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이라는 것을 제대로 먹은지가 꽤 되는 것 같다. 불량식품이 판을 치는 세상이고, 불량식품이라 치부되는 것들도 저들 나름대로 찰나의 서비스를 해 주니까, 좋은 양식을 못 먹은지 꽤 되었다고 징징거릴 일도 아니다...

주문되어 온 책들... 참 나도 책욕심은 더럽게(?) 많아! 다 읽을수나 있으려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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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6-0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논쟁 3분의 1 읽었는데, 얼른 마저 읽어야겠고.
공부책~~
원래 표지가 저 모양인가봐요. 눈에 확 띄네요.^^

icaru 2014-06-0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책은 사이즈도 손바닥만 하대요~
제 인생공부도 그렇고 아이들 앞으로의 학업 이란 것도 그렇고... 귀는 심허게 팔랑대고 뭐가뭔지 ...
그냥 주변 보고 있음 내 아이가 상당히 션찮아보여서중심 좀 잡으려구요 ㅡㅡ..
저도 공부논쟁부터 스타트 프롤로그 읽구 있어요 ㅎ
 

한달에 한번 정도, 팀내 각 두명 부서 전체에서 여덟명 정도의 인원이 회장님과 식사를 하는 차례가 돌아온다. 칠순이 넘으신 회장님이 어떤 아이템에 꽂히시면 싫어도 좋아도 식사 자리에서 30분 이상 경청해야 한다. 살찌기 고개를 끄덕끄덕 리엑션해 주어야 하고 ㅠ

오늘은 어떤 팀에서 교재 제목이 교재의 내용하고 맞지가 않는다는 소비자 의견이 있노라고 이야기하니, 회장님 말씀이

"십수년전 현대자동차가 소나타를 출시할 때, 이름에 대해서 반대 의견이 얼마나 많았는 줄 아세요?"

속으로 '소나타'가 왜 문제가 될까? 클래식하고 예술적인데,,' 했지만,,, 말씀인즉,, 이름 탓에 1985년에는 ‘소(牛)나 타는 차’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지금은 현대자동차의 효자 상품이라는 말씀.

이름 탓하지 말라신다.

'소나티네'는 그럼 인간은 티 안 내고, 소만 티내는 것,,, 인가 라는 딴 생각을 하며 들었지만, 간만에 재밌는 말씀이라, 기록하고 싶었다.

 

다이어트를 절실히 생각(물론,, 생각만,,절실간절절)하게 하는 계절이 돌아온다. 주말에 아이 친구들 엄마 둘과 그녀들의 아이들과 캐리비안 베이에 가기로 했다. 나는 본래 기질적으로 활동가 스타일이 아니다.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롤러스케이트라던지 보드 라던지, 공으로 하는 스쿼시나 테니스 라던지 몸으로 하는 활동에는 취미가 하나도 없을 뿐더러, (자전거 타기만 빼고, 요건 잘 타.) 전시회나 체험전 물놀이장, 놀이 공원 같은 데 단체로 다니거나 기회가 닿아 몇번 가긴 갔어도 그게 좋아서 즐겨서 하는 건 아니었다.  

캐리비안 베이도 그렇다. 기어다니던 신생아 시절을 벗어나 아이들이 유아되는 시점부터 몇번 가게는 되었어도, 니들 치닥거리하느라 따라온 것이지 나 놀러 온거 아니다 하는 복장(반바지에 후드점퍼 차림으로 온탕냉탕, 유수풀 다 들어감...)으로..

 

그런데,,, 엄마들과 간다 하니,,, 같은 반바지 후드점퍼 차림라도 좀 의식된다. 관리 들어가야지 싶어.. 

 

요전 날 읽은

   에서 보니까, 적게 먹고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은 일종의 철학이고 지혜다. 싶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예술 작품 만드는 일만큼 가치가 있다 싶다. 내 상황에서는 굉장히 요원한 일이긴 하다. 그러나 계속 부르짖고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다 보면 실천하고 있을지도 몰라...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참고로, 살 빼기 위한 단식은 도미니크 여사님도 추천하지 않으신다. 건강을 위해서래~ 하지만,,, 현실은...

