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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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아직 교정지였던 책 '호모 데우스'를 처음 본 순간, 어떤 영화가 떠올랐어요. 그 영화는 '아마데우스(Amadeus, 1984)'였어요. 아무래도 '데우스'라는 이름으로 이 책과 그 영화가 이어졌지요. ‘호모 데우스Homo Deus’의 ‘호모Homo’는 ‘사람 속을 뜻하는 학명’이며,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신god’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즉, ‘호모 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고 하고요. '아마데우스Amadeus'는 모차르트의 중간 이름으로 '신에게 사랑받는 자'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는 천재 서양 음악가인 모차르트를 생각하며, '신이 된 인간'을 만나러 들어갔어요.

 

 (사진 출처: 김영사 페이스북)

 

 '성공은 야망을 낳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딛고 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가치들을 고려할 때,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교정지 39쪽.

 

 '인간을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인조인간 만들기) 그리고 비유기체 합성이다' -교정지 69쪽.

 

  1장인 총론에서 이렇게 말해요. 경제성장 덕분에 굶주림, 질병, 폭력을 정복한 인간! 이제 불멸과 행복, 신성으로 나아가 신이 되려고 한다고요. 그리고 그 방법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이라고 하고요.

 

 '1부에서는 무엇이 우리 종을 이처럼 특별하게 만드는지 이해하기 위해 호모 사피엔스와 여타 동물들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중략)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미래에 전개될 초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예측하는 데 가장 좋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교정지 100쪽~101쪽.

 

 '2부에서는 1부의 결론을 토대로 호모 사피엔스가 지난 천 년 동안 창조한 기이한 세계와 우리를 현재의 교차로로 데려온 길을 살펴볼 것이다.' -교정지 101쪽.

 

 '마지막 3부에서는 다시 21세기 초로 돌아와 인류와 인본주의에 대한 훨씬 더 깊어진 이해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처한 곤경과 우리에게 가능한 미래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교정지 101쪽~102쪽.

 

 각론인 1부에서 3부까지 이렇게 이야기하고요.

  

 (사진 출처: 김영사 페이스북)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는 천재로, 살리에르는 범재로 그려져요. 모차르트는 초인간인 '호모 데우스'이고, 살리에르는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겠지요. 영화에서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될 수 없기에 시기, 질투를 했어요. 그리고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몰았지요. 그런데, 만약 살리에르가 모차르트가 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 바둑의 입문자가 9단인 입신(入神)이 될 수 있다면, 어떨가요? 그리고 무협 세계에서 백면서생이 금강불괴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된 사람과 안 된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통해 통찰로 나아가야겠지요.

 

 유발 하라리는 초인간의 도래와 인본주의의 퇴색, 데이터교의 지배 등을 예측해요. 매우 설득력이 있어요. 이 책의 작은 이름이 '미래의 역사'잖아요. 역사는 지난날의 기록인데, 미래의 역사라고 했어요. 앞날을 지난날인 것처럼 굉장히 설득력 있게 이야기했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어요.

 

 비록 교정지로 만났지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작품! '호모 데우스'는요. 놀라움이에요. 깊은 질문을 통해, 깊은 통찰로 나아간 이야기였어요. 박학다식한 유발 하라리! 앎의 향연! 앞날을 비추는 거울로 이어졌어요.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선 우리에게 길을 찾게 하고 있어요.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 우리! 밝은 눈으로 그 물길이 올바르게 가도록 보여주네요.   

 

 

 

 

 

김영사 서포터즈 7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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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 월드뉴스를 만나는 가장 쉽고 빠른 길!
윤희영 지음 / 샘터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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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영자 신문을 본 적이 있어요. 힘겨웠지요. 영문 표현을 잘 몰라서 하나하나 찾으며 읽었어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렀지만, 하나의 기사를 읽고 이해했을 때는 만족감이 컸었지요. 비록 실력이 미천하여 오랫동안 영자 신문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 경험은 깊이 남아 있네요. 그리고 이번에 제가 만난 책은 '조선일보'에 2008년 3월부터 2011년까지 '윤희영의 News English'에 연재된 글에서 엄선된 글이라고 해요. 영자 신문을 읽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게 됐지요.

