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지도
앤드루 더그라프.대니얼 하먼 지음, 한유주 옮김 / 비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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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보물섬'에서 해적 존 실버가 그토록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해적과 단짝인 그것. 바로, 보물 지도였다. 보물로 안내하는 그 지도. 그런 지도에는 수수께끼를 품고 있기도 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도 주로 지도를 갖고 모험을 떠났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지도는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들에게 필수품이었다. 요즘에는 자동차에 장착되거나 휴대 전화에 담긴 길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떠나기도 한다. 이 길도우미는 지도의 진화형이리라. 그런데, 소설, 시, 희곡을 지도로 나타내면 어떨까. 변종일까. 사실, 우리 모두는 소설, 시, 희곡을 읽으며, 상상하지 않던가. 그것이 구체화된 것. 즉, 수많은 상상 가운데 구체화된 몇 장의 지도. 그 소설, 시, 희곡의 지도가 모였다.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지도. (사진 출처: 비채)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지도. (사진 출처: 비채)

 

 '나는 좋아하는 문학적 풍경에 공간적 맥락을 불어넣고 싶다는 희망을 담아 각 지도를 작업했다. 내가 상상한 것, 혹은 위대한 작가들이 상상을 허락한 것을 그리고 싶었다.' -'서문' 중에서. (9쪽)


 '오디세이아'의 큰 모험, '햄릿'의 큰 고민, '모비딕'의 큰 고래와 큰 배. 그밖의 여러 이야기를 형상화할 수 있을까.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그것도 훌륭히. 호메로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마크 트웨인, 프란츠 카프카, 어슐러 K. 르 귄 등 19명의 작가. 19편의 소설, 시, 희곡을 그림으로 그려 낸 것이다. 어찌 놀라지 않고,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도도 있고, 해부도 등도 있다. 찬란한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어릴 때, 세계 지도를 보고는 했다. 즐거웠다. 마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이 '소설&지도'를 보며, 그런 기분이 들었다. 각 작품 속을 여행하는 기분. 즉, 이야기 안에서 빛이 스며든 발자국을 남기는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게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THE WITCHER 3: Wild Hunt, 2015)'.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지도가 기본적으로 위치와 목적지를 확인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지도는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버려진다. 소설&지도는 다르기 바란다. 이미 아는 (혹은 안다고 생각하는) 삶과 장소 너머로 계속 여행하려는 사람을 위한 지도이기 때문이다. 자기 위치를 확인하기보다는 길을 잃어버리는 게 우리 목표이다.' -'서문' 중에서. (15쪽) 


 게임 가운데 오픈월드 게임이 있다.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THE WITCHER 3: Wild Hunt, 2015)'라는 오픈월드 게임은 가상의 중세 시대를 그린다. 소설이 원작인 이 게임. 소설의 심상을 매혹적으로 그린다. 그 열린 세계에서 길을 잃어도 좋았다. 늪지대, 초원, 크고 작은 수많은 마을들, 대도시 등. 또, 비바람, 노을 등, 그리고 몽환적인 마을과 잔혹한 늪지대 등 이 세계는 예술 작품이었다.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원작 소설의 삶 너머로 계속 여행하게 하는 게임이었다. 길을 잃게 하는 지도 같은 게임인 것이다. 이 '소설&지도'도 그렇다. 보물 지도 모음집인 것이다. 그것도 길을 잃게 하는 지도 모음집. 보물을 찾지만, 결국에는 길을 잃어 그 보물 너머에 있는 나만의 보물 지도를 그리게 하는 지도. 매우 특별한 지도다. 황홀한 나만의 보물을 끝없이 찾게 하는 지도. 찬란한 빛이 스며든 소중한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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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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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라는 글을 읽었다.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가운데 12번째 법칙이었다. 물론, 견공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한다. 솔직히,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반가워는 한다. 낯선 나에게 그들이 다가오는 것도, 나도 낯선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쉽지는 않기에. 그래도 그들의 존재에 경이를 담고 바라본다. 그리고 흐뭇해한다. 여기, 또 경이를 담고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이야기가 있다. '콩고양이'라는 이야기다.

