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 스물아홉, 임신 7개월, 혈액암 판정
이미아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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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힘든 거다. 10, 20대에도 분명 힘든 순간이라거나 나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지 싶은 게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 겪고 있는 일이 가장 힘들다, 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마도 중학교 때는 초등시절이 좋았다고 그리워하며,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다닐 때가 편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 할 때의 별일의 경험치가 늘어나기 때문.

 

게다가 아이들과 남편까지 있는 상태에서 마주하는 암이라는 풍파.

 

그럼에도 이 책에는 그 모든 굴곡들이 담담하게 써져 있다. 그리고 입원병동에서의 환자 관찰기도 있다. 이 부분 많이 공감했다. 나도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동생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왕복했다. 동생은 나에게 말로는 내일은 오지마. 했지만 하루 이틀 병원에 가보는 일을 거르는 날은 다소 침울하게 있었다고 간병인 아주머니가 다음 날 가면 전해 주셨다.

투병 기간 동안의 환자의 마음과 환자 보호자로 지내는 마음의 간극.

누가 기자님 아니랄까. 솔직 담담 여과 없이 ㅎㅎ;; 그리고 이분에게는 <한시>가 있었다.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대상으로 가족이 아닌 무언가는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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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3-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 문장, 무척 공감합니다. ㅜ..ㅜ

icaru 2018-03-19 10:50   좋아요 0 | URL
아.. 우리네 인생 넘 고단합니다 ㅠ.,ㅠ
 
마흔통 - 상처입은 중년의 마음 회복기
마크 라이스-옥슬리 지음, 박명준.안병률 옮김 / 북인더갭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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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위기라는 것이 나만 곱게 지나갈 리가 없다. 곱게? 그래, 고운 삶을 사는 이는 누구이며, 도대체 몇이나 될까? 있겠지만 많이 궁금하지 않다. 이젠 부럽지도 않다. 나는 나일뿐이며, 삶은 삶일 뿐이다. 우리가 자신을 잘 대하기 위해 애를 쓰건 말건, 삶은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마흔 지나고 겪게 되는 권태 혹은 무력감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꽤나 공감이 되었다. 물론 나는 항우울제나 수면제를 복용해야 할 만큼 힘들다거나 하지 않지만, 인생에 있어 중압감으로 오는 피로함과 비루함, 불안함으로 비슷한 심리에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인간극장에서 아이가 많은 집 이야기 편은 놓치지 않고 보는 것처럼, 우울감 유사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또 읽는 데서 위로를 받는 것과 다르지 않지, 아마 그런 맥락일 것이다.

 

이 책의 이 분투기가 나에게, 단순히 한편의 상처 입은 중년의 마음 회복기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닌 이유.

 

앞으로 나는 이 책을 또 몇 번인가 반복해 읽으면서 위로를 구하는 사이클이 생길까? 하는 생각도 했다. 나도 나지만, 나의 배우자도 직장에서, 집에서, 분투중이라 마음관리가 필요한 사람인데 라는 데에도 생각에도 미쳤다.

 

정말 나에겐 예사롭지 않은 책이고, 나머지 인생을 살며 몇 번은 이 책 재독삼독하겠지 싶으다.

 

 

독일 작가들은 우울증의 대가들이다. 대학에서 읽은 수많은 독일 책의 주인공들은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좌절에 빠지거나 우울증에 시달렸다. 파우스트는 그중에서도 할아버지 격으로 중년의 삶에서 아무것도 건진 것 없이 근원적인 우울증에 빠진 인물이며 삶을 기억할만한 것으로 남기기 위해 기꺼이 악마와 계약을 체결한 인물이다. 요즘 존재론 절망에 관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나는 곳곳에서 그런 사람을 목격한다. ...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

 

“<네덜란드>에서 조지프 오닐은 부모로서 겪는 피로감을 잘 그려냈다.

 

우리 삶에서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그것은 권태다. 일터에서 우리는 지칠 줄 모른다. 그런데 집에서는 아주 작은 원기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로운 권태감에 빠져든다. 밤에 제이크가 침대에 가자마자 우리는 조용히 물냉이와 반투명 국수를 먹는데 아무도 그걸 치울 기운이 없다. 교대로 욕실에 들어가 씻고서는 티비 쇼가 끝나기 전에 잠에 빠지고 만다.

 

우울증과 부모됨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둘 다 인생에서의 급격한 사건이며 아주 긴 고투이기에 편안해지기까지는 어려운 시절을 겪어야 한다.

