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비오다 말다

 

요즘 통 글을 쓰지 않다보니 생각도 안하는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꼭 책이 아니라 다른 글이라도 좀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부지런을 떤다는것도 참 힘든 일이다싶다. 게다가 컴퓨터의 새 자판이 영 마음에 안든다. 글고 백스페이스키를 여러번 많이 누르면 키보드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유가 뭔지도 모르겠다. 무선이라 이쁘고 깨끗하기는 한데 참 불편하다.

요새 뜬금없이 이민호씨를 좀 좋아하기로 하면서 이민호 갤러리에 가서 놀다보니 딴거를 잘 안하고 거기서만 갤갤거리면서 돌아다니는것같다. 내가 또 시작하면 끝을 보는 타입이라 지난 글까지 읽어본답시고 돌아다니고 있는지라 더하다. 새로 산 컴에 용량이 많이 빈다면서 좋다고 받기만하고 보지는 않아서 1테라짜리 외장과 본체가 이제 다시 꽉 채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오늘은 밀린 미드를 좀 보고 글도 좀 써보려고 들어왔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내가 좋아하는 형사, 범죄물 시리즈들이 쭉 시작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흔 미드들이 하반기에만 집중되는터라 언제나 이때만되면 다운받는라고 바쁘다. 오늘 본건 CSI-라스베가스편과 새로 시작한 Elementary를 봤다.

CSI는 길 반장이 떠난뒤로 점점 재미가 떨어지고 있더니만은 캐서린까지 떠나면서 정말 재미가 없어졌다. 그러고보니 이 시리즈도 벌써 13년째. 이리저리 나가는 사람이 생기는건 어쩔수 없지. 옛날 스틸컷을 함 봤더니 닉도 참 많이 늙었더라. 한 시리즈를 이렇게 오래 하다보면 다른 역을 할때 지장이 생길것도 같은데...예전에는 라스베가스 편을 제일 좋아했는데 이제는 뉴옥편이 제일 재미있는것 같다. 스텔라가 갑자기 안나올때는 좀 섭섭했지만 새로 온 사람이 그 자리를 무난하게 대체하는것 같다. 극 초반에 설정된 분위기를 제일 잘 끌어가고 있는건 역시나 뉴욕편이지 싶다. 마이애미편은 첨에는 호반장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가오잡기가 오히려 좋아서 봤는데 요즘은 그것도 약간 식상하다. 게다가 살인사건보다 팀원들이 개인적으로 말썽을 만드는게 더 많은것같다. 호반장 본인을 포함해서 개인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고 또 그 문제들이 하나같이 찌질해서 보기가 싫다. 그러면서도 또 이상하게 이 시리즈들은 계속보게 된단 말이야.

Elementary는 셜록 홈즈의 미국 버전이다. 이게 또 무슨 유행인지 영국에서 현대의 셜록 홈즈물을 찍자 요번에는 미국에서 현대판 셜록 홈즈를 찍었다. 그래도 차이를 주겠다는건지 왓슨을 여자로 했던데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뭐 솔직히 밝히자면 왓슨역에 루시 리우가 나오길래 나도 이 시리즈를 보고 있기는 한데...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현대로 가지고 온 영국판에 비해서 미국판은 이런저런 설정들을 약간 바꿨다.  똑같이 따라할수는 없어서 그런 모양인데 그런 설정이 중요한게 아니라 셜록 홈즈라는 인물 자체와 추리과정이 중요한건데 그 점에서는 영국판의 승리라고 본다. 인물 자체도 영국쪽이 훨씬 매력적이고 살인사건도 마찬가지다. 미국쪽은 인물이 너무 어둡고 우울한 지나치게 이상한 인물쪽으로 그려진다. 영국편은 그저 괴짜 정도로 봐줄수 있을것 같은데 미국쪽은 약간 정신이상자같아 보여서 별로 마음에 안든다. 왓슨역의 루시 리우도 아직은 큰 활약이 없다. 물론 3편까지 밖에 못봐서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지만 지금으론 영국판 셜록 홈즈의 완승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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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역시나 약간 흐릿하니...

 

