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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기사 데스페로 - 팝업북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브루스 포스터 그림 / 비룡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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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에게 좀 더 재밌는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생쥐기사’에 솔깃했습니다. 내용도 흥미진진해보였고 무엇보다도 팝업북이라 충분히 살만 했습니다. 며칠 후 기대하던『생쥐 기사 데스페로』가 왔습니다. 그런데 봉투가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이게 뭐지?하고 펼쳐봤는데 영화예매권이었습니다.  





 

 

 

 

 

 

 

 

 

 

 

 

 

 

 

 

 이 책이「작은 영웅 데스페로」라는 영화의 원작이었습니다. 뜻밖의 선물을 감사히 받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얼마 전 표 2장을 추가해서 온 가족이 이 영화를 봤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좋았습니다. 시궁쥐가 무섭다고 눈을 찡그리며 감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눈은 마냥 신났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제목에 나와 있듯 ‘생쥐 기사’ 데스페로가 나옵니다. 하지만 데스페로를 보면 전혀 기사답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키가 작았으며 이상하게도 귀만은 커다랗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생쥐라는 놀림을 받을 만 했습니다. 더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해야만 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생쥐하면 겁이 많아야 하는데 데스페로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글쎄 미술 시간에 고양이를 그렸습니다. 





 

 

 

 

 

 

 

 

 

 

 

 

 

 

 

 

 

데스페로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제멋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는 어쩔 수 없이 펠로 형에게 동생을 잘 가르쳐달라고 당부합니다. 왜냐면 펠로는 생쥐답게 겁이 많았습니다.

이들 형제가 처음으로 간 곳이 도르 왕실 도서관이었습니다. 펠로는 데스페로에게 책을 갉아먹는 법을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데스페로는 책을 먹지 않는 대신에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오는 용감한 기사에 푹 빠져 버립니다. 그리고는 자신도 기사처럼 살고 싶다고 다짐합니다. 책 덕분에 데스페로는 꿈을 먹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꿈이란 배고플 때 먹는 밥(食)과 다릅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꿈이 아닐까요?

이러한 데스페로의 꿈은 도르 왕실의 피 공주와 대화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 공주가 사랑이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도르 왕국의 ‘수프 먹는 날’ 행사에서 그만 왕비가 죽고 맙니다. 놀랍게도 왕비의 수프 속에서 로스쿠로라는 시궁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왕비를 잃은 왕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왕국에서 더 이상 수프를 먹지 못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궁쥐들을 모두 잡아들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도르 왕국의 하늘에는 빛바랜 슬픔이 우중충하게 드리워졌습니다. 피 공주가 기다리던 사랑은 다시금 도르 왕국이 행복해지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자신 때문에 도르 왕국이 불행해지자 로스쿠로 시궁쥐는 지하 감옥으로 쫓겨납니다. 지하 감옥은 온갖 악(惡)이 말 그대로 시궁창처럼 지저분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로스쿠로는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 놓이게 됩니다. 이 때 데스페로를 만나게 됩니다. 데스페로도 생쥐 신분에 피 공주와 이야기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그 벌로 생쥐 세상에서 추방되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로스쿠로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공주에게 용서를 빌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신사다운 행동이라고 덧붙입니다.

하지만 데스페로와 로스쿠로의 바람과는 달리 피 공주는 로스쿠로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래서 용서를 받지 못한 로스쿠로는 또 한 번 상처를 받고 결국에는 피 공주의 하녀를 속여 공주를 지하 감옥으로 납치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데스페로는 용감하게 지하 감옥 대장과 싸우게 되고 이것을 넌지시 바라보던 로스쿠로는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 반성하면서 데스페로와 함께 피 공주를 구하게 됩니다.

우리는 데스페로의 모험담을 통해 기사답게 사는 용기를 알게 됩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사는 것입니다. 어디론가 도망간다고 해서 자신의 불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랑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누군가 진정으로 용서를 바랄 때 우리 또한 진정으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지 데스페로의 귀가 커다랗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쥐는 생쥐답게 사는 것만이 옳다고 믿으며 데스페로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쩌면 도르 왕국의 문제는 수많은 오해에서 생겨났습니다. 이제 우리도 데스페로처럼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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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더루스트? 2009-02-21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마전에 영화보고와 책으로 아이에게 읽어주려검색하다 보고가네요 집도 이쁘고 아이들도 너무 귀여워요 잘보고 갑니다
 
너도 갖고 싶니? 웅진 세계그림책 124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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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여섯 살, 세 살 인 두 아이가 있습니다. 둘 다 이것저것 갖고 싶은 게 많습니다. 그래서 형이 놀고 있는 장난감을 동생이 달라고 떼쓰고 때로는 동생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셈나서 형이 빼앗아 버립니다. 그럴 때마다 여섯 살 형에게 동생한테 잠깐 주라고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혼난다고 잔소리를 하면 형은 못 이긴 척 줍니다.




