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사회 이매진 시시각각 2
김영선 지음 / 이매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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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씨의 추천사를 요약하며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보도록 하자. “인간답게 살려고 일을 하는데, 도대체 왜 일을 할수록 더 비인간화되는가?” 여기서 돌파구를 찾는 데 중요한 실마리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 시간은 일정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역사적 변천을 거친다. 산업혁명 이전만 해도 유럽의 많은 노동자들은 1주에 3~4일밖에 일하지 않았다. 먹고사는 데 지장인 없는 정도만 일하고 인생을 즐겼다. 게다가 “전통 사회에서 해진 뒤 밤 시간은 그야말로 자야 하는 시간이었다. ‘원칙적으로’ 야간 노동은 금지돼 있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노동 시간이 늘었다가, 전세계적인 노동 시간 단축 운동으로 노동 시간이 조금 줄기도 했다. 그렇지만 80년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 한편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부활하고 다른 편에서는 대량 실업이 창출된다.

 

둘째, 노동에 관한 가치관의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자아 실현형, 프랑스는 보람 중시형, 일본은 관계 지향형, 한국은 생계 수단형이다. 이런 차이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공통점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긴밀한 유대가 낱낱이 깨진 뒤, 또한 인간적인 삶의 관계들을 수호하려는 온갖 사회 운동들이 패배한 뒤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이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만 해도 노동은 노예들이 하는 천한 것이었다. 15~16세기 종교개혁 때 칼뱅주의는 노동을 ‘신성화’했다. 그러나 노동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농촌에서, 공유지에서, 땅에서 쫒겨난 사람들은 공장 노동의 엄격한 규율에 길들여지기 싫어 방랑하거나 걸인이 됐다. 국가는 이런 사람들을 폭력으로 길들여 갔다. 나중에는 교육과 복지를 통해 순치했다. 그 사이에 노동 운동은 패배하거나 타협했다. 자본, 곧 기업과 국가의 거대한 폭력과 제도에 순치된 노동자들은 내면의 트라우마를 안고 두려움에 떨며 일한다. 이제 노동은 유일한 삶의 원리인 것처럼 내면화하고 말았다. 자신만의 멋진 삶, 인간다운 삶이 필시 존재할 텐데, 이제 사람들은 그런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단지 노동 안에서, 그리고 그 연장에 불과한 소비 안에서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

요컨대 우리의 노동관, 곧 일과 삶, 노동과 인생을 더는 동일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적정한 거리를 두는가, 그리고 내용적으로 삶이 일에 파묻히는 게 아니라 일을 삶 속으로 얼마나 적절히 통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과로 사회’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셋째, 부자 되기 열풍, 달리 말하면 가난의 두려움을 정면으로 돌파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결코 부자 되기가 목적이 아니다. 인생에 목적이 있다면 단연 행복이다. 그러나 더불어 행복이다.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일과 쉼이 분리돼 있지 않는 것. 그 속에서 부자 되기를 목표로 하는 삶은 마치 노예 제도 아래 ‘마름’으로 상승하기를 꿈꾸는 것하고 같다. 이 중독들의 뒷면에 도사리는 것은 생존의 두려움, 탈락의 두려움, 배제의 두려움, 가난의 두려움이다.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삶은 풍요가 아니라 가난 속에서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더는 아파트와 자동차를 사고, 아이들 학원이나 과외를 강제하며, 온갖 보험 상품을 사느라 갈수록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강박증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런 삶은 ‘풍요 속의 빈곤’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난 속의 충만함’을 누릴 수 있다.

우리의 인생간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과로 사회’가 더 심화할 것인지 아니면 점차 종말을 맞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46~47쪽 

혹실드는 가족 친화적인 회사를 참여 관찰하면서 발견한 독특한 역설 중 하나로 노동자들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선호할 만한 대안으로 여기는 못브을 든다. 이를테면 여성들은 지긋지긋한 설거지(2교대)나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아이들의 칭얼거림(3교대)으로 가즉한 집을 떠나 산뜻한 분위기의 일터로 향한다. 불평등한 가사 분담 때문에 가정은 더는 세상의 험한 풍파를 막아줄 천국이 아니다. 가정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성들은 일터로 도망친다. 집을 떠나 있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연장근무를 신청하거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기도 한다. 직장 여성에게 가정은 ‘휴식’의 장소라기보다는 2교대, 3교대 노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62~63쪽 

최저 임금은 평균 임금의 30퍼센트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이 되려면 최저 임금을 평균 임금의 50~60퍼센트 수준에는 맞춰야 한다. OECD는 최저 임금 산정 기준으로 평균 임금의 50퍼센트를, 유럽연합은 60퍼센트를 권고하고 있다.


