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고민입니다 - 일상의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힘
하지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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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을 보면, 고민은 해서 효과가 있을 때만 고민하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 같으면 고민하지 말라던 이야기. 그리고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의 저자 하지현은 말한다. 고민의 큰 틀을 파악해 일상의 과제들을 잘 해결하고 정리하는 지침을 알려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기본 원칙을 먼저 마음에 새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지금의 감정을 설명하고 싶어한다. 기쁘면 기쁜 이유를, 우울하면 우울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비록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태라 해도,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알아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과거를 돌이켜보고 후회하는 감정이 우울이다. 일단 우울감을 느끼면 에너지가 모자란 상태가 되었을 때 더 우울해지고, 현재를 보수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돌아보고 지키려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우울한 감정일 때는 기억을 되새김질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틀렸는지를 알아보고 싶어한다. 이는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반성은 분명히 필요한 행위다. 과거의 일을 되짚어 생각한다는 점은 후회와 같지만, 반성은 후회와 달리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자기가 했던 시도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다음에는 하지 않도록 내 행동의 패턴과 목표와 사고방식을 수정한다. 이 과정이 수반될 때 비로소 반성은 완성된다.

욕망이 작동하면 갖고 있는 자원만 쓰는 게 아니라 주변의 쓸모 이쓴 자원을 탐색하고 활용하는 행동도 증가한다. 한마디로 욕망이 작동하면 바빠지고 빨라지며, 보존하기보다 변화하는 쪽으로 생각의 틀이 잡힌다. 이는 우리가 고민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일상적 과제를 재빨리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욕망은 우리의 고민을 늘리기도 하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도 하는, 방향키와 속도 조절 능력을 가진 중립적인 심리 기제이다.

뇌는 지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긴축재정의 대장이다. 뇌의 이런 작용의 대표적인 예가 자율신경계다. 음식을 보면 알아서 침이 나오고, 바짝 긴장하면 침이 말라버린다. 하나의 세팅을 맞춰놓고 그에 따라 심박, 근육, 침샘, 내장 기관 등이 동시에 움직이게 만들어놓았다. 그래야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고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역시 자율신경계처럼 나름의 세팅을 만들려고 한다. 바로 직관과 편견이다.

지나치게 강한 신념 체계는 어떤 방향이든 보수화, 이른바 ‘꼰대’가 되는 급행열차의 티켓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믿는 대로 본다’는 걸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직관적 판단이 행동화되면 ‘습관’이라고 한다. 습관의 네 가지 특징은

첫째, 습관이 된 행동은 왜 그 행동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걸어가다가 무심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는 행동 같이 그 행동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동적으로 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둘째, 습관이 된 행동은 노력이나 의식적 지향성이 필요한 행동과 동시에 할 수 있다. 간단한 타자를 치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 그 예이다. 타자 치기는 자동적 행위가 되었으므로 뇌의 지분을 차지하지 않으니, 에너지가 드는 다른 행위를 할 여유가 있는 것이다.

셋째, 환경이 바뀌면 습관이 흔들리고 의지와 에너지가 쓰인다. 친구의 전화기를 빌려서 사용하면 자판이나 앱의 배열이 달라서 버벅대는 것, 랜터카를 빌려면 운전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도 같은 원리.

마지막으로 습관적 행동은 아예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제 이를 닦을 때 오른쪽 몇 번, 왼쪽 몇 번을 닦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

정신과 의사이자 ‘스스로 치유하는 뇌’의 저자 노먼 도이지는 인간의 뇌는 수행하는 활동이 무엇이냐에 따라 각 부위의 자원을 훔쳐서 그 활동에 필요한 공간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곳으로 할당된 공간이라고 해도 청각이나 촉각 정보를 더 많이 활용하는 활동을 한다면 원래 청각이나 촉각 정보를 위해 할당된 공간을 시각 정보에까지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통증을 경험하면, 이를 처리하고 느끼고 인식하기 위해 뇌 전반의 다양한 영역이 통증 처리에 배분된다. 그러다 보면 원래 그곳을 쓸 수 있게 지정되어 있던 기능을 사용할 공간이 매우 좁아진다. 그래서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낄 때나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때에는 생각, 감각, 이미지, 기억, 동작과 같은 다양한 정신 활동에 제한이 생긴다. 이는 통증이라는 스트레스로 뇌의 활동이 위축되는 차원을 넘어, 원래 그 활동을 하도록 지정된 곳이 통증 처리 기능에 빼앗겨버린 결과이다.

