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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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연수 작가, 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도대체 남성의 영역을 감지해 내지 못하던 내가

김연수의 '첫사랑'을 읽고 삶의 나머지 반조각을 받아들이게 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가 글로 풀어내는 것이라면, 그래서, 일단은 믿어보기로 마음을 열게 되었다.

 

소설은 다양한 시점을 선사하며 그다지 두껍지 않은 소설 한 권을

끝까지 읽는데 좀처럼 긴장을 늦출 시간을 주지 않는다.

시점이 달라지다 보니, 그 행간을 엮어내는 것도 독자의 몫.

그 점이 아마 작가 김연수가 소설가로서 자신의 파트너인 독자에게

건넨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밝은 소설은 아니다. 무언가 얻으려고 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잠시 숨을 고르고

삶을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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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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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두드린다.

 

책을 읽고 나서 내게 일어난 가장 큰 기적 중 하나다.

아침 출근 길에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멋진 아가씨의 날렵한 뒷모습에 담긴 이야기와

반찬거리를 사러 동네 슈퍼에 들린 아주머니의 한 톤 높은 목소리 속에 실린 삶의 이야기들.

 

나의 이 마음이 그녀와 통했다.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녀는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맞닥뜨리게 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양파껍질 벗기듯 하나 하나, 에피소드와 버무려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적과 결과에 부합해야 한다는 우리시대 최대의 명제를 보란듯이 내팽개친다.

그러면서 자신이 책을 읽으면서 바뀐 점은

그 책을 이용해 이러저러하게 멋진 기술을 익혔다거나 돈을 많이 벌었다거나

처세에 용해졌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건너는 마음을 얻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말을 전해준다.

 

그러나 한 가지 오해의 요지가 있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 실제적으로 삶에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것이 바로 그녀가 말하는 '나를 키우는 시간'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나의 성장은

이론서를 펼쳐놓고 논리적으로 배우는 시간들보다

수많은 작가들과 교감하여 얻은 지혜가 이뤄놓은 열매이다.

 

젠체하지 않고, 조용히 잔디밭을 가르는 미풍처럼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녀가 고마워서

마지막 장을 덮고 책을 한 번 쓰다듬어 본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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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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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조직 리더는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가?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고 당신의 능력을 100% 활용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그는 멀티플라이어인 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멀티플라이어를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가 남겨놓은 흔적들이 있기도 하고, 아직도 우리는 천재, 그 자체가 되는 것을 선망하기 때문이다.

 

조직에는 두 가지 유형의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부하의 재능을 찾아 일깨워주고, 역량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멀티플라이어가 있다. 그는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어느 한 사람만의 재능을 우위에 두지 않고, 팀을 구성하여 조직 전체의 능력을 2배 이상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와 대척점에 있는 디미니셔는 결정의 독재자로 군림한다. 그들은 자신만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며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런 상사 밑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함께 일을 하고 싶은 상사, 멀티플라이어는 어떻게 그 자질을 만들어 간 것일까. 타고난 성향인 것일까. 아니면 노력으로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리즈 와이즈먼과 그랙 맥커운이 공동집필하고 프라할라드 박사가 연구에 참여한 멀티플라이어에 여기에 대한 연구결과가 들어있다.

 

재능자석, 해방자, 도전자, 토론주최자, 투자자. 멀티플라이어는 이 다섯가지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각각의 항목에 대응되는 디미니셔의 속성을 대조하여 이해가 쉽도록 꾸며놓았다. 첫 번째, 사람들은 재능자석이 부하의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고 키워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해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재능자석 주위로 모여든다. 이 재능자석으로서의 멀티플라이어가 되기 위한 4가지 실천방안도 함께 실어 두었다. 두 번째로 해방자. 최고의 생각과 최선의 노력을 요구하는 열정적인 환경을 만든다. 그 결과 사람들은 훌륭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최선의 노력을 한다. 해방자의 대척 개념이 독재자이다. 세 번째로는 도전자로서의 역할. 기회를 알아보고 사람들을 도전으로 이끈다. 그 결과 조직은 과제를 잘 이해하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진다. 네 번째 토론주최자. 멀티플라이어는 토론에 사람들을 적극 참여시킨다. 그 결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건강한 결정이 나온다. 이와는 대척점에 있는 디미니셔 결정자. 그는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는 하지만, 결정과정에 사람들을 참여시키지 않은 탓에 모두 무지한 상태로 방치된다. 이래서는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다섯 번째 투자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멀티플라이어. 사람들에게 투자하고 소유권을 주어 리더로부터 독립적으로 결과를 산출할 수 있게 한다.

