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 프로이트의 의자에 앉아 가만가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같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입이 근질거렸다. 저자가 내귀에 소곤대며 들려주는 무의식의 저편은 울컥했다가 금방 헤헤거렸다가, 아하! 그렇구나... 나와 그와 그녀를 이해했다. 나또한 그들과 같이 읽고 싶었다. 정말 가만가만히 가을이 온 것처럼 가만히 듣기만 해도 된다... 그러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안하고, 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진짜 '나'를 보게 해준다.
'한밤의 FM'을 봤다고 하니, 아니란다. '심야의 FM'이다. 난 왜 자꾸 한밤이라고 생각했을까... 말로 인한 오해? 영화에서는 아나운서의 말을 빌려서 범인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동일한 말을 누가 듣느냐, 상황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굉장이 다르다. 말을 듣는 사람과 말을 하는 사람의 초점에 따라, 그리고 진실의 부피와 책임 또한 제각각이다. 말.말.말 잘들어야 하는 게 먼저일까. 잘하는 게 먼저일까. 달걀과 닭은 무엇이 먼저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