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동물학자 어니스트 시튼의 두 작품을 읽었습니다. 아주 오래된 북극은 시튼 자신이 직접 캐나다 북쪽 지방을 여행하고 지은 책이고 밑의 탐정동물기는 일본인 작가분이 시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서 만든 가상의 탐정소설입니다. 둘다 시튼이라는 말에 혹해서 산 책이라 같이 봤습니다.

시튼 동물기와 파브르 곤충기는 저희때만해도 어린이들을 자연과학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두 양대산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 두 책을 안 읽어본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정도로 유명하죠.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에 시튼 동물기를 읽은걸로 끝일뿐 실제 어니스트 시튼이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모른다는걸 알았습니다. 게다가 시튼동물기에는 시튼 자신은 별로 등장하지 않고 동물들만 등장하니까 이름만 유명할뿐 아무것도 아는게 없더군요.

그런 생각에 구입한 아주 오래된 북극, 그리고 그냥 시튼이 등장한다니까 덩달한 구매한 시튼 탐정 동물기. 아주 오래된 북극은 꽤 좋았습니다만 시튼 탐정 동물기는 약간 시시했습니다. 단편들의 모음이다보니 사건들 자체가 너무 소소하니 작고 결론도 순식간에 내려져 버려서 재미가 없더군요. 첫째로 동물들의 탐정 활약상이 너무 적어서요. 좋게 보면 코지 미스터리같은 소소한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전반적으로 시시하다는 느낌이 훨씬 더 강하더군요.

아주 오래된 북극은 시튼 자신의 탐험긴데 말은 북극이긴 한데 사실은 캐나다 위쪽 지역 정도, 알래스카 아래 지역까지만 나오더군요. 눈은 안나와요. 이미 미국내에서는 멸종한(자신들이 멸종시킨) 버팔로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인데 결국 버팔로는 못보고 그 다음으로는 순록떼를 찾아나서는 내용입니다.

약간 아쉬운 점은 동물등의 생태에 대한 얘기만큼이나 캐나다 북부 원주민인 인디언들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좋게 보이지 않더군요. 자신들이 망친 사람들의 단점을 주저리주저리 말하는건 언어도단이죠. 알래스카 원주민이나 에스키모(이누이트라고 해야하나), 북미 인디언들의 삶을 망친건 바로 시튼 자신이 대표하는 주류사회의 백인들인데. 읽는데 약간 씁쓸하더군요. 더구나 그 문제는 지금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니까요.

그 부분을 뺀 야생의 동물들과 자연 풍광을 얘기한 부분은 좋았는데 문제는 그 양이 반이나 된다는 점. 결과적으로는 둘다 마음에 든 책은 아니었고 목적했던 어니스트 시튼이 어떤 사람이었나에 대한 기대치도 충족되지 못했습니다. 이름이 어니스트 였다는거, 고거 하나 제대로 건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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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에 반값 할인을 하길래 구매한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시리즈입니다. 솔직히 보고 약간 실망했습니다. 저학년용의 동화책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그림을 보고 구매한 작품입니다. 인터넷으로 원화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참 느낌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샀는데...그런데....그림이 별로입니다. 못 그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쇄 상태가 별로예요. 제가 봤던 사진의 그림은 선명하고 예뻤는데 이건 희미하고 색감이 나빠요. 종이 자체도 이상한게 질은 아주 좋은데 색깔이 빛바랜듯한 색입니다. 누렇고 약간 회생의 갱생지같은 느낌을 주는 색인데 만져보면 종이 질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거든요. 그냥 하얀 종이에 인쇄하는게 색을 위해서는 더 좋았을텐데 왜 굳이 이런 이상한 색깔의 종이에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좀 더 면밀하게 찾아봤습니다. 그림 상태가 이렇게 엉망인데 고전소리 들을리는 없거든요. 찾아보니 이유가 있더군요. 원래 피터 래빗은 아주 작은 판형의 책입니다. 손바닥만한 책인거죠. 근데 이 책들은 그 두배가 약간 넘는 크기입니다. 그림이 커지면서 뭉개진거죠. 지금와서 원화를 다시 그릴 사람이 있는게 아니다 보니 무작정 책 크기에 맞춰서 그림을 늘여서 화질이 엉망이 된거죠. 쉽게 말해서 픽셀이 뭉개지는 사태인겁니다.

