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읽으려 한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 부분적이고 선택적으로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통합적, 총체적으로 - 그것을 삶의 자리로 옮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연대하는 자세로, 하지만 내게 너무도 멀고 굉장히 추상적이다. 아니 불편하다...

공의와 정의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한 때 잘나갔던 그들의 가족들. 지금은 억수같이 내리는 비는 어린아이의 텐트조차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들의 집은 더러운 물로, 집기들이 둥둥 떠다니게 된다. 이런 저런 모양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고 구분되지만, 냄새는 도무지 구분되지 않고, 도저히 나뉘지 못한다. 이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우리 모습을 재확인시켜 줘서, 찝찝하고 불쾌하지만, 어쩌겠나. 이렇게 살고 있는데.  불우한 이들끼리 같이 살았더라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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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
김근주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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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믿는다. 하나님을 믿고 이해하고 깨닫는 근원적인 출처가 바로 신구약성경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과제는 하나님의 계시인 이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의 어떤 행동이나 적용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 (20-21쪽)

해석은 개인의 작업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이 공동체 안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해석은 반드시 공동체적이어야 하며, 우리 해석의 타당성 역시 반드시 공동체 안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진리 주장은 일방적으로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확인되고 검증되는 것이다. 그러니 개별 본문들에 귀 기울이며 충실히 다루어 가되, 우리의 해석이 타당한지 공동체 안에서 나누고 검토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64쪽)

구약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 구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신약을 구약의 문맥 안에서 읽어야 한다는 실천적인 함의를 지닌다. 구약은 사라진 시기의 말씀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의 한결같은 진리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구약을 신중하게 고려할 때, 구약은 우리로 하여금 공동체적 차원을 항상 명심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지극히 사사롭고 개인적인 차원으로 축소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 교회가 드러내고 있는 문제의 본질 가운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107쪽)

불의한 세상을 향한 예언자의 비판은 온데간데없이 언제나 자신의 마음속만 들여다보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독재 권력과 부패한 권력에게 최상의 종교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개인주의적인 교회가 늘어갈수록, 이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면 될수록, 사람들은 잘못되고 불의한 구조보다는 내면의 평화, 내면의 변화, 내 안에 있는 죄의 문제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다. (중략) 그러니 이렇게 개인주의적이고 사적인 성경해석은 어느 시대든 절대 권력이나 부패한 권력의 환영을 받고 막대한 후원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한 사례들을 이미 우리나라 개신교 역사 곳곳마다 볼 수 있다. (117쪽)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이 두 가지를 합쳐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러므로 신구약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성경 전체의 맥락 안에서 읽는다는 의미며, 신약의 모든 본문이 구약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139쪽)

논리적으로 당연하게, 이후 이스라엘의 존재는 정의와 공의의 삶으로 대표된다. 다윗의 나라는 정의와 공의의 나라고(삼하 8:15), 솔로몬의 통치 역시 정의와 공의의 통치로 알려졌으며(왕상 10:9), 이스라엘에서 새로 등극하는 왕들에게 하나님이 정의와 공의를 부어주시기를 기도했다(시 72:1). 정의와 공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가난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며 궁핍한 자의 자손을 구원하며 압박하는 자를 걲는 것‘(시 72:4),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는 것‘(사 1:17),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아니하며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지 않는 것‘(렘 7:6), ‘탈취당한 자를 압박하는 자의 손에서 건지고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며 무죄한 피를 흘리지 않는 것‘(렘 22:3)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풍성한 제사를 드릴지언정 이러한 정의와 공의의삶에 대한 요구는 도외시했다.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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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인, 김이듬이 인터뷰한 스물네 명의 파리지앵들의 삶의 엿본다. 자꾸만 목적이라든가, 생산성을 따지게 된다. 타인의 삶을 드려다 본다는 것은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또는 부럽기도 하고, 자신을 드려다 보는 거울 역할도 하게 한다. 잠깐 만나서 나눈 그들에 관한 이야기에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작가가 의도한, '파리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목소리로 실제의 파리를 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11쪽).' 로 시작하여, '나는 그들을 통해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사는 법 이상의 인생을 배웠다(224쪽).' 는 고백의 마무리에서 이 글의 목적과 생산성을 조금 알게 된다. 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대다수가 인정한다 해도 정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천천히 다시 걷고 싶은 파리 골목들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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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적의 친구 - 파리, 내가 만난 스물네 명의 파리지앵 걸어본다 8
김이듬 지음, 위성환 사진 / 난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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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그렇다면 당신의 주된 활동은 무엇인가?
E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리서치‘라고 부른다. (중략) 내가 하는 일들은 모두 일종의 리서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등도 마찬가지다. (19쪽)

K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A 생각을 적게 하는 사람, 바로 행동하는 성격의 사람. 나는 너무 신중한 편이거든요. (30쪽)

K 선생님께서는 한국에서 성균관대학교 외의 다른 대학에서 일한 경험도 있으시죠?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P (중략) 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의, 학생들을 위한 자주성이랄까. 자율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한 주된 구성원인 학생들에게 상세히 발표하거나 면밀히 검토하고 잘 구조화된 리포트를 작성하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저명한 사상가들에 대한 비판적 수용이 없었습니다. (37-38쪽)


K 마지막으로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P 살라, 행동하라, 일하라. 하지만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항상 궁금해하는 것을 멈추세요. (

K 너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G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서는 나라와 사람들이 힘들고, 또 정말 힘들다고 생각해. 그들은 인정받기를 원해. 나는 가끔 슬퍼. 왜냐하면 한국은 현대성의 측면에서 너무 미숙하고 나는 그들이 서양에 의해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49쪽)

