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스테인 2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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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안소니 홉킨스가 콜먼, 포니아가 니콜 키드먼으로 분하여 영화화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마지막, 이야기의 서술자이자 극중 작가인 주커먼과 미국의 아르카디아 산정 호수온통 얼음 뿐인 그 장소에서 얼음 낚시를 하고 있던 포니아의 전 남편 레스가 우연과도 같은 운명적인 대면을 하고 이루어지는 대화 장면이 어떻게 연출되었는지 궁금하다.

 

모든 인간에게는 얼룩이 있다. 콜먼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콜먼 자신도 지니고 있다. 당시 정치적 스캔들로 등장하고 있는 클린턴과 르윈스키 사건을 거론하고 있는데, 대통령직을 문제없이 수행하던 클린턴 그 사건을 계기로 탄핵의 위기에 직면했던 일을 소설 속의 사건에 견주고 있는 듯하다. 느슨하고 방만하게 운영되던 학교 아테나 대학을 사학의 전당으로 활기 있게 정비해 놓은 콜먼 학장이었지만, 인종 차별주의자(작품의 끄트머리에서는 여성을 비하 혹은 학대하는 인물로 비난의 오점이 추가된다.)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열성적으로 내조하던 그의 아내도 이 일에 대한 홧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콜먼은 이 거짓된 비난과 아내의 죽음과 그 억울함을 책으로 써서 소명하고자 울분에 차서 작가 주커먼을 찾아오게 된다. 지금껏 작중 서술자 주커먼은 혼자 집필 생활을 하면서 일종의 극단적인 은둔의 실험을 고독하지만 모자람 없고, 완전한 생활로 바꿔놓은생활을 하다가 콜먼의 방문을 계기로 삶의 변화를 느낀다. 예전의 삶에 대한 그 번잡한 삶에 대해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 ‘엄격한 생활 태도를 누그러뜨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자제하고 있던 욕망을 원상태로 되돌린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정확히 무엇에 대한 외로움인가? 간단하다. 내가 혐오감을 갖게 된 것에 대한 외로움이다. 내가 등을 돌렸던 것에 대한 외로움이다. 삶에 대한 외로움이다.’

 

이 이야기의 유유한 흐름의 중심이자, 근원이자, 한 사람 인생의 모순, 아이러니이자 그 자신이 스스로 만든 덫, 오점이라고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진실 혹은 비밀은 독자가 1권 중반쯤 접어들면 갑작스레 마주하게 되는데, 얼마나 갑작스러운지 그 사실을 접하는 순간, 내가 지금껏 이 책의 어느 부분을 생략하고, 작가가 던져 주는 행간의 숨겨 놓은 사실은 발견도 못하고, 맥락을 건너뛰고, 퐁당퐁당 읽어내고 있었는가 보다 생각하고 되짚어보기까지 하였다.

 

학장 자리에서 불명예로 물러나기 전까지 콜먼은 자신의 역할과 지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엄정하고 훌륭히 완수해 내온 인물이었다. 자식들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고, 재직하고 있는 대학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풍토가 되도록 사력을 다했다. 아내에게도 충직한 남편인 것으로책임과 임무 완수로 점철된 그런 인생이라 되려 발목 잡혔는지도...그러나 그 일을 겪고, 아내를 잃고, 콜먼의 행보는....

    

이 책이 위대했거나 재미있었다면 바로 이 점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실체 혹은 그 근원의 진실을 묻고 있는 점이다. 등장 인물들. 콜먼을 포함하여 화재로 두 아이를 잃은 30대 여인 포니아. 베트남 참전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포니아의 남편 레스, 자신이 고용한 델핀 루, 허버트 케블 사람들에게 이르기까지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하는 점이 독자를 잡아끌어 당긴다. 작중 서술자 주커먼의 다음 말처럼 이것은 추측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명상에 잠긴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설을 쓸 때 사고하는 방식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식 모두를 유치원에 보낸 것, 자식 모두에게 읽을거리가 부족하지 않게 늘 마련해 준 것, 여러 질을 사들인 백과사전. 시험 전에 늘 시켰던 준비, 식사 시간에 나누는 대화. 아이리스가, 자신이, 인생의 본질이 지니는 다양한 형태에 대해 끊임없이 시켜왔던 교육. 정확하고 바른 언어 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한 감독. 이런 모든 일이 우리가 함께 했던 것들인데, 이제 이런 심성이 되어 내게 말대꾸나 하며 대들 수 있는 건가? 모든 학교 교육을 시켰고, 모든 책을 다 사줬고, 모든 대화를 나눴고 모든 뛰어난 sat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해 놨는데, 정말 견딜 수 없는 일이다. 그 애들을 그토록 진지하게 대해왔는데.”