 

 

 

 

 

단식의 방법


기간 

단식은 한 번에 몇 주씩 길게 하는 것보다는 짧게 여러 번 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적다. 실제로 단식은 자기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하나의 수련이다. 처음에는 반나절만 단식하는 것으로 시작하다가 24시간, 48시간, 일주일로 늘려 가자. 오래 단식하고 싶을 경우(최대 20일)에는 식이요법 전문가나 영양 전문가와 상의한 뒤에 해야 한다. 한번에 오래 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하루, 혹은 한 달 중에 이틀을 연속해서 하는 짧은 단식을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게 낫다.

시작 

첫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면 앞으로 치를 싸움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단식이 끝나면 뭘 먹을지 같은 생각은 하지 말자. 음식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허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음식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하자. 몸이 날씬해져서 예쁜 옷을 입을 것을 생각하고, 몸이 가볍고 유연해져서 음직임이 더 자유로워질 것을 생각하고, 이런저런 잔병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자.

도중

단식을 시작할 때는 변비를 위한 식물성 완화제를 먼저 먹자. 식물성 완화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으며, 몸속이 청소되는 효과를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낮 12시쯤 기운이 좀 떨어진다 싶으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마사지를 하자. 배가 고프면 지금 몸에 쌓인 지방으로 살고 있음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자. 그리고 하루에 세 시간씩 걷자. 이 말에 이렇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속이 텅 비었는데 하루에 세 시간이나 걸을 힘이 어디 있어?’ 아니, 있다. 위를 몇 시간 쉬게 하는 것만으로 힘이 얼마나 절약되는지 알게 되면 분명히 깜짝 놀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좀 힘들겠지만 스스로 다짐한 것을 잊지 말자. 첫날은 15분, 둘째 날은 30분, 셋째 날은 1시간씩 걷는 식으로 시간을 차차 늘리면 된다.

침체 

기운이 빠진다 싶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기 자신에게 활력을 불어넣자. 책을 읽고, 명상을 하고, 음악을 듣자. 기운이 없다고 누워만 있으면 안 된다. 부지런히 움직일수록 활력이 생긴다. 그리고 단식하는 동안에는 물을 많이 마시자. 물은 지방 조직의 독소를 제거해준다. 물을 마시다 보면 식욕이 점차 사라진다. 반면 물이 아닌 과일 주스를 마시면 위가 자극 받아서 음식물을 요구하게 된다.

종료

단식을 막 끝낸 시점은 단식을 하는 동안만큼이나 중요하다.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지 말자. 갑자기 예전처럼 먹는 것을 특히 금물이다. 단식이 끝난 첫째 날 낮에는 과일을 물에 갈아서 먹고, 저녁에는 과일만 갈아먹자. 둘째날에는 낮에 과일을 먹고, 저녁에는 요구르트와 셀러드를 먹으면 된다. 셋째 날에는 통밀빵 한 조각에 샐러드나 수프를 곁들여 먹는 식으로 곡물이나 채소를 조금 먹는다. 최대한 많이 씹고 천천히 먹자. 처음 몇 끼는 몇 입만 먹어도 충분하다. 넷째날 정도부터는 평상시대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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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재는 나만의 운명 수레바퀴로 굴러가는 공간이다. 그래서 한번씩들 우우우~~~ 하며 읽고 벌써 지나가버린 화제의 책을 뒤늦게 만나서, 이제야 읽다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탄하고 우쭈쭈해도 하나도 뒤북치는 것처럼 느껴지지가 않는 나만의 시계로 굴러가는 공간...

 

그런데, 4월 중반 생떼같은 아이들을 어이없게 사지로 내몬 
그 일이 있었을 때부터였을거다.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끼적거릴 수도 없다.

 

..........

