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벌게 하는 23가지 방법 - 어떤 상황에서도 재산이 불어나는 맞춤형 투자법
우용표 지음, 김연주 감수 / 스몰빅인사이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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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는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던 주식장이 폭락하고 있다. 백신과 관련된 제약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연일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으나, LG화학의 분사와 LG전자가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관련 섹터들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백신과 치료주에 쏠렸던 주린이들은 폭망직전이다. (나역시도...) 주식을 시작한지 일 년간 매번 주식섹터의 변화로 인한 폭락과 상승을 경험할 때마다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는 걸 실감하곤 한다. 그렇다고 폭락한 주식이 다시 올라가지 않지는 않다. 삼성중공업을 3월에 매수를 하고는 손절라인을 잡지 못해 반토막이 났었지만, 12월에 원금의 10프로라는 반전의 기회를 맞아 익절하였다. 경제가 순환하는 것처럼 주식은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오르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주식이 오르기를 마냥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 좀 만만해진다 싶을 때 가장 힘든 시련을 주는 것이 주식인 것 같다.

 

재테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영원히 오르는 것도 영원히 내려가는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P6

 

유투버나 리딩방에서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차트분석이 가장 중요하다며 차트를 가지고 종목을 선정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보곤 한다. 하지만, 차트 분석으로만 종목을 선정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주식은 경제 흐름과 함께 움직이는 생물이다. 아무리 고수라해도 차트분석만으로 종목을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식을 하려면 경제 공부를 해야하며 각 섹터에 맞는 종목들을 보는 눈을 키워야한다. 내일이 어찌될지 모르는 것이 주식의 생리다. 예측을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경제의 흐름이고 돈이 쏠리는 곳이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종목선정이다. 어떤 종목에 얼마나 투자를 하고 어떤 종목에 대해서 장기투자를 할 것인지 단기투자를 할 것인지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제공부는 필수이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벌게 하는 23가지 방법’과 같은 책은 필수적인 과목이라 할 수 있다. 재테크의 책은 부자로 향하는 알고리즘과 같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이 책 안에 담겨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재테크 불변의 법칙 4가지와 투자로 펀드와 주식과 부동산 투자외의 대체 투자로 돈 버는 법이 실려 있다. 부록으로는 재테크를 공부하기에 적합한 저자의 추천 도서도 실려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유익하다. 평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경제 용어와 주식과 관련된 기초 용어들 정리가 무척 잘 되어 있다. 주식이 잘 풀리지 않으을 때  읽어보며 마음 독려하기 딱! 좋은 책이다.

      

<윌리엄 오닐의 19가지 투자 실수>

1. 손실이 적고 감수할 수 있는 시점에 빠르게 손절매를 하지 않는 것

2. 주가가 하락하는데 물타기를 해 비극적인 종말로 치닫는 것

3. 평균매입단가를 높이기보다 낮추는 것

4. 고가주식을 소량매수하기보다 저가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것

5. 주변의 말이나 루머에 솔깃하거나 시장전문가 의견을 듣고 주식을 사는 것

7. 배당금 욕심 혹은 단지 낮은 PER에 현혹돼 이류 주식을 하는 것

8. 주식 선정기준이 없거나 안목이 없어 처음부터 주식을 고르지 못하는 것

9. 낯익은 전통기업 주식만 매수하는 것

10. 좋은 정보와 훌륭한 조언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따르지도 못하는 것

11. 차트 활용 없이 신고가 종목의 매수를 두려워하는 것

12. 떨어지는 주식은 붙잡으면서 오르는 주식은 조금만 이익나면 쉽게 파는 것

13. 세금과 수수료를 너무 걱정하는 것

14. 주식매수 후 언제 어떤 상황이 되면 그 주식을 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15.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좋은 주식을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 못하는 것

16. 단기 고수익을 노려 선물과 옵션에 과도하게 집중투자하는 것

17. 시장가격에 거래하지 않고 매매주문 때 미리 한계를 정해 예약 주문하는 것

18.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결정하지 못하는 것

19. 주식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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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저블 - 빈털터리 청년 백수에서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안드레스 피라 지음, 이경식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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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누구나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다. 후회도 많고 반성도 들고 항상 2프로 부족한 삶을 살아간다. 삶이라는 것이 나이에 따라 숙성되어 발효되어 좋은 것만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늘 부족하고 어리석음을 마주해야 한다는 건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 같은데 늘 제자리인 느낌도 그렇고.. 그래도 위안이라면 2020년에 평생 다닐 직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직장을 갖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고 결국은 해내었다는 것이다. 나이들어  공부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건 경제문제였다. 돈을 벌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은 당연했고 나도 모르게  남들과 비교하며 피해의식이 절로 생겨났다. 이는 자기비하와 우울함을 키워냈고 종종 좌절과 절망이라는 늪에 빠져 헤어나질 못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가느다란 희망하나로만 버텨내는 날들이었다. 암울해질 때마다 성공의 열망 하나만 바라보았던 것 같다.

