. 13년 만에야 다시 함께 살게 된 이모와 사토루. 이모는 나나를 위해 애완동물 금지 맨션을 팔고 이사를 해야 했고 어설픈 집사 이모 때문에 여러모로 나나도 이모도 고생이 많다.

 

 

왜 사토루는 그렇게도 사랑하는 나나의 새 주인을 만들어주려 했는지, 이모와 함께 살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 깊은 사연은 아리카와 히로 작가의 섬세하고 유연한 글로 직접 읽어보며 촉촉 감성에 빠지길.......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이건 너무 슬퍼서 운다기보다는 정말 행복하면 감동의 눈물이 나는 것처럼 그런 감정이 컸다.

슬픈 대목이 아닌데도 감성을 툭 건드리는 문장이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분명 입은 웃고 있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 사토루의 룸메이트로서 더할 나위 없는 고양이었던 나는

사토루의 여행 동반자로도 더할 나위 없는 고양이일 것이다. 』 - p20

 

언제나 사토루의 동반자가 되어 준 나나. 읽고 또 읽어도 눈물샘을 자극할 책이다.  

이 책은 날 참 힘들게 한다. 스포를 자제하며 적느라 힘들었던 책 소개이기도 하거니와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감정 주체를 못 해 글을 적기 힘들 지경이었다. 말이 필요없는 책. 읽고 감동하시라. 고양이 집사에게는 필독서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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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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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손해만 봐왔다.  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도련님》. 아버지는 '나'를 볼 때마다 틀려먹은 녀석이라 불렀고, 어머니도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린데다, 부모님께 예쁨 받는 형과는 자연스레 사이가 좋지 않은 말썽꾸러기 악동 도련님. 하지만 기요라 불리는 할멈 하녀만은 '나'를 애지중지해준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형에게 얹혀살기 싫어 집을 판 돈 중에 600 엔을 끝으로 형과의 인연마저 끊고 그 돈으로 공부를 더 하고 수학선생이 된다.

 

 

 

 

『 그런데 신기하게도 3년이 지나자 마침내 졸업을 했다. 스스로도 의아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불평을 할 수도 없는 일이라 일단 얌전히 졸업은 해두었다. 』 - p25

 

『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월급 40엔을 박도 이렇게 먼 촌구석까지 올 리 만무하지 않은가. 』 - p32

 

『 친구 집도 싫은데 학교 숙직실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것이 40엔 안에 포함되어 있는 거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냥 참고 해 주자. 』 - p51

 

 

비교적 만사태평한 시절을 보내고 시골 학교로 부임하는데, 도쿄 토박이에 가냘픈데다 몸집을 가진 도련님으로서는 시골구석이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첫날 교장 선생님의 교육정신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들으며 하는 생각이나, 다른 선생들과 첫인사 나누면서 바로 생김새로 어림짐작하며 별명을 붙여주는 장면, 숙직을 서야 하는 장면 등을 보면 입발림 소리는 싫어하고 단념은 빨라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치고는 그래도 제법 시크하게 군다.

 

좁은 동네다 보니 시시껄렁한 일상도 교실 아이들에게 회자되고 다른 선생들의 쓸데없는 참견도 받다 보니 하는 타고난 기질이 서서히 발동걸리는듯하다. 너구리 교장선생은 살아있는 교육의 신이나 되는 양 체면치레용 번드레한 말만 하고, 빨간셔츠 교감선생알랑쇠 미술선생이 하는 말들도 하나하나 비위에 거슬릴 지경이다.

  

 

 『 정직하게 살면 누가 이용하든 두렵지 않습니다. 』 - p75

 

교감 빨간셔츠가 말하는 정신적 오락이라 부르는 고상한 취미생활이 실상 물질적 오락과 별반 차이도 없고 실제로는 뒤에서 몰래 물질적 오락을 취하는 그의 이중적 행동을 비꼬며 오래된 연못이여,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 에 빗대 그가 말하는 정신적 오락을 비꼬기도 한다.

'마돈나'라고 불리는 근방에서 제일 예쁜 아가씨를 두고 원래 약혼자였던 끝물호박과 마돈나를 차지하기 위해 술수를 쓰는 빨간셔츠와의 관계를 두고 우리의 도련님은 점잖은 끝물호박을 불쌍히 여기며 더욱 빨간셔츠에 대한 혐오감이 짙어진다.

