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재에는 요즘 별다른 이슈가 없었고, 늘 방문자 숫자는 20~30 안팎을 벗어나 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지난주와 이번주에 무슨 일인지 평소 서너배 이상의 방문자가 발생하는 듯... 적을 꺼리도 없는데, 뭔가를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드는 것은 어인 일인지 ㅠ;;;  참 재밌는 현상이다.

 

그래서 오늘, 아직 아담 사이즈 말랑 곰 인형이 도차악을 한 것두 아닌데, 애들 참고서 박박 긁어모아 주문하고~ 이제 곰 기다릴 일만 남았는데 이것을 페이퍼로 끄적~ ㅋ 한다. 참고로 5만원 이상 주문이면 준다던 곰인형 참고서로 6만원 이상 구매를 해야 했었당... 단행본 처럼 생긴 학습서 일테면

  이런 책은 아무리 사도 금액 집계에 포함이 안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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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트런드 러셀의 자서전은 최근에 읽었다. 읽다가 다음 내용을 보고, 뭔가를 적고 싶어졌다. 버트런드 러셀의 케임브리지 시절에 스승과 사제로 만나 나중에는 친구 사이가 되었던 수학자 화이트 헤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스승으로서 매우 완벽했고(자신이 관계해야 할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므로 - 살다보니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천성이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던 나같은 사람조차도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됨-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알고 있었으며 제자에게서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이끌어 내곤 했고, ((다음이 중요함)) 학생들을 억압하거나 빈정대거나 잘난 척하거나, 기타 저급한 선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그는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정하고, 합리적이며 침착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딱 한 가지 결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편지를 받고도 절대 답장을 해 주지 않는 면이 있다는 것.
그냥 결점이 아니라, 치명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답장을 잘 안 해주는 편이었지 절대로 안 한 것은 아니었겠지. 아무튼 그의 변명을 들어보면, 완벽한 변명이다 싶어 그렇겠거니 여겨지는데, 바로 일일이 답장을 해주다 보면 저술 작업할 시간이 없다는 것.


이 유명한 수학자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메일을 쓸 때, 용건만 쓰고 싶은데 그것만 허락하지 않는 상황 일테면 서두에 계절 인사를 곁들인다거나 하는 것. 등을 겪을 때 문구를 생각해 내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좀 피곤을 많이 느끼는 편인듯. 알라딘에서 찾아보면 영업용으로 쓰라고. 메뉴얼들을 엮은 책들도 출판되어 나와 있을텐데.

채사장은 그의 책에서 '불편한 지식들이 나를 키운다'고 했지만, 나는 당분간 내 입맛에 맛는 것들만 읽을란다. 그런 의미에서 러셀의 자서전을 고른 것은 참 잘한 일. 나는 누군가의 자서전을 좋아한다. 자서전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도 하던데 자서전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책을 빌려 주기 위해서 자서전 코너를 서성이다가 프랜시스 윈의 마르크스 평전을 골라서 가져갔는데, "언니 나는 자서전은 취향이 아니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건 다른 자서전하고는 다른데." 라는 궁색한 한마디. 대인관계에서는 어설픈 실수도 많이 하는 사람 마르크스를 읽을 수 있고, 글을 쓴 프랜시스 램의 유머 감각과, 번역자의 천의무봉을 이야기했었어야 했나보다.   그랬다.  이 책에서 깊게 와 닿았던 것은 마르크스도 '인간'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철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문제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마르크스는 생각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강한 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천한 자들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골몰한다. 그리고는 마치 뒝벌(공기 역학의 모든 법칙에 따르면 뒝벌은 날 수가 없는 데도 용케 날아다닌다. 마르크스는 이 벌과 비슷하게 중력에 도전하는 재능을 지녔다.)과도 같은 기질을 발휘하여 자신의 의지들을 피력해간다.

 

아무튼 동생은 마르크스 평전만 거부했을 뿐이고, 온 더 무브를 건냈더니, 아주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다. '이 책(온더무브)도 자서전인데 동생아?'

