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열린 책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시아 벌린. 1936년생 그녀의 이력을 읽어보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일생 동안 이렇게 국내외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사는 경우가 흔하지 않을 뿐 더러, 스물 한살에 첫 결혼을 했으나 남편에게 버림받고 이후 세번의 결혼, 싱글맘으로 네아들 부양을 위해 대학교수에서 청소부, 간호보조원을 넘나들며 일을 했다고 한다. 건강하기라도 했어야할텐데 그렇지도 못했다. 선천적 척추옆굽음증으로 평생 고생했으며 알콜중독을 달고 살다가 겨우 극복하지만 말년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했고, 암으로 투병하다가 2004년 세상을 떠났다. 네 아들 키우며 밤마다 틈틈이 썼다는 단편들 속에 그녀의 이런 일생이 녹아들어가있다.

평생 77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는데,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는  77편 중 43편이 『청소부 매뉴얼』에, 22편은 이 책 『내 인생은 열린 책』에 번역되어있다.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에 22편의 작품이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공통적 요소를 보이고 있다. 단편 마다 자주 등장하는 장소가 있고 인물이 있고 직업이 있고 환경이 있다는 것을 읽다보면 지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 작품에선 어떤 인물이 작가의 분신일까 찾아보기도 하면서.

글은 그렇게 어둡지고 무겁지도 않았다.

 

첫번째 작품 <벚꽃의 계절>은 벚꽃처럼 화사한 인생의 한 시기를 그린 것이 아니다. 흠 잡을데 없지만 매일 되풀이 되는 아내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아내의 말에 매번 똑같이 반응하고 대답하는 남편이 아내의 단조로운 일상에 기여하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남편의 지루한 일상이기도 하다. 내용은 좀 다르더라도 본인의 현재 지루한 일상과 오버랩된다고 느껴 읽으면서 공감하는 독자가 적지 않았을 작품이다.

<아내들>은 한 남자를 차례로 남편으로 두었던 자매가, 함께 앉아 그 남자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들이라는 게 포인트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동네 부랑아들이 시키는 일을 하여 돈을 벌어오고, 귀한 돈을 벌어왔으니 칭찬을 받으리라는 아이들다운 예상과 달리 그것을 안 어른들로부터 돌아오는건 매질과 기도였다는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까지 읽으면 이제 서서히 작가의 스타일에 대해 감을 잡는다. 짧은 이야기 속에 어떤 강렬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이야기 자체를 쓰는게 중요했다는 것을. 뒤에 나오는 더 짧은 단편 <흙에서 흙으로>나 <이별 연습>에서는 더 두드러지는데, 이 이야기가 의미하는 것이 무얼까 생각하다가 결국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라는 저자의 말을 한번 더 되새기면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가하면 <여름날 가끔> 처럼 글이 아니라 그림, 풍경 같은 작품도 있다.

<순찰: 고딕풍의 로맨스>의 마지막 부분은, 상황은 어딘지 안전해보이지 않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골목에서 순찰중인 야간방범대원은 "순찰이오, 안전합니다." 라고 외치는 것이 들려오는 것으로 맺는다. 야간방범대원의 외침을 '어둠을 청중 삼아 노래를 불렀다'는 문장으로 표현한 것도 자꾸 읽어보게된다.

<양철지붕 흙벽돌집>은 집을 내세워하는 인생 이야기이다. 아무 의미없고 쓸데 없는 것 같은 하루가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되고, 그 흔적은 살아 있지 않은 것들 가령 집, 도로, 벽, 흙 같은 것에 남는다.

<낙원의 저녁>은 이 책의 원서가 책 제목으로 채택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본이 <내 인생은 열린 책>을 책의 대표 제목으로 내세운 반면 원서는 <낙원의 저녁>을 책 제목으로 했다. 심각하지도 진지하지도 않고 여흥과 오락만 존재하는 듯한 멕시코의 그 호텔을 '낙원'이라고 부른다. 너무나 많은 인물들을 등장시켜, 짧은 분량이라도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멕시코의 아카풀코가 배경인 <환상의 배>는 앞의 <낙원의 저녁>의 호텔 대신 마을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내 인생은 열린 책>에서 '열린 책 (open book)' 이란, '쉽게 알수 있는 사람이나 물건 (a person or thing that is easy to learn about and understand)'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사람의 인생이 사실과 상관없이 다수의 다른 사람들의 예측과 바램대로 해석되고 결론지어 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루브르에서 길을 잃다>는 작가의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간 단편 중 하나가 아닌가 하여 개인적으로 여기 실린 스물 두편 중 특히 더 꼽고 싶은 작품 중 하나인데, 죽음에 대한 사유가 들어가 있다.