더 나아가 통증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통증과 관련된 신경 전달 연결망이 다른 어떤 신호보다 우선하게 된다.

이 책은 총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와 5부에서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다음과 같다.

글밥이 달린 것은 특히 더 세부적으로 내가 밑줄 긋고 싶었던 지점들이다.

-고민의 위치를 파악하라

-뇌 용량을 확보하라

뇌는 1450그램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인간이 소모하는 전체 에너지의 20서펜트를 사용하는 고비용의 기관이다. 이런 고비용 기관을 마냥 확장성 있게 만들어놓을 수는 없다. 뇌는 정해진 용량이 있는 하드디스크나 메일함에 더 가깝다.

인간의 뇌는 이미 정해진 크기에서 더 커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용량이 제한돼 잇다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괜히 뇌의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찾는 데 애를 쓰다가 좌절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집중한다. 관심의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의 용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있을까? 질보다 양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것이다. 만일 무엇을 버려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고 직접 정리하기 어렵다면 자동 정리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바로 ‘잠’이다. 뇌는 눈과 귀를 닫아서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지 않게 한 다음에 비로소 그날 하루 들어온 정보를 자동 분류해서 남겨놓을 것은 남기고 쓸모없는 것들은 폐기 처분한다. 만일 뇌가 정지한 것처럼 피곤해서 어떤 것도 결정하기 어렵다면 오늘치 용량이 다 차버렸다는 신호다. 잠을 잘 시간이 아니라면? 잠시라도 뇌의 활용을 줄이기 위해 멍때리거나, 목적 없는 산책을 해보자. 공원을 산책하고 나면 작업 기억 능력이 20퍼센트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루틴을 만들어라

처음부터 고민할 이유를 없애는 것이다.

일상의 선택을 최선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안전하고 검증된 선택으로 고정해서 반복하는 행동을 루틴이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는 순간 에너지가 쓰이기 시작하고 뇌의 자동화 과정은 방해를 받는다. 그런데 어떤 개입에 의해 루틴이 깨지면 두려움이 커지고, 지금까지 자동적으로 하던 행동 전체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게 되어 뇌는 더 이상 자동 주행 모드로 작동하지 못한다.

루틴은 다른 의미로 습관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의식하지 않고도 그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을 하면서 다른 생각이나 반응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습관이다. 루틴으로 한 행동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저장 공간도 사용하지 않는다. 에너지도 덜 들고 보관 비용도 안 드는 것이 루틴이다.

일상에서 매일 반복하는 일과 공적인 일이나 사회적인 관계에서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하는 일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루틴은 집중할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다. 내 마음 안에서 동요되는 것을 줄여 주는 지지대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작업 기억을 활용하라

작업 기억이란 컴퓨터의 ‘캐시’의 개념과 유사하다.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정보를 의도적으로 임시 저장하는 작고 빠른 기억 장치, 즉, 작업 기억을 활용하면 매번 해마와 같은 주기억 장치에서 정보를 불러들이지 않아도 된다.

작업 기억이 잘 작동되면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당장 쓸 정보들을 용이하게 조합해서 임기응변을 하고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작업 기억을 활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맥락과 이야기로 엮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려면 꼭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물 흐르듯이 전후 관계를 생각하면서 하나의 문자로 만들어 맥락을 파악하면 대여섯 가지 일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 수 있다.