 

 (사진 출처: 김영사 블로그)

 

 귀여운 할아버지 ‘내복씨’의 여든 살 생일 잔치와 까칠하고 예민한 대장 엄마와 시바견 두식이의 다이어트 도전기, 두식이를 위해 여러 물건을 사는 착한 아빠. 잃어버린 고양이 ‘그레이’를 찾으러 온 할머니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이다. 팥알, 콩알이라는 두 고양이와 시바견 두식이. 거기에 비둘기, 거북이 등과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오빠, 여동생 등이 등장 인물이고.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성경, 마태복음 6장 34절.


  이 글은 내일은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라는 뜻이리라. 거기에서 나아가 삶의 역경에서 더 높이, 넓게, 멀리, 깊이 보고 올바르게 살라는 뜻으로 이어지리라. 존재하는 이들은 그 한계가 있고 이어서 고통도 있다. 그런 삶 가운데에도 행복과 행운이 있다. 그 행복과 행운이 견공과 고양이 등이 될 수도 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도 반복되는 일상을 딛고 삶의 참된 의미를 찾는 이야기였지 않은가. 책 '콩고양이'에서도 평범한 일상 가운데 유쾌하고, 따뜻한 그림을 그린다. 연필로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게. 이제,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면 더 반가울 것 같다. 그 존재의 경이로움이 나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한계와 고통을 행복과 행운으로 따뜻하게 감싸 주기에. 또 흐뭇해진다.


 콩고양이 이야기를 여덟 번째 이야기로 처음 만났다. 읽고 나니, 쓰다듬어 주고 싶다. 계속 쓰다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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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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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에서 들은 강의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1학년 교양 과목으로 기억한다. 노(老)교수님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열심히 설명하시고 계셨다. 지난 시간에 이어 말씀하시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하얀 세상이 되는 경험이었다. 수강하던 많은 학생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는지 강의실은 가라앉고 있었다. 그 사실을 직감하신 노(老)교수님. 칸트의 일화(逸話)를 구원 투수처럼 등판시키셨다. 칸트의 산책 이야기였다. 칸트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정확한 칸트.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칸트를 보고 시계의 시간을 맞췄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자기 관리의 화신인 칸트가 산책을 안 한 날이 있다고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단 두 번1. 한 번은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다른 한 번은 프랑스 혁명을 실은 신문 때문에. 다행히 이 칸트의 산책 이야기가 많은 학생들의 머릿속 하얀 세상을 다시 알록달록한 세상으로 채워 주었다. 칸트의 생활 규칙 습관화에 놀라며. 이 사건을 떠오르게 한 책이 있다. 습관에 관한 책이다.


  '《습관의 힘》의 저자 찰스 두히그에 따르면 습관은 다음 3가지 요소로 성립된다. 첫 번째는 신호다. (……) 두 번째는 반복행동이다. (……) 세 번째는 보상이다.' -68~69쪽.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다짐을 한다. 나도 그렇고. 그런데,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아무래도 습관화가 문제이리라. 어떻게 습관화를 해야 할까. 습관의 3요소가 있다고 한다. 신호, 반복행동, 보상. 이 세 가지 요소로 좋은 습관을 성립시켜야 하겠다.


 '덧셈의 재능과 곱셈의 재능이 있다. 같은 경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덧셈만으로 쌓아 올리는 사람이 있고, 곱셈으로 재빨리 결과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가 ‘센스’다. 내가 생각하는 센스와 재능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센스 : 습득하는 속도
 • 재능 : 지속해서 습득한 기술과 능력
 가령 어학을 바로 습득하는 사람에게는 센스가 있다고 말한다. 센스가 있으면 들인 노력에 비해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센스가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가면 덧셈으로도 언젠가 같은 기술과 능력, 즉 재능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277~278쪽.


