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기반으로 한 소설, [예수]는 기독교인이라면 픽션과 논픽션으로 오가는 글로 읽게 된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14회로 마치는 드라마 같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지금의 우리와 나의 모습으로 환원되고 대치 된다. 특히, 예수를 배반한 유다의 속마음이 인상적이다.

나는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모태 신앙이지만 60년 이상 다닌 교회를 휴학 중이다. 교회라는 공간의 의미도(교회 예배만 드리고 오는 상황에서), 교회 출석과 신앙의 관계도, 성경 말씀과 현재의 삶에서, 예수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저자가 마지막에 한 말,

'나는 세상 것들에 강하게 얽매여 있는 평범한 그리스도인, 평범한 평신도에게 그리스도의 의미를 보여 주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 


*모리스 젱델이 처음에 한 말,

'그리스도교는 본질적으로 그리스도 안에 머문다. 그리스도의 교리는 교리라기보다는 그분의 인격이다. 따라서 성경 말씀은 그 의미와 생명을 한번에 잃지 않는 한, 그리스도와 떼어놓을 수 없다. 비평가들은 통찰력을 가지고 끈기 있고 충실하게 초대 교회의 신앙을 집약한 책들을 연구하는 데 탁월하게 기여할 수 있었고, 실제로도 기여했다. 그러나 믿음 없이는 성경 본문에 담긴 삶의 비밀을 발견할 수 없다. 성경 본문의 영혼인 하느님의 현존이 발하는 빛 안에서 연속성과 움직임, 신비를 이해할 수 없다.'


겨울이 되었다. 새벽 기도 뿐 아니라 교회 행사에 모두 참여하는 동생과 김장하러 간다. 네 자매가 처음으로 모여 김장하기로 했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하기 전까지 끝난 게 아닌 우리의 계획, 우아한 백조들만 엄마를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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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
프랑수아 모리아크 지음, 정수민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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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영혼이 숨어 있는 곳까지 가서 그 영혼을 수중에 넣는 사냥꾼이었다. 그리스도는 손에 넣기 쉬운 목표물만 쫓는 즐거움을 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죄인은 우리를 타락시키고, 우리는 그들을 구원할 수 없다. (98쪽)

예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인간적인 감정이 하느님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였고, 하느님의 열정이 피를 빠르게 돌게 만들었다. 말씀이 사람이 된 이후로 연민은 창조주와 피조물에게 공통된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가난한 이들의 굶주림, 목마름, 피로를 느꼈다. 그는 땀과 눈물, 피를 받은 인간이었던 것이다. (159-160쪽)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말씀을 지키는 것이 전부다. (235쪽)

그러나 기도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 세상의 경계는 어디일까? 이 버려진 세상의 영원한 운명은 무엇일까? (325쪽)

유다에게 은돈 서른 닢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그가 예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다른 제자들보다 자신이 덜 사랑받았다고 느끼지 않았다면, 아마도 유다는 예수를 팔지 않았을지 모른다. 탐욕이 부른 한심한 계산만으로 그 일을 결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한의 머리가 예수의 가슴에 기대어 있는 바로 그 순간, 사탄이 유다의 마음을 영원히 지배하게 된 것이다.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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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곁에서]는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었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세 편의 글이 끊어짐 없이 이어진다. 현대사에 일어난 굵직한 세 건의 사건과 개인에게 일어난 일들이 함께 맞물려 있다. 우리는 살면서 '죽을 때까지 처음 앞에 선다.'는 말이 맴돈다. 그러고 보니 죽는 것도 처음이다. 작별보다는 이별에 더 가까운 글이다. 글 속으로 점점 빠져들면서 마음 깊은 수렁에 빠진 거 같았다. 아직도 마음에는 웅덩이가 몇 개 남아 있는지... 저자가 말한, 내 말이 구체적인 현장에 있지 않기에 계속 회상이나 추억 같은 것을 갉아먹고 살아가는 시간만 남은 걸까? 지금은 내게도 그런 것 같다. 

누군가, 무언가와 이별하고 버린다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묵은 짐이 곁에 있고 감정도 찌꺼기로 남아 있다. 그 간 집안 정리를 했다. 머뭇거리고 주저하며 놓아 두었던 것들, 이유는 조금이라도 큰 물건은 신고하고 입금하고 버리기까지 해야 하니 그러한 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작고 낡았지만 손 떼 묻은 여행 가방, 입지는 않고 버릴까 말까 망설이던 옷들, 예쁜 커피 잔들, 책들 등등, 이것저것을 과감히 버렸다. 아울러 오래된 연락처는 삭제하고, 아직도 투자하라는 친구라 자처하는 번호는 차단했다. 그러나 회상과 기억과 연관된 사람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하루에도 수 번이나 다양하다. 매일 이별을 감행하자.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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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곁에서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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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말의 구체적인 현장에 살지 않는다면 나에겐 계속 회상이나 추억 같은 것을 갉아먹고 살아가는 시간만 남은 걸까? (99쪽)

나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매일 조금씩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들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히도 내가 여기에서 이렇게 주저앉아 더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거든. 나는 지금도 나아가고 있는 거 같아. 예상치 않은 곳이라 두렵긴 하지...... (152쪽)

잊을 수 있으면 잊고 지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닙니다. 잊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시간과 함께 모든 게 희미하게 옅어지는 건 가을 뒤에 겨울이 오는 일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맺힌 게 없이 자연스럽게 잊히는 삶을 누구나 살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167쪽)

이젠 여기 없는 존재들을 사랑하고 기억하다가 곧 저도 광활한 우주 저편으로 사라지겠지요.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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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책을 통하여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면서 타인의 관점으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 읽기를 통해 나의 삶과 다른 다양한 타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삶은 배제될 때가 많다. 그래서 책 선택의 폭이 좁고 한쪽으로 편향된 책 읽기만 지속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책 읽기의 목적은 무엇일까, 단지 '즐거움' 뿐일까...

부록에 나오는 현재 당신을 빚어낸 책 열 권을 든다면? 지금까지 다시 읽은 책은 어떤 것이며, 그 이유는? 세 번 이상 읽은 책은? 가장 영향을 준 동화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이며, 삶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등의 질문에 답해 본다.

시월이 다 지난다. 나무들은 다시 초록 옷을 입을 건데, 우리는 다시는 청춘으로 갈 수 없다. 그래서 책을 읽을까... 홍상수 영화 '우리의 하루'를  보았다. 고양이 이름도 우리, 우리도 우리다. 우리는 잠시 사라지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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