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s

 

 

 

 

 

 

 

 

 

 

슈베르트의 즉흥곡 op. 90 의 네 곡을 좋아하고 특히 3번을 좋아한다. 왼손의 아르페지오 속에 인생이 일상이 깔려 있고, 오른손 연주가 추수를 하듯 일상을 갈무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삶이 고단할 때는 고단할 때대로, 여분이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는 또 그런 때대로 뭔가 관조하는 느낌이면서 자유로운 느낌이라 좋아한다. 음악이 좋아서 나에게 오는 데에는 이유를 갖다 붙이는 일이 애매하다. 이것은 내 인생의 음악이야! 그냥 그렇게 여겨지는 것을 어쩌겠는가?

 

나는 인간극장을 나중에 몰아서 다시보기 하는 사람인데, 특히 아이들 여럿키우는 집 이야기 나오면 꼭 보는데, 3~4주 전에 방영한 서른셋에 다섯아이를 둔 아이엄마 이야기를 보고, 음...

 

방영 내내 흐르던 올드한 느낌의 팝이 있었는데, 꽂혀서 잊히지가 않았다. 몇 일지나고 그러하길래 검색해 보니까, Manfred Mann`s 어스밴드의 questions이라는 곡이다.  이 곡이 슈베르트의 즉흥곡 작품 90의 3번에서 가져 왔다고 한다. 

 

1976년에 발표한 곡이라던데.

 

노랫가사 중,

질문을 했더니, 질문에 대한 질문으로  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홀로 사색하는 일만 남겨졌다고 한다.

 

아... 그 심오함에 갈길 몰라 한다. 지금의 내가...

 

questions은 내 인생의 영화 음악으로 등극하였다.

In a dream
it would seem I went to those
who close the open door
Turning the key,
I sat and spoke
to those inside of me

They answered my questions
with questions
And pointed me into the night
Where the moon was
a star-painted dancer
And the world was
just a spectrum of light

They reached
to my center of reason
And pulled on the touchstone
that's there
The shock of that light had me reeling
And I fell into the depths of despair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난 것 같았어
그 사람은 열린 문을 닫았지
난 열쇠로 문을 잠그고
내 안의 그 사람과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 사람은 내 질문에
다시 질문을 하더군
그리고 달님이 별님에 휩싸여
춤추는 듯한 밤으로
나를 향하게 했어
세상이 마치
빛의 스펙트럼 같았지

그 사람은 내 이성의
중심으로 다가와
원래부터 그 곳에 있었던
판단의 기준을 자극했어
새로운 사실에 놀란 나는 휘청거렸고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 들었어



- 간주 -

Turning the key,
I sat and spoke
to those inside of me

They answered my questions
with questions
And they set me to stand on the brink
Where the sun and the moon
were as brothers And all that was left was to think

They answered my questions
with questions
And pointed me into the night
The power that bore me
had left me alone
To figure out which way was right

문을 닫고
자리에 앉아
내 안의 그와 이야기했어

그는 내 질문에
다시 질문으로 답하고는
해와 달이 만나는 곳의 가장자리에
날 서있게 했어
그리고 내게 남겨진 건
사색하는 것뿐...

그는 내 질문에
다시 질문으로 답하고는
나에게 밤을 향하도록 했지
나를 궤뚫어 버린 그 힘은
날 혼자 남겨 둔 채 떠나고
무엇이 옳은지 고민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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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3-1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youtube에서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가사가 무척 심오하군요.
질문으로 대답하게 한, 그 원초 질문은 무엇이었을까요...

icaru 2016-03-15 09:08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궁금해요! ˝산다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같은 것이었을까요?
검색하다 보니, 이 곡은 당시 팝 깨나 듣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외치는
˝ 너 이 거 들어봤냐, 안 들어봤으면 말을 하지마!˝ 같은 곡이었다고 하네요. ㅎ

그런데 혹시 인간극장 사랑해 이말밖에 편, 보셨어요. 아이엄마가 위암 4기였어요. 방송하고, 2월 23일에 타계했다는 말을 듣었어요. ㅠ

2016-03-15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5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들어서, 그런 생각한다. '맞아, 직장이란 이런 데였어.'