 이 글을 본 순간, 이솝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이야기가 생각났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잠을 잔 토끼는 지고, 꾸준한 거북이가 이긴 이야기. 덧셈의 재능을 가진 거북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 이 책과 일맥상통한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9쪽.


 지은이가 '시작하며'에서 작가 사카구치 교헤이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의 중심 생각이기도 하다.


 '•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 '노력'은 '습관'이 생기면 지속할 수 있다.

 •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배울 수 있다.' -10쪽.  


 지은이가 '시작하며'에서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이 세 가지 줄기에 달린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지은이가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든 50가지 기술도 하나의 가지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이라는 영화가 있다.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남자. 그 남자가 피아노를 훌륭히 연주하게 된다. 피아노 연주의 기초도 모르던 이 남자.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제18변주'라는 어려운 곡을2. 최소 10년은 배워야 한다고 하는 그 곡을. 반복되는 시간 안에서 배웠다. 습관이 되어. 놀라웠다.

 우리 속담에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탁월함은 단일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온다'고 했고, 파스칼은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고 했다. 서경에는 '습여성성(習與性成)'이라는 성어가 실려 있다. '습관이 오래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는 뜻이다. 또, 논어에는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라는 말이다. 모두 습관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나도 좋지 않은 습관은 버리고, 좋은 습관은 길러야겠다. 우선, 운동, 독서, 언어. 이 세 가지에서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다. 칸트처럼 꾸준한 산책. 김득신처럼 꾸준한 독서3. 아나운서처럼 꾸준한 바른 언어 생활. 거기에 미루는 습관은 버리고 싶다. 그리고 좋은 습관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하겠다. 그렇게 확인 행위의 습관화까지. 좋은 생활 규칙을 습관화해야겠다.
 지은이는 미니멀리스트라 한다. 전작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미니멀리즘을 설파했다고 한다. 나는 책을 모으는 사람이기에 책에 관해서는 절대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는 없으리라. 그래도 그의 생각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책과의 헤어짐이 적어도 그 정리의 필요성은 알기에. 이 책에서 자신의 행위에 반성을 하고, 고치며, 좋은 습관을 만들라는 지은이. 그 얼굴에서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간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의 얼굴도 겹쳐 보였다. 그렇게 간소한 생활과 좋은 습관화된 생활은 서로 닮았나 보다.   





 덧붙이는 말.


 초판 1쇄 기준으로 오타가 있다. 78쪽의 '육제적인'을 '육체적인'으로, 203쪽의 '그의'를 '그는'으로 고쳐야 한다. 또 띄어쓰기 오류가 있다. 299쪽의 '인류는그'를 '인류는 그'로 고쳐야 한다.  

 

 

      


 

  1. 나무위키의 '이마누엘 칸트' 항목 참조. ( https://namu.wiki/w/%EC%9D%B4%EB%A7%88%EB%88%84%EC%97%98%20%EC%B9%B8%ED%8A%B8 )
  2. 나무위키의 '사랑의 블랙홀' 항목 참조. ( https://namu.wiki/w/%EC%82%AC%EB%9E%91%EC%9D%98%20%EB%B8%94%EB%9E%99%ED%99%80 )
  3. 이기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세종이냐 김득신이냐’ 조선 최고의 독서왕 대결', 경향신문, 2018. 09. 06.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9060939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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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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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천장지구' 중에서.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천장지구(天若有情: A Moment Of Romance, 1990)'라는 영화가 있다. 유덕화, 오천련 주연의 영화. 그 둘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그런 이 영화의 이름, 천장지구(天長地久). 여기에서, 그 의미는 하늘과 땅처럼 길고 오래가는 사랑을 약속하자는 뜻이리라.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하늘과 땅이 장구해도 끝이 있건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슬픈 사랑의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함이 없네.


