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목수정의 글이 좋다. 이럴 때 읽으면 치유가 된다.
어딘지 모르는 알 수 없는 근지러움이 온몸을 덮치면서, 마음과 정신까지 근질거리고, 잇몸조차 부어 먹는 거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모든 걸 알러지라고 치부해 버리면, 아직도 세상 만사가 알러지가 되고 있는, 그러면 나는 젊은이에 속한건가. 그건 분명 아닌데도, 긁고 있는 손가락이 미울 정도로, 이도 저도 못하는 마음의 흔들거림, 총체적인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이렇게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는 자신감과 바탕이 되는 지식과 마음의 근육이 부럽다.
십여년 만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이들을 만났다. 그 당시 많은 도움을 받아서 만나고 싶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젠장, 입속까지 근질거리고 있었다니, 이런 내가 싫다. 요즘 들어 듣고, 들어주는 자리에서 먼저 선점하여 이야기하고 수다쟁이가? 된 모습이다. 주변인들이 나를 만나는 이유는 분명 아주 잘 들어주고 긍정적인 피드백과 비밀유지가 완벽했기 때문일텐데, 그래도 그들보다는 덜 이야기하고, 이전의 나보다는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애써 위로한다.
목수정의 아버지 목일신은 아동문학가이자 우리가 어릴 때 부른 '자전거'를 작사한 분이다. 이름을 딴 일신중학교와 목일신문화재단, 목일신아동문학상이 있다. 할아버지 목치숙은 독립유공자이다. 이러한 가족 배경을 가진 그녀가 어릴 때 만난 그녀와 정반대의 계급, 소위 친일파 배경을 가진 남자친구와의 이야기가 '당신들의 계급을 동정한다(22-26쪽)'에 나온다. 비루하게 왜곡된 역사가 청산되지 않아, 계속 거짓을 부르게 만드는 지금을 알 수 있다.
프랑스와 한국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말들이 조각조각 들어있다. 정리하면, 끝내 무릎 꿇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진실을 말하고, 그게 인간에 대한 예의이고 살아있는 자의 몫이라고, 깜깜한 밤을 지나는 우리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고 영혼을 보듬어,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기를 권하고 있다.
혼자서 아는 척하고, 잘난 척하며 살려고 한 것 같다. 나에게만 집중하는데도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근질거림을 어쩌지 못한다. 알러지 때문이라고 뭉뚱거려 퉁치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