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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진대제 감수 / 김영사 / 2007년 1월
평점 :
『특이점이 온다』라는 대단한 책을 읽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저자의 탁월한 식견은 과학에 대해 문외한이더라도 매우 흥미로워 매력적이었다. 또한 놀라웠다. 기계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기계가 된다는 것이다. 미래의 인간은 더 이상 생물학적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트랜스 휴먼으로 한층 진화된 AI(인공지능)으로 사이보그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런 예측은 바로 특이점이라는 패러다임에 의해서 현실화되고 있다. 특이점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를 뜻한다. 이로 인해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이 인간을 가속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진화해온 패턴을 여섯 단계로 구분하면서 신인류가 도래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제 1단계에는 물리학과 화학의 패턴에서 DNA가 진화했다. 제 2단계에는 생물학 패턴에서 뇌가 진화했다. 제 3단계에는 뇌의 패턴에서 기술이 진화했다. 제 4단계에는 기술의 패턴에서 기술이 인공지능의 방법을 터득한다. 그리고 제 5단계인 특이점의 패턴에서 기술과 인공 지능의 융합으로 진화하며 마지막으로 제 6단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우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그레이된 우리는 궁극적으로 ‘버전 3.0 인체’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결함투성인 버전 1.0 인체는 과학기술의 덕분에 지금 ‘버전 2.0 인체’로 변화되고 있다. 다름아닌 특이점 시대의 핵심적인 GNR(유전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혁명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몸 속에는 세포내지 유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AI(인공지능)의 기계들과 공생하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저자는 생물학적인 인간의 특징을 엄지 손가락이라고 한다.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도 물건을 잡을 줄은 알지만 힘있게 단단히 붙잡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서 인간의 엄지 손가락의 과학성을 혁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계가 생물학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면 인간의 엄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인공지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뇌와 기계의 패턴은 서로 장단점이 명확하다. 사람의 뇌가 연산 속도에 있어서는 느리지만 시냅스가 가지고 있는 고도의 병렬적인 조직(동시성) 덕분에 정보를 삼차원적으로 구축하여 막대한 힘을 발휘한다. 반면에 기계는 연산 속도는 빠르지만 문제 해결에 있어 순차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특이점이 시대에는 기계가 인간과 공생하면서 인간을 초월한다. 더 이상 기계는 인간의 부속품이 아니다. 바야흐로 고도로 발달된 기술이 융합된 기계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게 된다. 가령, 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경우 과거에는 감기약을 먹었으나 미래에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대신 몸속의 AI(인공지능)의 기계들이 나쁜 세균을 파괴할 것이다.
저자는 이런 폭발적인 현상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장밋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한마디로 기술제일주의자라는 것이다. AI(인공지능)의 기계들이 우리를 간섭할 수도 있으며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감염될 경우 통제 불능의 상태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저자는 아주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처치-튜링 명제이다. 명제에는 약한 해석과 강한 해석이 있다. 약한 해석은 튜링 기계가 풀지 못하는 문제는 다른 어떤 기계도 풀 수 없다는 것이다. 강한 해석은 튜링 기계가 풀 수 없는 문제는 사람도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은 매우 카오스적이면서 빠르다. 예전에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다. 그만큼 과거에는 기술의 발달이 선형적이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기술의 발달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 법칙에 따라 기술의 발달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상현실을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정말로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누군가는 이를 끝가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누군가는 앞서 받아들일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선택해야 하는데 특이점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보다 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기계와 공생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