66쪽

성과급은 소득을 극대화하려는 개별 노동자의 이해와 공장을 끊임없이 가동하려는 기업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성과급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가져다주는 수단인 한편, 기업에서는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장치다. 특히 기업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고 차라리 기존 노동력의 장시간 노동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성과급을 더 주더라도 세 사람이 할 일을 장시간 일하는 두 명에게 할당하는 게 값싸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매개로 계속되고 있는 장기간 노동 관행은 본질적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자 일자리를 수탈하는 방식이다.


66~67쪽

경쟁과 성과에 관해 오랫동안 분석한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알피콘은 인센티브는 동기 부여의 수단으로 작용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동료 관계를 해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비판한다. 또한 인센티브가 실적에 연계되면서 사람들이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하고 만만한’ 일만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조직 내 상상력을 갉아먹는다고 본다. 새로운 시도나 혁신을 회피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집단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다. 성과 시스템이 가져오는 또다른 문제는 평가 기준이 정해지고 프로세스가 진행되면 그때부터 지배 가치가 관철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101~102쪽

쇼어는 생활 기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가사의 수준과 범위 또한 계속 증가했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근대적 산물인 집안 청소의 규범이 세밀해졌다. (...) 요즘에는 깨끗함을 위해 과학적인 방식이 동원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제거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건강에 관한 기준 또한 높아졌다. (...)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아이를 ‘세심하게’ 돌보며, ‘품위 있게’ 살고 ‘바른’ 먹거리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가정 전체 차원에서는 오히려 가사 시간이 증가했다. 이런 이유에서 쇼어는 노동 절약형 가전제품이 가정 전체에 미친 효과는 아주 작다고 봤다.


123쪽 

24시간 사회를 가처분 시간이 증대된 자유롭고 멋진 신세계라는 모습으로 그리는 것은 지극히 일면적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밤의 시공간은 서부 개척 시대의 변경처럼 이윤 창출의 공급처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자본의 흐름이 시간적으로 더욱 유연해진 것이다. 24시간 사회는 상품 소비로 침윤된 소비 사회의 확장판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또한 밤의 경제로 내달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사막의 모래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건강한 노동, 균형 잡힌 삶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탓에 노동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가 더욱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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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0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의 리뷰 당선작 추천.^^.

icaru 2016-11-08 08:44   좋아요 1 | URL
아이고~ 황송합니다!! ㅎㅎ;;
책을 요약한 것이라, 책을 추천한다는 게 엄밀하게 맞는 표현일듯합니다! ㅎ