 

 온 더 무브에서 올리버 색스도 황소를 피하려다가 높은 데서 떨어져 척추와 무릎 골절상을 입는다. (동생은 큰 개를 피하려다 요추와 발꿈치 ㅠ) 동생은 신경통은 없지만, 올리버 색스는 그의 75세 즈음에 지난 날 겪었던 골절 사고들 때문이었는지 다음과 같은 고통의 나날들을 겪는다.

 

 그가 많이 생각하고 쓰고 읽은 것은 고통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직접 겪은 고통을 통해서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통증이 있음을 서술한다. 무릎 수술에서 오는 통증, 철저하게 국소적인 것, 무릎 부위 너머로는 절대 퍼지지 않는 통증이란다. 수술로 인해 수축된 흉터 조직을 얼마나 스트레칭해 주느냐에 따라 기꺼이 이겨내고 안아 줄 수 있고, 훈련으로 이겨내고 정복할 수 있는 ‘착한 통증’이다. 그러나 좌골신경통의 경우 통증이 통증에 그치지 않고, 고난 혹은 공포 아무튼 불쾌한 감정 요소까지 포함되는 그것이란다. 신경통은 기꺼이 안을 수 없으며 그렇다고 맞서 싸울 수도 그냥 적응할 수도 없는 통증, 사람을 으스러뜨려 영혼이 빠져나가도록 곤죽으로 만들어버리는, 강철같은 의지도, 인간적 존엄성도, 그런 통증의 공격을 받으면 산산이 바스라지고 만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좌골신경통으로 그는 일흔다섯살 처음으로 자살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흔 다섯 살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 책 앞에 헌정자의 이름으로 올라간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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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3-1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서전은 마음 먹어야 읽게 되는 편이지만, 이카루 님 글을 읽고 보니 저 세 권을 모두 다 보고 싶어졌어요. 기약은 없어도 보관함으로 넣어두고 꼭 읽어볼래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죠?

icaru 2018-03-19 10:47   좋아요 0 | URL
ㅋㅋ 북극곰님!!! 잘 지내고 계세요~ 근황 페이퍼 하나 올려 주시졈! ㅋㅋ 저도 이 세분이 일생을 통해 화두로 삼았던 것들의 내용에 대해선 수박 겉핡기 식의 내용 조차도 읊을 수 없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삶, 그리고 역경이랄까 기쁨의 순간이 같은 것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솔찮더라고요! ㅋㅋ

단발머리 2018-03-1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셀의 자서전도 마르크스도, 하나같이 읽어야하는 책들이네요.
온더무브도 그렇구요. 인생의 마지막 때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셨다는 이야기는 들은 것 같은데, 좌골신경통 이야기는 처음이예요. 아.... 그렇게 힘든 시간이 있었군요.

오늘의 유머 : 온더 무브도 자서전인데, 동생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18-03-19 10:5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유머를 아는 단발머리 님!! ㅋㅋㅋ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위안이 되었든 지식이 되었든 뭔가를 얻어가려는 동생의 모습이야요! ㅋㅋ
인생에 마지막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지요. 그래서 그 시간들을 겪어 낼 수 있었다고~ 책 맨 앞에 헌정자를 ‘빌리에게‘로 써놨길래 읽기 전에는 올리버 색스의 아들인줄 알았다죵!
 

 

 

 

 

 

 

 

 

 

 

 

 

 

 

티비엔 어쩌다 어른을 가끔 보는데, 자존감 수업의 저자가 나와서 이야기하는 편을 보았다. 본지는 좀 한참 됐고, 꽤 많은 판매고를 올려서 자신의 자존감도 좀 업이 되었노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다가 아내의 잔소리를 듣게 되거나 그러면 좀 떨어지고. 그 자존감이라는 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고 하더라. 학습이고 훈련이라는 요지 같았다. 저자 말씀인즉...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니 리뷰로는 쓸 수 없었다.

