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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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보니까 딱 12년 전에 읽었고, 썼던 리뷰다. 알라딘에 서재에 쓴 건 분명한데, 책으로 검색해서 찾았더니 안 나오고 내 서재로 들어와서 파고파고파고 또 파서 꺼내놓는다. 

지금껏 읽은 책은 조금 되는 것 같고, 앞으로 살날 동안 읽고 싶은 책도 다 못 읽고 하직을 하겠지 이 세상을... 그래서 아무리 재미있는 책도 두세번 다시 읽기는 잘 안 된다. 인상적인 장면이라든가 구절들이 있는 부분을 뒤적거리기는 하지만, 소장하고 있는 책이라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이렇게 가끔 다시 생각나는 책이 있다. 이 책처럼. 그 책 참 좋았지. 그 저자(여성이다, 정말 훌륭한 수필가(?) 혹은 과학심리에세이스트(?)인 듯 하다. 아무튼 이 책은 너무 좋았어서 다시 살펴보고 싶고 책넘김의 질감도 느끼고 싶고 헌데, 그 책은 그때 당시 회사 동료를 빌려줬었고 여태 돌려받지 못했다. 내가 선물한 줄 알았나, 그래서 나는... 다시 그 책을 살 법도 한데, 그건 또 콜렉터의 병리적 증상에 지나지 않을 듯도 하고...

 

대신 로렌 슬레이터의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도 대체 방법일 듯 하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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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수전증이 있는 나( 다른 사람과 밥 먹을 때 전방 30센티 이내에 위치하지 않은 반찬은 가급적 먹지 않는다. 좀더 멀리 있는 반찬을 내 밥까지 가져올 때 내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내가 느끼고, 남이 알아채고 하는 게 싫어서 말이다. 대학 다닐 때는 내내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있었는데, 나 혼자 기타를 중뿔나게 연습하거나 할 때는 눈에 안 띠던 떨림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서 연주를 하려 하면 원곡에 심히 무리가 갈 정도였다.-- 내가 만약 외과 의사였다면 사람 여럿 잡았을까? ). 이 증세가 정신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지만 이것이 죽고 사는 문제이거나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의료 기관에 자문을 구한다거나, 딱딱하고 단조로운 의학 서적을 찾아볼 적극성은 갖지 않았다.

뭐, 수전증뿐일까. 각성 기능에도 문제가 있고, 탐닉 중독 경향이 짙다. 일명 “폐인기질” 같은 게. 음식 조절(좋아하는 음식은 배터질 때까지), 인터넷 시간 조절, 게임 종료 조절, 수면 조절... 같은 걸 못하고 끝장을 보려 하는 기질.
  
한번은 이것에 대한 뭐 얻어 들을 지식이 있을까 싶어 ‘학습 부진과 뇌기능’이라는 제목의 어떤 세미나를 들었던 적이 있다. 요는 그거였다. 전두엽의 실행기능 중 한 부분인 주의력에는 이 실행 기능을 조절해 주는 주요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이라는 것이 있는데, 도파민이 결핍되면 저와 같은 증상이 일어난다는.... 그러면서 세미나는 약 장수의 그것이 되어 갔다. 왜냐, 다른 해결책은 없고, 도파민이라는 결핍 약물을 주입해 주면 된다는 진단으로 강의가 흘렀기 때문이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은 도파민에 대한 홍보가 아니라, 좀더 타탕한 가설과 이론 그리고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대한 통찰력 같은 좀 거창한 것이었는가 보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이 책.  이 책에서는 10명의 심리학자 혹은 정신과 의사들의 각각 인간의 자유 의지와 복종, 군중 심리와 방관자 효과, 기억의 메커니즘, 스킨십의 힘, 정신 진단의 타당성 등에 대한 10가지 실험과 수술을 소개한다. 당시 이 실험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당연히 알고 있던 지식과 사실에 반하는 놀라운 발견에 당혹해했다. 인간의 행동은 보상과 처벌에 의해 좌우됨을 최초로 증명한 스키너의 상자 실험이, 할로의 철사 원숭이 실험이,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이 그리고 인간 기억의 허구성을 증명한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이 그렇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이 실험들의 내용에 있지 않다.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험들과 피실험자들의 중간에서 부단하게 행동을 하고 있는 글쓴이의 고뇌의 흔적과 그 바지런함이 통찰력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일테면 글쓴이는 실험 상자에서 키워졌다는 스키너의 딸을 수소문해 소문의 진의를 알아낸다.  사람이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 이유를 밝혀낸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 찾아(인명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과 인터뷰한다.  실험에 복종했던 사람과 실험에 반항했던 사람들의 인생이 그 실험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그려낸다. 바로 이것이 실험 밖의 영역 그러니까 순전 작가의 역량이 아닐까. 