 

 젊었을 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경험해 보니 나이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나이 들어 돈이 없으니 나이듦의 가난은 모든 면에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새삼 나이들어 고생은 절대 할 것이 못된다는 것을 깨우쳤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직장에 자리잡자마자 부자되는 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건 내 삶을 위해서 또 내 가족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었다.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인즉슨 가난은 오로지 자신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부자는 철저하게 개인의 영역이며 의지에 달려있다. 절대 타인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이다. 이 책 『체인저블』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은 빈털터리 백수 청년이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시각화하여 자기암시 즉 자기 스스로에게 최면화를 거는 거였다. 이 방법은 모든 성공을 위한 비법으로 동일하다. 지나가다 우연히 본  광고채널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받길 원하십니까.' 라는 말처럼 자기자신에게 먼저 소원이 무엇인지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그 소원을 바탕으로 목표를 잡고 행동을 변화하고 성공에 대한 열망을 키우는 것이 가난에 빠진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한다. 성공을 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거나 반드시 부자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다섯 가지 문장

 

“나는 온전하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부자다.”

“나는 남을 잘 돕는다.”

      

하라, 되어라, 가라, 가져라‘의 법칙

◎부와 무제한의 기회를 당신 인생으로 끌어당기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라.

당신의 미래가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 되어라.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라.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목표를 향해 가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을 가져라.

 

 

 

 

자기 마음의 힘으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생각과 행동을 바꿔라. 그러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놀라움 속에서 깨달을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가장 멋진 선물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니 아무래도 못 할 것 같다고 의심하지도, 지레짐작하지도 말라. 그런 생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당신이 주인이 되어서 자기 마음을 통제하라. 그러면 상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 말이다.

언제나 인생을 최대한 풍성하게 살라. 그러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행복을 가져다준다. 손을 뻗어서 행복을 잡기만 하면 된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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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를 읽으면 주식투자가 쉬워집니다
박지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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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주식투자를 한 후 실패한 경험으로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책을 읽으며 개미불패란 말을 가훈처럼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주식재미에 빠진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무대뽀로 주식을 하였던 과거 주린이 시절을 반성하고 다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하였다. 요즘은 주말이나 공휴일이 싫을 정도로 주식장이 열리는 날만 좋다.  늘 실패를 하고 살았던 예전에는 주식을 지금처럼 공부를 한다거나 기본적인 지식을 알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워낙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서 공부를 하고자 마음먹으면 차트 읽는 법이나 타인의 실패 경험담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시대다. 한 유명 유투버는 주식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 따르는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억을 벌었다가 다시 깡통이 되어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경험을 말하기도 한다. 지금은 실패를 발판삼아 주식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연구의 연구를 거듭하여 손실도 복구하고 하루에도 수억을 버는 주식 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그가 하는 말은 주식 3년차에 차트분석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차트 읽는 것만 공부를 하였는데 결과는 미비하였고 주식 10년차 되어서야 차트나 기업 분석, 기술적 분석 이런 모든 것보다 재료, 즉 경제기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경제기사를 읽으면 주식투자가 쉬워집니다』이 책은 찐고수만이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고 느끼는 건 이럴 때이다. 남들은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을 이런 책 한 권으로 넘어지거나 깨지거나 다칠 필요없이 배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

 

 

주식은 정말 재미있다. 매일 아침 눈을 떠서 경제 뉴스를 들으면 괜히 머리가 총명총명해지는 기분이 들고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여 다리 하나 걸친 느낌으로 자부심이 든다. 그닥 똑똑하고 스마트한 사람은 아니지만 주식을 하며 얻은 자기만족만으로도 주식을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종이로 읽는 신문기사는 선호하지 않기에 저자가 경제신문을 읽는 노하우만 새겨 들으려 한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뉴스 읽기이다. 뉴스 한 줄로 상한가와 하한가의 등락폭이 몇 시간안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시장이니 경제기사는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과 기본 경제 용어설명과 코로나 향후 시대흐름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던 지혜의 보고였다.

 

Q. 저는 그래도 아직 주식투자가 두려운데요?

A. 누구나 원금 손실은 두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정도 수익을 보겠다''어느 정도 손실이 나도 참아 보겠다'라는 기준점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투자를 시작하세요. 투자를 두려워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답니다.

