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2018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마무리 잘하시고요.

2019년 새해!

힘차게 맞이하시기 바랄게요.

복이 한가득 들어오시기 바라고요.

건강과 행복이 가득가득하시기 바랄게요~^^*

참, 저는 나이가 내년에 안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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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31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새해 이미지 정말 예뻐요.
좋은 이미지 올려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사과나비🍎 2019-01-01 23:57   좋아요 1 | URL
^^* 아, 새해 이미지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검색하다가 마음에 들어서 사용했어요~^^*
잘 보셨다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네요~
그리고 서니데이님~ 새해에 강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랄게요~^^*

2018-12-31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1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unsun09 2018-12-31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랄게요.
올 한 해도 감사했어요~~

사과나비🍎 2019-01-02 00:01   좋아요 1 | URL
아, munsun09님~ 새해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이렇게 누추한 서재에 왕림하시어 손수 댓글을 남겨 주셨네요~^^*
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munsun09님도 새해 복과 강녕, 그리고 행복을 한가득 받으시기 바랄게요~^^*

cyrus 2019-01-01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사과나비🍎 2019-01-02 00:03   좋아요 0 | URL
^^* 아, cyrus님~ 새해 인사 말씀! 감사해요~^^*
이렇게 새해가 밝았네요~^^* 새해 복 가득가득 받으시기 바랄게요~^^*
강녕과 행복도 꼭 한가득 받으시고요~^^*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이다 - 장석주의 인물 읽기
장석주 지음 / 현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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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권하는 책, 아무래도 위인전이리라. 아이가 자라서 위인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선뜻 권하시리라. 나의 어머니도 그러셨다. 책장 안에 고이 모셔져 있던 위인전. 그때, 귀한 친구였다. 나라를 구하신 세 영웅.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 이 세 분의 첫 만남이 그 위인전으로 기억한다. 오래전, 사촌 동생들에게 물려졌을 그 위인전. 이제 위인전을 잘 읽지는 않지만, 공경하는 분들의 책은 소중히 하고 있다. 나의 서재 깊숙한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장석주 시인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 열다섯 사람을 선각자라 부르며.


 '이 선각자들에 대해 깊이 알면 알수록 나는 그 비범함에 놀라고, 그것이 무른 영혼을 단단하게 다지며 나를 더 높이 도약하도록 이끄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내 영혼이 처음엔 걷고, 그다음엔 뛰었으며, 나중엔 더 높이 도약하여 춤을 추었다.' -'서문' 중에서. (6쪽)


 '노자, 공자, 붓다와 같은 성인에서 레프 톨스토이, 프란츠 카프카, 알베르 카뮈, 허먼 멜빌, 아르튀르 랭보 같은 작가들, 프리드리히 니체, 체 게바라, 스콧 니어링,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몬 드 보부아르 같은 혁명가와 사상가, 그리고 화가 프리다 칼로, 기업가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6쪽)' 그들의 삶을 펼친다. 솔직히, 모르는 사람 하나, 뜻밖의 사람이 하나가 있었다. 스콧 니어링은 모르는 사람이었고, 스티브 잡스는 뜻밖의 사람이었다. 스콧은 불평등한 사회, 천박한 실용주의를 떠나 자연과 충만하고, 조화로운 삶을 산 사람이었다. 잡스는 아시다시피 '애플'의 아버지. 다르게 생각하며, 직관력으로 세상을 바꾼 놀라운 삶. 그렇게 보니, 선각자로 볼 수 있었다. 나도 애플의 단순함, 간결함, 존재 목적에 정확히 함치됨을 좋아해서 서서히 끄덕일 수 있었다.


 '혼자 있는 것은 고독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한 고독은 복잡한 세속에서 벗어난 심리적 피난처일 뿐 아니라 심미적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외로운 것은 혼자라서가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온몸의 감각을 열고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금세 깨달을 것이다. 바람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빗방울이 종일 눈물을 떨구는 사연을 들으며, 물새의 웃음소리에 화답하듯이 웃어보라.'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이다' 중에서. (221쪽)


 시인의 선각자! 그분들 가운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삶을 비추면서, 고독을 이야기한 글이다. 고독의 달콤함을 말한다. 온몸으로 바람, 빗방울, 물새를 느껴 보자. 서로 이어져 있다. 혼자일 때, 더 단단하게 이어진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중에서.