책읽는나무 2016-11-08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심오합니다^^

icaru 2016-11-08 08:45   좋아요 0 | URL
앙... 요즘 야근에 특근에 피곤죽이 되어 살고 있는터라 ㅠㅠ,,)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10
로버트 스키델스키 & 에드워드 스키델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박종현 감수 / 부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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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는 스키델스키 부자가 함께 썼다. 아버지인 로버트 스키델스키는 세계 최고의 케인스 전문가이고, 아들인 에드워드 스키델스키는 미학과 도덕철학을 전공한 철학자이다. 아버지와 아들도 인상적이지만, 경제학자와 철학자의 콜라보라는 점. 옛날에는 경제학이 ‘도덕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철학과 긴민하게 연결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경제학이 철학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도덕과학이 ‘선택의 과학’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돈에 대한 사랑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극단주의가 뿌리내리게 된 시발점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동서고금의 여러 사례를 들어, 오늘날처럼 돈이 우선순위를 찾아하는 것은 인류 역사 전체에서 예외적인 것임을 증명한다. 돈에 대한 본능을 도덕과 교양으로 제어하는 게 근대 이전의 사회적 규범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이 더 뚱뚱해지기 위한 게 아니듯 돈벌이 자체는 인간의 진정한 목적이 될 수 없음을 주장한다. 행복 경제학은 경제 성장이 언제나 소망스럽지만은 않으며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걸 입증한다. 또한 행복한 삶이란 일련의 즐거운 심리적 상태나 욕망이 단순히 충족된 삶이 아니라 인간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선 또는 ‘좋음’들이 구현되는 삶이다. 이들은 행복 경제학의 한계가 고대의 철학자들이 추구했던 ‘좋은 삶’이라는 비전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믿었다. 행복이란 단순한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건강한 태도이자 입장이라는 것. 이와 관련하여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외적인 강제 없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에 몰입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이것은 마르크스의 ‘소외되지 않는 노동’과 유사하며, 삶의 자유로운 표출이자 삶의 향유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다. 좋은 삶을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노력은 ‘기본재’에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재에는 ‘건강, 안전,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가 속하는데, 저자들은 이러한 기본적 권리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로 주당 노동 시간의 제한, 법정 휴일의 확대, 기본 소득, 누진소비세, 광고 줄이기, 세계화의 속도 조절을 제안한다.

그동안의 유토피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가능한데, 하나는 고통과 불의가 없고 일하지 않아도 풍요가 넘치는 시인과 예술가들의 찬란하면서도 순진한 유토피아. 다른 하나는 모든 이들이 고된 노동과 소박한 생활 그리고 엄격한 규칙에 따라 공민으로서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철학자들의 정의롭고도 엄숙한 유토피아가 있다. 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자는 도덕적 규율의 제어가 없는 한 욕구가 무한히 커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을 간과했으며, 후자에는 공공선의 명분 아래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각자가 ‘자기만의 방’이나 ‘점포 뒷방’과 같은 사적인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펼쳐 가면서도 동시에 이웃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상대방의 좋음을 자신의 것으로 포용하며 우애를 나누는 자유인들의 연합체가 구현된다.    


74~75쪽 

자본주의의 경쟁적 논리는 회사들로 하여금 욕구를 조작함으로써 새 시장을 만들어 내도록 몰아붙인다. 광고가 끝없는 욕구를 창출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더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면 삶은 너절하고 이류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리 귀에 속삭인다. 제네럴모터스 연구소의 전임 소장이 근사하게 표현했듯이 광고는 “불만족의 체계적 창조”이다.


160쪽 

사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에 몰두하는 세계에서 좋은 삶이란 기껏해야 괴짜와 열성분자들이나 하는 일인 중요치 않은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것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러한 것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경쟁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에 시달리기 쉽다. 혹은 자신들의 이상이라는 것이 그저 실패를 은폐하는 가면은 아닌지에 대한 의혹도 떨치지 못한다.


274쪽

여가가 왜 기본재인가? 그 이유는 명백하다. 여가 없는 삶, 모든 것을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만 행하는 삶은 정말 공허하다. 그것은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보낸 삶일 뿐 실제로 삶 그 자체를 위해 영위된 적이 한번도 없는 삶이다. 여가는 높은 수준의 사유와 문화의 원천이다.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만 우리는 세계를 참되게 바라볼 수 있고 삶의 고유한 특성과 윤곽을 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 그리스 어에서 여가라는 말인 스콜레는 이와 관련된 의미를 암시한다. 피퍼는 다음과 같이 썼다.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장미꽃 봉오리나 놀고 있는 아이, 신성한 신비에 맡기고 고요히 있으면 우리는 꿈도 없는 깊은 잠을 자고 난 것처럼 잘 쉬고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된다.” “세계를 조화롭게 묶어 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가끔씩 인간의 영혼에 찾아오는 때는 이처럼 고요하고 감수성 넘치는 순간이다.” 여가가 없다면 진정한 문명도 없고 그저 라보데르가 말한 것 같은 기계적 문명만 남는다. ‘목표 대상’이니 ‘산출물’이니 하는 기계적인 논의가 횡행하는 현대의 대학교는 이러한 불길한 유령의 화신이다.