 

 

그리고는 핸드폰 게임의 세계로 도피해 있었다.

공룡 돌연변이 알 탄생시키고 먹이줘서 키우고, 수확물 거두어들이는 게임을...

 

 

아마 오래도록 아니 평생토록 잊을 수 없을거다.

 

국민에게 탈출구가 없는,

사회적인 안전망이 약한 사회에서 사는 국민들은

스스로를 지키고 내 가족 나 자신부터 챙겨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정치나 정책 같은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게 되고
정치란 결국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치덕치덕 북치고 장구치며
잘 말아먹고 쌈싸먹으시고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던 플라톤 님의 말처럼...


국민이 무기력해지도록 유도했다가
결국엔 정치
따위 관심 쏟지 않도록
음...이거 견고하게 고안된 장치였나

유언비어처럼 먼저 떠돌던 이야기들이 나중에 팩트였음이 밝혀지는 것을 보면

단순한 음모론 같은 게 아니었나보다, 소름이 쫙쫙 돋고 ...

 


 

지난 일요일 다음의 트위터글을 인터넷에서 보고,

 

 

 

 

 

홍대 김모 교수라는 사람이... 물정모르는 우리 아홉살난 아들도 안 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가 다 보는 트위터에... 어이상실해서 뒷목잡고 혀깨물겠네...

전직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님은 소통방식과 내용이 참... 창조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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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05-1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2735096

이것도 같이 보세요. 이런 국가적 큰 일 겪으면서, 정말 별 인간들이 다 튀어나온다 싶습니다.


icaru 2014-05-14 08:42   좋아요 0 | URL
어어어흑... 정말이지... 말을 갖다 붙이는 것조차도 피곤..스럽네요~
근데, 정미홍 한 때는 진짜 인간승리한 사람으로 좋아보인 적도 있었는데요... 십수년 전에.. 어쩌다... 흠..

하늘바람 2014-05-1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분개했어요 ㅠ

하늘바람 2014-05-1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어느새 아홉살 이네요 시간 참 빨라요 우리 아이들이 이 불 안전한 나라에서 잘 커갈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icaru 2014-05-14 14:5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
뉴스에서나 어디서나 연일 그런 말 하잖아요... 초기 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 모두 구조되었다거나 하는 말들... 너무 가슴이 아파요... 가족들은 오죽할까요????

유가족을 두고 어쨌다 저쨌다 하는 말들... 자식 죽으니,, 미쳤는가봐 하는 말들...
애도하는 이들을 감정팔이라며 비난하는 말들...
아 참,,,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사람 맞나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날씬한 신체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을 듣던 날 이후

큰 결심하느라 다짐을 하고 의식 같은 걸 치룰 것도 없이 아주 선선히,

하루 중에 한끼를 줄이고 있다.

운동이라거나 잘 짜여진 다이어트 식단이라거나

너무 귀찮아서 됐고,,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와서

저녁밥은 절대 사수해야 하니, 점심을 포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점심 시간 12시의 행렬들을 뒤로 하고 자리에 앉아 딴일 보고 앉았다.

그런데

방금 뭘 하다가 밥, 이라는 글자를,

시각을 사로잡는 사진도 그림도 아니고,

글자 '밥'을 보고,

달래간장에 날김으로 밥을 싸 먹었으면,

물을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었으면,,

 

더도덜도 말고,

딱 그만큼이라도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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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1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자체가 하나의 시인데요.


