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정식 레시피 100 - 요리가 즐거워지는
도이 요시하루 지음, 김은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나는 요리가 서툴다. 부모님과 같이 살기에 어머니께서 요리를 주로 하시니, 그렇다. 내 입맛은 아무래도 어머니 음식이 맞고. 어머니의 한식. 내가 주로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일식 가운데 가끔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게 있다. 특히 겨울이면 생각나는 그 음식. 바로, 우동이다. 나의 이런 우동 사랑은 어느 광고로부터 비롯됐다. 김현주의 우동 광고였다.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그 광고. 그리고 나의 우동에 대한 애정 행각에 날개를 달아 줄 사건이 발생했다. 그건 일본 요리 책과 나의 만남이다.

 

 (사진 출처: 소담출판사)

 

(사진 출처: 소담출판사)


 '이 책에는 소위 단시간에 뚝딱 만드는 요리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손이 많이 가서 부담스러운 요리도 아닙니다. 일상의 활력소 집밥을 더 맛있게 해 먹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요리 책은 '일종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해서 요리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리를 알면 인생이 즐거워집니다, 맛있어집니다!' 중에서. (4쪽)


 다섯 묶음인 이 책. 우선, 눈에 띄는 건 '재료별 레시피'였다. 고기, 생선, 채소, 기타. 더욱이 생선, 채소는 시기와 계절에 따라 그 식재료의 신선도와 맛이 다를 수도 있으리라. 제철에 맞는 식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리라.

 생선 요리의 하나로 '도미 다시마 찜'을 소개하고 있다. 도미는 비린내를 감안하여, 신선도가 좋은 가을이나 겨울에 맛이 좋다고 한다. 산란기인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방어 무 조림'에서는 방어와 무도 겨울이 제철이라고 한다. 특히 방어와 무는 찰떡궁합이라고.  

 채소 요리의 하나로 '소고기 우엉조림'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이 둘의 음식 궁합이 좋다고 한다. 덧붙이기를 여름에 수확한 우엉은 부드러워서 조리하기 쉽다고. 겨울이 제철인 시금치 요리는 3가지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도이 쌤에게 배우는 집밥 10선', '오늘의 밥, 면, 파스타, 국, 스프, 간식'에도 좋은 요리가 가득하다. 남녀노소에 맞게 잘 선정한 것 같다. 중간중간 실린 칼럼도 유용한 것 같고. 그나저나 내가 좋아하는 우동 요리는 '키자미 우동'과 '미소 조림 우동'이 소개되어 있다. 좋다.


 나는 식도락(食道樂)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미식가(美食家)가 아니기에. 물론,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한국 가정식도 훌륭하다. 어머니의 음식도 충분히 맛있고, 그로 인해 인생이 즐겁다. 별미(別味)도 잘해주시는 어머니. 그런데, 그 별미를 다채롭게 해 줄 도구를 만났다. 일본 가정식 100가지 요리 책. 지은이의 말처럼 손이 많이 가서 부담스러운 요리는 아닌 것 같다. 책을 보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니.

 집에 오래 있게 되는 요즘. 집밥과 더 가까워졌다. 오늘은 무슨 요리를 먹으며, 마음으로 '국물이 끝내줘요'라고 말할까. 그럴 때, 이 책이 착한 도우미가 되어 줄 것 같다. 앞으로 인생이 즐거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특별한 관문 - 아이비리그의 치열한 입시 전쟁과 미국사회의 교육 불평등 걸작 논픽션 20
폴 터프 지음, 강이수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대학교를 졸업한 지도 벌써 오래됐다. 어떻게 대학교에 갔었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수학능력시험을 봤고, 그 점수에 맞게 지원했던 것 같다. 물론, 담임 선생님과 진로 상담도 했던 것 같다. 부모님도 하셨고. 별로 특별할 것이 없었다. 우리 부모님이 상류층이었다면 어땠을까. 더 쉽게 진학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다양한 경로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 옳은 일이다. 그러나 악용이 문제다. 입시 비리. 학벌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쉽게 근절되지 않는 그것이다. 미국은 어떤가. 우리의 학생부종합전형이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에서 비롯됐다고 알고 있다. 그런 미국. 그곳의 교육 불평등을 적시한 책을 만났다.


 '개인이나 집단이 새로운 사회적 위치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사회이동social mobility(또는 사회유동성)'이라고 부른다.' -23쪽.