K 어리석지만 중요한 질문을 드릴게요. ‘문학‘ 혹은 ‘시‘란 무엇입니까?
F 당신은 시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가? (중략) 시나 노래는 혁명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어떤 혁명도 시나 노래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와 정치는 같은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시와 정치는 꽤나 다르고, 종종 상반된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협력하기도 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낳는다. 내 친구인 어느 미국 시인이 말하길, 이것은 왼손. 오른손과 같다. 그것들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둘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의 뜻은 문학적 장르로서의 시poetry가 없는 정치적 시poeme politique는 공허하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시가 필요하다. (61-62쪽)

K 무슨 데모가 이렇게 축제 분위기야?
A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제도 개혁을 주장하는 거야,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 행진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행위잖아.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보호해주는 것이 민주주의지. 한국은 어때? (69쪽)

김 파리에 유학 오려는 이에게 들려줄 말이 있다면요?
최 (중략)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따위의 세계화를 가장한 편협한 민족주의적 사고에는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한국 안에서 그 사회의 가장 첨예한 문제들과 대립하며 사유와 예술을 펼치는 것이 가장 근본적으로 세계적인 문제와 맞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공부만을 위하여 이곳에 올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중략) 프랑스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질문을 매일 던져보게 되는 나라이기도 하죠.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는, 그 어디에 있든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첨예한 문제의식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77-78쪽)

K 네 커피가 유독 맛있는 건 골드 샷에 기인한 거 같은데, 골드 샷은 어떤 거야?
E (중략) 나에게 골드 샷이란 가지고 있는 원두에서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마시는 사람이 맛과 향과 그 느낌을 언제나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샷을 말해. 내 커피를 마시는 손님에게 하나의 지침서(참고서)가 되길 바라. (84쪽)

K 당신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S 음악은 당신이 듣는 모든 것과 당신이 이해하는 그 모든 것 사이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95쪽)

K 당신은 무엇을 위해 연주를 해요?
S 콘서트와 DVD 만들기는 달라요. DVD는 모르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같아서 예쁘게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콘서트는 다르죠. 모든 이와 여러 시간 공유하는 세계입니다. 즉흥적인 소통이 가능해요. 음악은 말이고 놀이입니다.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한다고 하면 당신은 실망할까요? (103쪽)

K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R (중략)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나의 일을 좋아하고 현재를 사랑합니다. 아, 그리고 난 프로듀서지만 음악가예요. 중세 유럽 기타를 밤새워 연습하고 있지만 좋은 아티스트는 아니라서 하루종일 아주 좋은 음악가들과 생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요. (112쪽0

한국을 떠나 평생 살 수 있을까? 난 글쎄다. (120쪽)

"탱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직업이 고교교사인 에바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탱고는 인생이죠. 난 죽을 때까지 춤추고 싶어요." 누구나 자기 삶이 끝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한두 가지는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대단히 가치 있으며 무엇이 하찮은가는 아무도 함부로 말할 수 없다. (128쪽)

K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뭘까요?
P 돈과 이혼 문제입니다. 이혼 때문에 아이 셋의 양육 소송중인데, 그애들은 스페인에 살고 있고 1년에 두 번 만나고 있어요.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고 부드러운 뺨을 쓰다듬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슬픔이에요. (136쪽)

욕심내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좀 더디더라도 제가 가진 것에 맞춰 천천히 가면 되지 않을까요? (중략)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남과 비교해서 나를 채찍질하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우리 자신한테 너무 관대하지 못한 것 같아요. 사실 여기서 지내는 6년 동안 친구들한테 그런 지적도 많이 들었고요. 이런 엄격함이 우리가 진짜 포기해야 할 것과 욕심내야 할 것을 바꿔 놓은 건 아닐까요? (164쪽)

K "파리지엔 파리지엥"을 피사체로 한 작품 모음도 있는데요. 그들을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을까요?
H 나는 파리지엔느 하면 검은 여자가 떠올라요. 이 여자는 엘레강스하고 오래전부터 프랑스에 있어온 어떤 하나의 문화예요. 반면 한국 여자들은 같은 옷, 비슷한 스타일을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파리지엔느는 다른 국가와 다른 프랑스의 유일한 것, 유행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미학 같은 겁니다. (195쪽)

나는 인터뷰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았다. 건강한 아웃사이더를 만나도 그 거울 속엔 신음하는 내가 있다. 인터뷰라는 형식의 창으로 그들을 찌른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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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양준일과 심수봉의 노래를 온종일 번갈아 듣고 있다. 그리고 '남산의 부장들' 영화도 보았다. 소화되지 않은, 체 한 감정들로 묵직하다. 

낭창낭창 부르는 이 목소리, 둠칫둠칫 흔드는 너무 앞서 간 그들을 소환하여 어쩌겠다는 건지... 

장석주는 읽은 시를 '잊다, 산다, 죽는다, 그럼에도 사랑한다'로 나누어 각각의 소회를 적었다. 결국에는 사랑하기에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까. 그럼 어떻게, 세월이 지나면 좋은 날도 있을거야가 되기 전에 지금부터 어깨펴고 당당하게 끝까지 살아야 되겠지..



나는 단순한 인생을 좋아한다 (이장욱 '뼈가 있는 자화상' 중에서)


이 세상에 나오면 

일곱 번 다시 태어나세요..... (아틸라 요제프 '일곱 번째 사람' 중에서)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조오현 '아지랑이' 중에서)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드나니.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술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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