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토요일.

세 권을 만났어요.

‘타인을 앓다’, ‘메타인지 학습법’은 중고 도서랍니다.

‘논어’는 서평 도서지요.

중고 도서로 만난 두 권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책이었어요.

이렇게 만나니, 반갑더라고요.

‘논어’의 유명한 구절은 몇 개는 알고 있지만, 완독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평단 모집을 할 때, 신청을 했답니다.

모집 인원이 넉넉해서 당첨될 가능성이 높았고, 이렇게 당첨이 되어 책을 만났어요.

옛 성현의 가르침을 잘 받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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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알레+알레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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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지학사아르볼)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有限)하고, 멈추지 않으며, 일방통행이다. 그것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그것.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것. 정말 매혹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많은 매체에서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다. 나도 간혹 상상하기도 하고. 내가 시간 여행을 상상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어떤 애니메이션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꼬마 시절에 본 한 애니메이션. 바로, '시간탐험대(원제: 타임 트래블 톤데케만(たいむとらぶる トンデケマン), 일본 방영: 1989.10.19.~1990.08.26)'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타임머신은 주전자였다. 돈테크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전자. '돈데기리기리 돈데기리기리 돈데돈데돈데 돈데크만'이라는 주문을 외우고, 공간을 열어준다. 그것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고. 그것을 본 어린 나에게 타임머신은 정말 신기하고, 동경의 물건이었다. 이런 타임머신을 처음으로 소개한 소설을 만났다. 내가 간직했던 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의 설렘까지 소환한 공상 과학 소설.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을 발명했다는 그. 시간 여행자. 그의 집, 저녁 모임에서 손님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일주일 뒤. 손님들이 두 번째로 모인 날. 먼지투성이에 지친 모습으로 발에 피를 흘리며 나타난다. 그리고 802701년의 미래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손님들에게 들려준다.

 802701년으로 가서 미래의 인류를 만난 그. 두 종족의 인류가 있다고 한다. 한 종족은 '엘로이'다. 120㎝ 정도의 키에 가냘프고 순한 채식주의자인 그들. 그리고 다른 한 종족은 '몰록'이다. 추악한 겉모습에 육식을 하는 그들. 이 두 종족은 놀라운 관계를 맺고 있는데.


 '하지만 내게 미래는 여전히 검은 공백이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으로 몇 곳에 불이 켜졌을 뿐 그저 거대한 미지의 세계일 뿐이다.' -211쪽.


 189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이 소설. 이 공상 과학 소설 '타임머신'은 불평등을 다룬 소설이었다. 그 당시 영국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계급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부익부 빈익빈. 자본주의의 그림자로 인한 심한 빈부격차. 부의 큰 불평등이 오래 이어지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타임머신'의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도 그것을 경고하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판도라'의 상자에도 희망이 담겨 있듯이 그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미래는 아직 공백이라고. 미지의 세계라고. 결국 미래는 우리가 채워 가는 거리고. 이것이 그의 상상에 깃든 깊은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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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0-06-07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Rod Taylor가 주연한 1960년의 영화버전을 참 좋아합니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옛날의 감성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사과나비🍎 2020-06-08 18:12   좋아요 1 | URL
아, 영화도 있나 봐요~^^* 1960년! 정말 오래된 영화네요~^^* 저도 한때 고전 영화 찾아보고는 했었어요~^^*
이 영화도 기회되면 보고 싶네요~^^* 아무튼! transient-guest님!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시간되시기 바랄게요~^^*

페크pek0501 2020-06-10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 여행, 멋지죠. 제가 읽었던 일본 소설에도 그런 게 있었어요. 한번 그 시대로 가 볼까, 하면서 한 남자를 데리고 가는 장면이 있는데, 가능한가? 하며 생각을 했더랬죠. 두 사람이 마침내 시간 여행을 다녀와서 현실에서 이야기하는 걸로 이어집니다. ㅋ