 소로의 삶을 보면서, 이 글이 먼 곳에서 마음에 슬며시 다가왔다. 인연이 이어져 온 이 글. '혼자서 가라'는 말에서 또 깊은 울림이 증폭되었다. 혼자일 때, 자연과 뜻을 나눌 수 있게 되리라. 소리에 놀라지 않고, 그물에 걸리지 않으며,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게 되리라.  


 '요원한 것을 향한 갈망을 품은 자, '금단의 바다'에 유혹을 느껴 항해를 떠나는 자, 먼 세계를 갈망하고 미지의 곳으로 자기 몸을 밀어 넣는 자, 가능한 것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리지 않고 세상의 모든 것과 제 몸을 비비며 모든 사물과 친해지려는 자! 그는 분명 청년이리라.'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중에서. (277쪽)


 '오늘날 누가 카뮈의 소설과 산문을 읽어야 하는가? 나는 특히 제 행복을 유보하고 끊임없이 현실과 싸우는 청춘들, 고향을 잃고 세계의 저 먼 곳에서 헤매는 이들, 사막에서 자신의 목마름을 응시하며 살아갈 능력을 키우는 이들, 운명이란 중력의 압력 속에서 무지와 광신에 맞서며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자기의 꿈을 위해 나아가는 세대에게 카뮈를 권유한다. -'가난조차 호사로 느낀 지중해의 영혼' 중에서. (242쪽)


 장석주 시인의 이 선각자 열전(列傳)들. 그의 솔직한 고백이자, 청춘들과 청년들을 위한 힘찬 격려의 목소리다. 저 멀리까지 들리는 사자후(獅子吼)다. 피를 끓게 하는, 열정에 가득찬 사자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 열다섯 사자후! 그 하나하나가 강렬하다. 또, 그 하나하나가 유연하다. 이 선각자들로 힘겨운 밤을 이겨내고, 찬란한 아침을 맞이하자. 밤을 이겨 내고 '아침에 뜨는 별이 태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것처럼.


 '어른은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다. 더 나아가서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한다. 어른 되기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뜻이다. 앎과 생활이 어긋난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 그러므로 어른-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어제보다 오늘 더 미더운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상갓집 개에서 성인으로' 중에서. (74쪽)


 공자님 말씀. '어른-사람'이 되라고 하신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어제보다 오늘 더 미더운 존재로 살아가라고 하신다. 열다섯 사자후 가운데 하나다. 이 사자후도 강렬하며, 유연하게 나를 감싼다. 그렇게 숨결 하나하나에 사자후 하나하나를 깊이 담고, 장석주 시인처럼 고백하도록 해보자. '내 영혼이 처음엔 걷고, 그다음엔 뛰었으며, 나중엔 더 높이 도약하여 춤을 추었다'고. 그리고 나만의 선각자도 이어서 만나자. 만나고 또 만나자.   




 덧붙이는 말.


 하나. 이 글들은 2016년 한 해에 걸쳐 《월간중앙》에 연재한 것이라 한다.

 둘. 초판 1쇄 기준으로 오타가 있다. 218쪽에 1937년을 1837년으로. 

 셋. 책 말미에 참고 문헌이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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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4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메리크리스마스 하시고 늘 건강하소서!

사과나비🍎 2018-12-26 22:46   좋아요 1 | URL
아,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죄송해요~ 카알벨루치님~^^;
제가 요즘 바쁘고, 제 두 어깨에 곰돌이가 앉아 있는 것 같았거든요...^^;
크리스마스 인사 말씀 정말 감사하고요~
카알벨루치님도 즐거운 성탄절 보내셨기 바랄게요~^^*
참, 추워진다고 하니까요~ 추위 조심하시고요~^^*

카알벨루치 2018-12-27 00:22   좋아요 1 | URL
늦을수도 있지요 be happy

사과나비🍎 2018-12-27 23:44   좋아요 1 | URL
^^* 예~ 말씀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8-12-31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바 다 이루시는 한 해 되세요!^^:)