죽음을 알아차린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파리에서 죽음을 알아차리는 일이 생겼다. 나는 죽음이 어떻게 엄습하는지 보았다. (318쪽)

아버지와 애인, 어머니를 차례로 잃은 후라는 시간적 상황과 제목의 '길을 잃다'가 중의적이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담배를 피우면서 행인들을 구경하는 중에 내가 잠을 알아차렸듯이 죽음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사람은 죽을 때 죽음을 의식할까? 죽음이 자기를 데리러 온 순간을 의식할까? 스티븐 크레인은 죽어가는 자리에서 그의 친구 로버트 바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쁘지 않아. 잠이 오지. 그리고 아무래도 좋다는 식이 돼. 내가 과연 어느 세상에 있지? 하는 비몽사몽간의 경미한 불안감이 있을 뿐이야." (326쪽)

정말 그럴까?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뒤이어 <그늘>과 <초승달>로 이어진다. <그늘>은 투우장에서 소의 운명과 한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대비하여 그리고 있다. 제목이 그늘이라는 것, 마지막 문장에서 사람들이 환호와 함께 던지는 장미, 카네이션, 모자에 의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그늘 묘사가 여운이 남는다.

여기 실린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단편임에도 매번 적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이들이 모두 이야기에 기여할 필요는 없어보이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진행시키는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각 인물들에 대한 묘사, 대화, 상황, 장소 설명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직접 경험하고 쓰지 않으면 못썼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작가는 인물들의 심리를 직접 묘사하기 보다 여러 인물들의 등장을 통해, 그리고 이들이 빚어내는 부대 상황 묘사로써 심리 묘사를 대신하는 방법을 선호하지 않았는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최근 영화화하고 있다는 그녀의 다른 책 『청소부 매뉴얼』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네 아이 재우고 밤을 밝히며, 아마도 술을 홀짝거리며,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7-16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17 0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7-1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으면서
아이 넷을 키우며 살았군요. 저 같으면 못 살 것 같은데 작가로 글도 쓰고
인간 참 강하면서도 위대한 것 같습니다.
<청소부 매뉴얼>이 영화화 되는군요.
갠적으로 미국문학은 호불호가 심해서 선뜻 선택하기가 그렇긴 합니다.

hnine 2020-07-17 05:19   좋아요 1 | URL
아이들 교육에 꽤 신경을 많이 썼던 것으로 보여요. 이 책 뒤에 아들이 쓴 회고문도 있고 소설 속에도 드러나지만 잘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였고 학교 수업, 진학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엄마는 강하죠 ^^
이 책 저도 광고를 보고 선택하게 되었어요. 국내외 유명작가들이 추천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미국문학 저도 좋거나 싫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장편보다 단편을 더 선호하기도 하는데 거기엔 번역의 영향도 큰 것 같아요.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이 작가의 일생을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다양한 삶을 살았더라고요.

바람돌이 2020-07-1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멋지네요. 전 어쩐지 표지가 멋지면 읽고싶더라구요. ㅎㅎ

hnine 2020-07-17 05:22   좋아요 0 | URL
외국 화가 중에 비슷한 풍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 화가 그림인가 하고 봤더니 의외로 국내 화가의 그림이더라고요. 외롭고 쓸쓸해보이는 그림이지요. 그림자가 화면에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도 그림의 분위기를 더하고요. 원본 표지는 저렇지 않아요. 책 제목도 다르고요. 우리나라가 마케팅을 잘 하는건가요? ^^
 
테이크 미 위드 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이은숙 옮김 / 세종서적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겁지 않은 내용이면서 어느 정도 지명도는 있는 작가의 책, 힘들이지 않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 그러고도 여운과 감동을 남길 수 있는 책, 특히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책이다. 번역도 자연스럽다.

<트레버>라는 전작으로 유명한 작가라는데 읽어보진 못했고, 언젠가 라디오 프로그램인지 팟캐스트에서였는지 평론가가 적극 추천하는 것을 듣고 보관함에 담아 놓았던 책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과학선생님으로 있는 오거스트는 열아홉살 아들을 부인이 음주 후 운전하는 차에 교통사고로 잃는 일을 당했다. 그 일로 부인과도 헤어지고, 아무 낙도 의욕도 없는 생활을 해오고 있는 중, 아들의 유해를 생전에 아들과 가기로 계획했었던 옐로스톤에 뿌려주려는 목적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해 캠핑카를 몰고 옐로스톤을 향해 여정을 시작한다. 가던 도중 차가 고장을 일으키고, 차가 수리될때까지 한 정비소에 머물게 되는 장면으로 첫페이지가 시작된다. 나중에 오거스트는 정비소 사람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제안을 받게 되는데, 이 사람이 곧 감옥으로 90일을 지내러 가야하는데 그 동안 12살, 7살된 자기 아들들을 돌봐줄 곳이 없으니 오거스트 보고 옐로스톤엘 데리고 함께 여행을 가달라는 것이다. 대신 캠핑카 수리비는 받지 않겠단다. 오거스트는 생판 모르는 사람의, 생판 모르는 두 아이들을 책임지고 여행에 데려갈 상황이 아니었고 그러고싶지 않았지만 결정을 내려야 할 마지막날 짐가방을 다 챙겨들고 오거스트의 결정만 기다리고 서있는 두 아이들을 보는 순간 충동적으로 허락을 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세 사람의 로드트립이 시작된다. 12살 세스는 애어른. 지나칠 정도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조심하는 반면 7살 헨리는 언제부터인가 말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아이이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옐로스톤까지 여행을 할 것인가. 서로 어떤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500여쪽으로 책도 꽤 두툼한데 이 분량에  펼쳐지는 이들의 여정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기대를 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전혀 지루함 없이.

