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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세계사 1 : 발칸반도 - 강인한 민족들의 땅 ㅣ 가로세로 세계사 1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며 낯선 세계에 대해 호기심과 지식을 쌓았던 지라 이번에 이원복 교수님이 새로 출간하신 <가로세로 세계사>에도 저절로 관심이 갔다. 내가 읽은 <먼나라 이웃나라>는 벌써 나온지 10년도 넘은 책이라 새로나온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를 먼저 읽을까하다가 어차피 연관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직 읽지 않은 미국과 일본이 발칸반도와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아 뒤로 미뤄두고 우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부제로 달린 '발칸반도, 강인한 민족들의 땅'이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발칸반도에 대해서 쓰고 있다. 하지만 <가로세로 세계사>시리즈의 첫 권이기때문인지 민족이 뭔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개념부터 시작한 뒤, 이후 발칸반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실 발칸반도라고 하면 어디를 뜻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한다. 이원복 교수님이 지적한바대로 우리는 그동안 강자의 역사를 배워왔기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다른 국가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발칸반도가 어디냐고 물으면 모를지라도 코소보사태, 유고전쟁을 뉴스에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뉴스로 접한 지역이 바로 발칸반도다.
발칸반도는 이탈리아와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 동남쪽으로 튀어나온 삼각형 모양의 반도로 유럽과 아시아대륙이 만나는 곳이고, 러시아와 같은 추운 나라와 무더운 아프리카 대륙의 중간에 위치하여 대륙의 힘센 자들이 동으로, 서로 나아갈 때나 러시아가 지중해에 항구를 얻기 위해 나갈 때, 영국이 중동을 침략하려고 할 때 반드시 거치는 곳이다. 이런 지리적인 특성으로만 봐도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는 곳이나, 외세에 시달리다보니 다른 민족에 대해서 배타적이게 되고 자신의 민족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대단해 인접한 국가들 간에, 혹은 한 국가안에서도 민족적 긍지와 자존심을 내세워 전쟁을 하곤 한다. 즉, 이 지역은 종교문제, 영토문제, 자존심문제까지 충돌해 화약고 같은 지역인 것.
이런 복잡하고 자존심강한 지역에 대해 이어가는 설명을 읽다보니 물론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게되는 기쁨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기껏 강대국으로부터 독립해서 자신들의 독립된 국가를 만들었지만 독재정권이 이어지는 것이나 같은 민족끼리도 종교때문에 영토때문에 피를 흘리는 모습때문에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이런 점들을 보고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함도 있겠지만 그런 교훈을 얻느라 너무 많은 피를 흘린 것 같아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먼나라 이웃나라>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약자의 관점에서의 역사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좋은 안내서가 되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들이 보면 나름의 세계사에 대해 공정한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대학생 이상의 성인들이 보기에도 알찬 내용인 것 같다. 앞으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국, 몽고,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중동아시아의 역사들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