이런 소란스럽기 그지없는 일상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의『너도 갖고 싶니?』는 아이들이 갖고 싶은 속마음을 재치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의 독창적인 유머를 보는 재미도 가득합니다.



이 그림책에는 고슴도치 머리에 표정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을 한 샘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심술궂게 자랑하는 제레미가 나옵니다. 제레미는 자전거를 시작으로 하여 축구공, 막대사탕, 고릴라 가면, 해적놀이 용품까지 샘이 가지고 있지 않는 것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매번 샘에게 “너도 갖고 싶니?”라고 자랑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레미는 자신이 자랑하는 물건들 때문에 오히려 엉망이 되고 맙니다. 예를 들면 축구공을 자랑하는 제레미가 샘과 축구를 하는데 제레미는 잘 하지 못합니다. 화가 난 제레미가 샘을 걷어차 넘어지자 드디어 공을 차지하는가 싶더니... 그만 공원 관리 사무소의 유리창을 깨뜨리고 맙니다.


또한 숲에 있는 샘에게 해적 복장을 하고 나타난 제레미가 놀려 대지만 “아니, 천만에”하며 계속 길을 걸어갑니다. 그 사이 제레미는 숲에 있는 해적들에게 잡혀 물속으로 풍덩 빠집니다. 그러자 샘이 되돌아와서 제레미를 물속에서 꺼내주는데도 오히려 제레미가 짜증을 냅니다. 동물원에 가야 하니까, 빨리 하라고 합니다.


이 그림책을 보고 여섯 살 아이는 제레미가 나쁜 친구라고 합니다. 샘은 친구와 함께 놀아줍니다. 뿐만 아니라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레미는 친구에게 자랑만 하며 혼자 놀려고 합니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데도 정작 제레미에게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친구와 사이좋게 놀지 못하는 잘못된 마음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제레미의 해프닝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세 살 난 아이도 덩달아 웃었습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서『너도 갖고 싶니?』는 정말이지 갖고 싶은 책입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속마음을 간결한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샘이 진짜로 갖고 싶었던 것은 이런저런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샘에게는 마음이 더 소중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자전거나 축구공 같은 물질적인 마음이 아니라 숲속에 숨어있는 동물을 볼 수 있는 동심이었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억지로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이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 보다는 아이들에게 남을 생각하게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 책을 사이에 두고 형과 동생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어느 새 형은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었습니다. 동생은 아직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V자를 만들 것입니다. 내 마음에도 V자가 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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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 - 스웨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8
울프 닐슨 지음, 임정희 옮김, 에바 에릭손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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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트에서 어항이랑 금붕어 두 마리를 샀습니다. 평소 화분 하나도 잘 키우지 못하는 아내가 별안간 어항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큰 아이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그 집 엄마가 “교육적(?)으로 아주 좋다.”고 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하던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런 일이 다반사이었습니다. 그래서 못 이기는 척 금붕어 두 마리를 샀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식구 숫자만큼 네 마리를 살려고 했는데 아이 숫자만큼 샀습니다. 바로 그날 저녁 점원이 알려 준대로 어항을 깨끗이 씻고 물을 담아 소독약을 한 두 방울을 떨어뜨리고 드디어 금붕어 두 마리를 담갔습니다. 그러자 누구라도 먼저 할 것 없이 아이들이 좋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두 사람도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묘한 즐거움을 주던 금붕어 한 마리가 이틀 전부터 아픈 듯 움직임이 느려졌습니다. 걱정했던 불길한 예감이 끝내 현실이 되었습니다. 비록 작은 물고기에 불과했지만 녀석의 죽음을 보니 슬픔이 작지 않았습니다. 아프면서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금붕어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죽은 금붕어의 장례식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혼자 생각하고 있는데 책장에 있던 이상한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알고 보니『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이었습니다. 아마도 ‘멋진 장례식’이라는 제목 때문에 샀지만 정작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겨봤습니다.

이 책에서 아이 세 명은 장례 회사를 차립니다. 불쌍하게 죽은 동물을 위하여 무덤을 만들어주고 이름을 붙여주고 시를 짓습니다. 처음에는 심심해서 뭐 재미있는 일 없나 생각하고 있는데 죽은 벌 한 마리를 발견하고 무덤을 만들어 주던 놀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죽은 동물들의 안타까움을 보면서 세상에서 멋진 장례식을 치르게 됩니다.