진짜 묵혀 뒀던 옛날의 얻어맞던 그 둔중한 감각의 통증을 되살리고 있다. 나도 이제 연륜이 있어놔서, 태연하게 그 숱한 상사의 잔소리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듣고는 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 자리로 와서 하던 일을 이어서 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서는 침울해진다. 침울해지게 만드는 종류의 일은 많다. 윗사람의 꾸지람이나 잔소리 등은 어제 오늘 겪었기 때문에 떠오른 것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침울해지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는 것이다. 퇴근해오면 내가 해주기를 기다리는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철저히 외면해 버리고 드러누울 곳을 찾아 직행하게 된다. 잠이 오면 잠을 자는데, 그마저도 안 될 때는 애정하는 피아니스트의 실황 영상을 보고는 하는데, 그것마저도 귀와 눈과, 결정적으로 뇌를 다스려 주지 못할 때는 게임을 한다.

도형의 모양을 같게 열이나 행을 맞춰서 눈앞에서 해치우는 것. 그러다가 생각했다.

십자수 같은 것을 할까보다. 엑스 자를 그리면서 도면이 드러나게 하는 작업. 오로지 바늘을 뺐다 박았다 반복하는 단순 작업 같은 것은 그 어떤 항우울성정신의약품보다 몸에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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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1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빠질 것 같고,어깨와 고개가 넘 아파 오십견에 엄청난 희생양이 될까봐 실은 저도 요즘 손자수나 십자수,퀼트 뭐 이런걸 배우고픈데 두려워 시작을 못하겠는ㅜ
며칠전엔 손자수 책을 좀 뒤져볼참이었는데 우째 저랑 생각이 통하셨습니다ㅋ

근데 십자수는 정말 다시 하고파요
따로 배우러 가지 않아도 되고,태교적 어린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전 큰애 태교때 만들었던 작품?을 액자에 담아 식탁위에 올려두고 매일 홀로 감상하는데 느낌 새롭더라구요ㅋ

확실히 생각컨대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작 거리는게 잡생각 없이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는 좋은 케이스인건 맞는 것 같아요^^

icaru 2016-02-18 13: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손꼼지락거리기 좋아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일명 손재주 있는 사람들~
책나무 님도 보면, 그 과이신듯해요!
저는 저어언혀 ~ 라지만, 머리를 텅~ 비우고 몰두할 수 있는 일로선 그만한게 없는 듯해요!!

책읽는나무 2016-02-18 14:15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손재주랑은 상관없이 저의 독자적인 길? 일방통행입니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저더러 너무 못만든다고ㅜㅜ
그래서 배우는 것에 늘 주눅이 들어 있어 그냥 속편하게 나 혼자 쉽게 할 수 있는게 없나?찾고 있어요ㅋ
십자수가 딱이죠ㅋㅋ

오거서 2016-02-1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식 -> 잠 -> 피아노 연주 감상 -> 게임 -> 자수 식으로 침울함을 이겨낸다는 말씀을 귀담아 듣겠습니다. ^^

icaru 2016-02-18 13:5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다른 사람들은 저 프로세스 안에 `음주`가 있다고 하던데요,,,
음 저는 의식적으로 혼자서는 술은 안 마시는 ㅎ,ㅎ::
오거서 님의 해법도 궁금하네요~

다락방 2016-02-1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혼자서 술마시는 걸 아주 즐기는데요, 혼자 술 마시면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시보기 하면서 풀어요. 리모콘으로 방향키 조정해가면서 이 나라 볼까 저 나라 볼까 생각하다가, 그래 오늘은 이탈리아다, 하면서 방송 보고 홀짝홀짝 술마시면 참 그게 좋더라고요. 남동생은 <나는 자연인이다>를 봐요. 그건 또 그대로 좋더라고요. 사람들과 섞여살지 않고 혼자 멀리 동떨어져 사는 삶이요. 직장생활에 지쳐서 그런지 그런 삶을 보면 이제는 편하겠구나 싶어져요.