 '대화를 나누다보면 1세대 대학생들(부모의 학력이 고졸 이하)이 공통되게 자주 하는 말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대학생이 되고 나서 정서적으로는 매일매일 진이 빠진다고 했다. 그들은 엄청난 부와 특권이 집중된 환경에 둘러싸여 소외감과 혼란을 느꼈고, 때로는 그냥 미친 짓이라고 느꼈다.' -154쪽.


 '그들은 빈곤층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최대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최소한만 사용한다.

 왜 그럴까? 베켄스테트가 생각하는 답은 이렇다. 이른바 '엘리트' 대학의 이름값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공부 잘하는 학생만 많이 선발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돈 많은 학생도 많이 선발해야 한다. 학자들은 대학에서 인종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다양성을 확대하는 입장을 취하면, 이듬해부터 지원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확인했다. "아마도, 혹시 어쩌면 '엘리트'라는 말이 '가난한 사람이 없다'는 뜻일지도 모르죠. 아마 그게 문제일 겁니다." -238쪽.


 이 책의 지은이인 폴 터프는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그런 그의 특색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수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취재했다. 입학사정관, 수험생, 명문대생, 교수, 입시 관계자 등.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 그리고 객관화했다. 미국의 대학 입학은 불평등을 품고 있다고. 그리고 좋은 대학 안에서도 가난한 이들은 소외감과 혼란을 느꼈다고. 그래서 사회이동이 어렵다고. 이런 그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가난한 학생들의 사투, 좌절과 성취 이야기쉽게 다가오기에 가독성이 좋다.   


 ''공교육을 활성화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아주 간단한 원칙이다. -450쪽.


 '우리 모두는 동등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재능을 발전시킬 동등한 기회는 가져야 한다.' -존 케네디.


 미국. 그곳의 교육 제도를 살짝 알게 된 건 홍정욱의 '7막 7장'을 어릴 때, 만나서다. 솔직히 부러웠다. 성공한 유학 생활. 미국의 상류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 '러브 스토리(Love Story, 1970)'와 가십걸(Gossipgirl, 2007~2012)'이라는 미국 드라마로 그들 상류층의 그림에 채색을 할 수 있었고. 물론, 영화와 드라마는 현실과 다를 수도 있으리라. 그래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그 둘은 하나의 사회에서도 마치 두 개의 국가를 이룬 것 같았다. 이 책, '인생의 특별한 관문'은 그 작은 이름처럼 '아이비리그의 치열한 입시 전쟁과 미국사회의 교육 불평등'을 그리고 있다. 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이들의 얼굴도 그리고 있다.

 대학도 학교다. 학교는 교육이 목표인 특수 성격의 기관이다. 돈보다 사람의 재능을 보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럴 의무와 책임이 있다. 물론, 누구나 대학, 그것도 명문대에 갈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 가난 때문에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될지어다. 공교육이 활성화되면, 모두가 재능을 발전시킬 동등한 기회를 가지면, 가난이 교육의 장애가 되는 일이 적어지리라. 사회이동이 역동적인 나라를 위하여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소중한 외침들. 깊게, 높이, 멀리 울리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도 교육 불평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드라마 'SKY 캐슬(2018~2019)'에서처럼 지나치게 뜨거운 교육열에 부자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많다.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우리의 옳은 뜻이 하나하나 모여 이 안타까움이 흐뭇함으로 변하기를 희망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취도시, 서울 -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취(搾取) 명사 1. 계급 사회에서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 수단을 갖지 않은 직접 생산자로부터 그 노동의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함. 또는 그런 일.


 착취라는 낱말. 무섭다. 우선, 강자와 약자가 있다. 계급처럼 고착화된 그들의 관계. 강자는 약자의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그 취득하는 과정에는 기만과 강압이 따르기도 한다. 그것이 착취다. 요즘 세간에 언급되는 일명, 'n번방 사건'은 성 착취의 민낯을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 또 다른 착취. 이른바, 경제적 착취. 성 착취와 함께 착취의 가장 만연한 형태라 할 것이다. 책, '착취도시, 서울'은 경제적 착취를 다룬다. 빈자에게 집을 매개로 한 경제적 착취. 즉, 쪽방촌 이야기다.


 '쪽방(쪽房): 방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나누어서 한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로 만들어 놓는 방. 보통 3제곱미터 전후의 작은 방으로 보증금 없이 월세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35쪽.  


 ''빈곤 비즈니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되, 빈곤으로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아닌, '빈곤을 고착화'하는 산업.' -58쪽.


