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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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선생은 참 솜씨가 좋다. 옛 사람들, 조선 정조의 실학자들, 특히 백탑파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리도 편하게, 바로 우리 주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 같이 풀어주니 말이다. 

자칫 옛 사람들의 일화라는 것이 지루하고 곰팡내 나는 뉘앙스를 주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독자로하여금 거리감을 만들거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선생의 글은 그런 시공간적 거리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초반부 '불광불급' 주제의 옛 사람들의 '벽'에 관한 이야기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내 스스로가 어설픈 매니아 기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묘한 동류감을 느끼고 웃었다. 근래 각광받았던 주제인 '몰입'이라는 관점으로 보아도 또한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아닐수 없다.

후반부로 가면 솔직히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불광불급'의 주제에 비해 나에게는 매력도가 낮은 주제들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옛사람들의 삶의 태도와 멋을 한발짝 가까이서 느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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