사과나비🍎 2020-09-14 19:05   좋아요 0 | URL
답글이 너무 늦어 무척이나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나저나 시간 여행이 소재인 일본 소설이 있나 봐요~ 궁금해지네요~^^*

2020-08-10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0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4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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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나에게도 할머니가 계셨다. 두 분 다 하늘에서 나를 보고 계시겠지.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친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하늘로 가셨기에.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투병하셨다는 것과 시골에서 장례식을 하셨다는 것. 그 두 가지로 나도 학교에 며칠씩 결석했다는 것과 슬펐다는 것. 그 정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 많다. 막내 이모와 함께 외할머니댁에 내려와서 잠시 지냈던 것, 대부분의 명절 때, 외할머니댁에 가서 하룻밤 묵었던 것. 그렇게 외할머니와 추억의 조각이 여럿 있다. 외할아버지께서 먼저 하늘로 가시면서 재산을 지키시면서 사신 그 외할머니. 친손주를 더 크게, 자주 보셨지만, 외손주인 나도 돌아보신 외할머니. 젊어서 하늘로 간 작은 아들과 내가 닮았다고 하셨다. 그렇게 슬픔이 깃든 눈으로 말씀하셨다. 그런 외할머니는 암이셨다. 그렇게 하늘로 가셨다. 우리 집에서도 투병 생활을 하셨던 외할머니. 지금도 내 가슴속에 기억되어 있다.

 여성 작가 여섯. 윤성희, 백수린, 강화길, 손보미, 최은미, 손원평. 그녀들의 짧은 소설을 만났다. 할머니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나의 할머니에 대한 기억 소환 매체가 되었다. 특히, 가슴속에 있던 외할머니의 기억이 다시 온몸에 스며들었다.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빌었어. 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도 해주겠다고."' -윤성희의 '어제 꾼 꿈' 중에서. (33쪽)


 결혼도 안 한 나도 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를 해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내 아들딸에게 먼저 해줘야겠지만. 그리고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다. 명절 때 간식을 드시며, 외할머니는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시고는 하셨다. 주로 동네 사람들과 친척들의 소식이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주 이야기를 하실 때는 나에게도 말씀하셨다. 마치 구연동화 같았다. 사투리였지만,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감정을 넣어서 하신 말씀이기에. 나도 손주가 생기면 그러겠지. 천천히 감정을 넣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리라는 것.


 할머니, 이런 게 살아 있다는 거야?' -강화길의 '선베드' 중에서. (101쪽)


 나도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께 어느덧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외할머니는 '그럼, 그렇지'라고 말씀하시고 계시겠지.

 강화길의 '선베드'는 요양원에 계신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격정을 담았다. 나도 병실에 계시던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병이 악화되어 결국 일반 병실에서 중화자실로 가신 외할머니. 면회하고 나왔을 때, 눈물이 나왔다. 병원 복도 벽에 기대어 눈물을 지었다. 나도 격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     


 이밖에 다른 작품들도 할머니에 대한 기억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만의 색을 지닌 기억들로. 작가들의 다채로움이 좋다. 이런 여섯 작품을 만나고 대화하며, 할머니의 기억을 또다시 새겼다. 주로 외할머니의 기억을. 그렇게 오랫동안 잊지 않으며 소중히 기억을 이어가야지. 그 외할머니의 딸인 어머니도 어느덧 외할머니가 되었다. 나의 여동생에게 아이가 있으니. 그렇게 되어 가는데, 나는 느끼지 못했다. 할머니라는 이름의 존재감을. 또 그렇게 존재하기 위해 어떤 나날을 지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빛의 아픔이 색(色)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할머니들의 아픔이 여섯 가지 색을 이룬 것이다. 찬란한 여섯 가지 색을. 이제 그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알게 되리라. 또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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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김달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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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비에이블)


 나는 연애 상담 경험이 여럿이다. 친구나 아는 동생으로부터 들어온 연애 상담. 정작 내 연애는 지지부진이지만, 들어주기를 잘하니,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간혹 너무 아픈 사랑을 하는 이가 있었다. 그럴 때, 나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살며시 들려준다. 가수 김광석도 노래하지 않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나와 비슷한 도움말을 주며, 주로 연애 상담을 하는 유튜버가 있었나 보다. 이름은 김달. 처음 듣는다. 그런데, 유명한가 보다. 그의 책을 만났다. 책의 이름은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이고.


