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센스 4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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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누군가를 지배하며, 명령을 내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왕이나 여왕이 되고 싶고, 주인님이 되고 싶을 때예요. 아마 지친 저에게 새로운 힘이 필요할 때일 거예요. 대부분 상상으로 끝나지요. 그래도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더라고요. 그런데, 한 웹툰이 있네요. 코미코라는 곳에 '모럴센스'를 연재하고 있나 봐요. 마조히스트(마조키스트, 피가학자)가 남자 주인공인 웹툰이에요. 그 웹툰이 책으로 나왔어요. 벌써 네 권째네요. 그 남자의 이름은 정지후. 일반인 주인님이 생기지요. 주인님의 이름은 정지우. 알콩달콩 관계를 이어가지요.    

 

 

'무뚝뚝해 보여도 늘 남을 생각하는… 지우 씨한테 반했습니다.' -98~99쪽.


 같은 회사의 두 사람. 이 관계를 3개월으로 약속했던 두 사람. 그 기한이 다가오네요. 4권에서 지후는 지우에게 고백하고요. 결국 SM의 관계를 놓지 않고 연애 관계도 시작하지요.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빅토르 위고(1802~1885). 프랑스 소설가, 시인, 극작가.


 두 사람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으로 행복해하지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정지후는 정지우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네요.


 다소, 남들과 다른 이 행위. 저는 이 행위를 금지와 살짝 연결시켜 봤어요. 어떤 행위가 금지 대상이 된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에 해당될 때라고 해요. 첫째, 다른 사람에게 명백한 해를 끼쳤을 경우. 둘째, 쌍방 간에 자발적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요. 따라서, 이 SM은 금지 대상이라고 할 수 없지요. 명백하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요. 자발적 동의가 이뤄졌어요. 정지후와 정지우. 서로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며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취향 존중해줘야 하는 거예요. 잘 어울리는 두 사람! 앞으로의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이 책! '모럴센스 4'는요. 예쁜 그림체, 개성 있는 인물, 특이한 소재. 이 세 가지가 책에서 잘 흐르고 있어요. 그 흐름을 따라 함께 가니, 즐겁네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책이에요. 이 즐거움!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네요.





 덧붙이는 말.


 북폴리오 출판사에 따르면, '모럴센스'가 CJ영화사의 투자 배급이 확정되어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해요. 기대되네요.





    북폴리오 2017 하반기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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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시모쓰키 아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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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 할머니는요. 추리소설의 여왕님이세요. 그 여왕님의 성함은 '애거사 크리스티'시지요. 영국 할머니시지만, 여름에 한옥 대청에서 시원한 수박을 주실 것 같은 할머니.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 같은 할머니. 손주 같은 저에게 따뜻한 눈길과 손길을 주실 것 같은 할머니시지요. 애거사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들! 하나하나 떠올려 보네요.  

 그런데, 제가 만난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는 부끄럽게도 많지 않네요. 기억해 보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 살인 사건',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열세 가지 수수께끼' 정도예요. 물론, 이 이야기들만으로도 추리소설 여왕님의 힘을 알 수 있지만요. 그야말로,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수많은 별들 가운데 한쪽이에요.


 '고전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크리스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엘러리 퀸이나 존 딕슨 카와 달리 크리스티를 계승하는 작가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까닭은 '크리스티류 추리소설 작법'을 간단히 설명할 수가 없는 탓이리라. 『백주의 악마』와 『다섯 마리 아기 돼지』 등에서 볼 수 있는, 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추출하면 별것 아닌 장치를 정밀하고 교묘한 미스디렉션의 그물과 인간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독자를 속여 넘기는 크리스티의 독자적인 방식 말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열세 가지 수수께끼' 중에서. (289쪽)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모든 별을 본 사람이 있네요. 일본의 추리소설 평론가인 시모쓰키 아오이가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를 안내하는 글들을 썼어요.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모든 별은 장편, 단편, 희곡, 자서전, 설정노트 등 무려 99권이나 됐다고 하네요. 대단해요. 저는 제가 읽었던 '열세 가지 수수께기'를 그는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했어요. 우선, 별이 세 개네요. 다섯 개 중에서요. 읽어서 손해는 없다는 뜻이래요. 그런데, 후반부 일곱 작품은 훌륭하다고 해요. 크리스티다움이 뚜렷한 작품이라고 말하네요. 즉, '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추출하면 별것 아닌 장치를 정밀하고 교묘한 미스디렉션의 그물과 인간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독자를 속여 넘기는 크리스티의 독자적인 방식'이 녹아 있다고 해요.