275쪽

여가의 경제적 조건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고역의 감소이다. 고역이란 돈을 받고 행하는 노동만이 아니라 출퇴근과 가사노동 등 필수적인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범주로서, 열성적인 작가나 장인의 노동처럼 그 자체를 위해 행하는 유급 노동은 일차적으로 배제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고역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함으로써 잠자고 쉴 시간밖에 없게 된다면 여가는 불가능하다. (...) 교환 가능한 산출물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구조화된 경제는 자발적인 형태의 여가보다는 기성품이 된 여가를 만들어 내는 쪽으로 기울 것이다.


343쪽

부국의 자본가들은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을 훨씬 값싼 노동력이 있는 빈국들로 옮겨 가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값싼 재화와 서비스는 다시 부국들로 수출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자유무역이 시행되려면 부국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저임금의 경쟁자가 있는 상황에서 완전고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부국의 임금이 유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설사 부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가 항상 새 일자리를 얻게 된다 하더라도 새 일자리가 과거의 것만큼 좋은가 하는 문제는 남는다. 중국과 인도로 일자리를 옮긴 것은 무역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서구 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을 하락 또는 정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이 한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야채를 월마트에서 20퍼센트 더 싼 값으로 살 수 있다고 해도 이러한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됨으로서 유발된 임금 손실을 보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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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일기 세트 - 전5권 이오덕 일기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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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일기1 -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14쪽(1962. 9. 21.)

공부를 못해서 시간마다 꾸지람을 듣는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얼마나 괴롭겠는가? 하루하루가 무거운 짐이 되어 그들의 어깨를 누르고, 마음을 누르고, 그래서 천진한 품성마저 비뚤어지기가 보통이다.

 

20쪽(1962. 10. 23.)

내가 가르친 이 아이들만은 앞으로 언제까지나,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조그만 벌레 한 마리도 아무 이유 없이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오늘도 내일도 이 아이들을 위해 있는 힘을 다 바쳐 가르쳐야 되겠다는 마음이 용솟음쳤다.

 

106쪽(1970. 4. 24.)

시키고 부리는 정치는 바로 이것을 노린다. 그대로 놓아두면 생각을 하게 되고 진짜 교육을 하게 되니 그것을 막기 위해서 온갖 잡동사니 일을 지시하고 보고하게 한다.


257쪽(1973. 9. 8.)

권 선생(권정생을 말함)은 또 내가 <갑돌이와 갑순이>에 나타난 사회, 역사에 대한 의식이 투철한 점이 좋더라고 하고, 요즘 아동문학가란 사람들의 작품 보면 한심하게도 권력에 맹목적으로 달라붙거나 고속도로니 새마을이니 하는 것에 천박한 식견을 가지고 있어 한심스럽다 했더니, “요 이웃에 어떤 할머니가 지난해 월남에서 아들이 전사한 통지서를 받고 통곡을 하면서 하는 말이 ‘아이고 우리 **를 박 대통령이 미국의 강냉이가루하고 바꿨구나 합데다”했다. 참으로 요즘 많은 아동작가들은 이 무식한 시골 할머니한테 배워야 할 것 아닌가.


이오덕 일기2 - 내 꿈은 저 아이들이다

12쪽(1978. 5. 19.)

뿌리깊은나무를 찾아갔더니 인사도 안 했는데 모두 나를 알고 있었다. ... 그리고 내가 일본 사람 글 보고 더러 말하는 사람이 없었는가 했더니 "독자들로부터 편지는 더러 왔어요"했다. 기껏 그것뿐인가 싶으니 한심스러웠다. 서울 사람들 다 뭣하는가? 서울 한바닥에서 일본 놈이 그렇게 못된 큰소리를 쳐도 아무 말이 없다니! 일제 잔재를 발설한 그 수십 명의 지식인들은 벙어리가 되었는가!

 

196쪽(1980. 8. 29.)

<서울신문> 컬러판이 왔는데 거기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전두환 장군 내외”의 사진이 전 지면 가득 컬러로 나와 있고, “전두환 장군 역사의 부름으로 민족 앞에 서다”라는 큰 활자가 보이고, 그 밑에는 놀랍게도 김요섭의 축시 ‘참사람 새 사람’이 나와 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이란 자가 무슨 짓을 못 하랴. 이런 짓을 해서 벼슬자리에라도 오르고 싶어 하는 자가 아동문학을 하고 있는 나라. 그 나라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 본다.