오늘의 책 :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이 시리즈의 두번째 권을 읽고나니 확실히 든 생각. 실패구만. 이런 소소한 사건을 다루는 코지 미스터리 분야의 추리소설을 좋아라 하는 법이지만 이건 좀 아니다. 이런 류의 살인 사건이 시시한 책은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좋거나 그들의 소소한 일상 자체가 재미가 있어야 되는 법인데 이 책은 둘다 아니다.
탐정역으로 나오는 두 형사 콤비는 일단 마음에 든다. 부하 직원은 신입답게 아직 풋풋하니 의욕도 있고 상사는 연륜이 있어 능글능글하니 할거 다하는 스타일인데 나름 캐릭터가 좋다. 근데 문제는 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첫 시리즈에서는 뭐 이것도 나름의 해결이기는 하다라고 했다. 근데 두번째까지? 이건 아니다. 게다가 둘 다 살인을 너무 쉽게 저지른다.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에서도 범인은 피해자가 무슨 일을 한것도 아닌데 그저 자신의 의심만으로 바로 사람을 죽여버리고는 유유히 빠져나가서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잘먹고 잘산다. 근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살인자는 그다지 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인데 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는 오히려 평온한 기분을 느끼며 산다라....이렇게 끝이 개운하지 않는 추리소설은 딱 질색이다. 도대체 이럴거면 왜 추리소설을 읽는단 말인가. 현실에서야 당연히 살인사건의 범인을 못잡을수도 있고 엉뚱한 놈을 잡을수도 있다. 하지만 만든 이야기에서만은 속시원하게 사건이 밝혀지는 그 재미에 읽는게 추리소설인데. 스토리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는데 등장인물들이 살인까지 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살인자가 밝혀지는 추리 과정도 완전 유치하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살인은 나름의 심각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질투든 돈이든 설혹 사소한 이유라해도 나름의 타당성으로 독자를 설득시켜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못하겠다.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인다는게,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해도 안가고 이해 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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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오늘의 책 :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보통 몇 권씩 몰아보지 않는 이상은 리뷰로 올리는데 워낙 평이라고 할 말이 없어서 대충 여기다 몇자 적으려고 한다. 일상 미스터리라고 턱하니 밝혀놓기는 했지만 참...소소하다. 추리과정도 소소한데 나오는 군상들까지 마음에 안드니...솔직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도 좀 뭐하다. 스포일지도 모르겠지만 사건이 해결이 안됬는데 뭐가 추리소설이란 말인가. 딴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 생각에는 괴담이라하면 과학으로 설명안되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남아있어야 하고, 추리소설이라하면 살인과 추리를 통한 그 사건의 해결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근데 추리는 틀렸고 살인자는 유유히 빠져나가는데 이게 무슨 추리소설이람. 것두 탐정이 사실을 알았는데 증거가 없어서 손을 못대는게 아니라 정말 아무도 모르고 넘어가다니 이게 무슨 경우람. 확~짜증이 났다. 이 책은 배경은 코지 미스터리랑 비슷하다. 복잡한 트릭이 깔린 본격적인 살인사건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주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라는 점이. 다만 사건이 해결은 어디까지나 본업인 경찰들이 한다.(이 점이 오히려 신선했다. 보통 추리소설의 사건해결은 절대로 경찰이 안하는 법이니까) 근데 그 일상을 채우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든다. 사건을 못밝힌것도 마음에 안들고. 사건 담당 경찰관 둘만 쬐금 마음에 들었다.

 

연속해서 본 세 권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셋 다 범인을 놓친다. 탐정이라고 떡하니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살인사건을 못 막는것까지는 내 이해를 하겠다만 범인조차 못잡는건 도대체 어떻게 봐줘야 하는거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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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약간 기분이 들떴다가 가라앉았다가 다시금 정상을 되찾았다. 말하자면 좀 웃긴데 이게 다 신의때문이다. 오랜만에 한국드라마를 본건 이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나는 실제 역사에 약간의 상상을 가미한  if라는 분야를 정말 좋아한다. 요근래 본 이 장르중 최고는 역시나 테메레르다. 만일 현실에 용이 있어서 공군이 존재했다면에서 시작되는 얘기다. 신의도 그런 장르다. 만일 현대의 의사가 과거로 가서 고려의 역사의 일부분을 담당했다면...이라는 게 본래의 기획의도다. 물론 한국드라마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중간에 시청률이 주저앉으면서 기획의도따위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사라지고 결국은 두 주인공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마무리가 되고야 말았다. 드라마가 16편을 방영할 때쯤 나도 눈치를 챘다. 역시나.....안되는구나. 결국 이 정도구나하고...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주인공 이민호군의 연기가 몹시 맘에 들어서 마지막회까지 시청을 했다. 발음상에 약간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표정연기라든가 눈빛같은건 썩 마음에 들었다. 물론 줄거리는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도대체 얘가 뭘 하더니 꽃남때에 비해서 이렇게 연기력이 많이 늘었나 싶어서 좀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다. 그러다보니 얘가 쫌 마음에 들어서 이런저런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세상에 참 부지런한 사람이 많드라는걸 알았다. 팬카페를 운영하고, 배우를 위해서 식사 이벤트를 한다면서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의 전체 식사를 자신의 돈으로 만들어서 배달하고, 쌀을 모아서 주니마니 등등. 한마디로 이제까지 특정배우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던 내게는 놀라운 사람들이었다.