-백거이 '장한가(長恨歌)' 중에서.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백거이의 '장한가'에도 등장하는 천장지구. 하늘과 땅보다 더 오랜 사랑이라 하며, 끝없는 사랑을 노래한다. 이렇게 사랑의 영원함을 이야기할 때 함께 자주 쓰는 말, 천장지구. 그 시작은 노자의 '도덕경'이다1. 노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하늘과 땅이 옛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거라고 한 깊은 말이다. 하늘과 땅은 자신을 위하지 아니하기에 그러하다고. 그리고 이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책. 역시, 하늘과 땅처럼 길고 오래가고 있다.  


 도는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쓰임은 무궁무진하다. (道沖, 而用之或不盈.) -'도덕경' 4장 중에서.

 하늘은 도를 본받는다. 그리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天法道, 道法自然.) -'도덕경' 25장 중에서. 

 도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무위無爲'이지만 행하지 아니함이 없다. (道常無爲而無不爲.) -'도덕경' 37장 중에서.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여 둥글게 하고, 분란을 화해시키며 빛을 부드럽게 하고 속세와 함께 한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도덕경' 56장 중에서.  


 '도덕경'은 '도경' 37편, '덕경' 38편으로 총 81편으로 엮어졌다. 5,000여자로. 옮긴이가 머리말에서 이르기를 원래 상편은 '덕경', 하편은 '도경'으로 장이 나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뒷날 '도경' 37편이 앞으로 나오고, 38편 이후는 '덕경'이 됐다고 한다. 또 '도덕경'이라는 이름도 훗날 붙여진 이름이고 처음에는 '노자'라 불려졌다고 한다. 그런 '도덕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노자와 그 제자들로 이어진 '집단 지성'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도덕경'의 큰 뜻은 무위, 자연. 비움, 참된 앎이다. 하지 않음을 할 때(無爲), 저절로 되는 것(自然). 즉, 자율이다. 또, 비어 있기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으며, 낮춤과 섬김이 참된 앎이라 한다.

 여러 가지 거꾸로 생각하기(逆發想)로 깨달음을 주는 '도덕경'. 그 뜻이 많고, 깊고, 높으며, 넓다(含蓄性).   


言者不知知者默 언자부지지자묵

"말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아는 이는 입을 다문다"

此語吾聞於老君 차어오문어노군

이 말을 나는 노자에게서 들었거니와

若道老君是知者 약도노군시지자

노자가 정녕 무엇 좀 아는 이였다면

緣何自著五千文 연하자저오천문

그는 어찌하여 오천언이나 되는 글을 지었단 말인가

        

-백거이 '독노자(讀老子)'.


 백거이의 재치 있는 시다. 그 해학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만년에 불교신자였다는 그. 아마 '도덕경'을 읽고, 다르거나 어렵게 느낀 백거이가 이런 시를 지었을 수도 있으리라. 역발상과 함축성이 교차하며, 이루어진 '도덕경'. 정말 어렵다. 그렇기에 많은 주석서들이 있게 되었고. 그래도 난 노자의 꿈과 뜻을 잇고 싶다. 번거로움에서 물러난 삶. 그 삶으로 이끄는 등불. 바로, '도덕경'이다. 그 빛이 스며든 길에서, 하루하루 상선약수(上善若水),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뜻을 깊이 새기며 살아가야겠다.

 

(사진 출처: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이 현대지성에서 나온 '도덕경'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원문에 독음이 함께 있고. 둘째, 한자 풀이가 있으며, 셋째, 깊이 보기도 있고, 넷째, 옮긴이의 해제가 있으며, 다섯째, 몇 장의 사진이 있다. '도덕경'의 숲을 보여 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덧붙이는 말.


 1판 1쇄 기준으로 '도덕경' 56장에서 言者不知의 독음이 언자불화로 되어 있는데, 언자부지로 해야 한다.  