 

 

"사람들은 도시에 살아요. 사람들은 늘 틀에 박힌 일을 하러 오가느라 법석이죠. 미친 듯이 출근을 해야 하죠."

 

 

우리 둘은 미소를 짓는 것이 도움이 될 단계를 지나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떨어지고 차단되어 있으며, 온통 얼음뿐인 장소에서 나는 갑자기 엄청나게 중요한 대화에 끼어든 것처럼 여겨졌다. ”

지난 오년 동안 나를 그토록 엄격하게 지배해왔던 것인 신중해야 한다는 법칙이 내 분야를 벗어난 곳에서 갑자기 일시적으로 정지되어버리고 말았다. 얼음판을 건너는 동안 돌아가버릴 수가 없었고, 지금도 돌아서서 도망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것은 용기와는 전혀 무관한 것 이성이이나 논리와도 전혀 무관한 것. 이 거대하고 밝고 드넓은 공간. 정상에 바위처럼 얼어붙은 꽤 큰 타원형의 담호수를 품은 이 산꼭대기에서 보는 푸른 하늘. 모두 소리도 없고 나이도 없으며 절대 굴복하지도 않으며 열심히 제 할 일을 해치우는 힘들 그. 마치 우리는 두 개의 감춰진 대뇌가 서로를 의심하듯 똑딱거리는 기계장치처럼 움직이고. 그곳이 어디가 됐든 서로에 대한 증오와 편집증이 유일한 자기 반성인 이 세상의 꼭대기에서 서로 조우한 것 같았다.”

결혼은 애초부터 실패하게 되어 있었단 말입니다. 너무 큰 노여움과 분노를 담아가지고 온 거예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어느 누구와도 알고 지내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난 돌아왔을 때, 그것이 문명화된 삶인 한, 이 주변에서 돌아가고 이는 어떤 일에도 나 자신을 연관시킬 수가 없었던 겁니다. 내가 그곳에 너무 오래 가 있었던 것처럼 그런 것들은 완전히 미친 짓이었던 거예요. 깨끗한 옷을 입는 것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 사람들을 만나면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파티에 가는 것. 난 그런 것들에 더 이상 나 자신을 연관시킬 수가 없었어요. 난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던 겁니다. 선생님이 이걸 겪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잠재의식 속에서 온갖 것이 되살아나 다시 베트남에 가 있기도 하고 다시 군대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난 그런 병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요. 잠재의식. 이건 통재할 수가 없는 겁니다. 마치 정부 같죠. 그건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도록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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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8-2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요즘에 필립 로스 작품 이어서 읽으시나봐요. ㅎㅎㅎㅎㅎㅎㅎㅎ
icaru님의 필립 로스 리뷰 읽는 일이 너무 즐겁네요.
제가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도 발견하면서 이 책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 생각도 들구요.
저는 필립 로스님 타계하시고 작품 하나씩 다시 읽고 있는데 마음이 예전같지 않더라구요.
뭐랄까.... 더 깊이 울림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잘 읽고 갑니다^^

icaru 2018-08-22 08: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이 메신저셔요~ 저를 필립 로스의 작품 세계로 안내하신~~*^^*
제가 읽어온 책들중에도 아주 드물게도 나중에 다시 읽고 싶다는 강렬한~ 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대단한 작품들이라는 생각 들었어요! 그런데, 진짜로 다시 읽으면 또 예전과 다른 또다른 울림을 주는 거였군요 ㅋㅋㅋ
이것은 또 뜬금없는 딴소리인데, 단발머리 님은 결정 장애 같은 거 없으시죠~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결정 장애를 잘 안 겪는다고, 파하~ 필립 로스 작품에 관한 단발머리 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거지만, 남다른 감성의 소유자셔요!