"달래간장에 날김으로 밥을 싸 먹었으면,

물을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었으면,,"

제가 딱 그만큼 대신 행복해도, 되겠습니까... ㅋㅎㅎㅎ


icaru 2014-02-12 13:49   좋아요 0 | URL
배를 곯으니까, 말도 짧아지고 시 비슷한 게 나오네요 거참 ㅋㅋ
예전엔 배고프면 막 기분 나빴는데, 요즘엔 그에 더해서 감정이 좀 다양해지나 봐요. 약간의 청량감도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바디라인 같은 대세엔 별 영향을 안 주는 거 같긴해요. 고작 한 끼 줄인다고 되겠니~ 하는 거 같아요. 뭐,, 기대도 안 한다고 외치고 싶네 ㅋㅋ
정말 배고플 땐 소박한 음식들이 간절~ ㅋ


꿈꾸는섬 2014-02-12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살 좀 빼겠다고 한끼 줄였어요. 전 보통 아침을 굶고 점심을 12시, 저녁을7시 전에 먹어요. 그랬더니 밥만 보면 한동안 미친듯 먹었어요.ㅋ

icaru 2014-02-12 13:5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왜 빼시려고요~ 꿈섬님~~
저는 남편이
"아마 안 될거다, 그냥 살지 그러니?"
라는 말이 은근 거슬려서 ㅎ

한끼 줄이는 것 생각보다 어려운게 점심 약속이 많아서,,, 에휴
글구,, 저녁은 굶는 건 제게 형벌이죠.
허리띠 풀고 느긋하게 저녁을 배풀리 먹는 낙으로 사는데,,,


기억의집 2014-02-1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달래 간장에 밥 비벼 먹는 거 좋아하는데,,,, 이카루님은 김이시군요.
이따 저도 달래 사와 간장이나 해서 먹을까 봐요.
근데 이카루님 직장 다니시면서 밥량 줄이는 게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이 들면 밥힘이라고 밥이 안 들어가면 사고회전이 안 되더라구요...

icaru 2014-02-12 13:57   좋아요 0 | URL
글게 제가 온 감각으로 봄이 오길 기다리는 모양이어요. 달래 내음이 간절간절~~~

어떤 기사로 읽은 건데, 일 못하는 사람들이 점심 시간에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 따위로 때운다. 그러니까, 일 하는 사람들은 점심 시간에 동료와 함께 보내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다 와 같은 요지였나봐요 ㅎ 요즘 점심에 약속없으면 자리서 밍기적거리는 저는...ㅋ

무튼, 점심 시간의 풍경이 좀 바뀌었어요. ㅋ

제가 좀 그렇거든요. 밥으로 시작해서 밥으로..
피자나 빵 따우로 밥이 몫을 해야 할 끼니를 대신하는 일을 참으로 싫어하는 사람요. 근데,,, 쪼매 바꿔볼까 해요~~~

기억의집 2014-02-12 20:35   좋아요 0 | URL
저의 남편은 도시락 싸 가서 혼자 먹던데...제가 싸기 귀찮아서 아, 동료들하고 먹으면 안돼?라고 물으면 혼자 김밥 먹는 게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점심비 아껴서 다른데 쓰려는 것 같아요~

icaru 2014-02-13 16:29   좋아요 0 | URL
아 궁금해지네요~~ 어디에 쓰시려 할 거나 ㅋㅋ ㅎㅎ
 

연휴가 끝나고,

이렇게 앉아 있는데도

내 손끝에서는 아직도 행주냄새, 설겆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아니 난다 나.

생선 씻다가 고무장갑 엄지부분을 찢어먹고, 그 이후로 맨 손으로 설거지하고, 생선가시 고기 뼈 따위로 낭자한 상도 훅훅-- 치우고 해서 그런가 보다.

아무리 씻어도 없어지지가 앉네.

이것이 가시는 것도 시간이 필요한 일인듯..

 

명절이면, 일하면서 살짝 자괴감에 빠지고는 하는데, 올 설 명절도 여지가 없다.

구구절절해질 것 없이 딱 하나만 이야기하면

더덕 껍질 까는 것.

시댁에서 재료를 손질하는 것은 서열 맨밑동네인 내가 전담마커하는 분야이다.

도라지나 더덕 같은 것을 재작년부터 어머니는 뿌리째 사오시고, 집에서 까고 다듬는데,

처음 더덕 껍질 까는 것을 배울 때, 돌려서 깎는 걸로 익혔기 때문에, 그렇게 까는데,

다듬다 보면 태반이 깎아버려진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닌데,

이렇게 저렇게 해봐도 그게 그거라서, 돌려서 까는 데에는 스스로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는다.

