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작가를 다시 알게 되었다. '세상을 보는 미숙한 눈(p315)'을 가진 사람이었다. 거기다가 순진함까지. 그러다보니 삶에서 좌충우돌 할 수 밖에... 그러나 충분히 극복했다. 이유는 성품이 순진하고 맑기 때문이다. 거기다 아마 돌직구를 날리지 않았을까. 정직하기까지 하니... 물론 이해받지 못하는 생뚱하고 눈치없음으로 본인도 힘들고 상처입었겠지만, 주변인들 또한 힘이 들고 상처입을 수도 있었겠다란 순전히 나의 생각이다... '관념적'과 '현실적' 사이를 오가며 쓴 글들, 사람들은 자신과 맞지 않으면 큰소리를 낸다. 그녀의 생각들, 가령 사랑, 사형에 관한 부분, 운동권, 페미니즘 등등을 그냥 읽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설령 나와 다를지라도 그건 그녀의 생각이다. 어찌 되었든 그녀의 글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건, 그만큼 동조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찬반을 떠나서 그녀의 글을 읽을 동안에는 뭔가 생각은 할 거 아닌가. 읽을 게 없는 시대에 뭔가를 읽을거리가 주어졌다는 건만 해도 괜찮은 건 아닐까... 공지영의 학창 시절을 기억하는 누군가가 한 말을 옮기며, "그는 참으로 발랄하고, 진취적이고, 거기다 예쁘기까지 하고, 더군다나 무척이나 똑똑하기까지 하고, 더더군다나 '건방'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는 누구라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여대생이었다.(p389)"
추석이다... 그저 쉬고 있다... 편하다... 괜찮다...
이적의 노래, '다행이다'가 생각난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거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거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