 

우울증으로부터 배운 교훈이 있다면

책의 마지막 장이자 최고의 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는 자기연민, 분노, 비난을 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일 뿐이며, 삶은 삶일 뿐이다. 우리가 자신을 잘 대하기 위해 애를 쓰건 말건, 삶은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나는 다시 아이를 키우는 일에 뛰어든다.

 

삶이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빙빙 도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고. 몇 시간씩이나 물끄러미 소파에 앉아서 내 머릿속의 시간을 되돌리고 예전으로 돌아가 상황을 개선시켜보려고 했지.”

 

나는 우울증을 보이지 않는 모욕이라고 불러. 아무도 그 병을 볼 수 없지.

 

다른 사람도 이걸 겪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이해할 수 있게.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왜 그렇게 약하고 멍한지, 예전의 나의 반도 못 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나는 행복하게 자랐고, 충분하지만 너무 과하지 않은 관심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즐겁고 폭넓은 자유를 누렸다. 나는 왜 내가 인정과 칭찬과 위신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네 명의 아이가 자라는 가정이라면 재빨리 그 반대를, 즉 관심이 나에게 머무는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내가 다시 시작한 또다른 것은 체스다. 그리고 나는 지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정말로 그러지 않는다. ... 나는 질 때마다 그 불쾌함의 도가니 속에 앉아서 호기심을 갖고 그것을 분석하고, 그것이 정말 세상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몇 달 전의 나에게 그것은 거의 세상의 끝이었다. 이것은 단지 무작위적인 순간이며, 성공과 실패는 다루기 힘든 개념이다. 우리가 하는 것들을 다른 용어의 틀에 집어넣는 것이 최선이다.

 

그 다음에는 이것이 있다. 이 책. 내가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은 꼬리를 무는 생각 때문에 혼란스럽고, 공포감에 정신이 나가고, 밤에 머리카락을 쥐어 뜯고 거울을 들여다보고 두 눈에 끔찍한 질문을 던지는 당신을, 우울증 초기에 있는 나의 가련한 동료 환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이것이 모두 계략이라는 것을, 핑계라는 것을 깨닫는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나를 위해 쓰고 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이기고 지는 게임이고, 나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였다. 그러나 누구에게, 그리고 왜 나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걸까?

 

경쟁의 반대는 연민이다.

 

나는 정확히 당신이 묘사한 것처럼 느꼈어요. 다른 사람이고 싶은 갈망, 세상에 존재하는 것조차 원하지 않고 내가 없으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더 잘 살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 갈망 말이에요.”

 

나는 뇌의 질환이 편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신병은 라이프스타일이나 스스로의 선택, 나약한 성격과는 관계가 없다.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기이한 일에 대처하지. 그건 대개 여러 달이 걸리는 것 같아. 대처라는 게 단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그건 인생을 바꾸는 과정이고, 오랜 동안 겪게 되지. 그러고 나면 좀더 많은 주름과 회색 머리칼, 그리고 뱃살처럼 두둑해진 경험과 함께 다른 세상을 맞게 되는 거야.

 

자주 인용되는 사례는 노예 에픽테토스의 경우다. 그는 주인에 의해 쇠사슬이 채워졌지만 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는 피부를 금속 잠금장치에 비벼대며 벗어나려고 해봐야 오히려 자신을 다치게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받아들여라. 비가 퍼붓는데 피신처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다면, 물에 젖는 것이 얼마나 나쁠지 또는 해가 반짝이면 얼마나 좋을지에 관해 고민하지 마라. 그냥 물에 젖어 그게 정말 어떤 기분인지 겪어봐라. 그것이 이 병에 관한 근본적인 진리, 내가 이제 겨우 이해하게 된 역설이다.

 

레몬나무는 죽었다. 그것을 몇 달 동안 불행했다. 물론 겨울 동안 안으로 들어와야 했고, 어둠이 발언하기 시작한 지난 연말까지는 거의 늘 생기넘쳐 보였다. 나는 화분에 심고, 영양분을 주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그저 레몬나무를 나쁘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열매는 녹색이었고 딱딱했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개씩 떨어지더니 나중에는 한꺼번에 수없이 떨어졌다. 결국 겨우 아홉 개 정도만 남았다. 불길한 비늘 같은 것이 나뭇가지를 휘감고 오르기 시작하며 녹색을 옅은 갈색으로 바꾸어놓았다. 아마 그것은 우울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소설이었다면 그 나무를 모방하여 자연주의적인 글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개화하는 나무를 나의 쇠약과 연결하고, 나의 회복을 나무의 죽음과 연결하고, 하지만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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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독서의 힘 - 출퇴근 시간에 만드는 독서습관과 책 읽기
안수현 지음 / 밥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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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책을 읽을 때가 몰입의 즐거움이 큰 것은 맞는 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읽은 책들이 쌓이면 우뚝 솟은 나 자신이 되어 있을거라는 이야기들에는 반신반의한다. 그렇지만 시간을 보내는 한 방법으로써~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고, 아무리 바빠도 읽고 싶은 책은 짬짬히 읽을 수 있다. 의지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본능의 영역이 아닐지. 단 이 단계에 이를 만큼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분야가 있어야겠지만.