 

 

 "난 인간의 본성을 알아요. 시골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다 보면 인간의 본성을 모르려야 모를 수 없지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열세 가지 수수께끼' 중에서


 인간의 본성을 알고, 그것을 풍부하게 이야기 안에 담았던 크리스티 할머니. 이 책은 그런 추리소설의 여왕님이신 크리스티 할머니께로 다가가는 길라잡이예요.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별들을 잘 그리고 있어요. 각 작품에 별점과 짧게 줄거리를 담고 있고요. 또, 시모쓰키 아오이의 평이 깔끔하게 있어요. 물론, 줄거리가 짧게 언급되기에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그의 평을 제대로 알기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 책의 빛이 크리스티 할머니의 별빛으로 눈부시게 이어진다는 걸 누구나 느낄 수 있지요. 또, 저처럼 크리스티 할머니를 여왕님으로 모시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더욱 더 이 책의 한 글자, 한 글자가 매우 소중할 거예요. 크리스티 할머니께서 손주 같은 우리에게 보내는 따스한 눈길과 손길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에게 추리소설의 여왕님께 가는 길을 안내하며, 길벗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도 있는 책! 그렇게 크리스티 할머니께 감탄하며, 여왕님께 경배하게 하는 책이에요. 

 

 

덧붙이는 말.

 

 애거사 크리스티 할머니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영화화되었던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74)이 있어요. 그런데요. 올해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이 다시 만들어진다고 해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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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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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때, 한 아이가 인도네시아에서 살다가 저희 반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리고 종례 시간, 담임 선생님의 말씀으로 사실로 확인됐지요. 그러자 몇 아이들은 인도네시아어를 하는 토인(土人)이 오는 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피웠어요. 단지 인도네시아에서 몇 년 살고 온다는 것만으로 그를 우리와 다른 눈으로 보려고 했었지요. 더 나아가 증오와 혐오를 했을지도 모르고요. 그런데 며칠 후, 그 아이가 저희 반으로 왔어요. 우리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인도네시아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몇 년 생활했다는 그 아이. 능숙하게 우리말을 할 줄 알더라고요. 게다가 그곳에서 외국인 학교에 다녔다고 했어요. 그래서 유창하게 영어를 할 줄 알았고요. 학교 성적도 좋았어요. 성격도 좋았고요. 얼굴도 한국인의 얼굴이었고요. 그 아이는 그렇게 우리와 어울릴 수 있었지요. 그런데 전학을 오는 아이가 인도네시아 아이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달랐을 거예요. 


 '한 번도 멸시당해본 적 없는 사람, 한 번도 사회적 경멸에 맞서 방어할 필요를 느낀 적이 없는 사람, 보이지 않는 존재 또는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드는 틀에 갇혀본 적 없는 사람은 모욕당하거나 상처를 입는 순간에도 '분노한' 사람이나 '유머감각 없는' 사람,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게 유쾌한 척 고마워하는 척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1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중에서 (123~124쪽)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카롤린 엠케는 말해요. 증오, 혐오에 대해서요. 증오와 혐오를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이야기해요. 성소수자인 자신의 경험도 담겨 있겠지요. 