투자를 저축처럼 익숙한 방법으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적금처럼 소득에서 아낀 돈으로 투자를 적립식으로 해나가는 것이죠. 돈을 벌어서 아끼고 불리는, 이 당연한 패턴이 편해지실 떄까지 반복해보세요. 지루해보일 수 있지만 이것만큼 유혹에 빠지지 않고 확실한 방법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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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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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작가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선택한 것은 90년대를 풍미한 여성작가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내 젊은 시절의 자화상을 그의 문학을 통해 그릴 수 있어서였다. 6.25전쟁을 겪으며 자본주의의 세례 속에서 경험했을 혼란한 시대상은 90년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 시대를 박완서 작가와 함께 아픔을 공유하며 걸어왔음을 깨닫곤 하였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의 토대위로 수필이라는 문학에 녹여낸 관조적 체험들은 같은 시대를 공통으로 겪으며 느꼈던 아픔을 여실히 드러내어 치유의 이름으로 다가오곤 한다. 90년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박완서 작가와 같은 아픔과 같은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수필이 공통의 문학으로서 분모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시대의 분모위에 각자 자신의 삶은 분자로 열심히 자신의 생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박완서 작가의 수필집은 잊고 있었던 일들을 표표히 떠오르게 하곤 하였다. 삶은 때론 행복의 얼굴도 하고 있지만 비극의 모습으로도 찾아온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때 생리만 멎은 게 아니라 성장도 멎어버린 것 같다.반세도 넘어 전의 추위, 굶주림, 불안, 분노 등 원초적 감각의 기억은 그로 인하여 감기도 걸릴 정도로 현실적인 데 비해 현재 누리고 있는 소비사회의 온갖 풍요하고 현란한 현상들은 그저 꿈만 같다. 번화가의 환상적인 조명, 무수한 한강 다리를 장식한 아름다운 불빛,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로를 은하수처럼 흐르는 차들의 행렬을 바라볼 때는 더 그렇다. 그런 것들이 거기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내가 혼이 빠져 보이는 환상만 같다. 심지어는 내가 소유한 넉넉한 물질이나 약간의 명성 그런 것까지 실제가 아닌 초라한 내가 잠시 현혹된 헛것이지 싶다.-p67

 

누군가의 수필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생을 마주한다는 의미도 된다.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 하여 자칫 가벼운 글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만 붓 가는 대로 쓰기 위해서는 붓에 자신의 삶과 철학을 오롯이 담을 수 있어야만 한다. 자신의 생의 이야기를 글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경지는 문학에서 가장 세련되고 고도의 문장훈련이 필요한 경지이다.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하여 자칫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자신의 생을 담는다는 점에서는 가장 진실된 문학이기에 가장 무거운 장르라 할 수 있다. 박완서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수필은 작가의 삶과 철학이 매우 잘 담겨있는 글이다. 전쟁의 상흔이 미처 가시기전에 찾아온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겪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이북에서 자란 유년시절의 이야기, 영화와 책을 보며 느꼈던 감상들, 늦은 나이에 얻은 작가로서의 명성과 감흥이 여실히 담겨져 있다. 함축된 언어로 쓰이는 시와 허구로 만들어진 소설과는 다르게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서술해간다. 수필의 제재는 그래서 다양하며 무한대이다. 허구의 세계를 상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닌 리얼리티의 삶, 바로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장의 문학이라는 점에서 문학의 장르에서 가장 진실하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세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내 생애의 밑줄은 유년의 회상과 노년에 이르러서의 감상, 개인의 사색들로 이루어져 있고, 독서를 통하여 얻은 사유는 책들의 오솔길에 담았다. 마지막 한 편에는 그리움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고인들을 위한 전상서가 쓰여 있다. 읽으면서 박완서 작가와 시대차가 많이 나는 줄만 알았는데 2002 월드컵에서 감동받은 소회와 북한에 소를 몰고 간 정주영 회장 이야기 부분은 시대를 함께 하고 있었다는 공통의 분모를 발견한 듯 했다. 최근 레이몬드 카버의 『대성당』을 읽었는데 박완서 작가의 독후감으로 되새김하는 소설이야기는 더 마음에 와닿는다. 그 가운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화목하고 유복하기까지 한 사회적으로나 학벌로나 탄탄대로만을 걸어온 가족들에게 닥친 불행을 이야기하면서 ‘아직까지 그에게 어떤 쓰라린 경험도 없었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앞으로 닥칠 불행에 대한 치명적인 예감’ 이라는 표현이 하는 부분이 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체험한 세대들은 불행이라는 전조, 삶에서의 치열함, 살아가는 처절함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모든 것이 풍족하고 평화로운 나날에는 권태와 게으름, 정신적 빈곤에 취약해 현대인들은 모두 우울증이라는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내게도 해당되기에 명치를 바늘로 찌르듯 ‘치명적인 예감’이라는 표현에 한동안 꽂혀있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가정에 찾아온 ‘치명적 예감’과도 같은 불행은 아들의 여덟 번째 생일날 주문한 케잌을 찾아오기도 전에 죽어버린 아들의 교통사고였다. 케잌을 찾아가지 않는 부부에게 화를 내는 빵장수, 그러나 사실을 알고 나서 사과의 의미로 내민 롤빵과 따뜻한 차. 삶이 때때로 잔혹한 얼굴을 하고 찾아올지라도 공감과 위로를 서로에게 건네는 것으로 삶은 더욱 가치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박완서의 수필집은 삶이라는 공통의 분모위에 써내려가는 공감과 위로의 문학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는 삶, 공통의 이야기이다.