 

올해도 그렇게 더덕 껍질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런데, (차례지내기 위해 대전에서 올라오신) 작은 아버지가 더덕을 그렇게 깎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너 지금 잘못 하고 있다고 머리 좀 쓰고 살라고 하신다. ^^;;;---이 작은 아버지는 산과 약초와 관련된 무용담이 한트럭이나 되시는 기인(?)이시다. 말씀도 참 재밌고, 신랄하고 왁자하게 잘 하시는데, 그 재미라는 것은 내가 그 조롱거리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라는 것을 이제와 느꼈다. ㅎ 그 자리에서는 모두 (형님, 아주버님, 남편) 작은 아버님의 예의 조크라며, 크게 웃었는데, 내 얼굴은 덩달아 웃고 있었지만, 뭐 속으로도 그랬을 리 없다. 나이 사십인데, 이것도 못해 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초등학생이 시험 못 보고, 우둔하다며 혼나는 것과 매양가지일처럼, 화끈거린다. 그렇다 상처 안 받고 사는 사람이 어딨어.이 나이에 소심하고 노여움도 많아 그런 게 아니고 말이지...  ---

그러면서 작은 아버지가 알려주시는 방법은 일단 물에 더덕을 씻어 흙을 제거한다. 그리고 나서 절반을 가른다. 그럼 훌렁 잘 벗겨진다고 한다.

바로 실행해 봤는데, 뭐야,,, 안 되잖아....

나중에 검색해봤더니, 살짝 데쳤다가 까면, 쉽게 손질할 수 있다고도 한다.

에라~ 모로가도 서울로만 가면 되지...

 

우짜튼 흙은 제거된 상태에서 깎고 있으니까 손의 상태는 양호하구나.

끈끈한 진액과 흙이 뒤엉켜 맨손으로 땅굴 파다가온 사람의 손 모양새였는데...

 

연휴 때 설거지만 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고,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했던 미미여사님의 솔로몬의 위증,을 쫑낸 것도 이 와중이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던 팟캐스트 정은임의 영화음악도 많이 골라 듣다.

 

 

 

 

ㅈㅓㅇ말 좋은 세상이다.

ㄷㅐ학 1학년 때, 새벽에 듣던 정영음...

그리고 다시 결혼하던 첫해 겨울 잠깐 회사 그만두고 프리랜서 일 하던 때 듣던 정영음...

그것을 십년 후 다시 듣고 있다. 그때는 얼마나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았나...

93년도 방송은 테이프로 녹음되었던 것을 정은임 언니(?) 아버지님이 추모사업회에 내놓으시고, 몇년에 걸쳐 그것을 이렇게 작업해 놨다. 그이를 기억하는 그 방송을 기억하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복받으실 것이다. 들으면서 정은임을 추억하고 영화를 되새기고, 이런 작업을 해 주신 그 분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정말로...

 

정은임의 영화음악에는 여러 코너가 있는데, 특히

위의 화면처럼 내 인생의 영화는 애청자의 투고로 진행이 된다.

다섯편 정도의 영화를 통해서 영화와 얽힌 자기 인생의 일기장 한켠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형식이다.

대표 영화 몇편과 얽혀서 자기가 살아온 지점까지의 인생을 정리하여 풀어낼 수 있다는 것...

들으면서 항상 생각하지만, 사람들 모두에게는 스토리텔러로서 이야기꾼으로서 자신만의 소설 한편은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

더욱 기이한 것은 저마다 다른 이의 사연을 듣고 있는데도, 맞아맞아 나도나도...

하게 된다는 것.

또 한편으로 저렇게 자기 인생을 정리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도 한없이 들고 말이다..

 

정영음,,, 아직도 듣지 않아 다운로드 해야 할 많은 방송이 남아 있어서, 행복하다....

