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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나남신서 29
미셸 푸코 지음, 오생근 옮김 / 나남출판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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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감옥이란 무엇일까? 일찍이 발라르는 감옥을 ‘완전하고 준엄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유인즉 감옥이 철저한 규율과 징계의 기구라는 것이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철학자가 있다. 바로 푸코이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책이라고 말한『감시와 처벌』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새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방법론은 계보학이다. 이는 전통적인 역사 서술과 구별되는 것이다. 그것은 의미, 가치, 도덕 등의 개념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에 그것들 속에 감춰진 권력의 전략을 파헤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감옥의 역사를 1차적으로, 감옥과 감시의 체제를 통한 권력의 전략을 2차적으로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드러나는 감옥의 역사를 규정하자면 처벌의 역사이다. 처벌이란 범죄에 대한 정당한 형벌이다. 여기에는 6가지 중요한 법칙이 있다. 제1법칙은 분량의 최소화이다. 이는 범죄의 이익보다는 형벌의 불이익이 높다는 것이다. 제2법칙은 관념성 충족이다. 이는 형벌의 효과는 그것에 예상되는 불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제3법칙은 측면적 효과이다. 범법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효과이다. 제4법칙은 완벽한 확실성이다. 이는 범죄에서 생기는이익에는 형벌에서 생기는 불편함이 필연적이다. 제5법칙은 보편적인 진실성이다. 이는 올바른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완전한 증거를 갖추어야 하고 의혹의 정도와 형벌의 정도 사이의 모든 관계를 없애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6법칙은 최상의 특성화이다. 이는 위법 행위의 전 영역을 대상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범죄의 성격이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처벌의 법칙에 따라 앞서 말한 처벌의 역사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호화로운 신체형이고 나머지 하나는 순종적인 신체형이다. 전자가 거창한 구경거리의 사회에서 신체를 공격하는 것이 잔인했다. 즉 사지가 절단되거나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18세기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더 이상 신체를 공격하는 것은 역효과였다. 이로 인해 신체를 감금한다든지 노동을 시키는 감금형이 된다. 그리고 규율이라는 정신 개조 시스템으로 문명사회의 형벌인 감옥이 탄생되는 감시형으로 바뀐다. 규율의 특성은 순종성과 효용성에 있다. 이것이 후자에 있어 순종적인 신체형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목하는 새로운 현실은 이것이 아니다. 이것은 형벌이 완화되는 역사적 과정에 불과하다. 또한 지난 날 신체에 가하는 폭력대신 보다 더 인간적인 처벌인 감옥으로 변화했다고 해서 현실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바로 감옥의 경제학 즉 권력의 경제학을 찾아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권력의 경제학은 효율성에 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감옥이 지배적인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는 아니라 권력의 강화에 있다.

우리는 푸코를 통해 감옥에 내재된 권력의 욕망을 발견 할 수 있다. 굳이 감옥의 구조를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대충 알 수 있다. 하지만 감옥에 대한 허상은 지금까지 철저한 감시를 받아왔다. 감옥의 허상은 인간을 교화시키는 규율이 오히려 자유를 구속하는 비극적 상황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푸코는 감옥과 같은 감시형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에 있어 얼마나 유효한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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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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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그것은 이 책에 나오는 지문의 심정과 같았다. 연암이 누구인가? 조선 최고의 문장가이다. 그러니 그분에게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멋진 인생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가 쓴 책들이 하나같이 금서(禁書)에 속한다. 이유인즉 정치적으로 험난한 탓도 있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의 글쓰기가 문제였다. 바로 문체반정(文體反正)을 파격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가령, 연암은 우리에게 적오(赤烏) 즉 붉은 까마귀에 대해 아는 바를 써보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한 까마귀는 검다. 그런데도 굳이 붉은 까마귀를 고집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유몽인의『어우야담』에 나오는 제비와 개구리에 비유할 수 있다. 놀랍게도 제비는『논어』를 일고 개구리는『맹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비는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謂知知 不知謂不知 是知也)라고 지저귀며 개구리는 ‘독락악여중락악숙락’(獨樂樂與衆樂樂孰樂)이라고 운다는 것이다.

연암이 말한 붉은 까마귀라는 것도 실상 이렇다. 그는『연암집』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까마귀를 보라. 세상에 그 깃털보다 더 검은 것은 없다. 그러나 홀연히 유금(乳金)빛이 번지기도 하고 다시 녹색 빛을 반짝거리기도 하고, 더욱이 해가 비추면 자주빛이 튀어 올라 번득이다가 비취색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가 그 새를 두고 푸른 까마귀라 해도 좋을 것이고, 붉은 까마귀라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라는 것이다.

이처럼 연암의 비판적 글쓰기는 새롭다. 하지만 새롭다고 해서 언제나 파격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암은 이를 경계하고자 글쓰기의 세 단계를 주장하고 있다. 첫 번째는 법고(法古)의 원리이다. 책을 정밀하게 객관적 입장에서 관찰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원리이다. 옛 것을 따르는 것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조하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사이의 원리이다. 이는 법고와 창신의 대립을 넘어서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연암의 사상을 현실감있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호인다운 인간적인 면도 느낄 수 있다. 이 모두가 ‘인문실용소설’이라는 독서를 위한 쉽게 풀어 쓴 덕택이다. 이로 인해 옛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까이 하기가 어려웠던 연암이 오늘날 우리 곁으로 친근하게 다가와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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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0-0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아님, 연암이 요새 너무 많이 팔리고 있는 것 같아요. 꾸욱^^

오우아 2007-10-0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반갑습니다. 연암의 글쓰기는 남다르지요. 개성만점이라고 해야 하나....
 