사과나비🍎 2018-12-31 21:20   좋아요 1 | URL
아, 겨울호랑이님~ 이렇게 새해 인사 말씀 남겨 주시고 정말 감사해요~^^*
한적한 서재에 감사하게도 찾아오셨네요~^^*
겨울호랑이님도 새해 복 가득가득 받으시고요~
새해! 건강과 행복이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랄게요~^^*

서니데이 2018-12-31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해에는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 더합니다.
따뜻한 연말과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과나비🍎 2018-12-31 21:24   좋아요 1 | URL
아, 서니데이님~^^*
이렇게 잊지 않으시고 찾아오셔서, 인사 말씀을 남겨 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먼저 이렇게 누추한 서재에 오셨네요~^^*
서니데이님도 새해에 복을 한가득 꼭 받으시고요~
또, 새해에도 뜻하시는 것을 다~ 이루시기 바랄게요~
건강과 행복이 함께 있으시기 바라고요~^^*
 
웃어라, 내 얼굴 슬로북 Slow Book 4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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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으리라. 나는 그렇게 기억한다. 주어진 낱말을 넣어서, 짧은 글짓기를 했었다. 한 문장으로. 숙제로. 나름 고민해서 지었다. 생각보다 어려웠기에. 선생님은 어휘의 힘과 작문의 힘을 키우기 위해 그런 숙제를 주셨으리라. 지금도 낱말을 찾가다 보면, 그 낱말의 예문을 볼 때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대체로 좋은 문장들이다. 그렇게 한 문장이지만, 간결하고도 밀도 높은 문장은 지금도 어렵다. 그렇기에 나는 문장이 적게 모인 짧은 글이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짧은 글에 깊은 감동과 높은 재미를 담는 건 더 많은 내공이 필요하리라. 그런 내공 깊은 고수를 만났다. 소설가라 한다. 그의 소설을 만나지 않고, 산문을 먼저 만났다. 20년차 소설가의 산문. 20년 동안 돈과 바꾼 1500여 개의 산문 중에서 추린 산문. 126편.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천지다. 괴력난신의 파노라마다. 미디어와 사이버 세상은 괴력난신 공작소 같다. 하기는 나부터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잡생각으로 점철된 괴력난신 덩어리다.' -'괴력난신' 중에서. (91쪽)


 공자님도 괴력난신을 가능한 줄여보자고 말씀하셨다는 그. 역시, 해학적으로 그의 나날들을 그리고 있다. 네 묶음으로.

 1부는 '가족에게 배우다'라는 묶음. 그 가운데 '어머니는 야담가'라는 산문이 있다. 맞울림이 온몸에 이어진다. 옛 여인분들처럼 우물가에서는 아니지만, 어머니는 야담을 곳곳에 담아 오신다. 난 경청하고. 또, '대출 세계관'에서 작가는 도서 대출을 말하지만, 아내는 은행 대출을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나도 대출이라는 낱말을 보면, 도서 대출을 먼저 생각한다. 작가와 같은 세계관인가. 동질감을 안 가질 수가 없다.  

 2부는 '괴력난신과 더불어'라는 묶음. 그 가운데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라는 산문에서 열정을 말하는 그. 어린이가 열정을 바치는 것은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 되기 위함이라는 그. 세상을 바라본 생각의 눈이 깊음에 감탄이다.

 3부는 '무슨 날'이라는 묶음. '법의 날'에서 작가는 말한다. '법아, 법 없이 살 사람들을 더 이상 울리지 마라'라고. 나도 자연스레 중얼거렸다. 진실로 그래야 한다고.

 4부는 '읽고 쓰고 생각하고'라는 묶음. 그는 소설가이기에, 글과 책 이야기를 한다. 그 가운데 한 이야기.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에서 말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이 무릉도원일지도 모른다고. 이렇게, 지금, 서평이라고 쓰고 있는 나. 왜 쓰고 있을까. 그렇다.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일지도. 그리고 나와 같은 이들이 많아지기를.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보물 제2010호.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절로 웃을 수밖에 없는 소설.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 가진 자들의 체제와 권력에 대하여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도 울음보다 강한 웃음기를 머금은 그런 웃기는 소설.