달콤한 케익 같은 거 먹고 바로 쓰러져 자기, 같은 것도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수를 해볼까, 하는 그 심정, 저도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컬러링북인가? 그걸 사서 칠해보기도 했죠. 그도 얼마 못가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색연필도 사놨는데. -_-

icaru 2016-02-18 15:00   좋아요 0 | URL
오! 방법은 나름 다양해요~ 그죠? 단 것 먹고 자는 것도 저 잘 해요! ㅎㅎ

걸어서 세계속으로, 나 나는 자연인이다 를 보는 그림도 제게는 쉽게 연출 가능한데요.. 자연인이다를 채널 돌리다 보게 되는데, 어떤 날은 한참을 보고 앉아 있어요 ㅎㅎㅎ;; 개그맨 그 누구죠?
걸어서 세계속으로 는 어떤 날 보고 있음 배가 아파요.... 부러워서..
다녀본 사람들은 추억을 상기하는 데 그보다 더 안성맞춤인 게 없다고들 하더만요...

컬러링 북 아하하하! 오프 독서 모임 친구들도 알고 보니,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한 권씩들 사본 경험이 있더라고요~

심지어는 재봉틀을 돌린다는 친구도 있어요... 치마도 만들어서 입고 다니던데...

결론은 현대인들은 침울한 날, 스트레스 받는 날이 많다는 것이죠.. 침울함의 다양함 만큼이나 여러 해소책으로 풀어보는 것도!!

침울할 때 혼자서 술 마시는 일... 나름 해법인데, 이게 뭐랄까요.
상습적? 습관적?이 된달까요~ ㅎㅎ;;

기억의집 2016-02-1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손으로 하는 뭔가를 하고 싶은데.... 왜 이리 주저주저 할까요!!
회사일도 힘들고 가사도 힘들고 워킹맘의 어깨는 너무 무거운 것 같아요.,저의 언니는 큰애한테 일하고 집에 오면 너무 힘들어 빨리 군대 가라고 등 떠밀고 있어요. 너 하나라도 빠지면 자기 편하다고....

icaru 2016-02-18 18:10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제 미래의 모습이어요~ 아들 등 밀어내다! 물론,, 그 때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지 아닐지는 알 수가 없지만요..! 나에게 유능하지 못한 지점이 있다면, 그 한계를 순순히 인정해야 하는데, 해결도 못하면서 안달을 하고, 작은 말에도 큰 상처를 받는 액션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들더라고요...
저뿐만 아니고,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 그 누군들 사는 게 쉬울까요... ㅎㅎ ;; 그렇겠죠? ㅎ

별족 2016-02-1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음, 모두에게 생선으로 만든 옷을 주겠어,라고 결심했던 해가 있습니다. 그것도 손바느질로. 손재주도 없는 인간이, 자신의 무력감을 달랠 목적으로 입지도 못하는 쓰레기들을 선물한 해였습니다-_-;;; DIY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그래도 쓸모있다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먹지도 입지도 못하는 것을 만드는데 부속처럼 일하다가, 소용있는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있다는 감각 말이죠.

icaru 2016-02-18 18:13   좋아요 0 | URL
아!! 그것이 수공예의 매력이군요!!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점. 아는 분들도 자녀들 초등학교에서 하는 엄마 동아리학교 다니면서 목공예로 화장대나 작은 수납장 같은 걸 만들어오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노후에 작업장 갖고 만드는 일을 계속하는 게 꿈이라고!

생선으로 만든 옷이라~ 음... 비늘이 달렸나요? ㅎㅎ;;

별족 2016-02-19 03:09   좋아요 0 | URL
음, 생선은, 생일선물,입니다. 줄임말 잘 안 쓰는데, 왜 쓰고 싶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_-;;;
사실, 그 해 첫번째 선물을 꼬매고는 나가떨어져서, 겨우 마지막 생일선물을 꼬맸는데 맞지 않아서 제가 입는다는.

icaru 2016-02-21 00:55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게 듣고 보니... 생선 줄임말을 처음에 못 알아들은 제 자신이 의아하네요 ㅎㅎ
저도 줄임말 아주 간혹 쓰는데 재밌는 어감일 경우 한번씩 써보거든요.. 빠바((빠리바게트) 같은 말요... ㅎㅎ;; 그런데 잘 못 알아들으시길래 요즘엔 안 쓰는...ㅋㅋ 언어라는게 사회성을 갖는지라 ㅎ