에밀 한길그레이트북스 57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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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대단한 책을 읽었다. 20년에 걸쳐 명상을 했고 3년에 걸쳐 작업을 했다. 정확하기로 소문난 칸트마저 시간을 잊은 체 독서에 빠지게 했으며 괴테의 호주머니에는『호메로스』가 있었다면 그의 머리에는 이 책에 대한 기억이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바로 루소의『에밀』이었다. 어느 착한 어머니의 요청과 권유에서 시작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교육에 있다. 그는 에밀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인간적인 교육을 실천하고 했다. 유소년에서부터 스무 살에서 결혼까지 과정을 5단계로 구분하여 요구가 아닌 필요에 의한 교육을 통찰력있게 고백하고 있다.

가령, 사람은 세 종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말하는 목소리, 노래하는 목소리 그리고 감동적인 목소리이다.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세 종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는 어른처럼 세 목소리를 조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에게 감정적인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은 잘못된 교육 방법이다. 그보다는 부르기 쉽고 단순한 멜로디를 부르라고 했다.

이밖에도 루소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 전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체 어른이 된 후의 문제만을 생각한다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만약 열 살 먹은 아이에게 판단력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루소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아이에게 150cm 키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을 때 단지 교육의 문제만을 염두에 두고 읽을 까닭은 없다. 이 책에는 인생을 어떻게 해야 잘 사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몽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도움들이 가득 있다.

오늘날 과도한 입시 경쟁에 몰린 학생들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어쩌면 이 모두가 교육의 문제에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교육의 현실은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망스러움을 당연하게 보아왔던 우리에게 시공을 초월하여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은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독창적인 교육 사상이 지금에 와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한 천재의 이기적인 생각이 담겨있는 이 책은 분명 살아있는 교육 교과서이자 인생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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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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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거실을 서재로 꾸몄다. 집 안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TV가 사라진 자리에 갖가지 사연을 담은 책들이 놓여 있다. 그중에서도『책만 보는 바보』가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痴)라고 부르는 이덕무라는 지식인이 나온다. 그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보면 경이로움이 앞선다. 결과적으로 그는 책만 읽은 탓에 내가 나의 벗이 되는 즉 오우아(吾友我)라고 말했다. 오우아! 비로소 나는 이덕무를 통해 좀처럼 찾기 힘들었던 필명(筆名)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책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풍긴다. 이번에 나온『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우리 사회에 지식인내지 명사로 불리는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인생을 어떻게 선택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동시에 우리 삶의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가령,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걱정하고 있다면 에크하르트 톨레의『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추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과거나 미래는 우리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현실에선 늘 지금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죽음이나 비극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면 윌리엄 사로얀의『인간 희극』에 나오는 문장을 담아 두라고 한다. 이 책에서 “인생은 비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가 비극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사랑은 영원불멸이며 모든 것을 불멸하게 만든다. 하지만 증오는 매 순간 죽어 없어진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찍이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월든』에서 “지성은 식칼과 같다.”라고 했다. 그것은 사물의 비밀을 식별하고 헤쳐 들어간다. 그리고는 나는 최상의 기능이 머릿속에 모여 있음을 느낀다, 라고 했다. 

우리가 이 책에 나오는 48권을 한 번쯤 읽어야 하는 까닭은 인생의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독서 지침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인생의 이정표를 찾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이 48권은 곧 인생을 사는 48가지 방법을 요약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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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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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내용을 정리하고 느낌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신에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 그러자면 추론하는 과정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추론이란 어떤 것(p)을 근거로 하여 다른 어떤 것(q)에 도달하는 특수한 종류의 사고를 말한다. 이때 추론의 출발점을 전제(premise)라고 하며 도달점을 결론(condusion)이라고 한다.

이 책『설득의 논리학』에서는 앞서 말한 추론의 대가들이 모여 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하여 비트겐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철학가들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논리학을 재밌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에는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하는 기술들, 즉 논리클리닉이 제공하다.

이 방범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역법과 귀납법이 있다. 일찍이 귀납법을 말한 베이컨은 자신의 방법을 꿀벌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즉 들에 핀 꽃에서 재료를 모아 들어긴 하나 그것을 자기 힘으로 변화시키고 소화시킨다는 것이다. 반면에 연역법을 거미의 방법에 비유하고 있다. 즉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풀어내며 집을 짓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셜록 홈스처럼 추리내지 탐정가가 되려면 가추법(abduction)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추법의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법칙: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들은 모두 하dig다

사례: 이 콩들은 하얗다.

결과: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위의 결과를 보면 가추법은 귀납법처럼 개연적으로 참이라는 것은 같으나 방법에 있어서는 다르다. 귀납법이 양적으로 진리가 확장된 것이라면 가추법은 질적으로 진리가 확장된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설득하는 논리들이 열거되고 있다. 이러한 추론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름 아닌 참된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플라톤의 약간 빨간 사과라는 문제다. 사과하면 빨간 사과내지 빨갛지 않은 사과라는 이분법적인 아리스토텔레스 논리에 익숙한 우리를 의심하게 한다.

플라톤이 스스로 약간 빨간 사과의 논리를 “프로메테우스의 두 번째 선물”이라고 할 정도였다. 이 논리를 우리는 ‘분여이론’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데아가 자신을 사물들에게 부분적으로만 주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러한 차이는 다치논리 대 이치논리로 확장된다. 전자가 플라톤이 말한 것이라면 후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인데 참과 거짓 사이에 중간자를 인정하느냐에 여부에 달려 있다. 결론적으로 이 중간자를 인정하는 것이 보다 더 실용적인 논리학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그간 논리에 관한 클리닉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설득의 방법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단지 글쓰기치료내지 말하기 정도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논리학을 알게 되면 어떤 유사한 상황에서도 가능한 논리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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