작가는 죽음의 눈높이를 아이에게 맞추고 있습니다. 자칫 아이들에게 무서워 보일 수 있는 죽음을 쉽고 재밌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장례식이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죽은 동물들의 무덤을 만들어 주는 놀이를 통해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는 것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입니다. 즉 죽음이 없다면 장례식이라는 놀이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죽은 금붕어를 아무렇게나 버렸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나 혼자 비밀스럽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혼자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아이들과 함께 죽은 금붕어의 무덤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멋진 장례식이 될 것이며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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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 낮은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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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났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불은 산에 있는 꽃이며 나무를 태워버립니다. 동물은 그나마 멀리 달아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런데 까투리네 가족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엄마 까투리에게는 아홉 마리 꿩 병아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길을 피해 이쪽저쪽으로 달아나려고 해도 얄밉게도 불길이 그 앞길을 가로 막습니다. 더구나 종종걸음을 하는 꿩 병아리들 때문에 불길을 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과연 까투리네 가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그림책을 보면 볼수록 자꾸만 물컹거리게 합니다. 속절없이 슬픕니다. 그러면서도 공허한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사랑 때문입니다. 엄마 까투리는 아홉 마리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온 몸으로 감쌉니다. 그리고는 땅바닥에 주저앉습니다. 아홉 마리 새끼들에게 엄마 품은 지금 이 순간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몸이 비록 검게 타들어갔지만 아홉 마리 새끼들은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산에 사는 까치네 가족이나 마을에 사는 우리네 가족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엄마의 사랑 없이는 아이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다면 가령 이 책에서 볼 수 있듯 엄마 혼자 날아가며는…생각만하여도 아찔합니다. 새끼들이 위험천만한 불길의 공격을 당하리라는 것을 불을 보듯 분명합니다.

하지만 엄마 까투리가 그렇듯 우리네 어머니들도 자식을 위해 스스럼없이 희생합니다. 우리집도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 꼭 어렵다고 해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가난 때문에 먹는 것이 늘 부족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입맛이 없다고 설레설레 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까닭에 곧이곧대로 정말로 입맛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머니의 진짜 마음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소재만 다를 뿐이어서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미묘한 감정은 권정생이라는 작가의 울림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는『강지지똥』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작가입니다. 그러나 이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평생을 5평짜리 오두막에서 병마와 함께 살다간 그가 보여준 삶이 눈물나게 했습니다. 아직도 살아생전 그가 빨래를 너는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어디에서 이런 놀라운 힘이 생겨났을까? 그것은 아마도 이 책에 나와 있듯 어머니의 사랑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이 책은 “좋은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작가의 소박함이 한결 마음을 부드럽게 했습니다. 그가 떠나고 없는 이 세상이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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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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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아들이 친구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다가도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금방 싸우고 만다. 아들은 친구가 자기 것을 뺏는다고 울고 친구는 안 준다고 운다. 그럴 때마다 사이좋게(?) 놀아야지 말하지만 아들은 아들대로 불만이다. 왜 나만 양보해야 해! 내 거란 말야!

아이를 키우다보면 늘 이런 일로 소란스럽다. 더구나 장난감이 비싸고 멋져보일수록 혼자만 놀려고 한다. 아이의 못된 버릇을 고쳐보려고 큰 소리쳐보지만 그때뿐이다. 오히려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좋지 않다. 그런 줄 알면서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나쁜 버릇… 어떻게 하면 아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할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아들과 함께『무지개 물고기』를 보면서 바다 속을 구경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책 표지에 나와 있듯 한 눈에 봐도 아름다운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파랑, 초록, 자줏빛 비늘 사이사이에 반짝반짝 빛나는 은비늘이 박혀 있는 무지개 물고기였다.

이 정도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무지개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이 같이 놀자고 해도 저 혼자 어디론가 가버렸다. 얄밉게도 반짝이는 물고기를 흔들면서 말이다. 또한 굉장히 많은 반짝이는 비늘에서 한 개만 달라고 해도 오히려 큰소리를 내며 주지 않았다.

무심결에 ‘무지개 물고기야, 이러면 안 되는데.’ 중얼거렸다. 분명 친구들이 싫어할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무지개 물고기는 욕심 탓에 그만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물고기가 되어버렸다. 더 이상 은빛 비늘은 반짝반짝하지 않았다. 그제 서야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아름다운 은빛 비늘을 다른 물고기들에게 하나하나 나눠주었다.

이 책을 통해 바다 속이 더욱 밝아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가 있음을 신기하게 알게 되었다. 은빛 비늘이 아니라 은빛 마음으로 반짝반짝해야 무지개 물고기가 정말로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는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잘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누구나 다 알고 있기에 미미한 정도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빛 마음을 보고 있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아들은 무지개 물고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동안 아이에게 ‘양보’하라고 타일렀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앞서 말했듯 아이에게는 양보라는 말이 엉뚱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무지개 물고기를 떠올리며 친구들과 ‘함께 나누며’ 라고 들려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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