 '증오와 순수의 광신주의에 맞서려면 시민사회와 시민들이 나서서 배제와 포함의 기술들에, 어떤 사람은 보이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인식의 틀에, 개인을 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으로만 보는 시선의 체제들에 저항해야 한다. 모든 사소하고 저열한 형태의 멸시와 굴욕에 용기 있게 이의를 제기해야 할 뿐 아니라, 배제된 이들을 지원하고 연대할 수 있는 법률과 실천도 필요하다. 그밖에 다른 관점들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시킬 수 있는 다른 서사들도 필요하다. 증오의 틀을 무너뜨려야만, "전에는 서로 다른 것들만 보였던 곳에서 비슷한 것들을 발견할" 때에만 공감이 생겨날 수 있다.' -「3장 ‘순수하지 않는 것에 대한 찬미’」중에서 (218쪽)


 동질성, 본연성, 순수성을 내세우며, 다름을 멀리하려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은이는 그리고 있어요. 매우 사실적으로 자세히 그리고 있어요.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안에서 비슷한 것을 보며, 공감할 수 있다면 함께 할 수 있지요. 다양함이 함께 하는 곳에는 건강함이 있을 거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 맞서야겠고요. 


'혐오와 증오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단지 그것을 추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키워낸 불평등과 차별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혐오사회'는 그 쉽지 않은 싸움을 위한 좋은 야전교범이다.' -「추천의 말 ‘혐오의 시대를 종횡무진하는 날카로운 시대진단’」중에서 (16쪽) 


 추천의 말에서 박권일(저널리스트,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88만 원 세대' 저자)이 한 말이에요. 또, 추천의 말에서 이 책의 장점을 집중력, 통찰력, 균형 감각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지요. '이 책에서 혐오는 때로 '증오'로 표기되고, 맥락에 따라서 '분노'나 '멸시'로 대체되기도 한다. 엄밀히 따지면 서로 구별되는 상이한 감정들이다. 그러나 관건은 나타나는 감정이 혐오인가 증오인가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서 '차별'이 발생하는가 여부다'라고요. 그의 시선에 저도 함께 해요. 다만, 저에게 이 책이 쉽지만은 않았지만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은 … 법의 적용인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1999.7.22. 98헌바14)"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은 상대적, 실질적 평등이지요. 즉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을 했지요. 자의적으로 했어요. 그들에게서 우리와 다른 것들만 보며, 그들의 눈높이와 함께 하지 않았지요.  


 '증오의 손아귀에 사로잡혀 그 속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은 … "바닥 모를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들에게는 딛고 설 바닥이 없다. … 모든 이가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머리말 ‘혐오와 증오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중에서 (28쪽)


 차별이 있어 증오를 받은 사람들. 작가의 머리말에서 강하게 말한 것처럼 수렁에 빠진 그들이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면서요. 


 이 책 '혐오사회'는요. 제게 느낌표 같은 책이에요. 차별로 태어난 증오와 혐오에 대한 느낌표요. 그에 맞서서 나아가게 하는 느낌표예요. 이 느낌표를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싶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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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0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보다 읽기 쉬울 거라 믿습니다. ^^

사과나비🍎 2017-08-14 01:12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너무 늦은 답글 죄송해요~^^; 아, 제가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이라는 책을 안 읽어 봐서요~^^; 그나저나 cyrus님은 무슨 책이든 쉽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레버리지 (반양장) -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롭 무어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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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행사가 있었어요. 저는 그즈음의 복권 당첨 번호를 말해준다고 적었고요. 또, 투자할 곳도 알려준다고 했어요. 20년 전이면 IMF 외환 위기가 있던 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때였지요. 게다가 작년부터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으세요. 그런데, 20년 전부터 큰 돈이 있다면, 아버지께 해드릴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선물, 여행 등을 드리고 싶어요. 돈, 필요해요. 그런데, 부(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있네요. 관심이 가요.


 레버리지(leverage)를 두산백과에서 '차입금, 사채 등의 고정적 지출과 기계, 설비 등의 고정비용이 기업경영에서 지렛대(lever)와 같은 중심적 작용을 하는 일'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제가 만난 책은 레버리지를 '당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는 기술(14쪽)'이라고 해요. 아무튼 누군가를, 무엇을 지렛대처럼 사용한다는 것이 레버리지인가 봐요.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기본 법칙은 ‘열심히 일하는 것’과 ‘희생’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희생하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하고,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늦게까지 깨어 있고, 더 열심히 움직인다면, 당신은 결국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행복한 삶과 시간적인 자유를 원한다면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하라는 성공의 법칙이 근거 없는 망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15~16쪽.


