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저블 - 빈털터리 청년 백수에서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안드레스 피라 지음, 이경식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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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누구나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다. 후회도 많고 반성도 들고 항상 2프로 부족한 삶을 살아간다. 삶이라는 것이 나이에 따라 숙성되어 발효되어 좋은 것만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늘 부족하고 어리석음을 마주해야 한다는 건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 같은데 늘 제자리인 느낌도 그렇고.. 그래도 위안이라면 2020년에 평생 다닐 직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직장을 갖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고 결국은 해내었다는 것이다. 나이들어  공부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건 경제문제였다. 돈을 벌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은 당연했고 나도 모르게  남들과 비교하며 피해의식이 절로 생겨났다. 이는 자기비하와 우울함을 키워냈고 종종 좌절과 절망이라는 늪에 빠져 헤어나질 못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가느다란 희망하나로만 버텨내는 날들이었다. 암울해질 때마다 성공의 열망 하나만 바라보았던 것 같다.

 

 젊었을 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경험해 보니 나이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나이 들어 돈이 없으니 나이듦의 가난은 모든 면에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새삼 나이들어 고생은 절대 할 것이 못된다는 것을 깨우쳤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직장에 자리잡자마자 부자되는 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건 내 삶을 위해서 또 내 가족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었다.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인즉슨 가난은 오로지 자신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부자는 철저하게 개인의 영역이며 의지에 달려있다. 절대 타인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이다. 이 책 『체인저블』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은 빈털터리 백수 청년이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시각화하여 자기암시 즉 자기 스스로에게 최면화를 거는 거였다. 이 방법은 모든 성공을 위한 비법으로 동일하다. 지나가다 우연히 본  광고채널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받길 원하십니까.' 라는 말처럼 자기자신에게 먼저 소원이 무엇인지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그 소원을 바탕으로 목표를 잡고 행동을 변화하고 성공에 대한 열망을 키우는 것이 가난에 빠진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한다. 성공을 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거나 반드시 부자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다섯 가지 문장

 

“나는 온전하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부자다.”

“나는 남을 잘 돕는다.”

      

하라, 되어라, 가라, 가져라‘의 법칙

◎부와 무제한의 기회를 당신 인생으로 끌어당기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라.

당신의 미래가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 되어라.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라.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목표를 향해 가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을 가져라.

 

 

 

 

자기 마음의 힘으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생각과 행동을 바꿔라. 그러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놀라움 속에서 깨달을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가장 멋진 선물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니 아무래도 못 할 것 같다고 의심하지도, 지레짐작하지도 말라. 그런 생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당신이 주인이 되어서 자기 마음을 통제하라. 그러면 상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 말이다.

언제나 인생을 최대한 풍성하게 살라. 그러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행복을 가져다준다. 손을 뻗어서 행복을 잡기만 하면 된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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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를 읽으면 주식투자가 쉬워집니다
박지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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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주식투자를 한 후 실패한 경험으로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책을 읽으며 개미불패란 말을 가훈처럼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주식재미에 빠진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무대뽀로 주식을 하였던 과거 주린이 시절을 반성하고 다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하였다. 요즘은 주말이나 공휴일이 싫을 정도로 주식장이 열리는 날만 좋다.  늘 실패를 하고 살았던 예전에는 주식을 지금처럼 공부를 한다거나 기본적인 지식을 알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워낙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서 공부를 하고자 마음먹으면 차트 읽는 법이나 타인의 실패 경험담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시대다. 한 유명 유투버는 주식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 따르는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억을 벌었다가 다시 깡통이 되어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경험을 말하기도 한다. 지금은 실패를 발판삼아 주식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연구의 연구를 거듭하여 손실도 복구하고 하루에도 수억을 버는 주식 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그가 하는 말은 주식 3년차에 차트분석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차트 읽는 것만 공부를 하였는데 결과는 미비하였고 주식 10년차 되어서야 차트나 기업 분석, 기술적 분석 이런 모든 것보다 재료, 즉 경제기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경제기사를 읽으면 주식투자가 쉬워집니다』이 책은 찐고수만이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고 느끼는 건 이럴 때이다. 남들은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을 이런 책 한 권으로 넘어지거나 깨지거나 다칠 필요없이 배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

 

 

주식은 정말 재미있다. 매일 아침 눈을 떠서 경제 뉴스를 들으면 괜히 머리가 총명총명해지는 기분이 들고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여 다리 하나 걸친 느낌으로 자부심이 든다. 그닥 똑똑하고 스마트한 사람은 아니지만 주식을 하며 얻은 자기만족만으로도 주식을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종이로 읽는 신문기사는 선호하지 않기에 저자가 경제신문을 읽는 노하우만 새겨 들으려 한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뉴스 읽기이다. 뉴스 한 줄로 상한가와 하한가의 등락폭이 몇 시간안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시장이니 경제기사는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과 기본 경제 용어설명과 코로나 향후 시대흐름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던 지혜의 보고였다.