 

직장다니며 일하는 젊은(? 내년에 마흔이라니 젊은 거고, 아이도 어리고) 엄마가 자기가 읽은 책들을 인용하며 인생에서 책읽기가 왜 필요하며 그것을 일상에서도 실천하는 노하우를 전하며 책일기를 독려하는내용의 책이었다. 작가 개인으로서는 보통 치열한 도전과 의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작가에게 박수를!!!!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라는 글을 쓴 김정운 교수의 인터뷰 중에서

50대가 된 작가님이 생각하는 성공한 삶은 어떤 삶인가요?

사람들은 돈 많이 벌고 지워가 높으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일부고요. 성공한 삶의 조건은 재미있느냐 예요. 아침에 일어나면 즐겁고 내일을 생각하면 설레고, 그게 성공한 삶이에요. 그리고 설레는 삶의 조건은 공부하는 삶이죠. 자기 좋아하는 걸 찾아내서 그걸 죽을 때까지 공부하다 보면 매일 즐겁고 가슴 설레는 거예요.“

 

가끔은 손가락질 받고 넘어지고 상처받더라도 내 인생이니까 용기를 내서 내 뜻대로 살아봐야 한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40대 직장인 1,600여 명에게 당신이 현재 하는 일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과 대학 시절 가장 도움이 된 수업은 무엇인가?’ 물었더니, 뜻밖에도 90% 이상이 글쓰기라고 답했다 한다. ..졸업생들은 막상 사회에 나가 보니 현장 업무의 50% 이상이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글쓰기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글이 써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언제였는지 가만히 생각해 본다. 새로운 사건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글이 써졌다. 항상 같은 생활 패턴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서는 새로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책은 새로운 사람의 생각을 만나게 해 준다.”

 

수필 문학의 꽃을 피운 공로자로 인정받는 영국의 수필가 찰스 램은 인도회사에서 회계원으로 일하다가 50세가 되어서야 정년퇴직했다. 몇 년 후 그는 자유롭게 쓰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자신을 축복해준 동료 여직원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바빠서 글을 쓸 수 없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글을 쓰지 못합니다. 좋은 생각도 바쁜 가운데서 떠오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케오 와타나베 미국 브라운대 인식언어 및 심리학과 교수팀은 학습 능력에서는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별 차아기 없지만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하는 능력에서는 노인이 젊은이보다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부를 어렵게 느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실험을 진행한 9일 동안 실험 초기보다 후기에 노인의 인지 능력이 훨씬 향상됐다고 한다. 반복해서 훈련할수록 노인들의 시각 판별력이 젊은이들만큼 좋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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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 비즈니스 정글보다 더 위험한 스위트홈에 대하여
레슬리 베네츠 지음, 고현숙 옮김 / 웅진윙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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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분명 바뀌고 있다

. 변화를 일으키는 기본적 요인이 2가지 있는데, 바로 평균 수명 증가와 출산율 저하다. 양육을 위해 여성이 5년이나 10년 정도 일터를 벗어난다고 해도 이는 전체 인생을 놓고 보면 짧은 기간이다. 그러니 무슨 일을 하며 인생을 보낼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두려워한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대개 사람들은 정말로 자유를 원하지 않습니다. 책임감이 뒤따르니까요.” 책임감이 두려운 것은 누구나 그렇다. 그러나 결과를 생각하면 오히려 의존을 두려워해야 한다.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이 자신의 삶을 사는 어른으로서 치러야 하는 도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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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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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법인가보다. 20대 초반의 내 좋아했던 영화 배우는 제니퍼 제이슨 리였다. 조지아, 돌로레스 클레이본, 허드서커 대리인,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분노의 역류... 등은 내가 한참 영화들을 볼 당시에 이 분 참 집중적으로 영화도 많이 찍었어.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이 책에 한편도 등장하지 않는데, 나는 왜 제니퍼 제이슨 리의 얼굴이 자꾸 떠오를까.

