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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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SF! 좀비! 우주! 이 소설! 여리지만, 큰 열매를 맺을 것 같아요. 그런 새싹 같은 소설! 힘차게 응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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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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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에서 도서관 창문에 기대어 독서하는 장면. 커튼이 움직이며 빛의 미학을 보여주었지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빛의 현관’은 그런 집을 그린 것 같아요. 가족과 빛의 집. 물론, 비밀도 있겠지요. 그 수수께끼와 함께, 따스한 빛의 환대도 받으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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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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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달라지고 싶은데, 운동과 독서 가운데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지 묻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달라지는 기준을 묻는 댓글에는 환골탈태(換骨奪胎)1라고 했고. 그리고 여러 댓글이 달렸다. 운동이라는 댓글. 독서라는 댓글. 둘 다라는 댓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댓글.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라는 댓글 등. 나도 생각했다. 우선, 환골탈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운동과 독서로 그 정도까지 될지 의심이 살짝 들었다. 바른 운동으로 신체 건강해지고, 좋은 독서로 지식과 즐거움, 깨달음과 정화(淨化)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런데, 성격의 올바른 변화는 정말 어렵다. 오히려 운동이나 독서로 독선가(獨善家)가 된 사람들을 여럿 봤다. 마치 사도(邪道)에 홀린 구도자(求道者) 같은 그들. 물론, 정도(正道)를 걷는 구도자들도 있지만, 그들도 득도(得道)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운동이나 독서로 환골탈태하려면 어찌 해야 할까. 불현듯, 논어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였다.


 마침, 논어를 읽고 있었다. 그 게시물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논어,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이 담긴 그 기록. 명구절을 가득 담고 있다. 그 논어를 보니, 공자는 실천가다. 특히, 현대지성에서 나오고, 소준섭이 옮긴 논어는 그것을 강조한다. 그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인 것을 '배우고 때에 맞춰 실천하니'로. 시(時)를 때때로가 아닌 때에 맞춰로 보는 것이다. 또, 습(習)을 익히다의 의미보다 실천의 의미로 보는 것이고. 습(習)이 본래 '어린 새가 날기를 연습하다'는 뜻이었다면서. 생각하기에, 주자의 논어집주(論語集註)가 대개 절대 다수설이고, 그 외에는 소수설일 것이다. 소준섭의 해석은 아마도 소수설일 것이다. 다수설이 옳고 소수설이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것을 판단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만, 다양성이 좋다. 근거가 있는 해석의 다양성. 그것이 생각의 풍요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 그런데, 왜 주석서가 있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 것일까. 아마도 논어가 짧은 글이고 그에 대한 상황 설명이 적으니 그럴 것이다. 또, 공자와 그 제자들 시대나 논어를 편찬한 그 배움을 이은 제자들(증삼의 제자들이라고 한다) 시대와는 후대의 글자 의미가 다를 수도 있고. 거기에 표의 문자인 한자는 중의적인 성격도 있으며, 글의 해석 순서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니. 아무튼 소준섭의 이 논어는 몇 가지를 논어집주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논어에 그려진 공자는 치열하게 산 사람이었다. 논어 술이편에서 말했다. 아비생이지지자 호고민이구지자야(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 즉,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곧 만사를 안 것이 아니고, 옛것을 좋아하여 성실하게 노력하여 그것을 구한 자이다'라고. 또, 헌문편에서는 지기불가이위지자(知其不可而爲之者). 즉,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굳이 하려는 그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던 공자. 그렇게 평생 성실하게 실천했던 공자였다. 그의 생각이 담긴 예와 인을 자주 외치며.


 논어.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이 책.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운동이나 독서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나는 논어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논어의 첫 구절. 공자가 실천가이기에 할 수 있었던 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성실한 실천만이 이 의문에서 '그렇다'를 말할 수 있게 한다. 실천이 중요하다. 공자도 그것을 알았기에 실천의 중요성을 말했다. 또 그대로 삶에서 성실히 그의 생각을 가르치며, 실천했다. 총 20편으로 다방면을 다루며 이루어진 논어에 그것이 담겼다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언행을 모았기에 흡사 그들의 일상 금언집 같은 이 논어. 그런데, 어떤 질문에 각기 다른 답을 내놓기도 한다. 맞춤식 교육을 한 공자. 제자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의 다름을 인지하고, 그에 맞게 처방한 것이다. 가르쳐 본 사람이기에 그 이치를 알고 한 것이리라. 언행으로 주로 인, 예를 말하며, 세상을 바로 세우고자 했던 공자. 지금도 그의 가르침이 유효할 것이다. 그 가르침을 나도 실천해야겠다. 그렇다고 송양지인(宋襄之仁)2하면 안 될 것이고.