 (…) 다짐 삼아 얼밋얼밋 그려진 웃는 내 얼굴 보고 주문을 읊어본다. 웃어라, 내 얼굴! 웃어라, 내 소설!' -'웃어라, 내 얼굴' 중에서. (340~341쪽)


 예전에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1 - 남녀탐구생활'이라는 방송이 있었다. 일상 속에서 남녀의 각각 다른 심리와 행동을 재밌게 재연한 방송이었다. 공감에 공감을 했었다. 아마도 탐구 생활을 제대로 했기에 그랬을 거다. 소설가 김종광 씨도 탐구 생활을 제대로 했다. 훌륭한 생활 탐구가인 듯하다. '웃기는 소설'을 쓰고 싶다던 그. 이제는 '웃기는 산문'을 썼다. 그래서 웃었다. 마치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의 웃음처럼. 자연스럽고,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아픔과 슬픔을 녹이는, 꿈과 바람을 담은 그 미소. 옛 사람들은 수막새의 저 미소를 보고 그대로 웃음을 지었겠지. 나도 이 글들의 미소를 보고, 그대로 웃음을 지었다. 수막새에 그려진 웃음과 포개어졌다. 편지이자, 회고록이자, 기행문이자, 일기인 이 글들. 그 안에서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도 생활을 탐구하고. 그렇게 생활의 발견을 하나하나 이어가고 싶다. 그래서 나도 주문을 읊어본다. 웃어라,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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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0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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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은 눈부시다. 새로운 아침을 여는 찬란한 날개이기에. 그 날갯짓으로 무한히 나는 상상. 경이롭다. 그 상상이, 그 날개가 날면서 담아온 눈물과 땀. 그렇게 품은 깊고 넓은 바다. 살아 있게 하는 그 바다. 맑은 그 바다는 많은 살아 있음을 낳는 어머니가 된다. 그런 상상으로 빚어진 열네 가지 이야기가 있다. 나도 더불어 상상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엄마의 종이접기는 특별했다. 엄마가 숨을 불어넣으면 종이는 엄마의 숨을 나누어 받았고, 엄마의 생명을 얻어서 움직였다. 그건 엄마의 마법이었다.’ -‘종이 동물원중에서. (14)

 

 이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 만들어진 모성이 아닌, 스스로 솟아나는 모성. 따뜻했다. 나도 이 이야기를 종이접기처럼 접어서 간직하고 싶었다. 숨을 불어넣어서. 소중히.

 잭, 이 이야기의 나다. 어릴 적에 우는 나를 달래기 위해 어머니께서 포장지로 종이접기를 해주셨다. 특별한 종이접기를. 마법 같은 종이 동물들은 친구였다. 그런데, 미국 백인 아버지. 중국 황인 어머니. 그 아들인 나. 미국의 백인과 다른 나. 그 다름이 싫어, 어머니와 종이 동물들을 멀리하는 나.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하늘로 떠난 어머니. 어느 날, 나는 어머니께서 남기신 편지를 만난다. 슬픈 편지를.

 

 ‘그런 이야기를 떠벌리는 사람들은 그냥 관심을 받고 싶은 거예요. 그 왜, 2차 대전 때 일본군한테 납치당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매춘부들처럼.’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중에서. (513)

 

 731부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한국인이라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이야기. 그 희생자분들을 추모한다. 작가도 추모하며 지은 이야기리라. 작가는 숨김없이 731부대의 그 잔학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냈다. 과거의 역사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술로. 그렇게 그들의 만행이 증언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진지한 탐구에 깊은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이 두 이야기. 그밖에 열두 이야기가 더 있다. 그 여러 이야기는 눈부신 상상으로 지난 기억을 분명하게 다시 그리고 있다. ‘종이 동물원에서는 잭의 기억,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에서는 731부대의 기억. 그 기억으로 글에서 느끼게 되는 놀라움과 신기함이 강화된다. 애수(哀愁), 향수(鄕愁)도 진한 향을 내게 되고.

 또, ‘파자점술사’, ‘모노노아와레는 특이하게 언어의 기호인 문자를 재료로 하고 있다.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에서는 작가의 사랑을 공감하게 되고.