 

 

 이 책은 1. 'Funny Funny World 웃음은 세계 공통어', 2. 'Our Heart-warming World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하나', 3. 'Mysterious Science World 신비로운 과학의 세계', 4. 'We are the Global Village 지구촌 이모저모 신기한 세상'의 묶음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또, 이 책에 수록된 원문 뉴스는 《Daily Mail》, 《The Observer》, 《The Mirror》, 《The Sun》, 《ABC News》, 《AFP》, 《The Guardian》, 《BBC News》, 《Reuters》 등 다양한 해외 언론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요. 각 뉴스의 한글 번역은 저자에 의해 정리, 요약, 재구성되었다고 하고요.

 먼저, 한글 번역된 뉴스가 있고, 다음에는 원문 뉴스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기억하면 좋은 구절'과 '내 인생의 명언'도 알려주고 있어요.


 '영문 기사에 직접 나온 표현이 아니면 절대 인용하지 않는다. 어설프게 아는 것을 임의로 쓰거나 영작을 해서 넣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오류를 지적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인용 부분은 모두 영문 기사 원문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통역대학원 졸업시험을 겪어봤기 때문에 독자들이나 수험생들이 어떤 수준의 어떤 표현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더 절실히 공감할 수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 같이 시험을 준비하며 함께 공부한다는 자세로 기사들을 선별하고, 유용한 영어 표현들을 골라봤다.
부디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수험생들에겐 잠시 머리를 식혀주면서 자연스레 공부도 되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에필로그〉에서(478~479쪽.)


 지은이의 정성이 느껴지네요. 신문 기사는 정확성을 요구해요. 내용과 표현 모두가 틀리지 않아야 하지요. 그리고 정중하고 세련된 표현을 쓸 때가 많고요. 육하원칙에 의해 잘 정리된 글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그 나라의 글을 알기에는 그 나라의 신문 기사가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이 책이 그 도움이 되기에 맞는 책이고요. 지은이의 바람이 정말 이루어질 수 있는 책이에요.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URL http://post.naver.com/isamtoh 

<윤희영의 뉴스 잉글리시1> 책 미리보기 > http://goo.gl/P4E52W

 

 

 



물방울 9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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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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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4월, 아버지께서는 췌장암, 직장암 수술을 하셨어요. 작년 6월에는 어머니께서 건강 검진을 하시고, 대장의 제자리암을 제거하셨고요. 언제나 젊으시고, 건강하실 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 그런데, 이제는 연세가 많으시고, 아프시기도 해요. 부모님께 해드린 게 없는 저. 한없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 심리학의 깊은 이해를 가진 기시미 이치로의 글을 만났어요.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라는 책이에요.


 실제로 지은이는 20대에 마흔아홉의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3개월 동안 병실에서 어머니를 간병했다고 하고요. 지은이의 50대부터는 알츠하이머에 걸리신 아버지를 오랜 기간 간병했다고 해요. 지은이 자신도 50대 초반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관생동맥 우회술을 받고 아버지의 간병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고요. 특히 알츠하이머에 걸리신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좋지 않았던 관계를 회복했다고 하네요. 지은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러 심리학으로 밑그림을 그렸어요. 우리는 그가 그려준 밑그림에 색을 입혀야겠지요. 부모님과 함께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모님. 지금은 함께 계시지만,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 부모님. 그러니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사이 좋게 살아가라고 해요. 그렇게 부모님과 함께 '지금, 여기'를 살아가게 될 거라고 해요.


 '자식이란 가면을 쓰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아버지가 틀린 말씀을 하시더라도 고쳐주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면을 벗으라' 중에서 (가제본 193~194쪽.)