이오덕 일기3 - 불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

12쪽(1986.3. 5.)

나는 "웬만큼 말이 되어 있으면 반박할 만한데, 그럴 가치조차 없어요. 언젠가 다른 문제를 다룰 때 이런 엉터리 문인들, 관제 문학 동조자들이 날뛰는 문단 현상을 잠시 언급해야겠지만, 이런 것만 가지고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은 너무 차원이 낮은 것 같아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이것이 요즘 문공부에서 우리들을 악선전하기 위해 매스컴을 동원해서 하는 짓이란 것을 정신 제대로 가진 사람은 다 아는 터라 반박할 필요도 없고 반박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했다.

 

15쪽(1986.3. 5.)

소설문학사에서 오는 5월 호에 '아동문학 베스트10'을 선정한다면서 설문지를 보내왔다. 우표를 동봉하였기에 할 수 없이 보낸 자료 가운데서 국내, 외국 각 세 권씩  선정해서 보냈지만, 그 자료란 것을 보니 아주 잘못되었다. 외국 것은 171권인데, 그중에 같은 책을 여기저기 세 곳에나 적은 것도 있다. 국내 것은 315권인데, 아주 시시한 작가의 것이 여러 권씩 나열되어 있는가 하면 권정생의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 여러 명저가 다 빠져 있고 겨우 <하느님의 눈물> 한 권이 들어 있다. 이건 어떤 편견을 가진 사람이 고의로 한 짓이란 느낌도 들었다.

 

52~53쪽(1986. 8. 25)

임 선생(임재경)이 노인의 말을 듣더니 “영감님, 아주 이곳 마포 토박이군요.”하면서 마포 토박이 사투리 말씨를 흉내 내어 보였다. 서울에도 옛날에는 마포 사투리, 왕십리 사투리, 또 어디 사투리 이렇게 몇 갈래 사투리가 있었다고 했다. (...) 임재경 선생은 또 왕십리 사람들은 그 들판에 채소를 심어서 팔았는데, 서울 시내에서 가져간 인분을 밭에 뿌려 채소를 가꾸었기 때문에 파리가 그 논밭에 들끓어 그만 왕십리 하면 똥파리란 이름이 따라붙어 다녔다고 했다.


310쪽(1991.5. 5.)

김지하라는 사람은 이제 그 본질이 드러났다. 이 사람은 본래 노동을 하면서 자라난 사람이 아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어도 그렇다. 이상한 신비주의와 영웅 심리 같은 것이 뒤섞인 성장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이 한때 그처럼 영웅이 된 것은 재주 때문이다. 그가 쓴 시는 삶의 바탕이 없고, 그저 막연한 영웅적 울분과 감정의 배설뿐이다. 그의 산문은 관념과 추상의 신기루다. 그런 심리들 속에 영웅으로 떠받들어진 자신이 괴로워(그렇게 살아갈 도리가 없기에) 이제 고백이니 참회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노동자와 농민과 학생들을 그처럼 악의에 넘친 말로 욕할 것은 뭔가? 역사 속에 매장되어야 할 사람이다.


이오덕 일기4- 나를 찾아 나는 가야 한다

 

벌레 소리

 

8월 19일 날씨 : 맑음.

오늘도 해는 지고

밤이 와서

이제는 잠시라도 나를 찾아야 할 시간

불을 끄고

혼자 앉으면

열어젖힌 창밖에서

들려오는 벌레 소리......

오늘도 하루를 정신없이 보냈구나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내가 살아 있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오늘 밤 저 벌레 소리.....

아, 풀 속에서 노래하는 형제들이여.

나는 형제들에게 마음 한 가닥 보낼 길이 없구나.

나는 형제들에게 서툰 노래 한 마디 보낼 재간이 없구나.

너희들은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데!

 

13쪽(1992. 1. 27.)