-큰고민거리를 잘게 쪼개라

-고통과 불편을 구분하라

고통은 위험을 알리는 신호이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신호다. 이에 반해 불편함은 견뎌내면 될 일이고, 불편이 지속된다고 해서 위험해지거나 생존에 위험을 줄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고통은 내성이 생기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대부분 계속되는 것이 특성인 데 반해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그 세기가 줄어들고 견딜만해진다. 그런 면에서 건강한 마음 상태란 고통이 전혀 없는 상태라기보다 불편한 것을 안고 가지만 불편을 견뎌내며 편안과 안전을 찾고 일상의 기능을 하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이 관계를 끊고 혼자 지내는 것, 일정 수준의 무례함에 대해서 최고조의 까칠함으로 반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비슷한 기질의 사람들끼리 서로 북돋고 옹호하는 것이 확산된다. 안락함이 주는 배신이며, ‘불편함을 참지 말라’는 자본의 광고가 개인에게 던진 역설적 고통이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의 사용이 증가하고, 교통체증이나 감정노동자에 대한 분노, 층간소음과 같은 공동체 내 민원의 증가가 일상화되는 것 역시 이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고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

-뇌를 행동 모드로 맞춰라

-최선을 찾기보다 최악을 피하라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말자.

-감정을 막는 방파제를 세워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말라

나를 싫어하는 한 명이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프고 힘들 수 있다. 좋은 감정보다는 나쁜 감정이 오래가는 이치가 여기서도 통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고, 그런 사람도 존재하기 어렵다.

-타협할 수 없는 최소 원칙을 만들어라

-결정과 책임은 오로지 나의 일로 여겨라

고민이 될 때에는 남의 조언을 충분히 듣는 것, 집단의 흐름과 추이를 관찰하는 것 모두가 중요하다. 그러나 마지막에 버튼을 누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의 일이라고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건 내가 한 결정이야, 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의 시작이다. 이때 자존감을 받쳐주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자기 효능감과 자존심이다. 자기 효능감은 특정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행동이나 목표를 자신이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고, 자존심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남과 비교를 통해 전체적 분위기와 레벨을 파악한 후 자기 효능감을 갖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해낼 수 있다고 자신에게 확인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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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10-1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인거 아시죠?^^
책내용이 좋으네요?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생각의 전환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곤 하더라구요~
여전히 잘 지내시리라 믿고 총총총~~^^

icaru 2019-10-18 10:52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항상 근황 궁금해하고 있어요 ^^ ㅎㅎㅎ
잘 지내시죠? 저도 이렇게저렇게 ㅋㅋㅋ 살구 있어요!
하지현 님 책은 정신 건강 관리하는데 도움이 꽤 되는 것 같지요? ^^

단발머리 2019-10-1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세요~~2
제 생각엔 저자가 추천하는 그 방법을 사용하면 고민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분석,이 자기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보거든요.
고민의 위치를 파악하라~ 이런 제안이요^^

icaru 2019-10-22 09:48   좋아요 0 | URL
하지현 님의 가장 최근작이어서 읽었는데~ 4,5장이 특히 실용적이라서 도움이 꽤 되었어요! ㅋ
단발머리 님 오랜만여요~
방금 사진을 하나 서재에서 보고 왔는데 그림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요 뒷머리라고 해야 하나?
단발머리가 아니라서 따님인가 보다 했는데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10-22 10:26   좋아요 0 | URL
네, 딸롱이에요. 저도 진짜 엄밀한 의미의 단발머리는 아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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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너 자신에 대해 알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21가지를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에 이르는 길을 설명하는데 그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제1부 기술적 도전 

1장 환멸 | 2장 일 | 3장 자유 | 4장 평등

 제2부 정치적 도전
5장 공동체 | 6장 문명 | 7장 민족주의 | 8장 종교 | 9장 이민

 제3부 절망과 희망
10장 테러리즘 | 11장 전쟁 | 12장 겸허 | 13장 신 | 14장 세속주의

제4부 진실
15장 무지 | 16장 정의 | 17장 포스트-트루스 | 18장 과학 소설

제5부 회복력
19장 교육 | 20장 의미 | 21장 명상

나는 특히 제5부 회복력이 관심이 있었던 터라, 교육, 의미, 명상을 중점으로 읽었다.