 가면을 벗고 인간으로서 부모님과 마주하라는 기시미 이치로.


 '부모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부모님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끼리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부모님이 사실은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요. 그렇게 가족에게 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우리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중에서 (가제본 214~215쪽.)


 부모님께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된다는 기시미 이치로.


 기시미 이치로의 이야기에 감응했어요. 저도 아버지께서 암 수술을 하시고, 항암치료를 받으시면서 함께 다닐 때가 많아졌어요. 또 어머니의 건강 검진으로 여러 진료를 받으실 때 동행하게 됐고요. 부모님의 건강이 큰 관심사가 됐지요. 특히 아버지는 암 수술 후 재발, 전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지내고 있어요. 부모님께 부족하기만 한 저. 부모님께서 저와 함께 계신 시간이 소중한데, 잊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꽃이 피면, 언젠가는 지겠지요. 부모님도 언젠가는 지실 거예요. 오랫동안 사르신 삶의 아름다움으로 존중받으셔야겠지요. 이제 꺼져가는 촛불을 살리려는 저! 부모님과 함께 있는 이 때! 소중하고 소중하네요.


 '지금도 가끔 아버지와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부모님이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제 마음에 새겨 있고, 그 말씀이 지금도 제 안에서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맺음말' 중에서 (가제본 259쪽.)


 꽃이 지면 열매를 맺지요. 부모님께서 남기신 열매인 가르침의 말씀! 감사하게 될 거예요. 지은이인 기시미 이치로에게 지금도 힘이 되어주고 있는 부모님의 말씀! 이 책은 제게 힘이 되어줄 부모님의 말씀을 담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부모님과 저의 관계, 부모님을 보살필 때 새겨야 할 것, 더 나아가 그것들을 바탕으로 인생의 여정까지 생각하게 됐고요. 저와 부모님께서 함께하는 여행의 좋은 안내서인 이 책! 이제 그 아름다운 여행의 발자국을 여기저기 남기게 될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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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3-22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은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란 글귀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저도 얼마전 책으로 받은 위로가 상당 했었는데 사과나비님 글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이런 말씀 도움이 될까싶지만 (긁적긁적) 곁에 계시는 사과나비님 마음이 부모님께 잘 전해지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사과나비🍎 2017-03-23 22:56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제가 서재를 잘 관리를 안 하다가 보니, 이렇네요...^^;
아, 해피북님의 말씀이 당연히 많은 도움이 되지요~^^* 이 사막 같은 제 서재에 오아시스 같은 댓글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좋은 밤되시구요~^^*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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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檢事)! 대한민국 검사(檢事)! 정의의 마지막 보루지요! 그런데,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입기도 하지요. 검사동일체의 원칙(體의 則) 등의 폐해 때문이라고 해요. 검사가 정의와 진실에 대한 의무보다는 상사의 명령에 구속되어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는 등의 폐해가 나타난다고 하네요. 그래서 특별 검사제도가 있구요. 얼마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특검이 활동하기도 했지요.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 올바르게 나아가야 할 대한민국 검사! 이제, 한 부장 검사가 남긴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해요.

 '뉴스나 영화 같은 매스컴에 비춰지는 검사의 모습은 권력에 심취한 모습, 비리에 눈감는 모습, 차가운 냉혈인간의 모습이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검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나눠주는 일이었다.' -7쪽.


 지은이인 안종오 검사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나눠주는 사람이 검사라고 하네요.

 '나도 신임 검사 때 각오가 있었다. 사건 한 건 한 건을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그리고 일로 봉사하면서 보람을 찾겠노라고. 그러나 자정 넘어까지 일해도 끝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서류가 그냥 서류로 보일 뿐,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보지 못하는 때가 많아졌다. 신임 검사들의 말이 또다시 나를 가르친다.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자.”' -35~36쪽.

