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 1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
정재승.전희주 지음 / 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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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에 젬병이라 인문계로 방향을 틀었지만, 과학은 그런대로 좋아해서 지금도 가끔 과학과 관련된 책들을 읽곤 한다. 하지만 관심과 배경 지식과 비례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인지, 자칫하다가는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거부감이 드는 것이 과학분야의 책이었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과학적 호기심을 해결해줄 수 있는 책을 꼽자면, 역시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과학 콘서트>를 지은 정재승 박사의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런 그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냉큼 읽게 된 책.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최근에 뒤늦게 일본의 아이돌그룹인 아라시에 대한 관심이 생겨 찾아보기 시작한 <D노 아라시>(우리 나라로 치면 <호기심 천국>이나 <스펀지>쯤의 레벨?)에서는 엉뚱하고 바보같은 갖가지 실험들이 등장한다. '대체 왜 저런 게 궁금한건가?'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 실험에 빠져들어 같이 놀라고 같이 즐거워하곤했다. 이 책도 어떤 면에서는 그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책을 읽을 때는 '오호~ 그렇군~'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책을 다 읽고 나면 뭔가 얄팍한 지식만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고작 2페이지에 모든 것을 설명해놓고 있기 때문에 어떤 깊이있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화장실에서, 아니면 심심할 때 재미삼아 과학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책들을 떠올리며 잔뜩 기대를 하고 봤는데, 과학에 대한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신문이나 잡지에 짤막하게 생긴 '토막 과학 지식'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책 사이즈도 핸디하고, 내용 구성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서 가독성은 좋았지만, 내용도 그렇고, 깊이도 그렇고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책.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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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술기행 - 인간과 예술의 원형을 찾아서
편완식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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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미술하면 아프리카 초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라이온킹>에서 접했던 색들이 원색이었기 때문인지 원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푸르른 초원 안에서 살아가는 색색의 동물들. 그런 이미지가 남아있기에 막연히 아프리카 미술은 원색이 떠올랐나보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처럶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미술은 강한 원색, 그리고 색감만큼이나 강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현대 미술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아프리카 미술의 오늘을 보기 위해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남아공, 말리, 가나, 콩고민주공화국 등으로 떠나 화가와 작품,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을 만난 저자의 발자취는 흥미있었지만 기행문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부실했고, 그렇다고 미술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하기엔 이 또한 부실해서 왠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책이 된 것 같다. 

  짤막짤막한 글보다는 사진으로 아프리카 미술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아프리카 미술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 아프리카 미술을 경험하고 자신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김종우와 권순익의 그림도 접할 수 있어서 색다른 느낌도 들었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있었던 책이지만 어느 페이지를 펴도 눈을 파고드는 아프리카 미술작품들의 이미지만은 강하게 남았다. 기회가 닿는다면 아프리카에 대한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덧) 겉표지보다 속표지가 더 매력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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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천체관측 떠나요! -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천문 우주 여행
조상호 지음 / 가람기획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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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였던가 새벽에 시골 할머니댁에 내려가다가 우연히 창 밖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차창밖으로 그야말로 별이 쏟아질 듯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하늘에 별이 저렇게 많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어린 시절 별자리에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별은 많지 않았기에 그저 가끔 밤하늘을 보며 '오늘은 날이 맑아서 별이 좀 보이네' 정도로 생각할 뿐 본격적으로 천체관측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 천체관측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생겨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타겟은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청소년이 아니라 나같은 일반인들도 어차피 천체관측에 있어서는 초보자이기는 매한가지. 오히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성단, 성운 등의 개념을 공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성단, 성운은 얼마만에 들어보는 명칭인지!) 청소년이 독자층이니만큼 이해하기 쉽게 호성이라는 아이가 천체관측을 시작하며 겪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이야기 식으로 풀어가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망원경의 종류에서부터 시작해, 망원경 구입 방법 등을 설명하고, 이후 본격적인 천체관측의 단계로 넘어가기때문에 이왕이면 진짜 천체관측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보시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굴절망원경이니 반사망원경이니 겉보기 시야니, 배율이니 다소 낯선 개념들이 쏟아지기때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별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접한다면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단순히 이런이런 별자리가 있다는 내용이 아니라 아마추어 천체관측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기에 이 책의 주인공인 호성이와 은하처럼 동아리 활동으로 천체관측을 하는 청소년들이나 천체관측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았다. 