(현대고등학교 학생 수련회에 가서) 내가 한 얘기는 "행복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는 상태고 공부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내가 확신을 가지고 얘기했는데도 학생들이고 선생들이 그다지 공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웬일일까? 이런 이야기는 지난날 다른 데 가서 얘기해도 모두(어른이고 아이고) 그랬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나서 선생님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 깨달은 것이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삶의 태도를 그렇게 개인 중심으로 바로 세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데서 찾아내고 세워 가도록 해야겠다고 깨달았다. 그러니까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혼자서는 못 산다. 반드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살아가는 문제를 자기 혼자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되고 남의 문제도 함께 해결하도록, 곧 사회 전체 문제를 풀어가는 데서 자기 문제도 풀도록 해야 되겠고,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를 생각하는데 너무 깊이 사회체제 문제를 얘기할 것까지 없고, 적어도 자유라든가, 평화라든가, 반독재라든가, 평등이라든가 하는 말로 나타낼 수 있는 어떤 바람직한 사회를 생각해 두고, 그런 사회를 이뤄 가는 데 나 한사람이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서 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이런 말을 해 주었더라면 좀 더 내 생각에 공감했을 것 아닌가 반성이 되었다.

 

 

249쪽(1996. 5. 7.)

그래서 그만 아주 열이 올라서 처음부터 “우리나라 어른들이 모두 아이들 잡아 족치려고 머리가 돌았어요. 어째서 그렇게 일찍부터 책만 읽히고, 글쓰기만 시키려 합니까. 그러니까 아이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면 그 지긋지긋한 책을 다시는 안 읽고, 글도 안 씁니다. 아이들 제발 좀 밖에서 뛰놀게 해 주세요. 그래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지능도 발달되고 창조력도 뻗어납니다. 방 안에 갇혀 책만 읽고 글만 쓰면 모두 바보가 되고 병신이 됩니다. ”하고 야단을 치듯이 이야기를 해나갔다.

 

326~327쪽(1997. 10. 13)

이광수 <달마쥐>도 좋았는데, 작가와 작품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걸 가지고 얼마 전에도 논란이 있었다는데, 작품이 아깝다. 한참 생각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배가 좋지 못한 농부가 지은 곡식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고약하지만 그가 지어 놓은 곡식은 이 땅의 흙과 물과 바람과 해와 모든 정기를 받아 맺은 열매니 우리는 고맙고 맛있게 먹어야 한다. 작가가 쓴 작품도 그렇게 볼 수 없을까? 이광수란 사람은 몹쓸 사람이지만 그가 지어놓은 작품 가운데 어쩌다가 괜찮은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이 땅의 전통과 정서와 삶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다만 그 작자를 비판하는 것만은 어디까지나 철저히 하면서, 그가 남기 작품 가운데 몇몇 작품은 우리 민족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아동문학이 너무 빈약한 탓에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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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1-03 0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년전 지인을 따라갔다가 한동안 이오덕선생님에 대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던 기억이 나네요
딱 이 책을 공부하기로 약속하고 글공부를 그만뒀어요ㅋㅋ
그래서 이 책만 보면 참 아쉬움이 남더군요
이카루님 바쁘신 와중에 이 책을 읽었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글들을 읽어보니 이오덕선생님의 꼬장꼬장한 모습들이 눈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할 말 있음 매우 직선적으로 말씀 하셔서 제자들은 엄청 어려워 하였지만 반면 아이들에게는 다정하시어 어린 아이들은 선생님을 참 좋아했다더라구요
이런 어른이 아직도 살아계신다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분명 쓴소리 하셨겠죠?^^

icaru 2016-11-04 10:57   좋아요 0 | URL
책나무 님 역시!!! 곁에 좋은 지인들을 많이 두셨어요! 이오덕선생님 공부를 같이 하기로 한 지인이 있었다는 것은 멋진 인생인 거예요! 필시...
제자들은 엄청 어려워했군요... 아이들을 어찌나 아끼시는지 그 다정함이란... ㅎㅎ
국문학에 있어서도..아니 국어학이랄까요~ 우리말 교본 같은 분이시네요 ^^
 
살아 있는 뜨거움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음,,, 같이 티비를 보다가, 김미경이 나오면 남편은 채널을 돌리려 한다. 나하고 안맞는 순간이다. 열심히 살라고 독려하는게 싫단다. 저런 이야기를 꼭 들어야 힘이 나는가 싶은가보다. ...  왜 그렇게 생각하지...?ㅎ,,ㅎ)) 비속어 담아서 하는 입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는데, 나는...