모든 판단은 개인에게서 시작된다고 본다. 누구에게는 절실하지만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우리 모두 사람이고 보니, 생생한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발견하는 장(場)에서는 그만 주의가 환기되고 만다.

가설과 실험의 사이, 새로운 이론과 새로운 믿음이 탄생하는 그 곳에서 사람들은 살아간다.
참으로 흥미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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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수전증은 12년 전보다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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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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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보고 듣는 이야기였지만, 울컥 하게 된다. 이런 감정과 경험들은 실제 당사자가 되어 겪어보지 않고서는 온전히 알겠다 느꼈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종류이다.

십대는 그들대로 공부하느라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청년층은 어떻게든 살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사회의 진입 돌파구를 뚫는 일이 힘들고, 중년은 중년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

 

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사회 제도 개선을 고하고 있는 훌륭한 실태 보고서이기도 하다.

 

여담인데,,, 김지영이 상담했던 의사의 아내는 수학영재였고, 학창 시절 자신(의사인)보다 더 뛰어난 동기였으나 아이들 키우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불거지며 전업으로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의 아내는 뜻대로 되는 것은 수학문제 푸는 것밖에 없다며 열심히 초등 수학문제집을 푼다는데, 자신은 아내가 언젠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사유와 고민은 거기서 끝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내의 꿈은 남편이 절대 챙겨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심조차 없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그 좋은 재능을 썩히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처음 읽기에는 뜨악했지만, 그게 어떤 사람한테는 즐거운 취미인 성인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패배자인양 여길 것만도 아닌 듯 했다.

    

요즘에는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해 양가 감정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게 된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육아를 하기 전에 가졌던 타이틀과 일들을 육아를 도맡아하게 되면서 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면, 일터라는 사회적 제도권 안에서의 위치 상실이면서 동시에 인생에 있어서 참의미를 알게 하는 힘들지만 창조적(?)이며 생산성(?) 있는 일(아이들을 키우는 일)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운함은 냉장고 위나 욕실 선반 위, 두 눈으로 빤히 보면서도 계속 무심하게 버려두게 되는 먼지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두 사람 사이에 쌓여 갔다.”

참 절묘한 표현이다~ 우아! 정말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고, 아이들의 유아시기를 보내는 부부는 아직 한 커플도 못 봤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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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9-1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어쩜~~^^
지난번 한강작가의 책도 그랬지만,이 책도 이제 딱 읽으려고 가방속에 넣고 미용실에 딱 앉았지 뭐에요!!
근데 음악소리가 넘 커서 집중되지 않을 듯해 그냥 가방에 그대로 있어요ㅜㅜ
북플하다가 님의 글을 읽으니 반갑군요^^

김지영씨의 책은 그렇군요!!!!
읽어 보면 생각이 또 많아질 듯 합니다.
요즘 인생 뭐지??
그런 생각이 들곤 해서 가을 타나?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죠!!!!^^

넘 바쁘신가요?
종종 또는 자주 봬어요^^

icaru 2017-09-18 15:25   좋아요 0 | URL
오호호호! 책나무님 타이밍이 어쩜 이리 딱딱 맞아요~~!! 우리 항상 책 언저리에서 책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 그런게죠? ㅎ,,ㅎ
저는 이 책을 3주전인가 8월 말이었나 에스비에스 스페셜로 다뤄 줄 때 관심이 동해서 보고, 이제야 몇 자를 적었어요! ㅋ
우리들이야기잖아요 물론 80년대생은 아니쥐만 ㅋㅋㅋ