베아트리스 포터의 책은 동화 내용도 좋지만 그림에 더 큰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서 팔다니. 어쩐지 반값행사니 뭐니 하는게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는 생각은 저도 했습니다. 동화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싸게 받아도 되나 싶었지만 그 반값에 혹해서 산것도 사실이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싼 맛에 사들인 저도 잘못이지만 출판사측도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됩니다. 책이 좋다면 결국에는 비싸도 팔리는 법입니다. 저도 이 시리즈는 언젠가 살거라고 벼르고 있던 책이라서 결국은 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반값이라는 말에 혹해서 지금, 이 출판사의 이 책을 사게 된거죠. 그리고 너무 실망도 크고 후회스럽습니다.

한번이라도 실물을 봤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싸다고 무턱대고 산게 너무 후회스럽군요. 모든 물건에는 적당한 가격이 있는 법인데 말이죠. 책의 가격을 영화랑 비교하는 경구가 많습니다. 영화 한 편이나 책 한권이나 비슷하다고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비싸지는 않죠. 책 한 권, 한 권을 따지자면 사실은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못살 정도도 아니구요. 하지만 저처럼 대량으로 많이 사는 사람의 경우는 버겁죠. 없는 돈에 이런저런 사고 싶은 책은 많고 하니 조금이라도 싸고 할인율이 큰 쪽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게 제 입장입니다. 한 권에 만원짜리 동화책을 척척 살만큼 돈이 많지는 않아서요.

책을 사고 이렇게 기분이 우울하기는 처음입니다. 반값할인이라는 말에 넘어간 제 자신이 실망스럽고, 그런 책을 팍팍 살수 없는 제 형편도 웬지 서글프고, 이것 저것 잴수밖에 없는게 내 사정인데 어쩌겠어 싶어도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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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 코지 미스터리라고 나와있지는 않지만 코지 미스터리입니다. 주인공이 11살짜리 여자애니까요. 화학에 푹 빠져있는 나이보다 조숙한 소녀. 엄마는 없고 자신을 괴롭히는 언니 둘과 우표외에는 세상사에 무관심한 아빠, 전쟁의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전직 군의관이자 잡일꾼 도거, 가정부 아줌마, 이상이 이 가족의 구성원입니다.

스틸라이프와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보니 칭찬 문구나 탔다는 상의 목록이 거의 일치하는 책인데 제 감상은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스틸라이프는 책 소개에 코지 미스터리라고 나와있지 않았다면 눈치채지 못할만큼 잘 만든 미스터리이고 파이바닥은 책 소개에 코지 미스터리라고 나와있지 않아도 아~그 장르구나 싶더군요.

아무리 코지 미스터리라고 해도 마지노 선이 있거든요. 이 책은 그 점에서 그 선을 넘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점이냐면 주인공이 너무 어립니다. 이 어린 주인공을 무슨 수로 자꾸 살인사건에 엮을건지도 문제지만 자연스럽게 역어간다 하더라도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초등학생도 아닌데 어른들 다 두고 11살짜리가 살인사건을 혼자서 해결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감정이입하기는 어렵더군요. 아무리 조숙하고 머리가 좋아도(좋은 정도가 아니라 천재 수준이라고 해도) 11살인데요. 요즘 애들은 성장이 빨라서 우리때보다 더욱 조숙하다고 하지만 저희 11살때를 생각하면 글쎄요. 조숙함 정도라 아니라 조로증 수준이거든요. 거기다 이 시대는 1950년대가 배경인데 말이죠. 전화기조차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시대인데...

사실 구조나 스토리 자체도 약간은 청소년용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깊이가 좀...이 장르에서 깊이를 논한다것 자체가 말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너무 얄팍해서 좀 싱겁더군요.

둘째로 쓸데없는 화학이 너무 많이 나와요. 주인공이 화학광인데다 살인사건이 독이라서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지 몰라도 별반 필요한 얘기가 아니었는데 지나치게 많이 나오더군요.