 

어느 책에선가 작가 김형경이 이런 말을 했다. " 이제 나는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을 가르는 기준을 하나 가지고 있다. 아마추어가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일한다면 프로페셔널은 자기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일을 한다. 아마추어가 타인과 경쟁한다면 프로페셔널은 오직 자신과 경쟁한다. 아마추어가 끝까지 가 보자는 마음으로 덤빈다면 프로페셔널은 언제든 그 일에서 물러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내면에서 느끼는 결핍감 유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피크를 달릴 때,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프로를 시청했었다. 너무 재밌게 보고 있는데, 어느덧 다음주 2편 예고를 하고 있었다. 김미경 대학 시절을 이야기했었는데, 미팅에서 만난 남학생들이 하나같이 집안이 좋았는데, 알고보니, 원래 부자 그러니까, 할아버지에 할아버지 대부터 친일 하에 지주이거나 하더라는 이야기.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다시 읽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고, 다음날 인터넷에서는 김미경 논문 표절 의혹이 이슈화되었고, 결국 그 다음주 무릎팍도사 김미경 2편은 방송되지 않았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운운에서 ... 이거 안 되겠다 김미경 매장시켜버려야지 싶은 생각이 든 어르신들이 많았는 모양이다.)

책을 읽어보니, 논문 사건을 계기로, 강연은 줄줄이 취소, 회사도 반토막.. 지난 세월을 통틀어 가장 한가한 나날들을 보내면서 모든 게 다 없어져도 '시간'과 '살아 있는 나'는 남는 법이라는 것을 본다. 두 손이 자유로워지자 그 손으로 다른 일을 시작한다. 아이들을 위해 요리도 하고, 막내의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여유롭게 책장을 넘긴다.

 

 

205쪽

평소에도 나는 5분씩 진한 우울에 빠지곤 한다. 딱 5분. 그 이상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강의, 회의, 인터뷰 등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우울함 짬을 못내 저절로 밀려난다. 그런데 말 그대로 밀려나는 것이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가 끝나고 밤이 되면 다시 5분 우울증이 찾아온다. 문제는 휴일이나 조금 한가한 시즌에도 이런 증상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동안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내가 이상한 걸까,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 그때 한 스님이 내 고민을 듣고 이렇게 물었다.

“매일 5분씩은 우울했는데 십 년을 돌아보면 우울하세요, 웃음이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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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11-0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백할께요. 크고 작은 여러 고비를 넘기는데 이 분 책이 한 몫 단단히 했음을...
저자 역시 자신의 고비를 넘기는데 다른 누군가의 책들이 큰 역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이분과 저 같은 사람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가도 어쩌면 비슷비슷한 인간들 아닌가 싶네요.

icaru 2016-11-02 20:19   좋아요 0 | URL
아....! 저와 같으시네요!!
저는 저분 강의할 때 곰살맞은 제스쳐가 참 좋아요... 남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 부분이 저는 좋아요 ㅎㅎㅎ 아, 정말 말씀처럼 그러네요. 자기 자신은 높은 곳에 상정해 두고 독자 혹은 청자와 대면하지 않는 것이요.... 고집있고, 소탈한 한 인간...
피아노 애들 레슨하는 게 제일 싫었다고 하고, 자기 자신과 가족에 대해 (남편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오픈하고 화제로 삼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같고...
저분의 자녀 삼남매가 진짜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들렸는데... ㅎㅎㅎ
 
아름다운 우리 고전 수필
박지원 외 지음, 손광성 외 엮음 / 을유문화사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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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루에 착한 말을 한 가지라도 듣거나, 착한 행동을 한 가지라도 보거나, 아니면 스스로 착한 일을 한 가지라도 행한다면 그 날은 결코 헛되이 산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69  군자는 일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해서 그 사람을 모욕하지 않으며, 무식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군자에게는 원망이 적은 것이다.


70 문을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문을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는 것, 문을 나서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람이 추구해야 할 세 가지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야언-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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