세 사람 모두 상처가 있다. 오거스트에겐 아들을 잃고 아내와도 헤어져 생긴 상처, 아이들에겐 일찍부터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알콜중독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생긴 상처가 있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지만 오래가는 깊은 상처는 대개 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외로 그 상처 치유를 위한 도움은 꼭 가족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제3자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이 주는 미덕이고 읽는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유라는 생각이다.

"아저씨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저씨랑은 얘기가 되거든요. 대화로 풀릴 일이 아닌 것 같은 문제가 생겨도 아저씨랑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 문제가 풀리고 서로 이해하게 돼요. 아빠한테도 늘 얘기를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빠한테 말을 하면 그 말이 그냥 아빠에게 부딪혔다 튕겨져 나오는 것 같은데 오거스트 아저씨랑 얘기를 나누면 정말 문제가 해결되고 마음이 편해져요." (243쪽)

12살 세스가 오거스트 아저씨에게 하는 말인데, 아빠를 정말 사랑하지만 아이들이 아빠가 아닌, 생판 모르던 아저씨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이유이다. 책 제목 Take me with you (날 데려가줘요)의 뜻을 알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가족간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나는 해본 적 없는 대륙 횡단 로드 트립, 수백 미터 암벽을 아무 보조 장치 없이 등반하는 것에 대한 묘사도 생생하여 흥미를 더하고, 알콜중독 치유 과정과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소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들 세사람의 마지막 여정으로 나오는 콜로라도주 파이크스 피크는 이십 여년 전 가본 적 있는 곳이라 더 반가왔다. 자동차를 타고 올라가면서도 옆을 보면 아찔했던 곳인데, 책 속에서 스무살이 된 세스가 암벽 등반으로 도전하는 곳으로 나와 그 아찔한 정도를 상상할 수 있었다.

요즘 처럼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해지기 쉬울 때 읽기 좋은 책은 이런 책들이 아닐까 하여 추천할 만 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0-07-0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h님 첫 문장에 꽂혔습니다.
요즘엔 이런 책 읽어보고 싶더군요.
전 지금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읽고 있는데
역시 대가스럽긴한데 진도가 팍팍 나가진 않더군요.
여름이라 그런지 집중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ㅠ

hnine 2020-07-09 18:06   좋아요 0 | URL
<철도원 삼대> 이 소설, 진도 팍팍 나가지 않아도 읽어볼 가치가 있어보이는걸요.
격동기 역사가 있고 삼대에 걸쳐 이야기가 펼쳐질테니 페이지 쑥쑥 넘어가는 내용이 아닌 건 짐작이 가요.
<테이크 미 위드 유> 이 책은 구입해서 이틀에 다 읽었어요.
저도 요즘 너무 집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서 그런 걸 해소할 수 있는 책들을 주로 고르게 되네요.

페크(pek0501) 2020-07-1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맘대로 어디 돌아다닐 수 없으니 방콕하고 독서나 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인 님은 꾸준히 한 권씩 독서를 해 나가시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책 읽다가 저 책 읽다가 해서 이번 여름에
완독 - 끝맺음을 목표로 해야 할 듯합니다.

hnine 2020-07-18 08:46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저 책 방랑하며 읽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기억력 용량이 떨어진것인지 집중력 정도가 약해진 것인지, 그마저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한권 다 읽기 전에 다른 책에 손을 안 대는게 아니라 못 대고 있답니다.
요즘은 정말 책 읽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어요. 지금은 어제 다락방님 서재에서 보고 주문한 만화책을 보고 있어요. 공대생이 그린 만화인데, 과연 재미있네요. pek님께서 추천하신 수필집도 사서 보려고요.
 
집이 사람이다 -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한윤정 지음, 박기호 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다 읽었으니 리뷰를 써야 하는데 내용이 페이퍼에 가깝게 사적인 얘기로 흐를 것 같은 예감이 자꾸 들어 주저하다 시간을 끌었다.

