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마음의창

인류 최초로 대기권 밖을 여행한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한눈에 보이는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 하늘에 신은 없었다.˝
반면에 아폴로 12호를 탑승했던 미국의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은 이렇게 말했다지요.
˝저 멀리 지구가 오도카니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설명 없이도 느낄 수 있었다.˝

미셀 투르니에는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끼는 차이는 사람들마다 마음의 창窓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리창도 닦아야 빛을 발하고 깨끗해지는 것처럼 마음의 창 또한 그렇다.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의미와 자연에서 전해주는 것들에서 감동 받는 훈련을 해야 한다. 삶에서 감동 받지 못하는 사람은 삶에서 늘 부정적인 것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긍정할 줄 모른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시이불견 청이불문 (視而不見 聽而不聞)-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가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가 않고, 맛을 봐도 그 맛을 모른다.

핑크를 무척 좋아하는 왕이 있었다. 궁궐의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바꾸지만, 정작 구름과 태양, 나무를 핑크로 바꾸지 못하자 고민에 빠졌다. 지나가는 현자에게 고민을 말하니 현자는 왕에게 핑크색 안경을 만들어주고 떠난다. 핑크 왕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핑크로 보이자 무척 흡족해 했더란다. 자아라는 마음의 창은 자신이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나에게 어떤 안경을 씌울 것인지조차 내 마음의 창에 의한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꼭 그만큼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용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淸隱청은 >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없는 그자리》

6년 전 리뷰인데
왜 오늘 쓴 것처럼
내 맘이 읽혀지지?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보처럼 살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알라딘에 엄청난 다독가가 있었다.
매번 서재 달인 1위에 오르시는 분이었는데
그분은 친절하게 내 글에 늘 공감을 눌러주시곤 했다.
댓글에 답할 시간은 없었지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더랬다.
한동안 보이지 않으시길래
비록 익명으로 소통하는 처지였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으로는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곤 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비보를
알라딘 서재의 글을 통해 알게 되자
머리속이 멍해졌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이
익숙지 않아서인지 마음이 먹먹해진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그곳에서도 그토록 좋아하시던
책과 함께 하시길요.
안녕 ‘그장소‘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9-01-13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3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문
#부치지 못한 편지가 가슴 아픈 이유

가장 잊히지 않는 로맨스 영화를 꼽으라면 나는 언제나 『원데이』를 꼽는다.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는 재미로 사는 덱스터에게 유일한 친구 엠마. 덱스터와 엠마는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넘어서지 않은 채 그저 그런 관계를 유지해 간다. 그러나, 둘은 마치 커다란 원이 잃어버린 작은 조각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덱스터의 망가진 삶 저편에 항상 엠마가 기다리고 있다. 덱스터가 결혼을 하고 딸을 낳고 이혼을 하는 동안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채워가는 엠마는 늘 그렇듯이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만이 전부인 것으로 삶을 채워간다. 늘 방황만 일삼던 덱스터에게 변함없는 엠마의 사랑은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던 덱스터를 변화시키게 하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오랫동안 평행선만 그리던 두 사람은 서로의 선을 구부려 사랑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그러나, 엠마에게 예고없이 찾아온 불행은 덱스터에게 또다른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준다.

사랑했던 그 순간도
사랑하던 그 시간도

영화는 엠마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며 힘든 언덕을 오르는 덱스터의 회상으로 끝이 난다.
마치 구름 뒤에 숨어있는 해의 모습이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처럼, 엠마의 죽음으로 철저히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았던 덱스터는 엠마가 죽음으로써 그제서야 세상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여는 것으로 남은 생을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채운다.

여기서 원더풀 커플의 아름다움이 있다. 전혀 다른 두 사람, 덱스터와 엠마의 사랑을 통해 전혀 다르지만 둘의 사랑은 하나라는 것이다. 엠마의 소극적이고 어리숙함을 이해하지 못했던 덱스터는 엠마가 죽고 난 뒤에야 그녀의 숭고한 정신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성복 시인은 자신이 사랑한 여인에게 매일 편지를 쓰면서도 그녀가 자신의 사랑고백이 담긴 편지가 도착하기 전의 평온함까지 질투한다.