 

개인의 정체성은 이야기를 통해서 구축된다. 사람들은 아주 어릴적부터 이야기를 믿도록 가르침을 받는다. 그런 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검증하는 데 필요한 지적, 감성적 독립성을 키워가기 오래전부터 부모, 교사 이웃 전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라는 것은 허구이면서도 내게 정체성을 부여하고 내 인생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게 해 준다. 이렇듯 인간이 이야기를 믿고 싶어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실제로 믿는지는 불문명한데, 이미 그 답을 사제와 무당은 아주 오래전에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의식. 의식(儀式)은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고 허구적인 것을 실제로 만드는 마술적인 행동이다. 초에 불을 붙이거나 종을 치거나 묵주를 굴리는 것 같은 세속적인 동작도 심오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면 거의 모두가 의식으로 바뀔 수 있다. 음식에도 영양가를 넘어서는 의식을 부여할 수 있다. 부활절 달걀이나 유월절 빵 나물, 인생의 궁극적인 진실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의례와 의식이 거대한 장애물이다.

 

 

131

광고 판매는 단기적으로 거인 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앱과 상품과 기업을 평가할 때도 매출보다는 그것을 통해 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다. 인기 많은 앱이 사업 모델로는 부적격이고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데이터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보자면 그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 데이터야 말로 미래에 생활을 통제하고 형성하는 데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이 유럽 제국주의자들에게 화려한 구슬과 싸구려 담요에 대한 대가로 부지불식간에 온 나라를 팔아넘긴 것과 흡사하다.

점점 더 많은 데이터가 당신의 신체와 뇌로부터 스마트 기계로 흘러들어 감에 따라, 기업과 정부 기관은 당신을 알고 당신 대신 결정을 내리기가 쉬워질 것이다. 소수 엘리트가 그런 신과 같은 힘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데이터를 소유하는가?

402

모든 권위를 알고리즘에 넘기고 우리와 나머지 세계를 위한 결정을 믿고 맡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긴장을 풀고 질주를 즐기면 된다. 그것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맡아서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개인의 존재와 삶의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다면 알고리즘보다 아마존보다 정부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 그들보다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빠르게 달리려면 짐이 많아서는 곤란하다. 갖고 있던 환상들은 뒤에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 그 환상들은 너무나 무겁다.

469

다리를 꼬고 앉아 눈을 감고 코를 통해 숨이 드나드는 데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숨을 통제하려고도 하지 말고, 숨을 특정한 방식으로 쉬려고도 하지 마세요. 그저 지금 이 순간의 실체를 관찰하기만 하세요.” --인생의 진정한 수수께끼는 내가 죽고 난 뒤가 아니라, 죽기 전에 생기는 것이다. 죽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삶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전 생애를 한데 묶는 것은 무엇일까?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면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숨 쉬는 것을 관찰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전까지 내가 읽었던 모든 책과 대학 시절 참석했던 모든 수업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정신에 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몰랐으며 그것을 통제할 능력도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몇 시간만의 명상으로도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에 충분하다. 감각이 쾌적하면 더한 갈망으로 반응한다. 화가 날 때마다 분노의 감각적 실체보다 분노의 대상-누군가 한 일이나 말-에만 집중했다. 내 고통의 가장 깊은 원천은 나 자신의 정신 패턴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뭔가를 바라는데 그것이 나타나지 않을 때, 내 정신을 고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반응한다. 고통은 나 자신의 정신이 일으키는 정신적 반응이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더한 고통의 발생을 그치는 첫 걸음이다. 과학은 정신의 신비를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뇌는 물질로 된 신경세포와 시냅스와 생화학 물질의 연결망이다. 정신은 고통, 쾌락, 분노, 사랑 같은 주관적인 경험의 흐름이다. 실제 수행이란 몸의 감각과 감각에 대한 정신적 반응을 철저하게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관찰하고, 그럼으로써 정신의 기본 패턴을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의식은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수수께끼이며, 열이나 가려움 같은 일상적인 느낌 역시 황홀이나 우주적 합일만큼이나 신비로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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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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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녀를 둔 어머니 독자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어떻게 읽어냈을까, 완전히 그 감상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자식은 부모가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란 겉만 낳는 것이지, 속까지 낳는 것은 아니다.