십년 이십년이 지났는데, 세월을 흔적을 타지 않으면서도 방송을 듣던 당시의 소회를 끌어낼 수 있다니,,, 영등포구 여의도동 우편번호 백오십에 몇번으로 사연 보내주시면 된다는 내용만이,,, 세월을 말해 줄 뿐...  

 

전기현의 씨네뮤직도 이렇게 전방송을 모두 보고, 다시보고, 놓친 것 보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으로 골라 듣는 재미가 있는 정은임의 영화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행한 일인지 불행한 일인지 모르겠는데, 듣고 있다보면, 보고 싶은 영화의 목록이 엄청나게 불어난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에 장바구니로 퐁당하는 영화 두편.

 

 

 

 

 

 

 

 

 

 

 

 

 

라스트 모히칸의 웅장한 오에스티.

허공의 질주... 리버피닉스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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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2-0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영등포구 여의도동 사서함 xx, 중구 정동 22번지 어쩌구...이런 걸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icaru님은 저보다 젊으신 분인데도 기억하시네요. 영화음악은 저도 무척 좋아했지만 정작 정은임이 진행할 당시에는 제가 그 방송을 듣지 못했어요. 하도 정서 불안의 시기를 살고 있던 때라서 ㅋㅋ
전기현님은 지금 다른 방송을 하고 계시지요. 밤 12시에!
더덕 손질을 다 하시다니, 그거 정말 고난도 작업 아닌가요? 다 손질된 도라지 사다가 좀더 가늘게 반 가르고 쓴맛 빼고 데치고 볶고, 전 이것도 손이 많이 간다 생각하고 하는데 흙 묻은 더덕과 도라지를, 그러니까 흙에서 막 뽑아올린 상태로 가져다가 반찬으로 상에 올리기까지 과정을 다 손수 한다는거 아닙니까? 허걱...
수고 많으셨네요. 이 세상에 명절 기다리는 며느리 있을까요? 나중에 제 며느리는 절대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명절입니다.

icaru 2014-02-04 13: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93~4년도분 방송을 들으면, 광고까지 녹음이 다 되어서, 중간에...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영화로 만든 태,백,산,맥 이런 거 까지 다 들을 수 있어요...
지금도 여전히 광고하고 있는 것은,,, 레모나 ㅎㅎㅎ
그때 라디오 로고송하고 하나도 안 바뀐 듯 하던데요~
ㅋㅋㅋ 저도 방송듣던 93~94년에는 정서도 불안하고, 게다가 야행성의 생활을 하던터라,,, 정은임이 그 새벽 방송에서 인터내서널가나, 님을 위한 행진곡 들을 방송으로 내보냈다고, 가뜩이나 신입때 혼자만 노조 금지 각서 안 써서 윗분들에게 찍힌 터라, 하차를 했고, 후임이 동시통번역가라는 배유정이 진행했었잖아요.
저는 그때도 들었었는데,,, 정은임 씨 팬층이 두터워서 배유정 씨가 본의아니게 미움도 많이 사구요~

되려 정은임 씨 방송 들으면서 힘든 시기에 정서적으로 잘 다잡게 되었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침 하차하고, 후임 배유정 씨가 진행할 때, 제 생활도 야행성 노선을 수정해야 해서 자연스럽게 못 듣게 되었지만요 ^^
그러다가 또 2003년에서 2004년 넘어가는 6개월 동안 정은임 씨가 다시 진행할 수 있었는데, 또 엠비씨 윗분들이 중도하차하게 만들었어요~
글고 보면, 엠비씨 참 밉네요... ㅎㅎ