겨울산은 위험하다. 비가 눈이 되어 얼어붙어 있는 등산로도 위험하지만, 나무에서 떨어지는 비가 되어 떨어지는 눈의 무게는 일반적인 비의 무게보다 더 무겁다. 쩍하고 떨어지거나 후두둑 떨어지는 비의 무게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비가 화가 나면 얼마나 무서워지는 줄 모르는 사람이다. 비의 무게도 경험하지 못하였다면 한 시인이 사랑의 무게에 힘겨워 쓴 『잘 있지 말아요』 조차 이해하지 못할 무게이다.

한 시인이 사랑하는 이에게 애절한 편지를 쓴다.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편함이 가득 차도록 우체부가 오지 않자, 시인의 편지는 바람에 날려 남의 집 담벼락에 붙거나 아이들이 종이비행기로 변신하여 허공을 날아다닌다. 그걸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만 애가 탄다. 그래서 또 편지를 쓴다. 잘 있지 말라고..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이성복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처럼 애상에 잠겨 있는 수많은 말들. 아무리 상대가 밉다 하여도 잘 지내라는 인사를 미덕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시인은 제발 자신의 고통과 슬픔과 편지가 닿기 전의 애절함까지 합하여 잘 있지 말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반어법과는 다르다. 사랑의 반어법이라는 것은 마음과는 다른 표현을 말함이니 시인은 잘 있지 말아요, 대신에 제발 잘 있어 달라는 언어로 파생되어 각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알랭 바우디는 사랑을 둘의 경험이라 말한다. 둘의 경험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서로에게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도처에 있다. 그러나, 내 삶에 개입되는 하나의 사건으로서 유일하게 ‘나‘의 경험과 나만이 주인공일 수 있는 사랑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둘 만의 경험이 사랑이라 한다면, 나와 상대 외에는 절대 눈에 들어오지도 , 들어 올 수도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엠마의 지칠 줄 모르던 사랑이, 이성복 시인의 닿지 못하는 편지는 그래서 가슴 아프다.

이와 비슷한 대중가요도 있다. 엠씨 더 맥스의 행복하지 말아요라는 노래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외친다. 제발 행복하지 말라고,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절대 미워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건 사랑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이기적인 반어법, 잘 있지 말아요의 또다른 표기법이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인문
#동화처럼
#목련후기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한다. 음악을 듣다가 문득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이 떠올랐다.
김경욱의 『동화처럼』에는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이 사랑이라는 접점을 향하는 과정을 그린다. 엄마의 괴팍한 성격으로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 장미와 아버지의 인색함 아래 우울하게 자란 명제. 그런 둘이 만나 사랑을 했다. 결혼까지 했지만, 사소한 말다툼으로 이혼을 하고, 다시 만나 사랑하고, 다시 또 이혼을 한다. 둘은 매번 실패했고 매번 다시 사랑을 했다.
이 둘의 사랑은 결혼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동화 같은 꿈으로 이루어지지만 매번 부딪히는 현실의 힘겨움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헤어진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헤어지고 오해가 풀리면 다시 사랑을 하고 이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세 번째 결혼하는 것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이후에 이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사랑은 전혀 다른 타자가 내 안에 들어오는 일이다. 이때 타자는 내 안에 타자의 짐을 짊어질 수 있을 정도의 나를 키워낸다. 장미와 명제는 두 번의 이별을 통해 타자를 위한 짐을 짊어지는 방법을 배워간다. 처음에는 미성숙한 어린 아이와도 같았던 이들은 세 번째의 만남에서야 서로를 향한 이상의 파편을 깨고 사랑의 현실을 받아들인다. 사랑은 전혀 다른 한 사람을 통해 타인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일이며 그 일은 상대의 무거운 짐도 같이 짊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간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단순하고 유쾌한 필치의 소설이면서도 사랑과 결혼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보기에 충분했던 소설로 기억된다. 우리가 이상적이라 말하는 아름다운 사랑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엔딩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나‘를 내려놓고 타자의 짐을 같이 들어줄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복효근, <목련 후기>

장미와 명제의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성, 타자의 짐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사랑이 이루어 질 수 있음을 말한다. 그래서 시인 복효근은 사랑을 호되게 앓아보라 한다. 호되게 앓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쉽게 잊을 수 있는 상처는 사랑이 아니었음을, 목련꽃의 아름다움만큼이나 지는 모습은 그에 못지않게 지저분하며 순백의 눈이 지닌 순수함만큼이나 질척이어야만 하는 것이 순리이며 진정한 사랑은 그것조차 사랑해야 한다는 순정함의 표현이라는 것을. 사랑에 쿨함이란 존재하지 않는 단어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