한 인간이 성장하고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역할이 그리 결정적이지 않음을 주디스 리치 해리스에서 재차 확인한 바 있듯이. 자식은 미래에 속해 있고, 부모는 그 미래가 어떤 세계인지를 알지 못한다. 또한 부모는 아이의 성격이 결정되는 데(유전적 영향을 제외하면)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아이들이 집 밖에서 또래들과 함께하는 환경 속에서 사회화되고 성격을 형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식이라는 존재는 그렇다. 바르고 착하고 성실하다고 해도 사랑하기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이 가해자 엄마의 자식은 총기 난사로 몇 명의 목숨을 앗아갔나?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라는 것이 비유가 아니라 묘사라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되는 어머니 ‘수’의 지옥은 긴급 상황을 알리는 남편의 전화로 시작되고, 그 지옥의 17년을 기록한 책이다. 1999년 4월 20일 오후 12시 5분 전화에서 시작된다. 1999년 4월, ‘수 클리볼드’의 17 살 아들 ‘딜런 클리볼드’는 친구 ‘에릭’과 함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을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24명을 부상 입힌 후 자살했다.

“사실 컬럼바인 이전에 누가 우리 삶을 들여다보았더라도, 아무리 고배율 줌렌즈를 들이댔더라도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아주 평범한 모습밖에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수 클리볼드의 아들 딜런은 대학에 가면 컴퓨터를 전공할 계획인 재원이었다. 조립한 컴퓨터로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하고 시각 효과나 음향 효과를 가지고 실험도 하는 수준이라고 이해했다. (위험한 사이트들을 접속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할 모의를 할 것이라고는 ...)

갑자기 죽어버린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남은 딜런의 가족들은 이미 이웃과 세상의 적이 되어 버렸다. 이들은 친적의 배려로 언론과 외부의 눈을 피해 몰래 친척 집에 숨어 들어가, 키우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가해자인 아이들은 죽어버렸다. 남은 가족은, 수 클리볼드는 이후 평생을 괴로워했다. 그리고 자기 삶의 추동력이 될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수 클리볼드로서는 '산 채로 살갗을 뜯어낸 것 같아 압도적인 감정을 막아줄 보호막이 없었다.' 대신 일기를 쓰는 사람이었던 그녀는 거기에 아들과 아들이 친구와 한 일에 대한 복잡하고 모순적인 무수한 감정들을 적어놨다. 입 밖으로 내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었던 상실감을 토해냈다. 본래 사건과 경험을 되살려 정리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자신과 접촉하거나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 법정에서 증언을 해야 하는 곤욕스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며 말해 주는 사람들도 주변에 있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증오했고, 희생자인 아이들을 위해 수 클리볼드가 세운 십자가는 바로 쪼개져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수 클리블드는 지난 16년 동안 단 하루도 격한 죄책감에 휩싸이지 않고 지나간 날이 없었다. 딜런과 에릭이 죽인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 삶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느꼈을 고통과 공포, 죽은 아이들의 부모님, 다친 사람들, 영구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 아들이 한 해동 때문에 세상을 더욱 두렵고 알 수 없는 것으로 느끼게 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16년 동안 반복적으로 자문하는 생각은 '딜런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같은 것. 자신이 막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죽은 사람들 대신 자신의 목숨을 대신 내 줄 수 있었다면... 그러나 아무리 끔찍한 일을 저질렀더라도 딜런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아이였다. 자기 자신 자기 아들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그 대상들이 괴물이 되었다가, 다시 아이가 되었다가. 우울증 등의 뇌의 병이 반드시 도덕적 방향타를 망가뜨리지는 않지만, 판단을 흐리게 하고 현실 감각을 왜곡하여 목숨마저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수 클리볼드는 “딜런이 총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가장 취약한 순간에 이렇게 위험한 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난 위험이 된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법을 논의할 때에는 이런 위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라고 하며 마지막으로 “압도적인 수치감과 공포와 슬픔만큼이나 강한 알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에 따른 순전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쥐고 있을지 모르는 조각들이 많은 사람들이 풀려고 절박하게 매달리는 퍼즐의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배운 것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자, 내 이야기를 공개하는 일이 힘겹더라도 피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하며 사람들의 삶이 위기에 처하기 전에 세상이 모든 이에게 더 안전한 곳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 그 일이 처음 닥쳤을 때에는 , 몇일이 지나도록 희생자들이나 희생자 가족과 친구들의 고통을 떠올리지 못했다. 극한 상처를 입었을 때 우리 신체가 충격을 경험하는 방식이 그러하듯이 심한 심리적 상처를 겪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정신줄을 놓치 않기 위한 매커니즘이 가동되어 한번에 조금씩,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머릿속에 들어온다. 엄청난 힘을 발휘해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방어 기제다. "