 '"그 어떤 관계도 당신보다

 소중할 순 없습니다.
 상처 주는 그 사람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나를 잃으면서까지 그의 곁에 있지 마세요. 

 제발 아프게 사랑하지 마세요."' -작가의 말 '너보다 나, 상처 주는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중에서. (12쪽)


 '희생과 침묵만이 답은 아니다.

 ......

 사랑받는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 사랑해줄 가치가 없다.' -'혹시 을의 연애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중에서 (35~36쪽)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매력이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넘치는 사람이다.

 잊지 말자, 자신의 가치를 높게 여기는

 사람에게선 빛이 난다.' -'스스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중에서. (75쪽)


 이 책은 고민 상담에 대한 진심의 답이다. 주로 연애 상담이고, 의뢰의 주체는 대체로 여성인 듯하다. 남성인 작가는 보편적 심리와 남성만의 심리 등을 근거로 답을 제시하고. 그런데, 그는 심리학자도, 관계 전문가도 아니라고 한다. 이런 그가 어찌하여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밤새워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찾아낸 진심의 답을 전하려고 애써왔다'는 그. 그렇다. 공감의 비결은 진정성이었다. 그의 말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정답은 없으리라'. '하지만 최소한 상처 주는 그 사람보다 당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는 그. 그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그것에 모두 공감한 것이다.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1이라는 시처럼.

 그의 도움말. 어떤 때는 냉정한 듯하지만, 결국은 다정한 그의 도움말. 그의 이름처럼 밤하늘의 달이 되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그 달빛이 많은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쉼을 주리라.  


 

  1.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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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이근대 지음, 소리여행 그림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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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마음서재)


 길에서 잠시 멈춰, 집에서 잠시 앉아, SNS에서 보는 짧은 글. 그 글이 눈으로 들어와 마음 깊은 곳에서 따스함이 올라올 때가 있다. 아주 천천히 음미하며, 나의 온몸에 스며들어 채우는 그 감성. 나를 살아가게 한다. 그렇게 나를 치유하며. 여기, SNS에 그런 짧은 글을 올린 이가 있었나 보다. 그의 책을 만났다. 마치 봄과 같이 따스하고 포근한 책. 그런 그림과 글이 있는 책.


 '산다는 것은 사랑의 설렘에 젖어 아름다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소중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사랑을 통하여 자기를 완성해가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나' 하고 자신에게 감동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통하여 진정한 나를 만나고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사랑으로 살아가는 그대에게' 중에서. (6쪽)


 '괜찮다.
 눈물나도 괜찮고
 마음 아파도 괜찮다.

 눈물이 나는 건
 그리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고
 마음이 아픈 건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중에서. (170쪽)


 우선, 책의 얼굴이 예쁘다. 노란색의 따스함과 구름의 포근함이 좋다. 이런 책에 담긴 글과 그림. 역시, 예쁘다. 글은 시 같았다. 그림은 동심(童心)을 담은 듯했고. 시집이라는 이름표를 찾았으나 없으니, 수필집인가 보다. 시집 같은 수필집. 그런데 작가 안내를 보니, 정말 시인이었다. 시인의 시집 같은 수필집. 시든 수필이든 정말 봄의 감성이 가득한 눈부신 글이었다. 짧지만, 풍성한 글. 바다를 품은 물 한 모금이었다.


 사랑의 글이 많다. 작가는 우리에게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잊고 있었다. 지독한 경쟁과 무거운 불안에 지치며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위로와 응원이 사랑을 상기시켜 준다.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손짓에 진심이 있기에. 그렇게 사랑으로 우리는 다시 살아가고. 그의 글이 고맙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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