 

멀티플라이어의 속성이긴 하지만, 이 다섯 가지의 성향을 모두 갖추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저자들은 자신의 강점은 한 단계 높이고 약점은 보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극단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실천방법으로 30일 정도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원칙 중 하나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방법이 있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는 30일의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임을 적극 활용한다. 동료집단이 주는 긍정적인 압박이 멀티플라이어의 자질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연구결과 밝혀졌다.

 

멀티플라이어는 비단 리더만의 문제는 아님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상사 밑에서 일을 하는 이들도 은연중에 디미니셔의 사고방식을 답습하는 경우도 있고, 디미니셔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나도 모르게 디미니셔가 된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이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방대한 인터뷰와 자료조사에 신뢰감이 간다.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자세는 이미 멀티플라이어로 넘어가 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는 바이며, 혹 그렇지 않더라도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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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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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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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문제는 한 개인의 고유 특성이지 않을까.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이 좋다는 생각에 그렇게 바꾸도록 유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유년기 아동이나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을 어떻게든 활달한 성격으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외향적인 성향의 아이들이 있듯이, 내면으로 파고드는 아이들도 많을테니까. 그 아이들이 가진 장점을 살려 인생의 길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 생각처럼 인정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가보다.

 

이 책의 저자도 자신의 첫 고객은 저자 자신이었다고 밝혔듯이,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을 마주볼 수밖에 없었다.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 중간지대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로서는 두 성향이 모두 중요하다. 비단 이것은 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바일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무리 속에서는 활달하게 행동하고 말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는 입을 다무는 경우가 않으니까.

 

이 책에는 많은 실화가 실려 있고, 실험을 바탕으로 성격에 관하여 정의하고 있다.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외향적인 성격만이 성공을 위한 것인 양 교육을 받아왔던 우리들로서는 다소 특이한 경험을 하는 셈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내향적인 성격이 부정적이며,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우리는 사회적으로 일부 성향의 사람들을 인생의 낙오자 정도로 취급을 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이 책을 통해서 내향적인 성격이 자신에게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큰 흐름의 물꼬를 튼 경우가 종종 있으니 무리하게 타고난 성향을 고치려 하기보단, 자신이 가진 성향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자신의 성격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이 책은 크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면을 받아들이는데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속에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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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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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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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수장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등지면서 과연 애플이 이전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잡스 사망 후 한때 주가가 내려가긴 했지만, 새로운 CEO 팀 쿡을 앞세운 애플은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수많은 애플 추총자들을 양산해 내고, 그들을 붙들어 놓고 있는 애플의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전의 책들이 실리콘밸리의 걸출한 인물인 스티브 잡스 개인의 스토리를 풀어내는데 집중했다면, ‘인사이드 애플은 애플사의 구조와 시스템에 포커스를 맞춰 독자들의 궁금증을 하나둘 벗겨주고 있다.

 

간혹 독자들 중에는 스티브 잡스의 공식전기와 내용면에서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평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는 성급한 판단이 아닐까 하는 사견을 붙여본다. 경제전문지 <포춘> 선임기자로 실리콘밸리를 발로 뛰며 이 방대한 자료를 모든 애덤 라신스키의 진가는 책을 끝까지 읽어보아야 알 수 있다. ·현직 애플 직원을 최고위층에서부터 말단 엔지니어까지 그리고 애플과 함께 일했던 제휴회사 직원들까지 폭넓게 인터뷰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밀주의로 꽁꽁 둘러싸고 있던 애플의 이야기를 이렇게나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노력은 인정할만하다.

 

애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엎는 회사이다. 소통과 투명성이 기업경영의 화두인 요즘, 비밀주의를 고집하는 경영철학.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그 점이 애플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는 한 요소라는 것이다. 자기가 맡은 분야의 업무 이상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는 기업 시스템 속에서 오로지 집중과 성과물에 초점이 맞춰진다. 애플사 내에서도 물론 불만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구성원들은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애플사가 IT기업의 선두자리를 당당히 지키는 토대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비밀주의는 마케팅 방법으로도 이어져,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호기심의 척도를 더욱 높여주곤 했다. 완벽하게 정보를 차단하여 대중들의 관심이 정점을 찍을 때를 노리고 거기에 더해 대중이 원하는 혹은 그 이상의 디자인과 기능을 선보임으로써 매번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화제를 모으곤 했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독특한 프리젠테이션 방식도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잡스라는 한 천재가 다져낸 회사, 애플. 이는 현재로선 모방할 수도 없는 세계 유일의 한 기업의 역사이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은 팀 쿡은 저자에 의하면 오래전에 그 후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현재 그는 큰 잡음 없이 애플사를 이끌고 있으며 스티브 잡스의 업적을 뒤집어엎기보단 그 방식을 이어가는 쪽을 택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책에도 관심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IT에 굳이 깊은 관심이 없더라도 읽기에 흥미진진한 책이다. 자신의 관점이 어떤 쪽이든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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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