 

 

상처받은 자의 거친 내면을 보여주는 연기, 다부진 듯 꼭 다문 그러나 슬픈 듯 쳐진 입매.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 중에서 세 편은 메릴스트립이 나오는 영화이고, 그 세편은 모두 보았다. 그것도 좋아서 두 번 이상 봤던 영화다. (디 아워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봤던 영화에 대한 기록은 역시나 공감도 되고, 인상적이기도 하다.

 

 

 

맘마미아의 경우 되게 아이러니했던게 나는 정희진 님의 글을 한겨레 강연 인터뷰를 엮은 책 중에 하나인 ‘21세기에는 바뀌어야 할 거짓말에서 처음 봤다. 너무 재밌어서, 강연도 결재해서 들었다. 강연을 더 재미있게 했다. ‘잘나가는 페미니스트라고 이름 석자 앞에 달아주어도 무색하지 않은 분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2005~7년 경인데~

 

맘마미아 리뷰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08년도에 맘마미아를 봤는데, 그때 모든 것이 서러웠고, 엄마는 병원에 계시고, 딸과도 문제가 있었고, 심지어 극장 할인 때문에 카드를 신청했으나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발급을 거절당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저그랬던 영화도 어떤 측면에서는 다시 조명해 볼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개인적인 호불호가 작가와 다른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러나 그것이 호불호의 문제인지, 내 감상 소견의 한계인지. ;;;;

 

 

영화 문라이트에 대한 글에서는 많이많이 공감했다. 영화를 보던 당시의 울컥함도... 정말 좋았던 영화 음악도...!

 

그래서 이 리뷰는 문라이트에 대한 정희진 작가의 글을 발췌하는 것으로.

 

 

“ <문라이트>가난한 흑인 게이 소년의 성장담이라고 요약하는 것은 폭력으로 느껴진다. 백인이 나오면 영화고, 흑인이 나오면 흑인 영화인가. 이 영화는 장면, 음악, 연기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영화의 전반적 색채는 인디고블루와 검은색 사이에 있다. 흑백? 흰색도 흑색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명도와 채도가 다르다. 방황하는 소년을 돌보고 밥을 챙겨주는 흑인 커뮤니티의 여성, 그들의 식사 장면도 내겐 짙은 푸른색으로 보였다.

 

하지만 흑인 영화임을 의식하는 것이 정치적,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해도, 인종 정체성이 배경의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다. 나도 다른 관객들처럼 흑인이 나오는 영화 중에서 농구, , , 교도소가 안 나오는 영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나는 흑인 영화에 나오는 노래가 싫다. 흑인 영가도 진부하다. 그들의 노래는 언제나 시끄럽거나 성가대 풍이어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문라이트>는 미국의 흑인주의감독 스파이크 리 이후 흑인 영화의 분수령일지도 모른다.

 

현실은 이렇다 미국 흑인 남성 인구는 전체 인구의 6.5%이지만, 그들은 교도소 수감자의 40.2%를 차지하고 있다.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흑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면, 미국에서 흑인 남성의 인생은 열일곱 살에 결정된다. 마약을 하거나 교도소에 가거나 총에 맞아 죽거나 학교에서 살아남거나.....

 

그래서 문라이트는 약자에 대한 동일시 없이는 감상하기 힘들다. ‘흑인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모든 장면이 아름다운 이 영화를 온전히 몸에 담을 수 없다. <문라이트>의 아름다움은 자신의 존재(흑인이며 게이)를 존중하고 지켜내면서도 부드럽고 연약한 마음을 간직한 인물들에 있다. 내가 여성으로, 혹은 흑인으로 태어나기를 선택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나는 그렇게 태어나서내게 적대적인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

 

문라이트에서 블루가 어린 주인공에 해 주는 말.

"얘야 명심해. 이 세상에 흑인이 없는 데는 없어. 지구의 첫 인류도 흑인이야. 쿠바에는 흑인이 많아. 여기선 알 수 없지. 나도 너처럼 예전엔 키가 작았어. 달이 뜨면 신발도 안 신고 뛰어다녔어.  한번은 할머니 옆을 뛰다가 소리를 질렀어. 할머니가 나를 세우고 말했어. "뛰어다니며 달빛을 잡으려 하다니, 달빛 받으면 검둥이들은 파랗게 보여. 널 이렇게 부를게. 블루. 때가 되면 스스로 뭐가 될지 정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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