일부 사람들은 그런 말도 하더라고요,, 엠비씨에서 2004년 4월 그렇게 중도하차시키지만 않았어도.,.. 7월에 그 출근길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우아 ~ 글게 보통은 손질된 것 사다 해 먹잖아요~ 울시어머님 2년전부터 흙묻은 거 통째로 사오시는데, ㅎㅎ 가격 때문이신가???
저희집은 일단 전 만큼은 남편이 전담하거든요~ 형제들 중에 유독 혼자만 해요.
어릴 적부터 했다고, 자타공인 배터랑 ㅎ
그렇지만 뭐 차례상에 전만 올라가나요~ 그리고 술상 보랴~ 어른들 다 댁으로 돌아가시고, 형님 가족도 친정가시고,,,
저희 가족 시댁서 몇일 더 머물다 오거든요. 먹고치우고먹고치우고 흑...

icaru 2014-02-0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기현의 씨네 뮤직은 OBS 채널에서 하는데, 시간 맞추기가 여간 ㅋㅋ
거기 클래식기타 라이브로 연주해 주는 분이 게스트로 나오시는데,,, ㅎㅎ

기억의집 2014-02-0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b에서 이카루님 댓글 보고 한참 웃었네요. 저도 더덕이 미워졌어요~

아침에 여기 잠깐 들어왔다가 차가 고장나 수리센터에 맡겼는데 고쳤다고 연락이 와 갔더니 몇 군데 더 고쳐야하더라구요. 이번에 고친 게 차수리비가 많이 나와 차수리센터에서도 부담스러운지 다음달에 와서 다른 데 더 수리해야한다고 해서 이번참에 다 고친다고 맡기고 왔는데 수리비가 백만원이 좀 넘게 나올 것 같아 급 계산기 두들기면서 생활비때문에 심각모드였는데 더덕이 미워졌다는 글 읽고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휴 왜 이렇게 돈 들어갈때가 많은지 참...

저는 정은임 전임인 조일수의 영화음악 많이 들었어요. 한시까지 버티면서 기다려 들었거든요. 대학시절 내내 들었는데 조일수 관두고 후임으로 정은임으로 바뀌면서 왠지 그녀가 미워져서 안 듣게 됐는데 조일수씨를 기억하는 사람보다 정은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구요...이카루님 말대로 팬도 정은임씨가 더 두텁고 전 아직도 조일수씨가 진행했던 거 녹음해서 테프로 가지고 있는데..우스운 건 테프 틀 기기가 없어요.....테프만 덩그러니 가지고 있네요.

다음부턴 깐더덕 사자 하세요. 이제 큰소리 칠 년차 되셨다니깐요. 아니면 미리 깐더덕을 사가시는 건 어때요? 여튼 작은아버님의 멘트를 보아 나이가 벼슬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icaru 2014-02-07 15:23   좋아요 0 | URL
역시 정은임 영화음악 이전의 역사가 있었네요... 이 얘기는 기억님께 처음들으니,
참 소중한 제봅니다 ^^;;
조일수, 검색해보니까, 50대 여성분이시고, 소속은 국장으로 되어 있네요.

나이가 벼슬 ㅌㅋㅋㅋ ,,기억 님 참말 시원하게도 옳은소리하셔요! 아 시원해 ㅋㅋㅋ

책읽는나무 2014-02-0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이글 읽었네요^^ 음~저도 몇 년전 도라지랑 고사리 생으로 된 것 사다가 해봤는데 음~~손이 많이가서 이젠 아예 손질된걸로 구입해요^^ 그것도 길이 조절해야 된다는 울시누이의 살림솜씨 본받아? 칼로 굵은건 가르고 긴건 반으로 자르고 암튼 제사음식은 뭐든 쉬운게 없다죠?ㅋ 더덕도 제사음식에 포함되는것도 신기한데 생더덕 손질은 보통일 아닌데~음ㅜ 더덕 미울만해요ㅋ 암튼 전 힘든 님의 얘기 자꾸 재미나게 읽어서 죄송하네요 ㅜ 하도 맛깔스럽게 쓰셔서^^ 그리고 제가 참 음악에 문외한이란 생각 많이 하네요 전 그시절 뭐했나?싶을 정도로 생소한~쿨럭 나도 분명 야행성 했던 것같은데~한 번 찾아서 들어봐야겠어요 요즘은 응사이후로 그시절 노래들 음악들 듣는 재미로 살아요