 

“내가 아는 건 딜런이 겉으로 우울의 징후를 보였다는 것이고, 톰과 내가 보고도 해석하지 못했다는 거다. 이 징후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 만큼 지식이 있었다면 콜럼바인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클리볼드는 아이의 우울과 자살 충동의 징후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과, 아이가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지 못한 것을 처절하게 자책한다. 우리에게 아이 얼굴 너머에 있는 것을 더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빛을 비추어주고, 도움을 주라고 말한다. 

  

 

“나는 내 가족은 자살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마음속 깊이 믿었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 사이가 친밀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빈틈없고 다정한 사람이라 안전하게 지킬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믿었다. 자살은 다른 집에서나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틀렸다. “

    

 

“우리는 확실을 가지고 아이를 키웠다. 나는 타고나기를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늘 아이들 목에 뭐가 거릴지 않을까 염려하고, 좋은 버릇을 잘 가르치려고 법석을 떠는 편이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첫째와 달리는 둘째 딜런은 차분히 앉아서 하는 논리적인 놀이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딜런은 스스로에게나 남들에게 자신 혼자 힘으로 잘해나간다는 확신을 주려 했었는데, 그런 면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딜런이 삶의 막바지에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랐으니 말이다. ”

 

 

 

"나도 내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비난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낯선 사람이 모인 곳에 가서 딜런과 에릭이 한 짓에 대해 말한다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고립감은 끔찍했다. 불안 정도도 매우 높았고 홀로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남편이었는데, 그 비극 이후에 우리 사이에 생겨난 틈이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그럴 법한 일이었다. 아이가 죽은 뒤에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통계 수치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생활이 무척 힘겨워지는 것은 지당한 일이었다. 가장 흔한 까닭으로 드는 게 여자와 남자가 애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아이가 자라서 어떤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을 슬퍼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들은 자기가 기억하는 아이를 잃은 것을 슬퍼하곤 한다. "

 

 

 

"우리에게도 이런 차이가 확연했다. 나는 딜런이 아기일 때, 아장아장 걸을 때, 어린 아이일 때 십대일 때의 기억을 끝없이 되새겼지만 톰은 딜런이 죽었기 때문에 할 수 없게 된 일들에 매달렸다. 우리는 지독한 폭풍 속에 한 데 묶여 있지만,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인 것이 혼자인 것보다 더 괴로울 때도 있었다. 증오와 비판에 노출되는 것이 힘겹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는 세상으로 다시 나가면서 친절과 관대함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한다는 것은 계속 나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불쾌한 말을 들으며 마음이 다치고 좌절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것이 궁극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

      

내 정체성이 벗겨지고 나자 내가 평생 얼마나 나 자신에 몰두하고 지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늘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랐고 공동체에서 쓸모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서 기쁨을 느꼈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택했다. 내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훨씬 중요했다. 내 가정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좋은 엄마라고 자부했다. 콜럼바인 이후에는 모든 게 허위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냥 나쁜 엄마가 아니라, 세상 최악의 엄마이고 지역 신문 1면에 증오의 대상으로 실리는 사람이었다. 나는 영원히 딜런의 일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소에 찍힌 낙인처럼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내 아들이 한 일이 내 존재에서 지울 수 없는 일부가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내가 아는 건 딜런이 겉으로 우울의 징후를 보였다는 것이고, 톰과 내가 보고도 해석하지 못했다는 거다. 이 징후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 만큼 지식이 있었다면 콜럼바인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임상심리학자이며 콜럼바인 수사 때 조사반 자문이던 퓨질리어 박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에릭이 사람을 죽이러 학교에 갔고 그러다 자기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반면, 딜런은 죽으러 학교에 갔고 그러다 다른 사람도 같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나는 포도덩굴 너머에서 동료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우연히 엿들었다. “아이가 그런 일을 겪는데 엄마가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돼요.” 그 동료와 내가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나는 상처를 받았다. 동료가 내가 딜런의 계획을 알았다고 생각한다는 것, 딜런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끊을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자 딜런이 죽은 직후처럼 돌 연마기 속으로 다시 들어간 것 같았다.  