 '사건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사건에 녹아 있는 인생을 봐야 한다는 기특한 생각을 가진 신임 검사들. 국민이 내려준 잘 드는 식칼로 열심히 사건이라는 식재료를 다듬어 맛있는 음식을 차려내는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이 아끼던 그 식칼이 원래는 보검이었음을 깨닫고 미소 짓는 모습도.' -37쪽.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검사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그! 어느 신임 검사의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자'라는 말에서 배움을 얻는 그!

 '기록상 나타난 증거만으로는 좀 부족할 수 있다. 어차피 유죄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무죄추정 아닌가. 하지만 피의자가 인간적인 고뇌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사람으로서 참회할 시간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 악마가 되었던 그 사람, 인간의 세계로 올 뻔했던 그 사람은 여전히 악마의 세계에 남게 됐다.' -121쪽.


 검사로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보게 되는 그. 안타까운 사람도 만나구요. 악마가 된 사람도 만나게 되지요.  

 그런, 마흔네 살의 16년차 부장 검사가 말하는 44편의 이야기. 그가 남긴 삶의 흔적들이겠지요.

 '사건 하나에 인생 하나라고 했다. 인생, 아니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사람 일은 판례로 일도양단 저울질이 불가능하다. 누구의 말처럼 야구는 9회 말이 끝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136쪽.


 '그때마다 주변의 좋은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으면서, 사건 관계자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인생의 재미와 깊이를 느끼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결국 나는 혼자 성장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성장한 것이다.' -8쪽.

 


 사건 하나에 인생 하나! 그 알 수 없는 사람 일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검사 안종오도 성장한 것이겠지요.


 검사(​檢事)는 검사(劍士)라고 생각해요. 김용의 무협 소설 '의천도룡기'에서는 도룡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암투와 살육을 벌이는데요. 검사(檢事)의 칼은 파사현정(正,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해야겠지요. 그 칼 때문에 암투와 살육이 있어서는 안 되구요. 정의의 칼을 가진 검사! 그 칼로 정의를 실현하며, 인간적인 삶을 나눠줘야 하겠지요. 좋은 음식을 만들고, 아픔을 치료하는 칼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그릇된 것은 사라지고, 바른 것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하네요. 우리에게는 아직 기록 너머의 사람을 기억하는 검사(檢事)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어요.  

  이 이야기는 16년 동안 검사로 살아온 한 남자의 진실되게 보이는 이야기예요. 물론 그만의 이야기도 있겠구요. 검사 모두의 이야기도 있을 거예요. 그런 그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느껴지니, 따스하게 다가오네요. 서점의 저자 소개를 보니, 이 책의 출간 직전 스스로 검사직을 내려놓았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검사 생활의 마무리하기 위한 기록이겠지요. 이 기록 너머에 안종오 검사가 있네요. 저도 그에게서 인간적인 삶의 흔적을 받았구요. 저도 그와 함께 성장하게 되네요. 고마운 이야기예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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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3-14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피고인에서도 부장검사가 그나마 정의롭더군요. 그러나 우병우와 측근들처럼 얼마든지 강력하게 부패할 수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해요. 그들한테도 이 책이 타산지석이 되기를!

사과나비🍎 2017-03-14 20:56   좋아요 1 | URL
아, 드라마 ‘피고인‘을 제가 안 봐서요...^^; 그렇군요...^^* 예~ 맞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이 타산지석이 됐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오거서님~ 댓글 감사해요~^^* 좋은 저녁 시간되시기 바랄게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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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야 네가 아무리 나대봐라, 내가 결혼하나 고양이랑 살지.’


 국책 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반발하며, 어떤 여성 모임에서 지난 2월 27일에 항변한 말이라고 해요. 그 국책 연구기관은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라고 하구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의 눈을 낮춰 결혼 유도’ 등 부적절한 출산율 제고 대책이 그 내용이라고 해요.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들이 늘어나면요. 그녀들이 결혼하여 아이를 즐겁게 낳고, 잘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옳지요. 저는 얼마 전, 경제학자 우석훈이 쓴 육아 책을 만났어요. 다섯 살, 세 살의 두 아이 아빠인 그! 이런 세상에 그가 말하는 육아! 그의 이야기에 기를 기울여 보네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고'라는 말은 TV에서 해녀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요.