저는 요즘 그다지 균형을 잡고 살고 있지 않다보니,,, 아이들은, 음 그러니까 엄마 가출하고 할머니할아버지 어쩌다 가끔 아빠와 이모의 돌봄으로 살아가는 모습이고,,, 어쩌다 집에서 얼굴 보는 아이아빠와는 이 문제로 다툼 아닌 다툼을 ㅠㅠ

12월 초가 되면 다 끝날거고, 그때쯤이면 서재이웃님께도 이웃다운 이웃으로 거듭날 거예요~~ 그때까지 가을도 조금만 타시고~ 저의 책수다 동무로 다시 만나욤 ㅋㅋㅋㅋ


북극곰 2017-11-3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 생이 아닌데 너무 똑같아서 소~~름. ㅋ ㅋ(아니 울어야 하나. ㅠ.ㅠ) 새록새록 제 국민학교 때까지 생각나면서 엄청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억울하게 선생님한테 당해서 울었던 기억까지도. 하지만 그 선생님은 절대 사과도 안하셨죠. 이러면서 막 내 안에 있던 어떤 것들이 들고 일어나 분노하게 만들었어요. 이 책이. ㅎㅎ

icaru 2017-12-04 16:0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북극곰 님이 이 책을 리뷰로 쓰신 글 막 보고 싶다요~~ 쓰셨으려나~ 놀러가봐야겠어여!!
어제 인쇄 감리 갔다와서, 지금 서류나 그밖에 것들 대기중이라,, 여유가 생겨 알라딘에 들어왔답니다. 북극곰 님의 댓글이 저를 맞이하여 주다니 대영광~

북극곰 2017-12-11 11:34   좋아요 0 | URL
흐흐흐... 이렇게 부산을 떨어놓고 달랑 100자평. 저도 지난 주에 가제본 검토 끝내고 간만에 알라딘에 들어와서 이웃님들 글들 읽어보고 있었어요.ㅋ 내년에는 좀더 서재에 자주 출입하는 걸로. ㅎㅎㅎ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 나의 과학 인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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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일을 물으신다면 중에서 발췌

 

나는 권했다. " 좋아하는 질문의 주제에 대해서 자신이 세계적 귄위자라고 가정하세요. 그렇다면 자기가 아는 내용의 아주 일부(한 시간 동안 에세이를 써 내야 하는 평가를 치른다고 가정할 때)만을 쓸 수 있겠죠" 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동의하여, 학생들에게 '빙산의 일각만 드러내기' 수법을 권했다. 빙산의 10분에 9는 물에 잠겨 있다. 만일 당신이 어떤 주제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라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라도 그 주제에 대해서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남들과 마찬가지로 딱 한 시간이다. 그러니 빙산의 꼭대기만 교묘하게 드러냄으로써 평가자가 물밑에 잠긴 거대한 부피를 짐작하도록 하는게 좋다.  이를테면, "브라운과 메켈리스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라고 씀으로써, 당신이 시간만 더 있었다면 브라운과 매캘리스터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꼬치꼬치 쓸 수 있었다는 걸 채점자에게 넌지시 암시하는 것이다. ..반드시 덧붙여 말해둬야 할 점은, 빙산의 일각만 드러내는 수법은 채점자가 많이 안다는 가정하에서만 통한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글쓴이는 전달하려는 내용에 대해서 많이 알지만 독자는 모르는 상황일 때, 가령 설명서 따위를 쓸 때 이 수법은 형편없는 전략이 된다. 스티븐 핑거는 <문체의 감각>이라는 근사한 책에서 '지식의 저주'라는 표현으로 이 논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당신보다 조금 아는사람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빙산의 일각만 드러내는수법은 당신이 취해야 할 전략과 정확히 반대되는 전략이다.  

 

밀림의 가르침 중에서 발췌

 

나는 훗날 세번째 책 <눈먼 시계공>에서 그 기분을 설명했다. 책에 적었듯이, 나는 어려서 아프리카에 살 때 사자나 악어보다 아프리카산 군대개미를 더 무서워했다. 군대개미 군락은 위협적인 대상이라기보다 오묘하고 경이로운 기분을 일으키는 대상이며, 비록 포유류의 진화와는 다르지만 우리 세상에서 구현될 수 있는 또 다른 진화의 한 장점이라고 적었다.