천체망원경은 부담되서 구입할 수 없지만 대신 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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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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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 하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우리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존재한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고 있는 개미들, 여름이면 귀가 쨍할 정도로 울어대는 매미들. 이 지구는 인간만 살아가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하지만 다른 생명체들에 대한 관심은 TV 속에서 보여지는 독특한 방식의 삶을 사는 동물들이나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는 몇몇 동물들에게만 한정되어 있다. 이에 생물학자인 최재천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제각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기존에 신문이나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 기고한 글들을 묶어서 만든 책이라 그런지 한 동물의 삶이 여러번 나오기도 하지만(개미나 까치, 벌의 이야기는 몇 번이고 나온다) 산만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반복을 통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았다. 흔히 동물과 인간의 생활에 대한 글을 쓴다면 '하물며 동물도 이러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이러지 말아야지'와 같은 훈계조의 내용(자연주의적 오류)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최대한 그런 훈계에서 벗어나 자연을 바라보는 눈으로 우리의 삶을 뒤집어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일부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고, 우리만이 우수한 생명체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인간과 다르게 치열한 생존경쟁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예를 들어, 백로의 경우에는 같은 어미가 낳은 친형제들끼리 서로 둥지 밖으로 밀어 떨어뜨리거나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지 못하게 하여 끝내 죽게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어미는 이 사건을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이런 점들만 봐서 동물들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만은 없다. 강하지 않은 존재는 결국 둥지를 떠나서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 동물들이 이렇게 냉정한 것만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지극한 자식사랑도 존재하는 법. 염낭거미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나뭇잎을 말아 작은 두루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앉아 알을 낳는다.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방어막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새끼들은 어미의 살을 파먹으며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을 가진 최재천 교수.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만물의 영장이라고 온갖 오만한 생각에 빠져있는 인간으로의 삶을 반성해볼 수 있었다. 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던 많은 생명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모든 생명은 그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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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왕자 2007-08-02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 ^ㅅ^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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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하면 왠지 어렵다는 인식때문인지 클래식을 듣는 사람은 뭔가 교양있고 지적인 사람처럼 보곤 한다. 하지만 정작 알고보면 클래식도 대중음악만큼 좋은 곡들이 많고, 오랜 세월을 살아올만큼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평소 청소년 음악회 등을 통해 클래식을 알리는 데 앞장 선 금난새는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마음을 열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금난새는 먼저 클래식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자고 이야기한다. 그는 클래식을 인류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고 하며 우리가 부모님의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 그 시대를 이해해야하는 것처럼 클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그 시대의 분위기나 작곡가의 사회적 지위, 생활 등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그 음악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상황,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작곡가의 환경을 이해해야 음악을 총체적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곡을 듣고 어떻게 느끼느냐는 각자의 몫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풀어놓고 그는 시대순으로 동시대를 살아간 굵직굵직한 음악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명의 음악가씩 묶어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임의적으로 묶은 것이 아니라 그 양상이 대비되는 음악가끼리 묶어 동시대에 이런 분위기도, 또 다른 분위기도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교회음악가로 다수의 종교음악을 작곡한 바흐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거기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음악을 한 헨델을 비교하기도 하고, 불우한 운명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베토벤의 모습과 편안한 삶을 살며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오페라를 만든 로시니의 모습 등을 비교, 대조하며 보여주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한 음악가의 음악이 그런 분위기를 풍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느낄 수 있었고, 그렇게 이해하고 음악을 들어보니 그냥 무작정 들을 때보다 좀 더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저자는 단순히 음악가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세부적인 음악이론들을 쉽게 설명해주기도 하고, 자신의 추천곡도 더해놓아 책을 읽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태교음악으로 억지로 듣거나, 아이들 두뇌개발에 좋다고 듣는 것이 아닌 음악을 즐기는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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