단발머리 2018-08-30 20:48   좋아요 1 | URL
아하..... 제가 여러분들에게 필립 로스를 전도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자부심을 느낍니다.
사실 책을 추천하는 일은 정말 저는 피하고 싶거든요. 저 자신도 ‘읽어야만‘ 하는 책은 재미가 없더라구요. 근데, 제가 하도 ‘좋아요~~~~‘하니까 저의 외침에 솔깃해져서 읽게 되신 icaru님께도 필립 로스의 작품이 강렬하게 느껴지신다니 기쁩니다, 진심으로요.
저는 남다른 감성은 아니구요. 그냥....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부끄러운데 감사하네요. icaru님은 칭찬은 항상 저를 춤추게 하지요!!!!
근데, 저는 결정 장애는 잘 안 겪기는 합니다.
옷 살 때도 그냥 딱 보고 그냥 딱 삽니다. 그럼 맞는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그냥 쉽게 지름일까요?

icaru 2018-09-01 13:07   좋아요 1 | URL
ㅎㅎㅎ;; 결정 장애는 제가 최근까지 읽었던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에서두 본 것인데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감정,이라는 게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또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다거나 ㅎㅎ.. 결정 장애 치료법으로 의사들이 권하지야 않겠지만 고스톱 치기 있대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는 연습을 계속하는거... 근데... 자신이 고스톱을 권하더라고 소문내지 말라 했는데... ㅋㅋ 이런! 저는 ˝결정장애 치료 = 고스톱˝만 머리에 남아가지고...
 
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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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의 작품마다 시대의 핫이슈와 맥을 같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울분은 그 중 6.25 한국 전쟁이다. 작가 노년에 10대와 20대를 회상하며 50년대 초, 유대인이라는 사회적 시대적 배경 카테고리에서의 캠퍼스 생활, 젊은이 특유의 학업에 대한 열정, 종교에 대한 부조리함, 성애에 눈뜸, 혹은 전통적인 가족관(가급적 일찍 결혼해 가족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과의 사이에서 오는 죄의식(?)을 그리고 있다. 도식적으로 말하기는 뭣하지만, 젊은 주인공은 울분에 관하여 발을 살짝 잘못 디뎠을 뿐인데, 한국 전쟁에서 전사하는 최후를 맞이한다.  

 

주인공은 부모님을 떠나 대학에 가서 법률가가 되려고 한다. 정육점을 하는 부모님의 피가 잔뜩 묻어 악취가 풍기는 앞치마와 같은 성실히 일하는 삶과 멀어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가르치는 정육점 일을 순순히 배웠지만, 아버지는 그가 피를 좋아하도록 가르치지는 못했다. 미리 걱정하고 염려하며 주인공의 삶에 제한을 두는 광신자 같은 아버지는 공부에 전념하는 아들의 태도를 자랑스러워하며 그의 대학 학비를 대기 위해 보조하던 직원을 내보내면서 열심히 일하셨고, 일을 쉬던 어머니도 정육점 일을 시작하셔야 했다.

 

내가 여기 있고 이 일이 필요하면 내가 하는 거야.”

필요가 없다니까요. 오늘 아침에도 제일 먼저 거기부터 청소하더라고요.”

욕실이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머니가 그럴 필요가 있었다. . 어떤 사람들은 일을 갈망한다. 어떤 일이든. 가혹하든 고약하든 상관없다. 자기 삶의 가혹함을 쏟아내고, 마음에서 자신을 죽일 것 같은 생각들을 몰아내기 위해. 어머니는 욕실에서 나왔을 때 다시 나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네 아버지와 이혼하지 않을 거다. 마커스. 결심했어. 그냥 견딜 거야. 네 아버지를 돕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할 거야. 도움이 될 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네가 나한테 바라는 거라면, 그게 나 자신이 바라는 것이기도 해. 너는 이혼한 부모를 원치 않고, 나는 네가 이혼한 부모를 갖는 걸 원치 않아. (...) 계속 네 아버지와 살게, 무슨 고생을 하더라도.”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역시 깊고 독특한 기쁨이다. 도덕적, 정치적 정당화를 요구하지 않는 흥미롭고 신비로운 인간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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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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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필립 로스의 주커먼 시리즈를 감사하게 하릴없이 사치스럽게 읽겠다!