 

나는 작년에 했던 일과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데, 작년이나 올해나 일의 강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내공을 아무리 들여도 태가 안 나는 것이라서 절망스러울 적도 많고, 답도 없고 길도 없는 일 같다가도 만만해보였다가도 정말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가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이게 재미있다는 생각도 들고, 계속 들여다보게도 된다. 하릴없이 넘겨보고 무심코 넘겨보고, 근접해서 자세히 봤다가 떨어뜨려 놓고 보다가.....

 

우리팀은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워낙에 일의 성격이 이러구러한 일이므로.... 그런데 10년 넘게 다른 교재를 작업하며 호흡을 맞추었던 아랫친구가 전에는 보여 주지 않았던 반감을 표시했다. 일이 이 지경까지 힘들게 난항을 겪고 있고, 자기가 너무너무 힘든데 이 모든 원인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던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는 그 친구의 목소리는 떨렸고 높았다. 오래 참았다가 힘들게 토해 내는 무엇이었다. 내가 저 친구를 힘들게 만들었다는 거지. 내가,,,  배려와 겸손과 착함의 아이콘과도 같은 자존감 한참 떨어지는 나는 고민에 휩싸였다.

 

남편 또한 내가 많이 힘들어 보였는지, 주변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그 말인즉슨, 타인의 말에 상처 받지 말라는 게 되겠지만.

 

자존감 수업을 위시하여 미움받을 용기 등등을 마구 호명해 본다. 뭐 그런다고 해결되남....

 

자존감 수업을 이야기 한 것은 어쩌다 어른에서 양가감정이라는 것을 잠깐 설명했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양 극단의 감정을 느끼는 것.

 

내가 지금 그렇다. 그 친구의 그런 발언과 행동은 분명 나에게는 상처가 되고 근심되는 것이긴 했는데, 반대로 어떤 성찰의 계기같은 것은 되었던듯.

 

나의 이런 유리 멘탈이 깨지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것은 그러니까 물론 가족도 아이들도 나에게는 힘이 되는 존재들이긴 해도, 뭔가 나를 둔감하게 만들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언터처블 1%의 우정'의 ost이다. 지금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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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8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 - 가족의 틀을 깬 놀라운 신상 가족 밀착 취재기
tvN 〈판타스틱 패밀리〉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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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티비엔네서 10주년 특집다큐로 방영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프로그램을 티비로 다시 보는 것도 좋겠지만...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
과거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자신의 가족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 일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그 일반적인 일이 매우 이상적인 현실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결혼을 포기하고 부모에게 기생하는 독신자나 반려동물에 정을 부이며 살아가는 나 홀로족이 늘고 있는 것. 좋아서 그렇게 사는 사람도 많지만, 대다수는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다.

4대가 함께 살기 위한 규칙이 있냐고 묻자, 후미오 할아버지는 집안에 특별한 규칙 같은 것도 없고 딱히 마찰도 없다고 했다. "나이들면 노인들은 성질이 급해지고 잔소리가 많아지는데 그러면 잘 지낼 수 없어요. 결국 노인이 고집을 부리지 않아야 합니다. 툭하면 내뱉는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는 말도 해선 안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어른들이 손 놓고 앉아서 비판만 해대니 안 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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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공간 - 건축가 홍윤주의 생활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홍윤주 지음 / 프로파간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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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 절반까지만 열심히 봤다. 기억하면 아픈 추억이 자꾸 올라와서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다. 앞부분은 그러니까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어떤 사람의 집살이 나오기 직전까지는 서울에서 싱글 혹은 룸메이트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 오롯이 드러나 있는데, 20대초중반 염리동에서 살던 내 모습과 오버랩되는 게, 왜 어쩌자고 이다지도... 우울할까? 이 책은 건축가인 저자의 2011년 1월 이래 6년 동안 '진짜 공간'을 찾아 서울과 지방의 골목골목을 샅샅이 탐사하고, 각자의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한 기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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