 논어의 명구는 몇 개 알고 있었지만, 완독은 처음이었다. 역시 논어는 논어다. 읽을 가치가 있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논어로 읽었는데, 옮긴이도 공자의 가르침대로 성실히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말처럼 나름 근거를 들며, 논어집주와 다른 해석을 하는 것도 있고. 해설도 충실한 것 같다. 책 말미에 있는 논어 해제도 읽을 만하다. 이런 책을 많이 깊게 읽고 실천하면, 환골탈태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1. 1.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고인의 시문의 형식을 바꾸어서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을 이르는 말. 중국 남송의 승려 혜홍(惠洪)의 <냉재야화(冷齋夜話)>에 나오는 말이다.
    2.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
    여기서는 2번의 뜻.
  2. 하찮은 인정을 이르는 말. 중국 춘추 시대에, 송나라 양공(襄公)이 초나라를 칠 때, 공자(公子) 목이(目夷)가 적이 포진하기 전에 치자고 청하였으나, 양공이 받아들이지 않고 적이 포진하기를 기다리다가 오히려 대패하여 세상 사람들이 비웃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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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알레+알레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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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지학사아르볼)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有限)하고, 멈추지 않으며, 일방통행이다. 그것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그것.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것. 정말 매혹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많은 매체에서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다. 나도 간혹 상상하기도 하고. 내가 시간 여행을 상상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어떤 애니메이션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꼬마 시절에 본 한 애니메이션. 바로, '시간탐험대(원제: 타임 트래블 톤데케만(たいむとらぶる トンデケマン), 일본 방영: 1989.10.19.~1990.08.26)'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타임머신은 주전자였다. 돈테크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전자. '돈데기리기리 돈데기리기리 돈데돈데돈데 돈데크만'이라는 주문을 외우고, 공간을 열어준다. 그것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고. 그것을 본 어린 나에게 타임머신은 정말 신기하고, 동경의 물건이었다. 이런 타임머신을 처음으로 소개한 소설을 만났다. 내가 간직했던 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의 설렘까지 소환한 공상 과학 소설.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을 발명했다는 그. 시간 여행자. 그의 집, 저녁 모임에서 손님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일주일 뒤. 손님들이 두 번째로 모인 날. 먼지투성이에 지친 모습으로 발에 피를 흘리며 나타난다. 그리고 802701년의 미래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손님들에게 들려준다.

 802701년으로 가서 미래의 인류를 만난 그. 두 종족의 인류가 있다고 한다. 한 종족은 '엘로이'다. 120㎝ 정도의 키에 가냘프고 순한 채식주의자인 그들. 그리고 다른 한 종족은 '몰록'이다. 추악한 겉모습에 육식을 하는 그들. 이 두 종족은 놀라운 관계를 맺고 있는데.


 '하지만 내게 미래는 여전히 검은 공백이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으로 몇 곳에 불이 켜졌을 뿐 그저 거대한 미지의 세계일 뿐이다.' -211쪽.


 189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이 소설. 이 공상 과학 소설 '타임머신'은 불평등을 다룬 소설이었다. 그 당시 영국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계급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부익부 빈익빈. 자본주의의 그림자로 인한 심한 빈부격차. 부의 큰 불평등이 오래 이어지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타임머신'의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도 그것을 경고하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판도라'의 상자에도 희망이 담겨 있듯이 그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미래는 아직 공백이라고. 미지의 세계라고. 결국 미래는 우리가 채워 가는 거리고. 이것이 그의 상상에 깃든 깊은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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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0-06-07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Rod Taylor가 주연한 1960년의 영화버전을 참 좋아합니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옛날의 감성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사과나비🍎 2020-06-08 18:12   좋아요 1 | URL
아, 영화도 있나 봐요~^^* 1960년! 정말 오래된 영화네요~^^* 저도 한때 고전 영화 찾아보고는 했었어요~^^*
이 영화도 기회되면 보고 싶네요~^^* 아무튼! transient-guest님!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시간되시기 바랄게요~^^*