 

372~373쪽

가끔 돌이켜보면, 내 삶은 지금까지 내가 귀기울여 들어온 하나의 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수사법은 때로 독창적이고, 때로 즐겁고, 때로 허풍이고(익명의 이야기들), 떄로 정신나간 듯 보이고, 때로 사실 그대로이고, 때로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기억이 미치는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항상 이야기를 들어왔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떻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하지 말아야 할지,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존경해야 할지, 무엇을 포용하고 언제 도망쳐야 할지, 무엇이 황홀하고, 무엇이 잔혹하고, 무엇이 찬양할 만하고, 무엇이 얄팍하고, 무엇이 불길하고, 무엇이 쓰레기인지, 그리고 어떻게 영혼을 순수하게 지켜야 할지에 대해. 나에게 얘기할 땐 어느 누구도 벽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아마 여러 해 동안 내가 이야기를 들어야만 한다는 듯한 모습으로 돌아다닌 결과일 것이다. 

 

434~435쪽

선생님이 말했다. "그게 말해주는 교훈은 이거라네.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를 이데올로기의 손에 헌납하기로 작정하면, 개인적인 건 몽땅 거품처럼 빠져나가고 이데올로기에 유용한 것만 남는다는 것.

 

437쪽

상대에게 입힐 수 있는 피해, 가할 수 있는 고통을 위해. 그 속에 숨겨진 잔인함을 위해. 잠재된 힘을 입증하는 쾌감. 남을 지배하고, 적을 파괴하는 쾌감. 그들을 불시에 덮치는 거지. 그게 배신의 기쁨 아닌가? 누군가를 속이는 쾌감. 그건 그들이 안겨준 열등감, 그들에게 무시당한 느낌, 그들과의 관계에서 느낀 좌절감을 되갚는 방법이야. 내가 그들이 아니기 때문에 혹은 그들이 내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 자체가 내겐 굴복이지. ... 영웅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네. 평범한 삶이란 매일 수천가지를 놓고 벌여야 하는 싸움의 연속이지.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은 고문을 견디는 것은 고사하고, 별안간 타협을 일체 거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네. 그런 훈련이 안 되어 있거든.

 

529쪽

"지구는 핑핑 돌아! 네이선, 시간은 내 편이 아닐세!"

 

531쪽

한쪽에서 배신을 억누르면 결국 다른 쪽에서 배신이 튀어나온다. 그건 정적인 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 있기 때문이고, 살아 있는 건 모두 움직이기 때문이다. 순수함은 돌처럼 굳은 것이고,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536쪽

더는 아옹다옹 다투고 싶지 않은 모든 것을 내팽개쳤다. 그리곤 살아가고 일하는데 필요한 것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과거라면 내 눈에 턱없이 부족하게 보였을 최소한의 것에서 나는 충분한 만족을 얻기 시작했고, 오로지 글쓰는 일에만 열심히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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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하철 독서의 힘 - 출퇴근 시간에 만드는 독서습관과 책 읽기
안수현 지음 / 밥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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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책을 읽을 때가 몰입의 즐거움이 큰 것은 맞는 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읽은 책들이 쌓이면 우뚝 솟은 나 자신이 되어 있을거라는 이야기들에는 반신반의한다. 그렇지만 시간을 보내는 한 방법으로써~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고, 아무리 바빠도 읽고 싶은 책은 짬짬히 읽을 수 있다. 의지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본능의 영역이 아닐지. 단 이 단계에 이를 만큼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분야가 있어야겠지만.