 

Q. 저는 그래도 아직 주식투자가 두려운데요?

A. 누구나 원금 손실은 두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정도 수익을 보겠다''어느 정도 손실이 나도 참아 보겠다'라는 기준점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투자를 시작하세요. 투자를 두려워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답니다.

투자를 저축처럼 익숙한 방법으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적금처럼 소득에서 아낀 돈으로 투자를 적립식으로 해나가는 것이죠. 돈을 벌어서 아끼고 불리는, 이 당연한 패턴이 편해지실 떄까지 반복해보세요. 지루해보일 수 있지만 이것만큼 유혹에 빠지지 않고 확실한 방법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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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하는 드라마는 드물지만, 넷플릭스에서 스타트업 드라마를 1회를 보고나니 결국은 정주행하고 마지막회는 본방사수를 하고 말았다.

 개발자들의 스타트업을 그린 드라마인데 거기에 인간적인 모습과 성공을 위한 고군분투를 감명적으로 그린 드라마인데

그냥 보기만 해도 엄마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흐믓함이 있었다. 아직 어린 내 딸들에게도 시험기간만 끝나면 꼭 보라 추천해주기도 하였다.

특히 시어머니에게 이혼한 며느리였던 송선미는 위자료로 받은 돈으로 핫도그 가게를 차려주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평생 핫도그 장사만 하다가 눈이 실명되자 핫도그 가게를 판 후 잠만 자는 시어머니가 핫도그 가게를 덥석 계약해 온 며느리를 위해 안보이는 눈으로 밀가루 반죽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수지 (서달미 역) 는

" 할머니! 잠도 안자고 뭐해?!"

" 니 엄마가 핫도그 가게를 한다고 하니 별 수 있어? 해 봐야지! "

.

.

.

"할머니, 고마워. 답이 됐어!"

 

서달미는 신생 기업 청명컴퍼니의 대표다. 자율주행 입찰을 앞두고 모두 무리라며 반대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체념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할머니의 대답으로 모든 고민을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특히 체념은 슬픈 단어다. 국어사전에 실린 체념의 정의는 이렇다.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하는 것.'

무서운 이야기다. 희망을 삼켜버린다니.... 이런 까닭에 오지 탐험가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곧잘 하곤 한다.

" 조난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건 식량 부족도 체력 저하도 아닙니다. 조난자는 희망을 내려놓는 순간 무너집니다. 체념은 삶에 대한 의지까지 꺾습니다."

-<언어의 온도 중에서>

 

 돌이켜보면 포기하고 싶은 날들이 얼마나 많았으며 또 스스로 체념해 버리곤 상처를 만들어 안으로만 곪아있던 날들은 또 얼마나 많았나. 또는 체념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나라는 아비투스가 만들어진 것도 같았다.

삶은 어찌되었든 별 수 없이 계속 걸어가야 하는 길.

그 길을 가기 위해 희망은 말없는 동반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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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은 아름답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게 되면 안다.

세상은 고통의 바다라는 것을.

 

누구도 존재론적 불안과 균열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우리는 절망이 아니라 모종의 편안을 얻게 된다.

멘토니 지성이니 하는 이들 역시 다들 자신의 존재론적 불안과 균열을 떠안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불안과 균열이 인간 보편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 이는 자신의 불안과 균열 역시 그다지 특별한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되니까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때 느껴지는 평안으로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성인은 씩씩하다. '생산하는 자연' 혹은 '잔여'의 끄트머리라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달리 말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어떤 연결과 마주침의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 보이기 시작할 때 놀라운 깨달음에 도달한다. 가부장적 세계, 자본주의적 세계, 권위적 세계, 국가적 세계, 그 모든 것이 모두 허구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삶의 진실에 직면한 이는 씩씩하게 외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은 잘못되었다고,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이렇게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삶의 진실을 외치는 이는 얼마나 씪씩한가.-p40

지성인은 아름답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게 되면 안다.

세상은 고통의 바다라는 것을.


누구도 존재론적 불안과 균열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우리는 절망이 아니라 모종의 편안을 얻게 된다.