 '"쪽방은 세를 놓는 거고 건물주들은 부자 동네 가서 살죠. 솔직히 원룸처럼 시설을 잘해 놓은 것도 아닌데 월세를 그렇게 받는 건 폭리를 취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화장실도 없고, 주방도 없는 쪽방이 태반인데 이론적으로 따지면 월세 5만 원만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1평에 25만 원 수준이면 웬만한 아파트 평당 월세의 다섯 배는 될걸요." -80~81쪽.


 아팠다. 마음이. 쪽방촌의 빈곤 비즈니스를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사업에는 중간 관리인도 있다. 그리고 집주인. 가족 사업으로까지 하고 있는 이도 여럿이다. 마치 사악한 거대 포식자 같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추악한 욕망에게 삼켜지고 있는.

 책은 두 묶음이다. '지옥고 아래 쪽방'과 '대학가 신쪽방촌'으로 묶였다. 특히, 대학가 청년들의 주거 빈곤. 그리고 착취 이야기. 기자인 지은이는 대학생 시절. 자신도 주거 난민이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닫힌 방 안에서는 생각조차 닫힌 것이 된다."(E. H. 카)' -67쪽.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자본주의의 그림자. 그 짙은 그림자는 빈부 격차일 것이다. 부자는 강자. 빈자는 약자. 영화 '기생충(PARASITE, 2019)'에도 그것이 있다. 부에 의한 하층 계급, 상층 계급. 영화에서 이 둘의 구별은 냄새로도 가능하다. 상층은 하층의 냄새에 익숙하지 않기에. 그리고 계급적 혐오를 한다. 영화 밖, 쪽방촌의 빈곤 사업가들도 냄새를 맡았다. 빈자들의 고혈을. 또, 그것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그 피를 탐욕스럽게 계속 수확하고 있는 그들. 그러기 위해, 그들은 쪽방촌의 재개발과 지자체의 복지 정책을 막고 있다. 악질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지 않았고, 두려움이 없지 않았으며, 그리움을 버리지 않았고, 사랑을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안타깝다. 그렇게 닫힌 방 안에서 생각조차 닫힌 것이 되어 간다. 쪽방촌 주민은 말한다. 이곳을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하나는 죽는 것. 다른 하나는 노숙인이 되는 것. 이들의 관계를 보니, 겹치며 떠오르는 것이 있다. 제국주의자와 식민지인. 기생충과 숙주. 마지막으로 착취라는 낱말을 다시 생각해 본다. 쪽방촌의 아픔을 새기며.

 생각의 끝에 나즈막히 읊조린다. 가난하다고 해서 이 모든 것들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덧붙이는 말.


 이 책은 2019년 5월, 그리고 10월~11월에 연재된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대학가 新쪽방촌> 보도에 대한 뒷이야기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청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아마도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이리라. 그만큼 행복은 우리들에게 중요한 가치라는 뜻이리라. 그렇게 행복이라는 보물을 오랫동안 품고 싶은 우리들. 과연, 우리들은 행복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그 비밀 열쇠는 무엇일까. 그저 막연히 행복의 문을 두드리려 했던 우리들. 이제 그 문을 열 수 있는 비밀의 열쇠를 찾아야 하리라. 그 비밀의 열쇠 여섯 가지를 말하는 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행복을 알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리라.


 행복은 세 가지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금 행복한 것'인 정서적인 영역, '전반적으로 행복한 것'인 인지적인 영역. 그리고 '에우다이모니아'라는 영역이다. 이 세 번째 영역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행복. 즉, 의미와 목적이 있는 삶을 뜻한다고 한다. 저자는 주로 행복의 인지적인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 하나. 행복을 측정할 수 있을까.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기에 측정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도 주관적 증상이지만, 측정이 되지 않던가. 지은이는 행복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나라와 가장 불행한 나라의 행복지수는 4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4점 가운데 3점은 여섯 가지 요소로 설명된다.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그리고 친절이 그것이다. 나는 이 여섯 가지 항목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파악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통해 행복의 교훈을 터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런 조각들을 한데 모아서 행복으로 향하는 보물지도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1장 행복을 찾아나서는 것' 중에서. (28쪽)

 

 

(사진 출처: 흐름출판)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그리고 친절. 행복의 문을 여는 여섯 가지 열쇠다. 그 열쇠 가운데 '공동체 의식'을 읽으며, 어릴 적 뵈었던 집성촌(集姓村)의 어르신들이 생각났다. 같은 성씨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 그 마을에서 명절 때 뵌 그 어르신들은 함께 놀이를 하시며, 잔치를 벌이는고는 하셨다. 그 함께 하시는 얼굴에서 행복이 보였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신뢰'를 읽으며,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생각했다. 벗과 벗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이르는 이 말.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벗과 벗 사이에 믿음이 무너진 일이 많은 듯하다. 지은이도 우리 나라를 미모와 지성의 무한 경쟁 사회라고 지적하고 있다. 믿으며 함께 도움을 주기보다는 치열하게 이기려고만 하는 그런 얼굴들. 애처로운 얼굴들이다.