 

  1. '도덕경' 7장에 천장지구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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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0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명절연휴 복되고 행복한 시간들로 꽉꽉 채우시길^^

사과나비🍎 2019-02-01 23:23   좋아요 1 | URL
^^* 아, 카알벨루치님~^^* 이렇게 먼저 인사 말씀을 남겨 주시고, 감사해요~^^*
카알벨루치님도 설 연휴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랄게요~^^*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 4차 산업형 인재로 키우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이민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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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아침에 어느 초등학교를 지나며, 세 낱말을 봤다. 지혜인, 예절인, 건강인이었다. 이 세 가치로 아이를 가르친다는 뜻이리라. 그런데,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성적 이외의 가치로 아이를 가르치기 어려우리라. 이른바,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교에 많은 학생을 보내는 것이 목표가 된 고등학교. 스스로 하는 학습보다는 정답을 외우는 학습으로 같은 말만 하는 앵무새가 된 아이들. 나도 그런 고교 시절을 보냈다. 입시 지옥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그 시절을. 성적 지상주의가 지배하는 그 시절을. 2018년의 '숙명여자고등학교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1, 드라마 'SKY 캐슬(JTBC, 2018)'도 그 연장선이리라. 그리고 여기, 입시강사였던 이가 있다. 이제는 창업교육 전문가가 된 이가.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은 스탠퍼드의 디스쿨의 교육과정을 국내 상황에 맞게 연구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전 인원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역할분담, 의사소통, 정보공유, 의사결정,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중에서 (54쪽)


'(스탠퍼드) 교육은 먼저 작은 활동을 주고, 이 활동을 완수하게도 하고 실패하게도 합니다. 수없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하면서 스스로 정신의 변화를 맛보게 합니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스탠퍼드 교육의 특징입니다.' -'고무줄에 담긴 스탠퍼드의 지혜' 중에서. (108쪽)


 '참여형 수업은 (스탠퍼드) 디스쿨의 교육 철학을 한국에 적용한 결과입니다. 참여형 수업의 커리큘럼은 티나 실리그 교수의 발명사이클에 입각해서 ‘상상력→창조성→혁신→기업가정신’ 단계를 체계적으로 익히도록 짜여졌고,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구체적인 직업이나 역할을 경험하게 합니다.' -'1억짜리 수업을 집에서? 스탠퍼드식 창업놀이' 중에서. (193쪽)


 지은이가 명문대에 간 이들에게서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감을 못 보고. 사춘기의 두 딸에게서 가르침의 힘을 보기 어려울 때였다. 스탠퍼드의 디스쿨(D School) 교육을 알게 된 지은이. 앞날에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데, 이 교육이 그에 알맞음을 이야기한다.


 난 명문대에 간 이들의 학업 성취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그들의 노고를 칭찬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교육이 그들 가운데 많은 이에게 무언가를 결여시키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여전히 그렇다. 특히, 함께 느낌과 상상, 그리고 스스로의 힘. 이 셋이 그렇다. 앞날에는 이 셋이 빛을 낼 것이라 누구나 말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이 이 셋을 기르는 가르침의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물론, 다른 대안들과 많은 논의가 끊임없이 있어야 하겠고.

 아이가 없는 나에게 이 가르침이 아직 살갑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혹시 앞날에 만나게 될 나의 아이에게 올바르게 다가가고, 올바르게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 나무위키 항목 참조. ( https://namu.wiki/w/%EC%88%99%EB%AA%85%EC%97%AC%EC%9E%90%EA%B3%A0%EB%93%B1%ED%95%99%EA%B5%90%20%EC%8C%8D%EB%91%A5%EC%9D%B4%20%EC%9E%90%EB%A7%A4%20%EC%8B%9C%ED%97%98%EC%A7%80%20%EC%9C%A0%EC%B6%9C%20%EC%82%AC%EA%B1%B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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