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절반에서 융을 만나다 - 소설로 읽는 융 심리학
대릴 샤프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9년 9월
절판


모든 갈등은 양 극단에 있는 두 힘이 충돌할 때 발생한다. 요컨대, 심리적 갈등은 자아와 무의식이라는 두 가지 세력이 부딪칠 때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인식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인식하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어나는 갈등, 그중에서도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은 자신의 심리적인 갈등이 외부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 안에 있는 심리적 갈등은 그가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 속에 그대로 반영된다. -23쪽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내가 화가 나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입을 다무는 것이다.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터에서 물러나 혼자 머리카락이 젖도로 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파트너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내 안에 있는 어떤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무엇 때문에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묻는 것이다. 이럴 때 "왜 그녀(혹은 그)가 내게 그런 짓을 했을까?" 혹은 "그(혹은 그녀)는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걸까?"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왜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했을까?" 혹은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심리는 어떤 것이가? 나는 그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런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따. 다시 말해 개인적인 테메노스를 세울 수 있다. -106쪽

"우리는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이 사람과 함께할 때 나는 어떤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가?' '그 결과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나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나의 판단(사고와 감정은 판단 기능이다)을 반영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나의 인식(직관과 감각은 인식기능이다)을 반영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내 안에서 어떤 콤플렉스가 활성화되어 있는가?' '그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어떻게 그 일을 망쳤는가?' '그 일을 망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에 비추어볼 때 나의 심리는 어떠한가?' '나는 그것에 관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건가?' -155쪽

외로움이라는 것은 자신이 버려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신들과 신성한 영웅들은 어렸을 때 부모나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제우스,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모세, 로롤루스와 레무스 등은 어려서 버려졌다. 버려진 아이라는 모티브는 신화 속에 자주 등장한다. 융에 따르면, 신화 속의 아이들은 높은 의식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높은 의식을 가졌기 때문에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높은 의식을 성취하기 위해 버림받는다. 다시 말해,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것은 높은 의식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독립하기 위해서, 남자는 그의 근원인 어머니, 가족, 사회로부터 떨어져 나와야만 한다. 그것은 여자도 마찬가지다. -24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학을 코앞에 두고 마무리를 하고 있다. 얼마나 바쁜지, 때아닌 금식을 하고 있다. 몇일 째 하루 한끼정도다. 밥먹는 시간을 아껴가며 가만히 쉬고 있다. 커피만 가득내려 마시고 있다. 열번도 더 만난 아이를 병원으로 보냈다. 마음에 계속 걸린다. 마음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아주 굵은 채로 걸러 최소한 아이들만 만나기로 했다. 그도 맘대로 안된다. 무슨 출장, 연수가 겹쳐서 그 애들도 다른 이들에게 넘겼다... 나를 사랑하는 부분을 모르는 아이들, 부모에게서 사랑받지 못해서다... 사랑을 줘도 왜곡되게 받아들이고, 낮은 자존감, 자기 주장도 못하고, 그저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일이 나의 일이다... 너의 아픈 마음을 함께 아파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내마음도 알아주면 좋겠다... 집단상담에 참여하고 있다. 왜 그런 행동이 싫을까,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가를 드려다 보면 나의 욕구, 나의 집착이 보인다. 그 부분과 상충되기 때문이란다... 그 부분에 한참을 맞닿아 있었다...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한주간 나에게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 또한 나의 일부분이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유은정 지음 / 들녘 / 2012년 1월
장바구니담기


약 덕분에 그녀의 폭식이 멈춘 것을 칭찬하는 대신, 정말 그녀가 잘한 일에 대해 칭찬했다.-55쪽

말이 빠르다는 것은 십중팔구 자기중심적인 성격이라는 뜻이다. -59쪽

길티플레저guilty pleasure는 다이어트의 최악의 적이다. 길티플레저는, 쇼핑이나 과식 등으로 쾌감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죄책감이 드는 것을 말한다. 나는 나를 찾아온 환자들에게 다이어트를 할 때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없다고 말씀드린다. 오히려 '먹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다이어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68쪽

그저 카페에서 친구와 대화하듯, 찜질방에서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 듯 정신과나 상담실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히려 그런 수다는 신세한탄에 그치지만, 상담은 분명한 목표가 있는 대화이고, 그 목표는 하나다. 다양한 상황 속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고 편해질 수 있도록 같이 연습하는 것이다. -83쪽

우리나라 엄마들의 장점은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넘친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 관점에서 아이를 놓아주어야할 때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102쪽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언제쯤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의 색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 그 존재 자체가 소중한데, 왜 부족한 것만을 보고 스스로를 낮추는 것일까.-115쪽