 

삶이란 존엄한 건지, 치사한 건지 이 나이에도 잘 모르겠다.-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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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사색하는 시간
이창익 지음 / 인간사랑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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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흰머리와 주름살을 지녔다는 것이 그가 오랜 시간을 살았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되진 않는다. 그는 오랜 시간을 살았던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랫동안 존재했던 것이다.”-p115

 

우리는 이분법을 너무 좋아한다. 좋음과 나쁨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다보니 삶에도 좋은 삶과 나쁜 삶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하려고 한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에도 좋은 죽음과 나쁜 죽음을 말하기도 한다. 과연 삶과 죽음 앞에서 좋음과 나쁨의 잣대가 정녕 타당한 것인지 모르겠다.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이고, 삶 역시도 그저 삶일 뿐, 좋음과 나쁨은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근래에 회자되는 웰다잉이라는 말도 그렇다. 문자그대로 좋은 죽음,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맞부딪히게 되는 죽음의 모습은 웰다잉과 거리가 멀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의 과정 없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바이러스 공포를 경험한 바로는 웰다잉이라는 말자체가 얼마나 공허한 메아리인지를 떠올려보게 된다. 이제 죽음은 도처에 널려있으며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죽음의 공포는 그 어떤 말로도 대처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드 가운데 「워킹 데드」란 영화가 있다. 죽었지만 살아있는 시체들이 세계를 가득 메우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좀비와 싸우다가 장렬히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이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죽여야만 하는 고통에 괴로워한다. 살아있어도 죽은 자이며 죽었어도 살아있는 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인간의 책무이다. 죽음이 도처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을 때 삶이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살아남은 사람들은 오로지 살기 위해서만 투쟁한다. 지속되어야만 하는 우리네 삶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잘 죽는 웰다잉보다 웰리빙 즉 잘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바우만에 따르면, 근대 이후의 세계에서 잘게 분해하여 행복이라는 무수한 ‘작은 불멸성’으로 해체하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삶의 끝에 자리하는 천국의 환희를 기대하기보다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쾌락과 환희, 즉 웰빙에 몰두한다. 삶의 끝에 놓인 불확실한 천국을 갈구하기보다 삶의 매 순간에서 ‘작은 천국’을 건설하고자 한다. 바우만은 이러한 현상을 ‘불멸의 죽음’으로 개념화한다.

    

 

    

 

 

인간에게 죽음은 ‘탄탈로스의 바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탄탈로스의 머리 위에 매달린 채, 언제 허공에서 떨어져 탄탈로스의 머리를 박살낼지 알 수 없는 이 바위로 인해, 탄탈로스는 감히 신의 음식을 먹지 못한다. 아마도 제우스는 탄탈로스의 오만함을 징벌하기 위해 머리 위에 바위를 매달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바위는 인간과 신의 건널 수 없는 경계선을 의미한다. 탄탈로스는 바위의 추락을 감수하지 않는 한, 신의 음식에 손을 댈 수 없다. 신처럼 살려면 탄탈로스는 신들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음식에 손을 대는 순간 바위가 떨어질 것이다. 신처럼 살려고 하는 순간 탄탈로스는 인간으로서 처참한 죽을 맞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죽음은 항상 신과 인간의 차가운 경계선을 알려준다.-p125

 

『죽음을 사색하는 시간』은 죽음에 대한 학문적 서사이다. 현대를 압도하게 지배하고 있는 죽음의 시간들에 대하여 사유의 문을 열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죽음이라는 유한성으로 인해 삶이 더 가치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어쩌면 똑같이 시한부 인생을 걸어가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화두가 아닐까한다. 신이 될 수 없었던 탄탈로스의 숙명처럼 무한한 시간 앞에 던져진 인간의 유한한 삶의 운명은 바위에 깔리지 않으려 애쓰는 탄탈로스 같은 것이 아닐까. 이런 고통에서 그저 살아내는 것, 이제 우린 웰다잉이 아닌 웰리빙을 외쳐야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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