실비 2016-02-2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단순 작업이 더 좋을때가 있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집중도 되공^^
전에 비즈도 배우고 참 많이 만들기도했었는데
눈은 좀 아파도 만들때 재미있었던거 같아용^^
잘지내셨어욤?^^

icaru 2016-03-04 17:20   좋아요 0 | URL
아!!! 실비 님 어찌 지내셨어요!!
예쁘게 엮은 꽃다발이나 눈이 시원해지는 식물을 볼 때, 가끔 님이 생각나곤 하여용 ㅋㅋㅋ
실비님도 손으로 만드는 것~ 좋아하실 듯...
근황이 궁금하네요...
님 서재로 넘어가 읽어봐야겠어요@@!!

북극곰 2016-03-15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직장이란 이런 데였어.`에 꽃힙니다. 저도 복귀하고나서 이래저래 많이 부대끼고 있습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ㅋ. 그저 생각없이 예능프로만 돌려보다가 허해지면 책을 사곤합니다. 사실, 스트레스가 심한 나날에는 책을 읽고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긴 한데요, 괜시리 억울해져서 사놓기.라도 하게 되어요. 작가란 무엇인가 두 권 주문했어요. 저를 위로해주겠지요. ㅠㅠ 이카루 님도 화이팅!
 

이런 사진도 잘도 간직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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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2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끝이 언젠가 오기야 오겠지.

보상 심리처럼, 평달 5개월치 구매할 분량의 책들을 주문해서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 놓기는 했지만, 그 무엇으로도 해갈이 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일이 있었다. 기억하면 괴로운 일이 있다는 것. ㅠ,ㅠ)) 그래서 서재고 뭐고 아웃오브안중. 이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을 해야 할 것은 꼭 남기자며, 정색하고 들른 알라딘 서재이다.

 

전기현의 씨네뮤직을 보는게 주말의 낙이다. 좀 됐는데, 신년 특집으로 모짜르트 음악 특집이 있던 날 보게 된 영화 소개 내용을 말하려 한다.

루이지 코멘치니 감독, 영국의 작가 플로렌스몽고메리 원작의 소설 '오해'를 원작으로 서로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비극을 다룬 영화인데, 모짜르트의 선율과 합쳐지면서 보는이의 눈물샘을 자극하고야 마는 1966년 이탈리아 영화 <천사의 시>이다.

 

5학년 때였나, 티비에서 방영해 주어서  줄줄 눈물을 흘리며 보다가 일기장 한 켠에 "천사의 시"라는 영화 제목을 적었더랬다. 괄호하고 '내 인생의 영화'라고 적어더랬다. 그런데 12살 이후로 이 영화를 다시 만나지 못했고, 내 유년의 기억 저 깊은 곳에서만 잠자고 살아숨쉬고 하고 있던 영화였다. 어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애쓰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고, 장녀라고 어른대하듯 대우를 받았던 열두살의 내가 이 아이에게 감정 이입이 안 될 리가 없었다.

 

호수를 낀 대저택, 아빠는 어린아들을 만나는 게 겁이난다. 특히 여섯살 둘째 아들 때문에. 아내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아빠는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다. 형 안드레아는 듣고 싶지 않다. 어린 소년은 슬픔에 대처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아빠에게 도움이 되는 아들이고 싶어서, 어린 동생에게는 극구 엄마의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형 안드레아. 아빠는 안드레아를 다큰 어른 대하듯 한다. 그도 아직 어린 아이인데, 엄마의 굿나잇 키스 없이 잠을 청해야 하는 것도 무서운 아직 아이인데. 아빠가 곁에 같이 있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어쩐지 아빠는 그런 마음을 몰라 준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날 형제의 잠자리를 봐주던 아빠는 엄마를 찾으며, 엄마는 죽었냐고 묻는 둘째 밀로의 말에, 큰아들 안드레아를 무섭게 쳐다본다. 밀로에게 무슨 일만 생기면 안드레아 탓을 한다. 언제나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안드레아를 마음을 알아주는사람은 아무도 없다. 형이니까 강해야 하고, 남자니까 울지 않아야 한다고만 한다.