 

며칠 다니면서 이런 저런 글들을 읽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너무 게으루고나.... 그리고 약간은 무미건조하구나. 사실 난 어떤 배우나 가수에게도 열광한 적이 없다. 어떤 영화가 아무리 좋아도 그 스토리 전체 그 영화 전체에 점수를 주지 그속에 등장하는 어떤 특정인물을 좋아한적이 없다. 더구나 그 스토리를 벗어나서 다른 연기를 하면 아예 관심이 사라져 버리는 타입이다. 즉, 나는 사람보다는 이야기에 반응하는 타입이다.

 

같은 얘긴데 오래전에 마왕 해철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사람에 열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분의 사고방식을 쫌 좋아하는지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몹시 심심하지만 자신은 몹시 행복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딱 그런 사람이구나 싶었다. 나는 몹시 안정적인 사람이다. 쉽게 흥분하거나 들뜨지도 않는 대신 쉽게 절망하거나 실망하는 타입도 아니다. 늘 꾸준하고 늘 같은 한결같은 종류의 사람이다. 인생에서 정점도 없지만 하점도 없는 그런 사람. 폭발하지 않지만 식지도 않는 사람. 그런데 저렇게 한 사람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기분이 묘해졌다. 내가 너무 무미건조하게 살고있나 싶어서. 한번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아보지 못한게 괜히 뭔가 내 청춘에 빚을 진것같은 기분이 들어서....그런 생각을 하고나니 웬지 조바심이 약간 났다. 더 늦기 전에, 정말 늙기 전에 뭔가를 좀 해야하는 걸까. 집에만 있지말고 이리저리 바깥으로 다니면서 여행도 하고 이런 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래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며칠간 약간 초조했다. 기분이 가라앉은듯한 느낌도 들고 나이가 들어서 우울증인가 싶었다.

 

글고 약 2주일만인 오늘 그 생각을 싹 털었다. 모처럼 휴일에 컴퓨터도 켜지 앉고 늦잠자고 운동하고 강지들 목욕시키고 추리소설 한 권을 순식간에 읽어 치웠다. 그리고 나니 내 모든 감정들이 일시에 해소되는게 느껴지면서 피식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래....난 결국 이런 종류의 사람인거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는 이 미지근함이 내가 가진 본성인거야. 어쩌겠어. 아무리 노력해도 본성을 바꾸기는 힘들지. 아예 연료가 없는데 뭘로 불을 때운단 말이야. 내가 가진 연료는 이게 전분데. 노력으로 열정을 만들수는 없지...훗, 그래 이거면 됐어.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며칠간 약간 가라앉았던 기분도 원상복귀. 그래도 이 참에 한번 눈이 간 배우니까 이민호군은 계속 쫌 좋아해보기로 했다. 나이들어 새삼 새로운 취미 가지지 말란법도 없고 누가 또 알어? 언젠가 이배우가 나한테 없는 열정을 활활 태우게 만들지...인간사 뭔일인들 절대로! 라고 장담할수는 없는 법이고. 이런 저런 자료 보다보니 애도 마음에 드는데. 이걸로 며칠간의 방황(이랄수 있을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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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백귀야행20, 실종일기, 은하수의 히치하이킹1, 천재유교수의 생활32

 

백귀야행이 한 16권쯤이 지나서 카이 삼촌이 실종에서 돌아오는 시점에서쯤 약간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루하기보다 갈 길을 못찾고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라서 스토리를 파악하기도 좀 힘들었고. 특히나 이 카이 삼촌이라는 존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감당도 못하면서 대놓고 들이대는 성격이라서. 특히나 스토리가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중간에 좀 나왔던 것에 비하면 이번 권은 좀 좋았다. 리쓰 주뵨의 여러 인물들의 감정과 아오아라시의 감정들이 잘 맞아들어가서 인물들의 성격을 좀 더 명확하게 느낄수 있었던것 같다.

 

실종일기는 살까말까 무지 망설였다. 알콜중독으로 입원까지 한 얘기를 아무리 가볍게 표현해봤자 얼마나 가벼워질까 싶어서. 근데 전에 읽었던 오늘밤 모든 바에서라는 책이 떠올랐다. 같은 알콜중독자의 얘긴데 뜻밖에 좋았던 기억이 나서 결국 구매했는데 이건 실패다. 이도저도 아닌 진지하지도 코믹하지도 않은 아리송한 이야기로 끝나서 평을 하기가 그렇다.

 

은하수의 히치하이킹.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들을 무심결에 사게된다. 동생이 고양이 책이 왜 이리 많아 하고 눈치를 챌 정도인데 이건 좀 곤란하다 싶은데도 또 샀다. 글고 이건 실패다. 고양이에 대한 얘기라고도 사람에 대한 얘기라고도 할수 없다. 장르자체가 좀 애매하다. 동환지 판타지인지. 그림은 정말 예뻤지만 줄거리가 정말 내가 싫어하는 종류라서 실패.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야 뭐, 전반적으로 항상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해주는 책이다. 괴상하게도 어린시절과 나이든 시점은 잼있는데 청년 시절만 나오면 이야기가 재미없어 진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다지 실망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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