 '당신이 타인의 계획 속에서 움직인다면, 아무도 당신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레버리지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당신으로부터 돈을 벌고 있다. 당신은 먹이 사슬 밑바닥에서 가장 적은 돈을 벌며 가장 많은 일을 한다. 자유와 통제력을 가장 적게 누린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과 일과 돈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백만장자, 억만장자, 기업가 들은 그것이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20쪽.


 '부(W) = [가치(V) + 교환(E)] x 레버리지(L)'


 롭 무어가 말하는 부의 법칙이에요. 그는 '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다른 사람이 더 빨리, 더 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들은 이익을 얻고,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당신에게 돈을 지불할 것이다.'라고 해요. 또, '부를 얻기 위해서는 교환이나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환이 이루어지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하고요. 그리고 '레버리지를 풀어 말하면 '가치 창출을 위한 규모와 속도의 법칙'이다. 당신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수록 교환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은 증가하며 교환의 기회는 늘어난다.'고 해요.


 나에게 충분히 긴 지렛대를 준다면,

나는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 아르키메데스


'레버리지는 다른 사람들의 시간, 경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다.' - 245쪽.


 저자인 롭 무어는 빚더미에서 부자가 됐다고 해요. 그의 자세한 성공기가 없어서 아쉽지만요. 그의 레버리지 이야기는 흥미롭네요.


 돈(錢)

김삿갓(김병연)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去復還來來復去 거복환래래복거
生能死捨死能生 생능사사사능생

 

천하를 두루 다니며 어디서나 환영받으니

나라와 집안을 흥성케 하여 그 힘 가볍지 않네.

갔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는 또 가니

살리고 죽이는 것도 마음대로구나.


 방랑 시인 김삿갓의 시처럼 갔다고 오고 왔다가 가는 돈. 살리고 죽이는 것도 돈이지요. 그렇게 힘 있는 돈. 우리 속담에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고 하잖아요. 그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고 싶어요. 최소의 노력,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결과를 얻어 부자가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 다른 것을 지렛대처럼 사용해서 부자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부자가 되어 아프신 아버지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구차하지 않게 살고 싶어요. 또 경주 최부자댁1의 이야기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싶고요. 계영배(戒盈杯)2처럼 가득 채움,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 되고 싶어요.


 제가 만난 책 '레버리지'는요. 무거운 것을 들 때, 적은 힘으로 들게 하는 지렛대 같은 책이에요. 물론 지렛대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각 상황에 맞게 사용할 줄 알아야겠지요. 저자인 롭 무어가 알려준 원리를 잘 이해하고, 제 상황에 따라 맞게 사용해야겠지요. 그렇게 레버리지를 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겠어요. 제 삶의 곳곳에서 레버리지가 빛나게 해야겠어요. 이 책은 이렇게 저의 지렛대 사용 범위를 넓혀준 책이에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1.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60529&cid=40942&categoryId=33080
  2.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19472&cid=40942&categoryId=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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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6-27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이 간절히 필요한 사람은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줄줄이 빠져나갑니다. 먹고 살아가는 데 충분한 사람들이 돈을 더 밝히는 것 같아요.

사과나비🍎 2017-06-27 21:33   좋아요 0 | URL
아, cyrus님~ 댓글 감사합니다~^^* 예~ 돈이 참... 그렇더라고요...ㅜㅜ 그럼, cyrus님 좋은 시간되시기 바랄게요~^^*

2017-06-27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7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7-28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렛대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각 상황에 맞게 사용할 줄 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

사과나비🍎 2017-07-28 21:3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려운 일 같아요~^^* 그나저나 댓글 감사해요~ 더위, 비 조심하시고요~ 좋은 금요일 밤되시기 바랄게요~^^*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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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이파리


'불교의 소위 윤회설이 참말이라면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

- 이양하의 '나무' 중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나무가 되고 싶어요. 퇴계 이황 할아버지께서 아끼신 매화, '어린 왕자'가 사랑한 장미. 나무에는 덕(德)과 미(美)가 있어요. 그러니, 나무가 되고 싶어요. 예부터 아치고절(雅致高節)1, 빙자옥질(氷姿玉質)2인 매화. '그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주었어'라고 한 '어린 왕자'의 장미. 정말 되고 싶어요.