 

 

『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나빠지는 일을 장려하고 있는 것 같다. 나빠지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간혹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도련님이라는 둥 애송이라는 둥 트집을 잡아 경멸한다. 』 - p76

 

『 세상이 이런 곳이라면 나도 지지 않고 남들처럼 속이지 않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 - p98

 

『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빌 때 진지하게 받아들여 용서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정직한 바보라고 할 것이다. 용서를 비는 것도 가짜로 하기 때문에 용서하는 것도 가짜로 용서하는 거라고 생각해도 된다. 』 - p144

 

 

 

그러다 빨간셔츠의 책략에 '나'와 산미치광이라 별명 붙인 주임 수학선생도 걸려드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로써 불의를 응징한다는 목적으로 빨간셔츠를 나름의 방법으로 응징하려고 계획을 짜는 둘의 모습은 한편으론 우스꽝스러울 지경이다. 그들이 결국 취한 응징이라는 것이 결국엔 폭력이었으니까.  "아무리 교묘한 말로 변명한다 해도 정의는 용서하지 않으니까." 며 빨간셔츠와 알랑쇠를 두드려 패는 장면을 보고는 한참을 웃었다. 100년 전 도련님 작품에서 B급 코드를 느낄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본인은 심각하게 대사 치는데 그걸 보는 이는 픽픽 웃음이 날 지경이다. 이 장면을 보며 의협심 충만한 오! 쾌남~ '다찌마와 리'가 생각났다.

 

 

《도련님》에 나오는 대사는 리드미컬하다. 전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때에는 서사적 묘사였다면 《도련님》은 1906년 작품이건만 현대소설 같은 느낌도 충만하고 사실적인 체험적 소재가 잘 녹아든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쓰메 소세키가 교사생활 중 심한 신경쇠약 증세 때문에 시코쿠의 마쓰야마 중학교로 전근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쓴 《도련님》이기 때문이다. 도련님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정직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정의를 표창하면서도 결국 '싸우는' 모습에서 완력의 세상이라는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대변하고 있다. 게다가 착각 대장이란 말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도련님의 행동은 사실 겉모습으로 상대방의 인품을 결정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반사적으로 대응하며 단칼에 거절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물쭈물 말을 내뱉지 못하는 도련님의 모습은 온갖 행태로 찌든 현실의 세상에서 무시당하고 싶지는 않으면서도 수동적인 행동을 이면에 가진 풋풋함과 당참을 안고 세상에 뛰어든 신참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년 이미지의 '도련님'인 것이다. 도련님이 빨간셔츠와 싸운다 한들 결국 학교를 떠난 쪽은 빨간셔츠가 아니라 도련님이다. 결국, 변화는 없다. 이것이 소세키가 말하고자 한 '진실'이 아니었을까.

 

 

 

△ <도련님>은 나쓰메 소세키가 마쓰야마에 있던 시절을 배경으로 했던지라 <도련님> 소설에 등장하는 온천이라든지 온천을 가기 위해 탄 열차 등이 현재 마쓰야마에 재현되어 관광상품으로 운영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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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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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12월호 표지를 보니 벌써 올해도 그럭저럭 다 지나가고 있구나~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호답게 뒤돌아보고, 반성해보고, 의기충전해보는 글이 가득하다.

 

 

한해동안 내가 뭘 좌절했는지, 포기했는지, 한 발 앞서 나갔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만든다.

'이런 어려움이 나중에 약이 될 수도 있다'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것 자체도 중요하고 한 번 이겨내면 분명히 전과는 달라지는 자신감이라는 것을 갖게 되기도 하니 너무 쉽게 좌절하지는 말자라는 '자신감'을 주제로 한 발행인의 글을 시작으로, 연장선상으로 읽어볼 만한 글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양은자의 다락방 책꽂이> 코너에서는 법륜 스님의 강연회에 갔다가 느낀점을 적었는데, 달리기를 하다 넘어져 무르팍이 깨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서 빨간약을 바르는 게 아니고 왜 넘어졌을까, 넘어졌을 때 사람들이 웃었겠지? 그 생각만으로 가슴 찢어지게 아파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인생이 한결 가벼워지게 마음 먹고 살아보자고 다짐했다는 글을 읽으며 나 역시 그녀의 다짐에 동참하는 다짐을 해본다.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의 한 구절을 덧붙여놨는데 긍정적인 마인드가 내 삶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나타낸 글귀다.  『 무조건 잘될거라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면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습니다

 

<씨뿌리는 사람들> 코너에서는 바이맘 이라는 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방한용 실내 텐트를 만드는 곳인데 에너지 빈곤 가구에 지원하는 용도로 냉골에서 며칠이나 굶고 있던 어르신네 집에도, 영하 40도를 밑도는 몽골에도 지원하는 착한 기업이다. 회사 이름처럼 엄마의 품을 닮은 기업으로 꾸준히 이어지길 응원해본다.

