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 의사가 가르쳐주는 최강의 식사 교과서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1
마키타 젠지 지음, 전선영 옮김, 강재헌 감수 / 더난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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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에 경각심을 가졌다가도 어느새 느슨해지기를 반복한다. 이번에 또다시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 조절과 운동을 진행하면서 마키타 젠지의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를 재독했다. 군더더기 없이 중요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읽기에도 부담없다. ˝아, 탄수화물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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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봐야지 하고 메모해 두었던 <자객 섭은낭>을 이제야 봤다. 서기와 장첸이 주연이라는 것만으로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실제로 연인이었다가 헤어진 두 사람이 작품 안에서 펼칠 연기가 사뭇 기대되었다.

누군가 <자객 섭은낭>은 컨디션이 좋을 때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내용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그만큼 집중해서 봐야 하는 영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실제로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봤다. 보면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선명하게 알 수 있었고 그분께 뒤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자객 섭은낭>은 절제된 대사, 침묵이 그려내는 여백의 아름다움, 침묵 사이로 흐르는 삶과 자연의 소리,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살랑이는 커튼의 아름다움, 말이 없어도 눈빛 만으로도 충분했던 서기의 연기. 영화의 절제미가 너무 좋아서 침묵이 흐를 때마다 심장이 찌릿했다.



어릴 때부터 정혼을 약속했던 남자와 결혼을 하지 못하고 여도사에게 보내져 자객으로 길러진 은낭. 어떤 목적에 의해 훈련된 자객과는 전혀 다른 결이라고 하겠다. 그저 정혼의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머니에 의해 무작정 보내진 은낭은 무결점의 완벽한 자객으로 키워지는 그 세월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실제로 은낭의 대사는 거의 없다. 그저 눈빛으로만 연기하는데 또 그 눈빛이 너무 완벽해서 그 내면의 슬픔과 아픔이 절절이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자객이지만 자객이 갖춰야 할 무정의 영혼을 갖지 못한 은낭.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벌써 슬프고, 벌써 아프고, 벌써 측은지심이다. 이런 고통은 나에게서 끝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마저 느껴진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장면들이 계속 생각난다. 샤라락 커튼들... 배우와 배우 사이, 배우와 나 사이를 가르던 커튼이 이루어내는 영상미. 아픔을 간직한 슬픈 눈의 자객, 복면을 쓰지 않은 민낯의 자객이라니.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시 볼 때는 무음으로 봐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영화는 대사보다 인물들의 내면을 읽어야 하는 영화이므로.

이 영화는 지극히 내 취향의 영화인데 실제로도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을 읽었다. 하지만 조용하면서도 여백이 많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영상미가 돋보이고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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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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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의 마지막 장을 덮고 한참 품에 안았다. 먹먹하다. 마음이 아프다는 감정을 넘어선 어느 한 사람에 대한 숭고한 마음과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내가 왜 살아가며, 내가 왜 신경외과를 택했는지 분명히 알고 인생을 살다간 사람. 소명 의식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들과 맞닿아 있어 읽는 내내 그의 사고의 흐름과 생각의 깊이를 따라가며 반하고 놀라고 감탄하고. 그는 겸허하고도 진지하게 죽음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했다. 그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를 다시금 깊이 고민한다. 그는 죽었지만,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하고 싶다.


"진지한 생물학적 철학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학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도덕적인 명상은 도덕적인 행동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133/578)


" 하지만 (의사로서의)이 길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답을 찾고 전혀 다른 종류의 숭고함을 발견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130/578)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522/578)


누구나 주어진 삶과 택한 직업 속에 살아간다. 삶에 대한 목적이 분명할 때 택한 직업 속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는 것이 옳고 정의로운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통해 그래도 세상이 조금은 밝다고 느낄 수만 있다면 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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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친이 내게 책 추천을 해 주었다. 책 추천, 음악 추천을 너무 좋아하고 고마워하는 나로서는 정말 기쁜 일이다. 


추천 책은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 익히 알고 있는 책이고, 심지어 나오자마자 구입하여 오랫동안 소장했던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의사"라는 키워드가 내내 맘에 걸렸고 읽으면서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내용을 훑어보지도 않은 채 가지고만 있다가 친구에게 선물했던 책.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만난다지. 그래서일까. 가깝게 생각하는 트친의 추천이기도 하지만 먼 길 돌아 다시 찾아온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 길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답을 찾고 전혀 다른 종류의 숭고함을 발견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130/578) 본문 중에서


좋은 책을 읽으면 말이 없어진다. 문장을 따라,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 깊어지기 때문이리라. 왜 진작 읽지 못했을까. 왜 그렇게 주저했을까 싶게 글의 깊이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과도 접점이 많아 읽는 내내 홀로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나로서는 참 반가운 일이지. 


추천을 해 준 트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물론 이 글은 못 보겠지만 다 읽고 짧은 감상평이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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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4-06 0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고 좋아서 딸아이, 시아버지께 추천했었는데, 안나님처럼 고맙다는 말 못 들었;;;ㅎㅎㅎㅎㅎ 많이 안타까왔어요 책 읽으면서...

안나 2021-04-06 02:43   좋아요 0 | URL
아직 읽는 중이구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의 생각의 깊이와 문장에 반하고 있어요. 읽을수록 안타깝고 슬퍼지려나요... 책 추천하신 라로님의 안목, 제가 칭찬드려요👍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
김지연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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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쉬이 띄지만 무심코 지나치고 마는 찰나의 장소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관심조차 두지 않을 사각지대 같은 곳에 앉아 사각사각 스케치를 하셨을 작가님.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삶의 냄새가 진하게 배인 곳에서 웅크린 마음들을 길어 올린 그 시선이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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