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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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저는 ‘다큐멘터리 3일’ 덕분에 카메라를 들고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공간을 취재하게 되었습니다. 교도소와 고물상, 노량진 고시원, 소록도, 조선소, 해병대, 시골 분교의 입학식, 알래스카의 한인타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청와대, 인천 공항 관제탑, 올림픽 개·폐막식 현장 등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부터 험지까지 취재했고, 덕분에 누군가의 인생에 큰 의미가 되는 순간들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바쁘고 힘겨웠던 8,9월을 보내고 사랑하는 시월이 왔을 때, 이제는 평안 가운데 일상을 유지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더 큰 일들이 연속으로 찾아와 매일같이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때 마침맞게 만난 책이 박지현의 <참 괜찮은 태도>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선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음이 시끄럽고 고민이 많으니 책은 곁을 내어주지 않는 친구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참 괜찮은 태도>에서 비로소 마음이 쉴 수 있었다. 브레이크 타임이면 책 속으로 숨어 들어가 마음을 쉬이고, 그녀가 취재하며 만난 사람들의 삶의 태도 속에서 다시금 힘을 얻고, 용기를 내어 보기도 했다. 그때 내 마음을 다잡아준 몇 문장을 소개한다면,

"나는 묵묵하게 버티는 쪽을 택했다.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지, 더 나아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멋지다면 쉽지 않고, 쉽다면 멋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며 가끔은 길을 잃고 주저앉아 고통스러운 순간을 겪으면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별것 아닌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의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죽음이 어떤 의미로 느껴져요?" "이 세상 일을 다한 거요. 자기가 할 일을 다한 거요."(아이들에게 배운 죽음의 의미)

“나는 그때 깨달았다. 잡고 올라가던 사다리가 무너지면 다른 사다리를 찾으면 된다는 것을. 하늘을 올려다보는 걸 잊지 않고 묵묵히 다리의 힘을 기르면 사다리는 나의 의지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올라가던 사다리가 무너지면 다른 사다리를 찾으면 된다)

일련의 큰 일들, 지금까지 한 직장에 17년 가까이 있으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들을 통해서 내가 제대로 훈련을 받는구나 싶었고, 어떻게든 누구 하나 마음 다침 없이, 잘 매듭 짓고 싶어서 고군분투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오랫동안 마음을 주고 신뢰했던 사람에게 마음을 다쳤지만 그건 전적으로 내 몫이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업무적으로 잘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해어진 옷도 어떻게 바느질 하느냐에 따라 예술이 되고 더 소중한 옷이 된다는 것을 떠올리며 깊이 고민하고 민감하게 접근했다. 감사하게도, 내가 생각한 그 이상의 좋은 그림으로 마무리되어서 오늘도 그 동료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내겐 큰 열매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걸 잊지 않고 묵묵히 다리의 힘을 기르면 사다리는 나의 의지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참 멋진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몇 달 동안 이어진 힘든 시간들을 통해 "참 괜찮은 태도"를 갖추는 좋은 시간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내게 꼭 맞게 찾아와 힘이 되어주고 따뜻하게 곁을 내어준 <참 괜찮은 태도>에 고맙고, 무엇보다 박지현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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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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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남짓의 삶을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살(아내)고 계시는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는 것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선물이고, 기대하고 바라던 만남의 복이 아닐 수 없다. 선생님의 뜻과 함께 하여 높은 목적, 깊은 신념의 삶을 살아가는 또 한 명의 인생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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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 현대인의 뒤틀린 결혼의 실타래를 풀다
팀 켈러 & 캐시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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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기독교적 결혼관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설득력있게 다가온 책이다. 다시금 결혼관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고, 결혼에 대해 새롭게 마음을 열게 해 준 귀한 책이기도 하다. 전자책으로 읽고 소장하고 싶어서 종이책도 구입했고, 교회 대학부 제자에게도 추천했다. 기혼자와 미혼, 모두에게 유익한 책. 물론 부부가, 연인이 같이 읽으면 더할 나위 없고. 나도 같이 읽을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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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프랑켄슈타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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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아는 이야기라 생각하고 펼쳤는데 정작 들여다보니 전혀 모르는 이야기일 때의 당황스러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그랬다. 지금까지 프랑켄슈타인이 괴물 이름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만 봐도 내가 얼마나 <프랑켄슈타인>에 문외한인지 알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 메리 셸리는 작품의 주인공들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인물이었는데, 19세 어린 나이에 여성의 신분으로 1818년에 이 책을 썼다는 것, 아나키스트 아버지와 페미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의 가정환경과 결혼생활 등이 책만큼이나 깊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을 옮긴이의 해설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을 정신분석학적인 관점, 남성 중심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페미니즘, 산업혁명의 여파로 발생한 노동자들의 잔인한 폭력성을 대입하여 바라보는 관점,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과학자를 비판하는 관점 등 사회 여러 문제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읽고 보니 정말 하나하나 그럴 듯해서 여러 해석을 끌어내는 작가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떠한 시선으로 보았는가,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인데.