 

<양희 작가의 행복일기>너는 아프리카 이야기편을 끝내는 마지막 글이 실렸다. 아프리카에서 살다 가기로 한 날들은 딱 1년으로 예정했던터라 하루하루가 늘 새로운 날이자 마지막 날이기도. 『 이처럼 사탕을 아꺼먹듯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적이 또 있었나?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라며 시간을 함부로 쓰지는 않았나? 어떤 날이든,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간절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살겠다는 다짐은 2014년을 선물처럼 받아들고 귀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여우숲 일기> 코너의 김용규님도 전체적인 아듀 2013 맥락의 글을 남기셨다. 우리 삶에 필요한 세 가지 자세라는 제목으로 내 현재와 내 미래를 위한 소중한 말을 들려준다.

첫째, 삶은 지금에 머물러야 한다. 힘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둘째, 모든 상황에는 길흉이 함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삶의 국면이 변할 때마다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어둠을 잘 다루어 밝음에 이르게 하고 밝음을 어루만져 어둠을 건너야 한다.

셋째, 멈추지 말아야 한다. 먹구름이 몰려왔다고 멈추는 것은 어리석은 처신이다.

 

 

이번 12월호는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기가 아쉬울 정도로 평소 특별히 애정했던 연재 코너들이 막을 내리는지라 아껴서 봤다. 그림이 이뻤던 <다정한 구멍가게> 코너도, <여우숲 일기> 코너도... 가슴에 따스함을 남겨주고 가는구나~

2014년에는 어떤 이야기로 매달 기쁨을 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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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반띵
김승일.김엄지.박성준 지음 / 멘토프레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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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독특한 책을 봤나~ 

 

읽으면서 어색한 느낌이 살짝 들어 세대차이가 나는건가 그런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내 20대때나 이 저자들의 현재진행형 20대가 갖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같은데 그걸 글로 뱉어내는 코드가 내 입장에선 참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허무개그를 보는 듯 어이없이 웃겨서 골때리는 부분도 많았고, 엉뚱한 상상력에 놀라기도 했고, 감정의 오물을 토하듯 슬픔 아니... 좌절감이 언뜻언뜻 비쳐지는 부분에선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소울 반띵은 김승일, 김엄지, 박성준 세 명의 20대 청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김승일 저자의 글은 홍대에서 홍대 에세이를 쓰고 홍대에서 시를 쓰는, 홍대에 관한 이야기다.

원체 음악에는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인디밴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반전의 묘미가 있다고나 할까. 평범한 사람들과 구분되고 싶어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들, 아직 유명하지 않은 것들을 좋아했다는 김승일 저자. 맞아맞아, 꼭 그런 애들이 우리때에도 있었어 ^^

졸업작품으로 썼다 못 낸 희곡 <홍대>를 소개하면서 우디 앨런처럼 엄청 웃기고, 수다스럽게 하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울 반띵》에서 그의 글은 정말 우디 앨런같은 느낌이었다. 홍대와의 인연이 참 깊은 사람... 좋아하는 것을 한 우물 파고 있는게 부럽기도 하다.

 

 

김엄지 저자의 글은 아..한마디로 표현을 못하겠다. 참 생경하면서도 현실적이다. 4차원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는 저자같다.

뜻이 없는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녀의 친구와의 문자를 두고 '탄력적이고 지치지 않으며 의미와 답을 알 수 없는 대화' 같다는 문장처럼 저자의 글이 딱 그렇다. 내가 또는 다른 누군가도 겪을만한 일상의 주제가 이렇게 시니컬하게 표현될 줄이야.

 

 

 

박성준 저자의 글은 공부도 해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 20대 청춘 시인의 삶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시에 대한 정의를 말한 부분은 큰 공감이 됐다. '낭만보다 실존'이라며 현실과의 사투를 힘겹게 내뱉고 있는데 누이의 신병 이야기에서부터 신열을 앓는듯한 그의 글은 진중함을 보이면서도 신랄하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는데 초반에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그들의 말처럼 그들의 시대는 변하지 않는듯 하면서도 끊임없이 뒤돌아보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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