연인, 혹은 가까웠던 사람을 잃게 되면 애정결핍이 생기기 쉽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집착하는 일종의 '관계중독'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또, 헤어진 상태를 무의식중에 버림받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생존에 대해 위기를 느낀다는 가설도 있다. 이 위기는 '심리적 허기'를 겪게 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몸에 칼로리를 비축하게 된다. -160-161쪽

수많은 여자들이 머리로는 잘 알면서도 남자로 심리적인 허기를 채우려 한다. 타인을 향한 인정욕구가 허기진 심리역동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일까. 이들은 다른 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굉장히 신경 쓰고 늘 자신만 봐주길 기대한다. -166쪽

섹스는 단순한 육체적 접촉만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확고한 가운데, 조금 더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주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19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별과 사랑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라 하지만, 떠나 보낼 때는 무척 힘이 든다. 실지로 떠나 보내기 보다는 대부분 그냥 떠났다가 더 정확하다. 거절감은 사람을 한없이 낮게 만든다.  '만일 내가 혼자 내 발로 설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한다면, 그 관계는 결코 사랑이 아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랑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다.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 중에서"

오래동안 조금씩 읽은 '책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에 관한 글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독자 권리 장전'이다. 독자는 책을 읽을 권리, 책을 읽지 않을 권리, 어디에서라도 책을 읽을 권리, 언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책을 중간중간 건너뛰며 읽을 권리,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다시 읽을 권리,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많은 사람이 읽는 책을 읽지 않을 권리, 책에 대한 검열에 저항할 권리, 책의 즐거움에 탐닉할 권리, 책의 아무 곳이나 펼쳐 읽을 권리, 반짝 독서를 할 권리, 소리내어 읽을 권리, 다른 일을 하면서 책을 읽을 권리, 읽은 책에 대해 말하지 않을 권리, 책을 쓸 권리... 그리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이다. 한집 건너 있는 음식점, 노래방, 술집, pc방 등등보다 마을마다 도서관이 있다면 청소년들의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언제 어디에서나 읽을 수 있다. 각자의 삶속에서 책을 읽으면 된다... 그리고 또 간간히 책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있어 한참을 드려다 봤다. 나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은 사진이 하나 있었다. [p89]... 그리고 서점과 도서관 가 본지가 무척 오래 되었다는 생각과 책 냄새가 그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시 혼자가 된 당신에게 - 스스로 행복해지는 이별 심리 치유서
기나 케스텔레 지음, 황미하 옮김 / 다산라이프 / 2013년 1월
절판


서로 소통이 부족해지면 함께 있어도 경직되고 활기가 없어집니다. 갈등이 생겨도 말하지 않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입을 꼭 다뭅니다. 불쾌한 감정이 마음을 억눌려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말로 표현되지 않고, 따라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은 막강한 힘으로 관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흡사 불에 그을리듯, 표현하지 않고 제쳐둔 문제들은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 서로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고, 지금까지 상대방에게 풀었던 좋은 감정은 사라집니다. 거기서 생긴 불만을 계속 토로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는 소원해집니다. 분위기는 점점 더 답답해지고, 대화는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루어집니다. -31쪽

떠난 사람이 당신과 함께한다면 그것은 환영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사람을 생각하고 느끼고 염려합니다. 함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느낌,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귀결됩니다. 당신은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손 닿는 곳마다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이니 한없이 외롭습니다. 고독감이 엄습합니다. 밤이 되어 잠들기 전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의식할 때, 혹은 식탁에 홀로 앉아 꾸역 꾸역 밥을 먹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을 털어내지 못할 때 고독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고독감은 누군가에게 속하고 싶다는 갈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가까워지고 싶은 열만 때문에 당신은 이미 가버린 사람에게 여전히 매달려 그/그녀에게 전화하라고 애원할지도 모릅니다. -100쪽

죄책감은 잘못 투약된 진정제 같은 것입니다. 죄책감이 들면 행동이 움츠려들고 생각이 느슨해지며 자존감이 약해집니다. 죄책감은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를테면 자기를 비난하면서 생기는 감정이지요.-110쪽

이별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간절하다고 해도, 그것을 가능케 하는 요술방망이는 없습니다.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감정을 마음속에서 모두 내려놓는 유일한 길은 사랑했던 사람과 깨끗이 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랑을 잃어버린 데서 오는 불안과 절망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118쪽

채 이별을 맞이하기도 전에 그/그녀와 마음의 거리가 생겼다면 마음을 정리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갈라선 뒤에도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다면 그 고통은 참으로 견디기 힘듭니다. 그러나 상황은 다르다고 해도 두 가지 경우 모두 이별의 상처가 남는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그녀에게 품었던 좋은 감정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해도,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생각은 헤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남습니다. -18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