셋째로 중간에 아버지가 과거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길고 장황해요. 유명한 우표라는것만 알면 되는거지 그 우표의 기원까지 알 필요는 없거든요. 그 우표의 과거를 알아서 뭐합니까. 중요한건 그 우표가 무지 귀해서 살인을 불사할 정도라는 것 정도만 독자에게 전달하면 될것을 왜 굳이 쓸데없는 우표의 내력을 만들어서 장황하게 설명해 주는지 이해가 안되요. 더구나, 살인죄로 잡혀서 유치장에 가기 직전에, 면회가 안되는걸 억지로 밀고 들어가서 간신히 만나는 그 중요한 순간에.

이 장면도 이해가 안되는게 엄마도 없고 자신은 파산했다고 하고 큰 딸이 이제 겨우 16살인데, 이 딸 셋만 두고는 부하인 도거가 자신때문에 살인을 저질렀을까봐 살인죄를 가짜로 자백한다고요? 무슨 이런 무책임한 인간이 다있다니? 싶더군요.

과거에 우표때문에 자신이 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제에 우표수집에 열을 올리는것도 이해가 안가긴 마찬가지고요. 저라면 그런 과거가 있다면 우표따윈 거들떠 보기도 싫을텐데. 무슨 자학인가 싶더군요.

쓸데없이 장황한 설명, 주인공의 지나치게 어린 연령, 공감하기 힘든 배경인물들, 어정쩡한 시대 등등 어느것 하나 마음에 들지가 않더군요. 같은 상을 탔다는 스틸라이프와 비교하니 더 그랬구요.

이걸 왜 양장본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준으로 봤을때 청소년용으로 분류해도 무난할 정도인데. 그에 비해 스틸라이프는 오히려 소장할만한듯해서 양장본으로 만들어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봤는데요. 아니, 애초에 셜록 홈즈 정도의 고전도 아닌데 추리소설에 무슨 양장본이람, 책값 올라가게스리 말이야-가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책의 모양과 디자인 자체는 아주 좋습니다. 양장도 좋고요, 표지도 색감 예쁘구요, 심지어 종이질도 너무 좋습니다. 책 디자인과 편집은 잘하셨더라구요. 종이 색깔과 글자 크기도 좋더군요. 약간 큰 폰트가 청소년용의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책 모양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이 더 속이 쓰리더군요. 이 책은 처분할거고 스틸라이프는 보관할건데 이 책은 예쁘고 스틸라이프는 그렇게 예쁘지 않다는 점 약간 실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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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잘못 산 책입니다. 한때 여행에세이에 몹시 심취해서 그쪽 분야라면 닥치는대로 사들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산 책인데 제목만 보고 내용은 보지도 않고는 여행기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그게 아니네요.

이 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학술적인 연구에 있습니다. 그 연구의 대상이 무엇이냐하면 바로 뱀장어입니다. 표지의 비행기 바퀴밑에 저 길다란거 보이시죠? 뱀이 아니라 뱀장어인겝니다.

이 탐험대가 아프리카에 간 이유는 전 세계의 뱀장어 18종중에 유일하게 표본이 없는 1종류, 라비아타라는 뱀장어의 표본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뜨거운 열기와 위험을 무릅쓰고 한 마리 뱀장어를 위해서 4천킬로가 넘는 거리를 넘나들며 아프리카를 질주하죠.

딱히 재미가 없다거나 내용이 말도 안되는건 아닌데 말이죠, 문제는 주제가 뱀장어라는 거죠. 목적이 어디까지나 뱀장어의 표본을 구하기 위해서다보니 모든 이야기의 촛점이 뱀장어인거죠.

현지인들과의 만남도 나오고, 풍경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무슨 차를 타고 어디까지 갔는데 정말 위험했어 등등 일단 보통의 여행기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모든 이야기의 끝은 뱀장어입니다. 죽을 고생을 해서 갔지만 뱀장어가 없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거죠.

뱀장어를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걸 연구하는 학자분들을 비웃으려는 의도도 아니지만 그게 우리가 술안주로 구워먹는 뱀장어란 말이죠. 그걸 위해서 목숨을 건다는건 좀...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심정적으로 납득이 안된달지, 약간은 우습달지.

솔직히 말해서, 그래요 좀 우스웠습니다. 아무리 목적이 학문적인 것이라고는 해도 뱀장어에 목숨을 걸다니. 저 뱀장어 표본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저는 모릅니다. 학계에서 봤을때는 어머어마한 대발견일수도 있고 위대한 사건일수도 있겠죠. 그냥 뱀장어가 아니라구 라고 외치는 학자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문외한인 제가 봤을때는 뱀장어란 말이죠.