과학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학문적 자아도취로 인한 광기어린 실험을 통해 탄생한 인조인간. 눈을 뜨는 순간부터 창조자에게 버림받고, 뒤이어 세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부정당하고 배척당하는 존재로 전락할 때 인조인간은 사회의 악, 괴물이 되고 만다. 피조물을 책임지지 않는 창조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창조자 본인과 그가 사랑하는 자들에게까지 미치고 결국 파국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이 소설이 품고 있는 정서나 등장인물에 깃든 도덕적 경향이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


작가 메리 셸리가 서문에서 밝힌 문장에 한참 머물기도 했는데, 단지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이유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무조건 배척해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부정당하고 배척당한다는 이유로 악을 끼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밖에는 정말, 다른 선택지는 없었나... 읽는내내 떠나지 않는 질문이었고 한 편으로는 혐오와 차별에 대한 관점으로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존재를 부정당하는 자들의 아픔을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을 통해 바라보게 되었는데 자신도 어찌할 수 없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겹겹이 쌓이는 원망과 고통과 울분은 견고한 진이 되어 결국 그가 바라보는 세상도 어둡지만 가장 어두운 곳은 자신의 마음이며 피해자는 본인이겠구나 생각하니 저릿하고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화자는 이 책의 시작을 여는 월튼 선장과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피조물 인조인간, 각자의 입장에서 전하는 이야기 속에 그들의 감정선이 무척이나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인간본성의 근본을 드러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고민이 깊어진다. 그들 입장에서 과연 올바른 반응과 선택은 무엇인가.


“<프랑켄슈타인>은 인공생명체의 창조와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를 최초로 다루었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SF라는 장르가 단순히 과학기술의 발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도덕적 딜레마를 다룰 만큼 깊이 있게 발전하도록 견인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1818년, 메리 셸리에 의해 탄생한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피조물 인조인간을 지금의 과학자와 AI로 대체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프랑켄슈타인>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읽히며 새로운 기술에 의해 탄생되어질 "인공생명체에 대한 윤리와 책임이라는 철학적 담론"을 계속 끄집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고전 읽기의 필요성을 진하게 느끼는 시간이었고,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며 해석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독서 토론이나 문학에 대한 해석을 공부하는 이들이 크게 반길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추천 목록에 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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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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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허투루 쓰지 않고, 내게 주어진 빈 페이지를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작가로 살고 싶다. (작가의 말 중에서)

<쇼코의 미소> 이후로 두 번째 만남이다. 첫 느낌이 좋아서 가끔 작가의 이름을 만나면 반가움이 일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이번 소설집 문장의 호흡은 각별히 좋은 느낌이었고, 문장이 그대로 내 안에 흡수되는 듯했다.

열 네편의 단편, 짧지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주 절묘하게 잘 녹아 있다. 살면서 차마 누군가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 상처가 되어 늘 마음을 쿡쿡 찌르던 과거의 일들이 인물들의 편지와 독백, 그리고 대화를 통해 고백되고 그 이야기는 그녀들만이 아니라 곧 내 이야기도 될 수 있음에 마음이 저릿해지는 순간들을 만난다. 세상에 가득한 슬픔을 우리는 왜 모른 채 살아갈 수 없을까. 어떤 이는 차별로, 가정 폭력으로, 사랑받지 못함으로, 사랑하는 이나 동물을 잃음으로… 각자의 슬픔 속에 산다. 작품의 인물들이 이제 “애쓰지 않아도 별다른 감정 없이” 아픔과 마주하려 할 때, 너의 슬픔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한 작가의 도닥임에 마음이 뭉클해지곤 했다.

언젠가는 각자의 아픔을 마주해야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그때의 상처입은 나를 안아주고 이해할 수 있다면, 더이상 “애쓰지 않아도”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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