 

직장다니며 일하는 젊은(? 내년에 마흔이라니 젊은 거고, 아이도 어리고) 엄마가 자기가 읽은 책들을 인용하며 인생에서 책읽기가 왜 필요하며 그것을 일상에서도 실천하는 노하우를 전하며 책일기를 독려하는내용의 책이었다. 작가 개인으로서는 보통 치열한 도전과 의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작가에게 박수를!!!!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라는 글을 쓴 김정운 교수의 인터뷰 중에서

50대가 된 작가님이 생각하는 성공한 삶은 어떤 삶인가요?

사람들은 돈 많이 벌고 지워가 높으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일부고요. 성공한 삶의 조건은 재미있느냐 예요. 아침에 일어나면 즐겁고 내일을 생각하면 설레고, 그게 성공한 삶이에요. 그리고 설레는 삶의 조건은 공부하는 삶이죠. 자기 좋아하는 걸 찾아내서 그걸 죽을 때까지 공부하다 보면 매일 즐겁고 가슴 설레는 거예요.“

 

가끔은 손가락질 받고 넘어지고 상처받더라도 내 인생이니까 용기를 내서 내 뜻대로 살아봐야 한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40대 직장인 1,600여 명에게 당신이 현재 하는 일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과 대학 시절 가장 도움이 된 수업은 무엇인가?’ 물었더니, 뜻밖에도 90% 이상이 글쓰기라고 답했다 한다. ..졸업생들은 막상 사회에 나가 보니 현장 업무의 50% 이상이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글쓰기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글이 써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언제였는지 가만히 생각해 본다. 새로운 사건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글이 써졌다. 항상 같은 생활 패턴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서는 새로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책은 새로운 사람의 생각을 만나게 해 준다.”

 

수필 문학의 꽃을 피운 공로자로 인정받는 영국의 수필가 찰스 램은 인도회사에서 회계원으로 일하다가 50세가 되어서야 정년퇴직했다. 몇 년 후 그는 자유롭게 쓰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자신을 축복해준 동료 여직원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바빠서 글을 쓸 수 없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글을 쓰지 못합니다. 좋은 생각도 바쁜 가운데서 떠오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케오 와타나베 미국 브라운대 인식언어 및 심리학과 교수팀은 학습 능력에서는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별 차아기 없지만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하는 능력에서는 노인이 젊은이보다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부를 어렵게 느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실험을 진행한 9일 동안 실험 초기보다 후기에 노인의 인지 능력이 훨씬 향상됐다고 한다. 반복해서 훈련할수록 노인들의 시각 판별력이 젊은이들만큼 좋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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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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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해 말하는 것의 어려움

 

아인슈타인의 관한 책들은 ... 그는 물론 천재입니다만, 그의 어디가 어떻게 뛰어났는지에 전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 그의 연구 성과인 상대성이론이나 양자론을 한마디로 간결하게 가르쳐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거 참 곤란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듣는 사람이 물리학이나 수학에 대해 어느 정도 기초 지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전해야 할 내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과학의 최첨단 이론은 예비 지식을 갖추지 않은 상대에게 한마디로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과학에 관련된 책들도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먼저 설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최첨단 일보직전까지는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최신의 연구 성과만을 전하면 되는 사람인지, 아니면 초보의 초보에 대한 해설부터 시작해서 최신 연구 성과의 엑기스만을 전달하면 되는 사람인지.... 대단히 폭넓은 선택지가 있고, 그래서 어느 길을 선택했는가에 따라 이야기의 수준도, 또 분량도 모두 달라지는 것. 그렇기 때문에 과학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그 저자가 어떤 수준의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인지 재빨리 판단하고, 자신이 그 수준의 독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나서 읽지 않으면,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을 읽게 되기 일쑤입니다. 수준이 너무 안 맞는 책을 읽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설명 수준이 적절한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판단은 단지 과학만이 아니라 다른 영역의 책을 읽을 때에도 늘 중요합니다.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우선 상대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서로 가늠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화제라도 그 화제에 대해 약간의 대화를 통해서 상대의 이해 수준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입니다. 공학적인 세계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온갖 시스템들을 서로 연결시킬 때 먼저 규격을 맞추고 시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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