뱀장어 한마리를 위해, 아니 표본 연구를 위해서 30마리가 필요하다니 30마리를 위해서 4천킬로를 죽을 고생을 하며 아프리카 탐험이라니.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의 세계였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완전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책인것만은 틀림없습니다만, 웬지 이해하기가 우스운 세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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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벌써 이주일쯤 전에 읽은 책인데 리뷰를 어찌 쓸까 망설이다 지금에서야 작성합니다. 마음이 이리저리 좋았다 나빴다 해서. 크게 뭘 기대하고 산것도 아닌책인데 웬 고민이래 하면서 오늘에서야 쓸 말이 생각나네요. 본명 조한웅, 직업 카피라이터, 본문에서는 자신을 키키봉이라고 표현합니다.

키키봉님의 작품중 최고는 낭만적 밥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날 문득 카페나 해보자는 친구의 말에 홀랑 넘어가 카페를 열고 실제 운영한 경험담인데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도 마냥 행복할수만은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위트와 재치넘치는 문장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인연으로 키키봉님의 작품은 다 봤습니다. 그래봐야 세 권밖에 안되는지라. 그 직후에 깍두기 삼십대라는 책을 봤는데 전작에서 봤던 쾌활함이 사라지고 웬지 모를 우울함과 찌질함이 약간 보이더라구요. 그 시기는 저 자신도 약간 우울했던 시기인지라 재미있게 읽지를 못했습니다.

이건 좀 아닌데 싶었지만 마저 샀던 독신남 이야기. 시간상으로 낭만적 밥벌이의 앞이야기인데 여기서는 다시 원래의 쾌활함이 보이더라구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가 실업자일때 삶의 방황을 얘기하는 책을 읽었고, 지금은 다시 회사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 중 읽은 책이 마침 또 독신생활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책을 읽을때는 그 때의 기분에도 강한 영향을 받는데 문제는 한번 그 책의 느낌이 정해지면 다시 읽어도 고치기가 힘들더라구요. 그 순간의 감정이 그대로 떠오른다고나 할까요. 아직도 냉철하게 제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책을 감상하지는 못하겠어요. 인문계열이나 과학계열의 책은 상관없는데 에세이는 감정의 진폭에 따라 책의 분위기 자체도 강하게 영향을 받는것 같습니다. 장르가 그래서 그런가..

여튼 독신이지만 여자이고 엄마랑 같이 생활하는 저는, 남자이고 완전 혼자인 키키봉님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없다고는 할수 없었어요. 전혀 달라서 재미있게 느낀 부분도 많았구요.

제일 재미있게 읽은 에피소드는 가정부 이야깁니다. 읽으면서 정말 크게 웃었습니다. 카피라이터다운 톡톡튀는 글이 참 읽기 좋아요. 독신남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에피소드일뿐이니 크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거나 남기는 책은 아닙니다. 그런 목적으로 쓰인 책도 아닐테죠. 그저 재미있는 책입니다. 약간의 씁쓸함과 일상의 무게와 그 와중에 건저올린 웃음 하나. 그런 책입니다. 재미있고 우습고 약간은 공감하고 여러번 읽을것 같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싶은 그런 책요. 어찌보면 요즘 많이 나오는 흔하디 흔한 책인거죠. 그래도 읽는 동안 즐거웠으니 그걸로 만족.

사실 읽는 동안 부러운 대목도 많았습니다. 부모의 잔소리를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마냥 좋게 들을수는 없으니까요. 엄마가 해주시는 일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때도 있죠. 완전히 혼자인것보다 계시는게 낫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혼자 살아보고 싶습니다. 고독해보고 싶어요. 완전한 침묵속에 한번쯤은 있어보고 싶어요. 누구도 내게 말걸지 않는 순간이 가끔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뭔가를 읽을때, 깊은 밤 뭔가를 생각하고 있을때 방해받지 않아보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혼자 사는 엄마를 두고 독립을 할수는 없죠. 그런 불효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고 나가면 마음이 편할리도 없고요. 읽는 내내 책 내용보다도 이런 잡생각이 더 많아서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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