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 언니~ 남자에게 이런 것까지 공개해도 돼요!?˝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여자의 민낯 대공개! 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는 남자에겐 꽁꽁 숨겨두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정 매뉴얼
제더다이어 베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잡을 데 없이 튀어오르는 서술이 유쾌하다. 술래잡기를 하듯 열심히 뛰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매뉴얼. 추리소설 같지만 결국에는 판타지인 독특한 소설. 꿈과 현실의 경계,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져 <인셉션> 같은 느낌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페인 타파스 사파리 - 스페인 한입 음식 타파스를 타고 떠나는 여행
유혜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 10년 전 스페인어과 전공 수업을 기웃거리면서 스페인 문학과 문화, 라틴아메리카 역사 등에 빠져 지냈던 적이 있었다. 스페인어과 전공 수업을 무슨 교양 수업 삼아 신나게 듣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두 과목만 더 들으면 부전공이 될 뻔했었다. 제대로 읽고 말할 줄도 모르는데 부전공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렇게 맺은 스페인과의 인연(?)은 올해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면서 다시 깨어났다. 

 

  태양의 나라, 정열의 나라 등 스페인을 수식하는 말도 많고,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같은 축구 팀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많겠지만, 나에게 스페인은 '맛의 나라'였다. 10년 전만 해도 외국 음식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았던 터라 수업 시간에 풍문으로 들은, 돼지 넓적다리를 말려 만든다는 하몽은 어떤 음식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지금보다 지갑이 가벼웠던 대학생에게는 설사 어딘가에서 팔았다손 쳐도 빠에야도, 샹그리아도, 그리고 타파스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었다. 뭐 발렌시아 오렌지로 만들었다는 오렌지 주스 정도가 내가 접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스페인 음식이었겠지 싶다. 이제는 그때보다 다양한 음식을 손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본토'의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보름간의 스페인 여행을 앞두고 여행 루트를 짜기에 앞서 스페인 문화, 그 중에서도 음식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싶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끼고, 맛볼 수 있는 것이 여행이기에. <스페인 타파스 사파리>는, 알폰스 10세가 음식을 곁들이지 않고는 술을 마실 수 없도록 법을 제정해 생겨났다는 타파스를 비롯해, 다양한 엠부티도(돼지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저장 음식으로 보존, 가공해 숙성시킨 것과 익힌 것 크게 두 종류다), 하몽, 파에야 같은 스페인의 음식에 대해서뿐 아니라 보케리아 시장과 산타 카레리나 시장처럼 바르셀로나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공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그리고 <귀향> <하몽하몽> 같은 영화, 달리, 피카소 같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로 스페인 음식에 대해 풀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0년 넘게 스페인에서 생활한 자신의 경험을 전함으로써 단편적인 맛집 기행 혹은 미식 여행이 아닌 스페인에서의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유학 시절, 한밤중에 타파스 집을 순례했다는 이야기나 스페인인 남편과의 일화 같은 소소한 이야기는 간단히 먹는 타파스 같은 느낌이었다. 

 

  각 장의 말미에는 'OO구역 현지인처럼 즐기기'를 붙여놓아 저자가 추천하는 타파스 가게, 스페인 음식점, 구경(혹은 쇼핑)할 만한 가게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바르셀로나에 한정된 정보라 더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는 내게는 조금 아쉬웠지만, 맛, 디자인에 별점을 매기고 대략적인 가격대도 제시해줘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골라갈 수 있게끔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맛깔나는 에세이에 싱싱한 요리 사진과 일러스트, 여기에 간단한 레시피까지. 다양한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요리처럼 읽고 나면 한 끼 맛있게 먹은 것처럼 배가 부른 책.

 

언어는 소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음식을 체험하고 나누는 데는 어떤 준비나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기꺼이 새로운 향과 맛을 받아들일 자세만 있으면 충분하다.거기에 약간의 배고픔을 남겨둔다면 최상의 준비를 마친 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도대체 이 요리는 어떤 재료와 방식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해진다. 더욱이 그 요리 뒤에서 피카소나 달리가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면 어떻겠는가? 요리와 사람, 공간, 거리,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역사의 일부가 되어 후세에 전해질지 궁금하다. 의식주의 형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하게 변하지만, 음식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고유한 민족성과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에 담긴 철학, 문화, 생각과 자세만 잘 살펴봐도 한 민족의 지난 시간과 미래를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 자신을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19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덕후들에게 서점은 그저 책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공간이지만 칙칙한 책장에 책이 '꽂혀만'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책이라는 각각의 사물은 아름답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인 서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책과 공간이 어떻게 어우러지느냐가 서점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책을 그저 상품으로만 대하는 서점도 있었고, 한 권 한 권에 애정을 품은 서점도 있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대체 어떤 서점인 걸까. 저자가 어떤 기준으로 '아름다운 서점'을 선정했는지 궁금해 (암만 밑진다 해도 최소한 예쁜 서점 사진이라도 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는 정말 다양한 서점을 소개했다. 저명한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서점처럼 건축물 자체로 아름다운 서점을 비롯해서 역이자 광장으로 기능하는 서점 등 전 세계에 흩어진 서점 스무 곳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서점이라는 공간만 소개된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작가 지망생들의 여름학교 격인 그리스의 아틀란티스 서점을 시작으로 역 건물의 일부를 서점으로 꾸민 바터 북스, 온실처럼 꾸민 공간에서 커피와 수다 그리고 책을 즐길 수 있는 카페브레리라 엘 펜두르, 해가 지면 문을 닫는 야외 서점인 바츠 북스, 놀이터처럼 놀며 즐기며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키즈 리퍼블릭, 성당에서 서점으로 거듭난 셀레시즈 도미니카넨,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오프라인 서점으로 옮겨진 더 라스트 북스토어 등 저자의 안내에 이끌려 각양각색의 서점을 만나는 것만으로 그곳의 따스함이 전해지는 듯했다. 종이 너머, 사진 너머로 전해지는 서점의 역사와 책에 대한 애정에 나도 괜히 설레기도 했다.  