 

 

 

 

 

 

호숫가 구부러진 나무에 매달려 나무가가 갈라지는 소리를 들으며 닫힌 마음을 위로하는 안드레아. 결국 두 형제는 호수에 빠지고, 아빠는 여전히 밀로 걱정 뿐인데, 밀로는 다행히도 괜찮지만, 안드레아가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바위에 부딪쳐 척추를 크게 닥치게 된다.

 

 

 

"선생님, 작문 숙제를 다 못했어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도 작문숙제 걱정을 한다. "집에서 못했어요. 아빠가 도와주지 .."

안드레아의 끝내지 못한 숙제를 보고서야 , 아빠는 깨닫는다. 자기의 슬픔에 빠져 안드레아의 슬픔을 미처 돌보지 못했다는 것을. 아들이 더  슬플 수 있다는 것을 아빠는 늦게서야 깨닫는다. 아빠의 눈치를 살피고 동생을 돌보며  엄마를 잃은 슬픔을 홀로 견디던 외로운 천사 안드레아는 아빠의 슬픔을 뒤로 하고 엄마의 곁으로 날아간다.

 

커다란 저택 물질적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환경 그러나 그곳에 사는 어린 소년들은 알 수없는 허기와 슬픔에 시달린다. 모든 게 흘러넘쳐도 이해와 사랑이 부족한 환경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어린 천사의 슬픔을 순수한 소년의 투명한 시선에 담아 관객의 눈물을 자극한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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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2-04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icaru님 근황을 제가 궁금해 하지요.
많이 바쁘셨군요. 근래 소식 없으셔서 바쁘신가 하고 있었어요.^^

씨네뮤직이 괜찮은 프로군요. 괜찮은 영화도 소개해주고요.
이 영화 너무 슬프네요. 자신의 슬픔의 빠져 아이의 슬픔을 몰랐던 아빠 이야기....

icaru 2016-02-04 15:21   좋아요 1 | URL
아,,, 역시 단발머리 님 그럴줄 ㅎㅎ;;;

뒤게 바빴고요, 더 슬픈 사실은요, 향후 일년은 그럴 것 같아요 ㅠ,ㅜ))

경인방송 나오는가용? 그쪽 프로그램인데, 저는 지난 프로는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기도 해요~ 그것도 최근에 알았지만,, 고품격 교양 영화 소개프로랄까요?

책읽는나무 2016-02-0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 보라구요?
제가 봅니다요^^
방학이고 새학기가 기다리고 있으면 당연 이카루님이 바쁘실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괴로운 일은 좀 슬프네요ㅜ

<천사의 시>가 5학년 여자아이의 `내 인생의 영화`였다니 역시 조숙하셨어요
그래서 이카루님이 영화와 음악등에 남다른 안목이 있으셨나?싶어요^^
나는 그시절 기억나는 영화가 있었나?더듬더듬 해봐도 저는 오로지 <사운드 오브 뮤직>밖에 기억안나요.크~~~^^

`천사의 시`는 좀 슬프네요
님이 적으신 내용만 읽는데도 눈물이 나는군요
안드레아가 지금의 나랑 비슷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간 가엾은 아이군요ㅜ
이런 `오해`는 가슴아픈 오해입니다ㅜ
오랜만에 왕림하시어 이카루님도 괜스레 눈물샘을 자극하시었어요^^*



icaru 2016-02-11 15:54   좋아요 0 | URL
핳ㅎㅎㅎ ,, 걍 또래다웠으면 행복했었을텐데,,, 저는 막 그냥 구김살없이 자라게 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었던 거 같아요!! ㅋㅋ

책나무님 댓글은 항상 풍성하고 정감이 흘러넘쳐요~~ 철철철 아!! 지금은 잠시 행복해요!

서니데이 2016-02-0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서니데이 2016-02-09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icaru 2016-02-11 15:53   좋아요 0 | URL
다정한 서니데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북극곰 2016-03-15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 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군요. =.=;; 이 영화 너무 슬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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