페크pek0501 2020-06-10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 여행, 멋지죠. 제가 읽었던 일본 소설에도 그런 게 있었어요. 한번 그 시대로 가 볼까, 하면서 한 남자를 데리고 가는 장면이 있는데, 가능한가? 하며 생각을 했더랬죠. 두 사람이 마침내 시간 여행을 다녀와서 현실에서 이야기하는 걸로 이어집니다. ㅋ

사과나비🍎 2020-09-14 19:05   좋아요 0 | URL
답글이 너무 늦어 무척이나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나저나 시간 여행이 소재인 일본 소설이 있나 봐요~ 궁금해지네요~^^*

2020-08-10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0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4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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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나에게도 할머니가 계셨다. 두 분 다 하늘에서 나를 보고 계시겠지.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친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하늘로 가셨기에.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투병하셨다는 것과 시골에서 장례식을 하셨다는 것. 그 두 가지로 나도 학교에 며칠씩 결석했다는 것과 슬펐다는 것. 그 정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 많다. 막내 이모와 함께 외할머니댁에 내려와서 잠시 지냈던 것, 대부분의 명절 때, 외할머니댁에 가서 하룻밤 묵었던 것. 그렇게 외할머니와 추억의 조각이 여럿 있다. 외할아버지께서 먼저 하늘로 가시면서 재산을 지키시면서 사신 그 외할머니. 친손주를 더 크게, 자주 보셨지만, 외손주인 나도 돌아보신 외할머니. 젊어서 하늘로 간 작은 아들과 내가 닮았다고 하셨다. 그렇게 슬픔이 깃든 눈으로 말씀하셨다. 그런 외할머니는 암이셨다. 그렇게 하늘로 가셨다. 우리 집에서도 투병 생활을 하셨던 외할머니. 지금도 내 가슴속에 기억되어 있다.

 여성 작가 여섯. 윤성희, 백수린, 강화길, 손보미, 최은미, 손원평. 그녀들의 짧은 소설을 만났다. 할머니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나의 할머니에 대한 기억 소환 매체가 되었다. 특히, 가슴속에 있던 외할머니의 기억이 다시 온몸에 스며들었다.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빌었어. 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도 해주겠다고."' -윤성희의 '어제 꾼 꿈' 중에서. (33쪽)


 결혼도 안 한 나도 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를 해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내 아들딸에게 먼저 해줘야겠지만. 그리고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다. 명절 때 간식을 드시며, 외할머니는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시고는 하셨다. 주로 동네 사람들과 친척들의 소식이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주 이야기를 하실 때는 나에게도 말씀하셨다. 마치 구연동화 같았다. 사투리였지만,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감정을 넣어서 하신 말씀이기에. 나도 손주가 생기면 그러겠지. 천천히 감정을 넣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리라는 것.


 할머니, 이런 게 살아 있다는 거야?' -강화길의 '선베드' 중에서. (101쪽)


 나도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께 어느덧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외할머니는 '그럼, 그렇지'라고 말씀하시고 계시겠지.

 강화길의 '선베드'는 요양원에 계신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격정을 담았다. 나도 병실에 계시던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병이 악화되어 결국 일반 병실에서 중화자실로 가신 외할머니. 면회하고 나왔을 때, 눈물이 나왔다. 병원 복도 벽에 기대어 눈물을 지었다. 나도 격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     


 이밖에 다른 작품들도 할머니에 대한 기억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만의 색을 지닌 기억들로. 작가들의 다채로움이 좋다. 이런 여섯 작품을 만나고 대화하며, 할머니의 기억을 또다시 새겼다. 주로 외할머니의 기억을. 그렇게 오랫동안 잊지 않으며 소중히 기억을 이어가야지. 그 외할머니의 딸인 어머니도 어느덧 외할머니가 되었다. 나의 여동생에게 아이가 있으니. 그렇게 되어 가는데, 나는 느끼지 못했다. 할머니라는 이름의 존재감을. 또 그렇게 존재하기 위해 어떤 나날을 지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빛의 아픔이 색(色)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할머니들의 아픔이 여섯 가지 색을 이룬 것이다. 찬란한 여섯 가지 색을. 이제 그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알게 되리라. 또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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