 

나는 여왕 개미를 일별도 하지 못했지만 들끓는 덩어리 속 어딘가에는 분명 어딘가 여왕 개미가 있었다. 중앙 데이터뱅크이자 군락 전체의 원본 디엔에이를 저장한 존재가 있었다. 입을 딱 벌린 병정개미들을 여왕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어머니를 사랑해서가 아니었고, 충성의 이상을 주입받은 탓도 아니었고, 그저 그들의 뇌와 턱은 여왕이 지닌 기본 주형에서 찍혀 나온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용감한 병정들처럼 행동핳는 것은, 그들처럼 용감했던 엣 병정들 덕분에 제 목숨과 유전자를 보전한 선조 여왕이 대대로 물려준 유전자를 그들이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병정 개미들이 현재 여왕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같았다. 내 병정개미들이 지키는 것은 사실 자신들로 하여금 경호를 서게끔 만드는 지침서의 원본이었다. 그들이 지키는것은 선조들의 지혜, 계약의 궤였다....

그리고 유감스럽지만 나는 특정한 목적을 품고 정량적 관찰도 건성으로 시도해보았으나, 이렇다 할 결과는 없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감스럽지만 나는 특정한 목적을 품고 그에 맞게 연구를 계획하는 데는 그다지 소질이 없다. 흥미가 이끄는 대로 나비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시험 실험'을 해볼 순 있겠지만, 진정한 연구를 하려면 프로젝트의 일정을 미리짠 뒤 그것을 엄격하게 고수해야 하는 법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당장 연구를 그만두기 쉽다. 그것은 비록 고의적인 속임수는 아닐지언정 과학 역사에서 심각한 오류를 낳는 잘못된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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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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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의 신작이라고 해서 팬의 예의상 구입했는데, 웬걸, 일본에서는 서점대상과 나오키상을 최초로 동시에 수상했다고.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조성진이 중학생 때 참가해서 우승을 했던 하마마쓰 국제 콩쿨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실제 조성진 리사이틀 때는 온다 리쿠가 잡지에 기고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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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을 권리 - 쓸모없는 인간에 대한 반론
데이비드 프레인 지음, 장상미 옮김 / 동녘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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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사적 계획이 우리 존재를 규정한다. 직업, 결혼, 여가 시간의 관심사, 자녀, 재산에 관한 계획이 우리를 앞질러 달린다. 그러나 때로 이 지도를 들여다보고 길을 건너고 표지를 따라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예측 가능한 여정과 너무 정확한 지도의 모습, 어제 지나온 길과 오늘 걸을 길이 상당히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걸음을 방해한다. 이게 정말 내 인생이 나갈 길일까? 어째서 매일의 여정이 지루함, 타성, 판에 박힌 느낌을 안겨 주는 걸까? -코헨, 테일러, <도피 시도>


대다수에게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이며, 적게 일하기는 언제든 실행 가능한 선택지는 아니다. 주기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감정이 부풀어 오르면, 다들 보다 익숙한 도피 전략에 의존한다. 그러나 일시적 도피를 보다 영구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사람을 곤경에 빠뜨린다. 또다른 소비주의로의 도피는 지속적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불행을 유발하고 단절점에 이르게 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 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고통스러운 격차였다. 해법을 찾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누구든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더 행복을 느낀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확실해 보이지만,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해법을 일상 속에서 실현하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자기를 위해 꾸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적은지, 사랑하는 이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적은지, 일출을 볼 기회가 얼마나 적은지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일과 여가의 혼합으로서의 자발적인 바다거북 보호 활동>


일에 대한 저항을 지켜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첫째, 소득 의존성을 기꺼이 줄일 수 있는 방법, 일 중심 사회에서 일에 대한 저항이 유발하는 낙인 및 고립감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는 데 사용할 만한 전략. 나는 그런 전략으로 틈틈히 육아의 세계로 도피를 택했다. 육아서를 읽는 일, 육아 일기를 쓰는 일. 물론 진정한 육아의 세계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현장에 있는 것이나,,, 나의 주업은 그게 못 되니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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