 나무와 옹이


  다시 태어난다면, 나무가 되고 싶을 사람의 이야기예요. 그 사람은 식물학자예요. 여성이고요. 이름은 호프 자런이에요. 이 이야기는 '랩' 안의 '걸'로 시작해요. 호프의 아버지는 과학자예요. 그래서 호프는 아버지의 실험실에 있고는 했지요. 어머니의 정원에 있기도 했지만요.


 '대학 생활은 문학 전공으로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나는 과학이야말로 진정으로 내가 속한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도 대조적인 두 분야를 비교해보면 내가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인지가 한층 분명해졌다.' -32쪽.


 '과학을 선택한 것은 과학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집, 다시 말해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를 내게 제공해준 것이 과학이었다.' -33쪽.


 '내가 확실히 안 유일한 사실은 언젠가 내 실험실을 갖게 된다는 것뿐이었다.' -34쪽.

 

 '내 실험실은 대학 청사진에 표시된 'T309'호실이 아니라 '자런 실험실'이고, 어디에 자리하든 언제나 그렇게 불릴 것이다. 내 집이기 때문에 내 이름을 담을 것이다.' -34쪽.


 호프 자런은 자신만의 실험실을 갖고자 했어요. '불이 항상 켜진 곳',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죄책감이 내가 해내고 있는 일들로 대체되는 곳', '교회와 같고', '내가 글을 쓰는 곳'인 실험실. 그런 실험실을 갖고자 나아가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아요. 대학을 다니며 부족한 돈을 벌기 위해 여러 일을 해야 했고요. 실험실을 갖게 된 후에도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노력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호프는 학회에 가기 위해 무리한 일정으로 몇 명과 자동차로 장거리를 가게 돼요. 그런데, 전복 사고가 났지요. 그래도 학회에서 발표를 하고 왔어요. 고투(苦鬪) 안에서 빛나는 열정이네요.


 '모두의 얼굴에는 이제 내게 익숙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저 여자가? 그럴 리가. 뭔가 실수가 있었겠지.” 전 세계 공공기관 및 사립 기구들에서는 과학계 내 성차별의 역학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이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결론지었다. 내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성차별은 굉장히 단순하다. 지금 네가 절대 진짜 너일 리가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그 경험이 축적되어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다.' -262쪽.


 그리고 과학계에서 여성이기에 받는 차별을 이야기해요. '유리천장', '새는 파이프라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는 그 차별. 호프 자런은 담담하게 들려줘요.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가 떠오르네요. 나사에서 근무한 흑인 여성 수학자, 과학자로서 받은 차별을 이야기하지요. 그렇게 차별 받은 여성 수학자, 과학자의 이야기를 더 찾아봤어요3.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네요.


 또, 호프 자런의 아픔도 이야기해요. 긴 가시인 조울증, 출산으로 실험실을 떠났을 때의 절망, 엄마로서 아들에게 부족함에 대한 불안. 그 아픔을 보듬은 것은 믿음과 교감(交感)이에요. 자신과 일에 대한 믿음과 교감. 또 실험실의 지기(知己)인 빌과 남편인 클린트의 믿음과 교감. 그리고 아들의 믿음과 교감이에요.    


 꽃과 열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돌풍을 일으킨다’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52쪽.


 '씨방 하나를 수정시켜 씨로 자라는 데 필요한 것은 꽃가루 단 한 톨이다. 씨 하나가 나무 한 그루로 자랄 수 있다. 나무 하나는 매년 수십만 송이의 꽃을 피운다. 꽃 한 송이는 수십만 개의 꽃가루를 만들어낸다. 성공적인 식물의 생식은 드문 일이긴 하지만, 한번 일어나면 초신성에 버금가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290쪽.