  특색 있는 스무 곳의 서점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간간이 들어간 책과 얽힌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어떤 이는 "도서관은 장대한 우주체계를 연상하게 하지만 서점은 우주이자 동시에 속세다. 사고파는 사람들의 마음과 취향과 욕망이 공명하며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더 나아가 책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갖는 지극히 인간적인 맛이 그래서이다"(77쪽)라고 서점의 매력에 대해서 소개하는가 하면, 또다른 이는 "훌륭한 북디자인이란 레이아웃이나 이미지, 타이포그래피뿐 아니라, 판형과 구성, 그리고 인쇄 품질까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콘텐츠에 내포되어 있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하는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그렇게 완성된 책은 서점 같은 공적인 공간에서도 그 책을 손에 쥔 사람의 모든 신경을 매혹하는 힘을 가진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입니다"(125쪽)라고 북디자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전한다.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름다운 서점은 단순히 외관이 아름다운 곳이 아닌 "전문 지식을 갖춘 북러버"가 일하는, "세심한 배려, 사람과 책을 위한 공간 구성"을 갖춘, "전 세계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장소"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책과 독자와의 만남을 돕는,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곳"이 아닐까.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서점을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을 수 있을까 싶었다. 번쩍이는 공간에서 독자를 유혹하는 대형 서점보다는 땡스북스, 책방피노키오, 유어마인드, 더북소사이어티 등의 작은 서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서촌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처럼 있는 대오서점 같은 곳은 어떨까. 전 세계의 아름다운 서점을 보면서 그저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왜 그런 서점이 없는지 안타까워하기보다는 우리의 '아름다운 서점'을 발견하고 그만큼의 애정을 쏟아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예쁜 서점 사진 이상으로 책이 가진 물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 좋은 구경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계 재판 -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여기, 한때 연극배우였지만 내연녀와 그의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법정에 선 무라타라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내연녀를 위해 사체유기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자백하지만 그 외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한다. 하지만 과거 공금을 유용하고, 친구에게 사기를 치는 등 '정직'과는 거리가 먼, 어두운 삶을 살아온 무라타에게 상황은 불리하게 흘러간다. 모두가 무라타의 유죄를 확신하는 가운데, 그의 담당 변호사 햐쿠타니만은 그를 믿고 거침없는 변론을 시작한다. 과연 무라타는 자신의 주장처럼 살인자가 아닌 것일까?

 

  <파계 재판>은 전체 이야기가 법정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소설이다.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인 법정 기자의 관점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객관성 또한 유지한다. 당사자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지만 외부인 가운데 누구보다 사건을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 화자를 앞세움으로써 작가는 독자를 순식간에 법정의 방청석으로 불러들인다. 마치 신문에 실린 재판 관련 기사를 읽듯 구경하듯 들여다봤다가 팽팽하게 진행되는 공방에 이내 자리를 뜰 수 없게 된다. 겉으로는 너무나 빤해 보여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는 사건. 하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사건은 더이상 흔히 일어나는 치정 사건을 넘어서 사회와 사투를 벌인 한 인간의 드라마로 나아간다.

 

  "재판을 연극에 비유한다면 그것은 각본도, 연습도 없는 즉흥극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도 알 수 없다. 나 역시 하나의 사건을 심리하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조명의 방향이 바뀌어 때로는 핵심과는 별 상관없는, 하지만 인간 관찰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실로 흥미로운 문제를 부각시키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 바 있다"라는 말처럼, 본질적으로 <파계 재판>은 '인간 관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흥미로운 작품이다. 사실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법정 서술이 1차적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만 '보이는 것' 이면에 숨겨왔던 비밀이 드러날 때 이야기는 (기존의 흐름과는 방향이 틀어질지는 몰라도) 본격적으로 흥미로워지기 때문이다. 무라타라는 인물뿐만이 아니라 그에 대해 증언하는 주변인들, 그를 변호하는 햐쿠타니 등 법정에 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이 제3자의 시선에서 꼼꼼히 그려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계 재판>은 시마자키 도손의 <파계>와 연관성이 있다. 겉으로 볼 때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사인 우시마쓰. 그는 "설령 어떤 경우를 당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결코 백정이라고 고백하지 마라. 한때의 분노나 비애로 이 훈계를 잊으면 그때는 사회에서 버려지는 거라 생각해라"라는 아버지의 훈계를 가슴에 새기고 자신이 백정 출신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또 숨기려 한다. 자신이 신평민이라는 것을 망각할 수 있다면, 차라리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고뇌에 휩싸이는 <파계>의 주인공 우시마쓰와 <파계 재판>의 무라타는 걸어온 삶의 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결국에는 같은 선상에 놓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만 하는 삶. 이렇게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비단 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보이지 않는 편견이라는 시선에 얽매여 살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삶. 더이상의 신분제가 없다는 사회지만 과연 모두가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일까.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치르는 심정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하고, 매일 재판을 방청하러 다녔다는 작가의 열정 때문일까. <파계 재판>은 비전문가가 쓴 법정물임에도 불구하고 작가 스스로 법정을 체화했기 때문인지 전혀 겉도는 느낌이 없이 서술된다. 이후 작가가 특별 변호사로 선임되어 실제 법정에도 섰다는 <파계 재판> 이후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만큼 그의 작품이 전문성을 지녔다는 의미이리라. 50년도 지난 작품이지만 세월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지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책. 법정물이라는 형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편견'에 대한 고찰 또한 인상적인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