icaru 2014-02-07 15:29   좋아요 0 | URL
아~ 책나무님! 스맛폰으로 댓글 다신거예요 ^^ 히야~ 저 최근에 핸드폰을 바꿨잖아요. 아이폰이 문제 있어서,,,
근데,, 자판 입력방식이 지금 쓰는 게 천지인인데,,, 영 손에 익지 않아서
핸드폰으로 대화나누고, 댓글 달고 하는데 애를 좀 먹고 살아요!!
그래서 촌스럽지만,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댓글 달면서 오타 하나 안 내시는게 넘넘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

옛날 노래 찾아 듣는 재미가 이리 좋은 줄 몰랐어요.

이런 말이 있대요.

유혹이 내게 다가왔을 때,
그걸 받아들이면, 인생이 풍요로워지고
그걸 거부하면, 인생이 단단해진다고...

제가 지금 이 라디오 청취라는 유혹에 푹~~~~ 심신을 담궜는데,,,
방해받는 일들이 많이 생기네요.
하지만,,, 인생이 조금 풍요로워졌다면 다행이다 하면서 ^^;;

이제 응사하면, 서태지의 노래가 거 뭐죠... 교실이데아 말고, 하여가 말고, 감미로운 그것...

책읽는나무 2014-02-06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스맛폰으로 글을 쓰니 이렇게 올라가는군요?

책읽는나무 2014-02-07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의 댓글란이 잘안보여 새댓글을 쓰네요 이래서 스마트폰은 불편해서 알라딘 둘러보기가 영~~ㅜ 암튼 서태지노래제목은 '너에게'란 곡였어요^^ 그시절에도 꽤괜찮네?하면서 들었던 것같은데 전 이번에 성시경 리메이크노래듣고 완전 홀딱 반했다죠?ㅋ 암튼 응사노래 부러 한참 들었어요 주옥같은 노래들이 리메이크되면서 더세련되어진 모습들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아 그리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자동우산이 나와도 우산은 버리지 못하고 텔레비젼이 나와도 라디오를 버리지 못하는데 새로운 것은 환영받지만 오래된 것은 사랑받는다라고 마지막 구절에 고개 끄덕끄덕 했었거든요~근데 님의 글을 읽음서 바로 이런거구나~또 끄덕끄덕^^ 암튼 전 응사 보면서 그몇달동안 정말 연애하는 기분으로 드라마를 만났어요 다시 듣는 노래들도 넘 좋았고^^ 아~근데요 궁금한게 하나 있었어요 전 경상도토박이라 사투리가 원어민처럼 바로 들려 이해가능했는데 서울사람들은 우리처럼 알아듣고 바로 웃을까?뭐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ㅋ

icaru 2014-02-10 17:29   좋아요 0 | URL
ㅋㅋ 삼천포가 하는 이야기는 잘 알아듣겠는걸요~ 배우들이라선지,, 사투리라도 정확하게 전달되어요~ 문제는 현실에 만나는 사투리 사용자 ㅋㅋㅋ
전에 모시던 부장님이 부산 분이셨는데,
글나~? 맞지~? 왜 안되는데~, 왜 그러는데~,
입말처럼 붙어서 쓰시는 분이었는데,, 응사에서도 그 특징을 개그로 끄집어내더라고요 ^^

서태지 노래 '너에게'는요, 헐~ 전 귀에 감미롭게 익다 했지, 서태지 노래였는줄은 몰랐네요. 남편이 서태지노래라고 알려줘는데,, 절 외계인보듯 ㅋㅋㅋ

아 그리고 이글은요... 쓰다보니까 나이사십 사십 거렸는데,,
정확히 말하면 사십 하나 잖아요... 길어져서 일의자리는 걍 짤라먹었어요 ^^!

나,,, 이 마당에서는 책나무님하고 동갑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