멘토니 지성이니 하는 이들 역시 다들 자신의 존재론적 불안과 균열을 떠안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불안과 균열이 인간 보편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 이는 자신의 불안과 균열 역시 그다지 특별한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되니까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때 느껴지는 평안으로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성인은 씩씩하다. ‘생산하는 자연‘ 혹은 ‘잔여‘의 끄트머리라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달리 말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어떤 연결과 마주침의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 보이기 시작할 때 놀라운 깨달음에 도달한다. 가부장적 세계, 자본주의적 세계, 권위적 세계, 국가적 세계, 그 모든 것이 모두 허구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삶의 진실에 직면한 이는 씩씩하게 외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은 잘못되었다고,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이렇게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삶의 진실을 외치는 이는 얼마나 씪씩한가.-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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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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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작가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선택한 것은 90년대를 풍미한 여성작가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내 젊은 시절의 자화상을 그의 문학을 통해 그릴 수 있어서였다. 6.25전쟁을 겪으며 자본주의의 세례 속에서 경험했을 혼란한 시대상은 90년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 시대를 박완서 작가와 함께 아픔을 공유하며 걸어왔음을 깨닫곤 하였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의 토대위로 수필이라는 문학에 녹여낸 관조적 체험들은 같은 시대를 공통으로 겪으며 느꼈던 아픔을 여실히 드러내어 치유의 이름으로 다가오곤 한다. 90년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박완서 작가와 같은 아픔과 같은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수필이 공통의 문학으로서 분모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시대의 분모위에 각자 자신의 삶은 분자로 열심히 자신의 생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박완서 작가의 수필집은 잊고 있었던 일들을 표표히 떠오르게 하곤 하였다. 삶은 때론 행복의 얼굴도 하고 있지만 비극의 모습으로도 찾아온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때 생리만 멎은 게 아니라 성장도 멎어버린 것 같다.반세도 넘어 전의 추위, 굶주림, 불안, 분노 등 원초적 감각의 기억은 그로 인하여 감기도 걸릴 정도로 현실적인 데 비해 현재 누리고 있는 소비사회의 온갖 풍요하고 현란한 현상들은 그저 꿈만 같다. 번화가의 환상적인 조명, 무수한 한강 다리를 장식한 아름다운 불빛,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로를 은하수처럼 흐르는 차들의 행렬을 바라볼 때는 더 그렇다. 그런 것들이 거기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내가 혼이 빠져 보이는 환상만 같다. 심지어는 내가 소유한 넉넉한 물질이나 약간의 명성 그런 것까지 실제가 아닌 초라한 내가 잠시 현혹된 헛것이지 싶다.-p67

 

누군가의 수필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생을 마주한다는 의미도 된다.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 하여 자칫 가벼운 글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만 붓 가는 대로 쓰기 위해서는 붓에 자신의 삶과 철학을 오롯이 담을 수 있어야만 한다. 자신의 생의 이야기를 글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경지는 문학에서 가장 세련되고 고도의 문장훈련이 필요한 경지이다.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하여 자칫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자신의 생을 담는다는 점에서는 가장 진실된 문학이기에 가장 무거운 장르라 할 수 있다. 박완서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수필은 작가의 삶과 철학이 매우 잘 담겨있는 글이다. 전쟁의 상흔이 미처 가시기전에 찾아온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겪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이북에서 자란 유년시절의 이야기, 영화와 책을 보며 느꼈던 감상들, 늦은 나이에 얻은 작가로서의 명성과 감흥이 여실히 담겨져 있다. 함축된 언어로 쓰이는 시와 허구로 만들어진 소설과는 다르게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서술해간다. 수필의 제재는 그래서 다양하며 무한대이다. 허구의 세계를 상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닌 리얼리티의 삶, 바로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장의 문학이라는 점에서 문학의 장르에서 가장 진실하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세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내 생애의 밑줄은 유년의 회상과 노년에 이르러서의 감상, 개인의 사색들로 이루어져 있고, 독서를 통하여 얻은 사유는 책들의 오솔길에 담았다. 마지막 한 편에는 그리움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고인들을 위한 전상서가 쓰여 있다. 읽으면서 박완서 작가와 시대차가 많이 나는 줄만 알았는데 2002 월드컵에서 감동받은 소회와 북한에 소를 몰고 간 정주영 회장 이야기 부분은 시대를 함께 하고 있었다는 공통의 분모를 발견한 듯 했다. 최근 레이몬드 카버의 『대성당』을 읽었는데 박완서 작가의 독후감으로 되새김하는 소설이야기는 더 마음에 와닿는다. 그 가운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화목하고 유복하기까지 한 사회적으로나 학벌로나 탄탄대로만을 걸어온 가족들에게 닥친 불행을 이야기하면서 ‘아직까지 그에게 어떤 쓰라린 경험도 없었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앞으로 닥칠 불행에 대한 치명적인 예감’ 이라는 표현이 하는 부분이 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체험한 세대들은 불행이라는 전조, 삶에서의 치열함, 살아가는 처절함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모든 것이 풍족하고 평화로운 나날에는 권태와 게으름, 정신적 빈곤에 취약해 현대인들은 모두 우울증이라는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내게도 해당되기에 명치를 바늘로 찌르듯 ‘치명적인 예감’이라는 표현에 한동안 꽂혀있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가정에 찾아온 ‘치명적 예감’과도 같은 불행은 아들의 여덟 번째 생일날 주문한 케잌을 찾아오기도 전에 죽어버린 아들의 교통사고였다. 케잌을 찾아가지 않는 부부에게 화를 내는 빵장수, 그러나 사실을 알고 나서 사과의 의미로 내민 롤빵과 따뜻한 차. 삶이 때때로 잔혹한 얼굴을 하고 찾아올지라도 공감과 위로를 서로에게 건네는 것으로 삶은 더욱 가치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박완서의 수필집은 삶이라는 공통의 분모위에 써내려가는 공감과 위로의 문학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는 삶, 공통의 이야기이다.

 

삶이란 존엄한 건지, 치사한 건지 이 나이에도 잘 모르겠다.-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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