 '자식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다. 많이 필요하다. 아이가 없거나 이미 장성했을 때는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맞춰 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 한참 부모의 손을 타며 자랄 때는 이런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돈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는, 그런 삶이 한국에서의 평균적 부모들의 삶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평균적 삶을 살게 되었다. 내 아이들 또래의 아빠들 평균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다를 뿐. 내일 나가게 될 두 푼을 생각하면서 벌써 머리가 아파 온다.' -30쪽.


 부모가 된다는 건 이런 거네요.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 이런 이야기도 해요.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 개념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행되는 급식과 식사 예절, 이런 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다. ‘어린이 입맛과 식사 예절 정도는 국가가 맡아서 돌보고 지도한다’는 게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이다.
프랑스식 육아와 관련해 프랑스 엄마들끼리 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출산이 끝나고 원래의 몸매를 회복하지 못한 여성에게, 여성들끼리 서로 좀 핀잔을 주고 흉을 보는 일이 있나 보다. 너무 아기한테만 매달려서 스스로의 삶을 돌보지 않으면 헌신적인 엄마라고 우러러 보는 게 아니라 게으르다고 흉을 본다. 미국식 육아에서 신사임당이 롤 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86~87쪽.


 ''엄마가 행복한 것', 그게 프랑스식 육아에 담긴 최고의 가치다. OECD 국가 중 합계 출산율 2를 넘어선 곳은 프랑스밖에 없다.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고 백날 얘기해 봐야 공염불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일단 행복해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데 우리는 너무 많은 짐을 엄마에게만 지워 놓고, "애 잘 키우라"는 무책임한 말만 툭 던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 -98쪽.


 프랑스는 합계 출산율이 2가 넘는 나라라고 해요. 프랑스는 육아에 있어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하네요.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하구요. 우리나라는 엄마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키우잖아요.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우리는 '무자식이 상팔자'인 시대예요. 결혼도 어렵지만, 아이 키우기도 어려운 시대인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돈 놓고는 못 웃어도 아이 놓고는 웃는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되어야겠지요. 우석훈은 엄마를 배려하는 육아를 말해요. 즉, 여성이 결혼, 육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나라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해요. 실효성 없는 남성 육아 휴직 같은 정책은 다시 생각해야 하겠구요. 여성들에게만 짐이 되는 가사 노동, 돌봄 노동, 그리고 여성의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또 두 푼 나갈 것이다. 나도 한 푼 두 푼 벌면서 틈틈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기왕이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한다. 그렇게 나는 조금은 더 능숙한 아빠가 되고, 아이들도 그들만의 세계를 자기 안에서 만들어갈 것이다. 지나치게 힘쓰지 않고, 과하게 돈쓰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는 게 내가 생각하는 육아의 방법이다.' -384쪽.


 우석훈의 육아 방법이에요. 저는 미혼에, 이이도 없어요. 다만, 조카가 있어서 어렴풋이 육아를 봤을 뿐이에요. 그래서 육아를 잘 몰라요. 그런데, 이 책! 우석훈의 육아와 그에 따르는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물론, 그의 개인적인 육아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아빠인 그의 마음! 그건 확실히 그려져 있어요. 아이에게 협업(協業)을 가르치겠다는 그! 아빠의 목소리가 담긴 그의 이야기. 싫증나지 않는 아이 키우기 이야기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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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7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 육아 휴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 여성에게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의 태도가 우스워요.

사과나비🍎 2017-03-07 21:36   좋아요 0 | URL
아, cyrus님~ 댓글 감사해요~^^* 예~ 정부가 좀 더 여성분들을 위한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