 인간의 더없는 행복은 아주 드물게 얻을 수 있는 행운 조각들이 아닌, 날마다 얻을 수 있는 조그만 기쁨들로 만들어진다.

-벤저민 프랭클린.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 여섯. 미틸과 틸틸처럼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찾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열쇠가 그것들이리라. 그런데, 이 여섯 가지 열쇠는 아주 드물게 얻을 수 있는 행운 조각들이 아니었다. 그저 날마다 얻을 수 있는 조그만 기쁨들이었다. 조그만 기쁨들의 소중함. 평온하고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이어지기에 소중한 열쇠였다. 이제, 난 청혼할 때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부부가 함께 행복의 열쇠 여섯 가지를 잘 다듬으며, 행복이라는 보물이 가득한 방을 열 수 있으리라.   





 덧붙이는 말.


 하나. 덴마크 단어 LYKKE의 외래어 표기법은 뤼케가 맞으나, 우리나라 발음상 편의를 위해 리케로 표기했다고 한다.

 둘. 덴마크어로 행복은 '리케(LYKKE)'다.

 셋. 지은이 마이크 비킹은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의 대표로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과나비🍎 2020-03-2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9년 6월 22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든다는 것. 그것이 성장을 의미할 때가 있다. 그리고, 노화를 의미할 때도 있다. 그것이 노화를 의미할 때,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늦추고 싶은 노화. 그런데, 노화가 없을 수는 없다. 누구나 어느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 늙는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솔직히 싱싱한 젊음을 잃는다는 건 두렵다. 활짝 피지 않은 꽃인 꽃봉오리의 그 시절. 걸음이 춤이 되고, 말이 노래가 되던 그 시절. 특히, 여성들은 그 시절을 잃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리라. 그런 여성들을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이가 있다.


 '이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건 젊었을 때와는 또 다른 각별한 기쁨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어쩐지 새로운 날개를 얻은 기분이다. (……)

 물론 나는 아직 어머니도 돌봐야 하고, 그게 끝났을 때 체력과 기력이 뒷받침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내가 몇 살이 되었든 가슴이 설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236~237쪽.


 저자인 가야마 리카. 그녀는 정신과 전문의인데, 종합진료과에서 수련을 시작했다고 한다. 쉰여섯 살이 되어서. 그리고 그것이 각별한 기쁨이 있고, 새로운 날개를 얻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또,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가 이럴 수 있는 건 30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상담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가능하리라.

 저자는 여자의 정년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일하는 여성이라면, 그 일의 정년을. 남편이 일하고 있다면, 남편의 정년을. 그리고 여성으로서 마지막이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폐경을 그것으로 가리킬 수도 있다. 이렇게 복잡한 '여자의 정년'이라는 말. 또, 그 이후의 삶. 그 둘이 이 책의 주제다.

 마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하는 그때. 일, 연애, 친구, 성, 부모 간병, 집, 경제 문제 등을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리라. 유비무환(有備無患)이리라.


 '나이가 들어도 이 정도의 호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너무 외롭지 않은 곳에 살면서 아주 가끔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그게 원하는 전부다.' -173~174쪽.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파우스트는 악마의 힘을 빌려 젊음을 얻게 되기도 하고. 이렇듯 젊음은 매혹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늙는 것. 그것 또한 매혹적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늙어도 가슴에 설렘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괴테는 일흔네 살에 열아홉 살의 울리케 폰 레베초프에게 청혼하기도 했으니. 사랑했기에 행복했으리라. 이렇게 사랑은 노년의 삶도 매혹적으로 만드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생각해려 한다. 노년에 사랑하는 이와 너무 외롭지 않은 곳에 살면서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나는 그걸 원하고 싶다. 정말 매혹적이다. 준비하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과나비🍎 2020-03-2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9년 6월 15일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