 가장 널리 알려진 식물학자는 소설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일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의 말처럼 이제 가장 사랑스러운 식물학자는 호프 자런일 거예요. 나무와 과학을 사랑한 호프 자런. 저에게 그 사랑이 이어졌어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었지만, 저에게까지 이어진 거예요. 하나의 씨앗이 기다림의 끝에서 시작하고, 한 톨의 꽃가루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거예요.

 

  영화 '러브 레터'의 한 장면.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그 시작으로 저도 나무를 심고 싶어졌어요. 영화 '러브 레터(Love Letter, 1995)'에서 여자 '후지이 이츠키'의 할아버지는 이사를 가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 이유는 그 집과 이어온 추억 때문이었어요. 그 추억 가운데 하나는 여자 '이츠키'가 태어났을 때 '이츠키'라는 이름으로 심었다던 나무예요. '어린 왕자'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것도 '어린 왕자'가 '어린 왕자'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잖아요. 저도 그렇게 나무와 추억을 잇고 싶어졌어요. 나무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저. 먼저 나무와 추억을 담고 싶어졌어요.


梧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대로이고,

버들은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상촌 신흠의 수필집 '야언(野言)' 중에서


 오동, 매화, 버들. 이 나무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나무들에게 배워서,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고,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오고 싶어요. 신흠 할아버지의 이 글을 이황 할아버지께서도 좋아하셨다고 해요. 나무들과 오래 추억을 나누신 분이시라, 그 뜻을 온전히 아신 거겠지요. 또, 그렇게 되시려고 하셨고요. 저 또한, 나무들에게 배워 제 마음에 나이테를 남기며 자라고 싶네요.


 문학평론가 김나영은 '랩걸'을 '나누어진 세계'라고 말해요4. '그녀의 삶은 그 자체로 명확한 경계를 그리며 나눠지는 것들 중 그 무엇도 배척하지 않는다. (중략) 그녀의 삶에서는 분명한 구별과 그로 인한 경계들이 어떤 한계로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해요. 그 말처럼 호프 자런은 나무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대등한 자리에 놓아요. 서로 배척하지도, 한계가 되지도 않지요. 그런데, 김나영은 '오히려 그 분명함으로 인해 단호한 경계 이면에 모호하게 처리된 부분에 주목하게 된다.'고 말해요. 호프는 과학을 선택했지만, 문장 사이에서 세상을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해요. 호프는 학부 시절, 영문과 담당 교수님께 학기말 논문의 주제가 <데이비드 코퍼필드>(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마음'이라는 단어의 사용과 의미'라고 말하는데요. 그 후, 병원 약국에서 임시로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그 소설의 구절들로 이어서 생각해요. 그리고 김나영은 '지금 읽고 있는 이 부분이 나무에 관한 이야기인지 그녀 자신에 관한 비유적 고백인지 명확하게 구별할 자신이 없어진다'고도 해요. '랩걸'은 호프 자런이 만든 미궁(迷宮) 같아요.


 문학평론가 김나영의 글처럼, '랩걸'은 '나누어진 세계'예요. 그 나뉨이 분명하지만, 서로 배척하거나 한계가 되지는 않아요. 과학과 문학, 나무와 사람, 객관과 주관. 서로 나누어졌지만, 서로 어우러져요. 마치 하늘과 땅처럼요. 서로 비유로 말하고요. 그 비유가 뒤집어져 있기도 해요. 즉, 여행자에 비유해 나무를 말하지만요. 사실은 호프 자런의 이야기인 거예요. 이렇게 나뉨의 어우러짐! 앞으로도 이어질 거예요. 그 길이 미로(迷路)지만, 밝게 걸어가며, 영롱할 것 같아요.




덧붙이는 말.

 

 

 표지를 펼치면 ‘참나무겨우살이’ 세밀화가 그려져 있어요. 2,000부 한정이라고 하네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1. 우아한 풍치와 고고한 절개.
  2. 얼음 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과 옥 같이 아름다운 자질.
  3. 임수연, '히든 피겨스'처럼 가려졌던 여성 수학·과학자들의 역사', 아이즈(ize) (2017. 4. 4.)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7040400257257268)
  4. 김나영, '나누어진 것들의 세계', 악스트 AXT no. 12 (2017. 05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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