 

 SF 환상 문학 단편 선집인 이 책. 상상이라는 나래가 담아온 눈물과 땀이 모인 바다로 만들어진 조약돌 같은 책이다. 오랜 시간, 상상의 꿈이 담긴 바다의 파도로 태어난 조약돌. 황홀한 햇살에 반짝인다. 오랫동안 반짝인다. 슬프고 아름답게 반짝인다. 그래서 홀로 그 반짝임을 고이 새겨 둔다. 눈부시게.  

 

 

 덧붙이는 말.

 

 하나. 단편 종이 동물원이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2012년에 수상했다고 한다.

 둘. 단편집 종이 동물원이 2017년에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셋. 단편 모노노아와레가 휴고 상을 2013년에 수상했다고 한다.

 넷. 작가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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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론도 스토리콜렉터 7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사진 출처: 북로드 페이스북)


 누구나 가까운 이에게 발등을 찍히고 억울해서 울부짖은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런 기억이 있다. 거짓과 진실. 모함과 누명. 그들은 거짓으로 모함했었다. 허나 진실은 누명이었다. 복수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질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어찌해야 할지 몰라 슬퍼하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슬픔을 잊기로 했다. 온전히 잊지는 못해도 슬픔을 잊기로 했다. 그랬더니, 아픔이 작아지는 듯했다. 그저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렇게 사필귀정(事必歸正)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 정당하게 진심으로 외치리라. 진실을 부드럽게. 그런데, 한 소설의 남자가 있다. 그 남자도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20년 전, 그날의 진실을. 그는 어떻게 외칠지 들어 본다.


 '당신 말이 맞았소.

 과거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6월 1일은 우리 모두를 파멸시킬 거요.

 잘 지내시오!' -가제본 26쪽.


 '"네메즈, 이 사건에서 손을 떼시오.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란 말이오." -가제본 135쪽. 


 연이은 죽음. 살해로 보이는 사건들. 그리고 자살로 보이는 사건들. 그 피해자들의 교집합은 연방범죄 수사국 수사관이나 그 가족이었다. 자비네 네메즈. 연방범죄 수사국 아카데미교관이자 수사관인 그녀는 의심을 품는다. 누군가 그 내막에 있다는 의심. 화살표는 오래전의 연방범죄 수사국의 한 부서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마약전담반. 슈나이더가 수사관으로서 첫 발걸음 내딘 그곳. 그녀는 결국, 마르틴 S. 슈나이더를 찾는다. 정직 처분을 받고 대학 강단에 있는 그를. 천하제일 프로파일러로 불리는 그를.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엄중히 말한다.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그런데, 네메즈가 어디 그럴 사람인가. 홀로 움직이던 그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슈나이더는 이 사건에 들어오게 되고. 이제 그와 그녀는 사건 안에서 어떻게 어울릴지.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성경, 마가복음 7장 21절~23절.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결국 그 녹이 점점 그 쇠를 먹는다' -법구경.


 악한 것. 사람의 마음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한다. 녹. 쇠에서 생겨 점점 그 쇠는 먹는다. 범인들은 악한 것으로 더럽힌 사람이고, 녹이 먹은 쇠다. 그렇기에 배신하고 누명을 입게 했으리라. 죽음의 론도를 연주하고, 어둠의 윤무를 추었으리라. 20년 전 그날에도, 지금도. 우리는 마음의 그늘로 녹슬지 말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범인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리라.

 그나저나 네메즈와 슈나이더. 그 둘의 호흡이 잘 맞는다. 죽음의 론도1 안에서, 어둠의 윤무 안에서. 그 둘이 한 쌍의 날개가 되어, 힘찬 날갯짓을 한다. 아침을 여는 날갯짓. 악한 것과 녹을 확실히 찾아 사라지게 하는 날갯짓. 그 날갯짓을 바라보며, 만족감의 책장을 넘긴다. 다른 이들도 실망하지 않으리라. 치밀한 구성과 역동적인 전개에.   




 덧붙이는 말.


 이 소설은 슈나이더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다.  


 

  1. 주제가 같은 상태로 여러 번 되풀이되는 동안에 다른 가락이 여러 가지로 삽입되는 형식의 기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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