그 말을 곱씹지 않을 수가 없었고, 나보다 이 길에 들어선지 오래인 유족 한 명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내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당신도 이런 일을 당해보면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 당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잔인한 말을 했는지 깨달음의 기회가 오기를 바라.’”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러나 이런 소원을 빌지는 않을 거예요. 그 사람도 사실은 이런 일이 자기에게는 일어날 수 없다고 안심하고 싶은 것일 뿐이니까요.” 우리는 그때 주차장에 있었는데, 그녀가 내 차 뒷자석에 있는 자살 예방 소책자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가 싸우려고 하는게 그런 무지잖아요?”그러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누가 그걸 알겠어요. 나도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리라는 건 몰랐어요.”  

 

"슬프고도 무서운 진실은 언제 우리가(혹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심각한 뇌건강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가정에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십대의 경우에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양육’이란 한 사람이 접하는 모든 환경적 요소를 가리킨다.”

 

"아무도 다친 무릎을 의지와 용기로 낫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낙인을 피하려고 스스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만 한다.”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아이에 대한 맹목적 사랑 때문에 걱정스러운 행동을 보지 못하거나 나름대로 납득하려고 노력한다. 문제의 아이가 '착한 아이'이고 부모와 사이가 좋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행동들을 뚜렷이 직시하고, 무언가를 감지했을 때 행동으로 옮기기는 무척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회가 닥칠 것이다.”

   

“상태가 좀 회복되고 나면 방금 전까지의 내 생각이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왜곡되어 있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딜런이 터무니없는 길로 가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옳은 길을 간다고 생각할 수 있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수 클리볼드와 그녀의 아들 딜런의 어릴 적 한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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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소노 아야코 컬렉션 2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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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상 체험이 아니라 지식으로만 터득한 것은 나의 피와 살이 될 정도의 정열로 발전된 것은 거의 없었다. 축적된 지식이 나의 체험에 힘입어 하나의 사상이 된 적은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 교육 받은 것 중에는 순수하게 그 자체가 나의 신조가 된 것은 하나도 없었던 거 같다. " 
 

 
주어듣고, 보고읽고 하는 것들은 한 사람이 성장하는데 훌륭한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거다. 
그러나 자신의 상태가 지금 단단한 돌덩어리 같다거나, 젖은 장작 같은 상태라면, 아무리 충분하고 좋은 지침도 그를 활활 타오르게 하기 어려우리라. 

  나 지금 독서의 무용함을 떠들어대고 있는 거? 그럼에도 읽는 일에 미련을 버릴 수 없어라.

  막연하게나마 독서를 함으로써 나란 사람이 이치를 깨우쳐가고 있다고 기대를 했던 게지.

  지식을 얻으려 하는데는 독서가 아주 유용할거다만,

내가 얻고자 하는 지식은 또 그런 1+1=2 가 된다는 류가 아니라서,

 

방법은 하나 그냥 주어진 시간들을 살아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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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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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59쪽   
 

우리가 아름다운 것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우리 인생이 여러 가지 문제로 가장 심각할 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낙담한 순간들은 건축과 예술로 통하는 입구를 활짝 열어준다. 그러한 때에 그 이상적인 특질에 대한 굶주림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신이 잘 정돈되어 너저분한 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콘크리트와 나무로 이루어진 하고 텅 빈 공간에 햇빛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 아름다운 것을 구매하려는 것은 사실 그것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갈망을 처리하는 가장 무미건조한 방식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과 자려고 하는 것이 사랑의 감정에 대한 가장 무딘 반응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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