우선 집이 사람이라는 책 제목에 공감한다. 의, 식, 주 중에 먹는 것, 입는 것도 그렇겠지만, 옷보다 음식보다 더 오랜 시간 계획하고 투자해야하고 가꾸어야 하는 집. 오랜 시간이 스며들어있고 앞으로도 오랜 시간 함께 할 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선 책머리에서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정의를 가늠하여 네 가지를 들어보였다.

첫째, 좋은 집이란 소박한 집이다.

필요한 것은 있고 불필요한 것은 없는 집을 말한다. 상투적이고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물건이 배제된, 단순하고 잘 정리된 공간은 수행자의 거처를 연상하게 만든다고 했다.

둘째, 좋은 집이란 시간이 쌓인 집이다.

오래된 집엔 먼지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이사를 자주 다니느라 아직 오랜 시간 함께 한 집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집이라는 주제가 나오니 개인적으로 나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떠올랐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세째, 좋은 집이란 예술이 태어나는 집이다.

이게 아마 일반인에겐 가장 요원하게 들릴 수도 있는 항목일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예술이란 이전까지 없던 것, 감각을 일깨우는 것, 진선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그런 의미에서 집은 주인의 개성이 가장 잘 표현되는 공간이랄 수 있다. 집은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게 만드는 둥지의 역할을 한다는 대목에서는, 혼자 일을 하면서도 집보다 카페를 즐겨 찾는 시대에 살며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네째, 좋은 집이란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이다. 집이 크고 화려할 필요 없다. 이 책에 실린 작가 조은의 집이 그 예이다. 수많은 문인 친구들이 즐겨 찾고 편안해했다는 그 집은 사직동 좁은 골목길을 걸어올라가야 하는 열 몇 평의 집이었다.

 

저자는 이 네 항목에 따라 본문을 네 장으로 나누고 이것을 잘 보여주는 집들을 묶어 각 장 아래 실었다.

위에 말한 시인 조은의 집은 1장 소박한 집에 포함되어 있다. 이 집은 집에 대한 나의 다른 애서인 김서령의 <가 (家)>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소개된 것을 본 적 있는, 나름 유명한 집이다. 환경운동가 차준엽이 손수 지은 토담집은 그의 인생을 보여주는 집 자체였는데 집주인이 세상을 떠난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소설가 조경란의 집은 사람이 아닌 책이 주인같은 집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담, 김근희 부부의 집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을땐 어찌나 반갑던지.  

 

 

 

수년 전 읽은 이 책은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던 부부가 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아직도 내가 중고책으로 처분하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몇 권 안되는 책 들 중의 한권이다. 유행에 맞게 새로 사서 꾸미는 재미가 아니라 고치고 만들고 가꾸는 재미로 소박하게 사는 부부의 집은 그야말로 부부의 가치관이고 철학이었다. 오랜만에 위의 책도 다시 꺼내 읽어보게 하였다.

 

2장, 시간이 쌓인 집에 실린 여섯 집 중 인상적인 집은 철물디자이너 최홍규와 이화동 성곽마을의 집이었다. 정식으로 디자인이나 건축 교육을 받은 바 없지만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면 된다는 신조로 철물점에서 시작하여 쇳대박물관으로, 이화동 마을박물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이른 최홍규씨. 동네가 좋아지면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주민들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이화동에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워낙 이 동네 집들이 작은 집들이어서 세입자 없이 대개 주인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값 올라 이익 본 사람은 있어도 손해 본 사람인 아직 없다니 성공적인 사례 아닌가.

 

3장, 예술이 태어난 집에 가장 먼저 나온 집은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의 제주도 소길리 집. 레전드가 된 그녀의 노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때'를 오랜만에 들으며 이 부분을 읽노라니 얼마나 좋던지. 자기 가슴속에 아직 끌어낼 이야기가 남아 있고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리고 그 방법이 음악이라면 노래를 멈추지 말라는 그녀의 삶의 방식은 덜 먹고 덜 입는 대신 자신의 환경에서 좋은 소리와 말로 음악을 만들어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4장,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에서 처음 본 서울 필동 스트리트뮤지엄은 당장이라도 가서 눈으로 보고 싶은 곳이었다. 독특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글로 사진으로 읽고 보고 하여도 감이 잘 안왔기 때문이다. 스트리트뮤지엄이라는 말도 생소하고 남산한옥마을이 모여있던 골목에 박스 형태의 작은 미술관 8개가 들어서 있다니 어떤 분위기와 느낌일까 궁금하지 짝이 없다. 미술관 뿐 아니다. 도서관, 공연장,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가 문을 열었다고 하니 이곳은 앞에 든 집들과는 다른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한사람의 노력으로 될 일도 아닌 것 같으며 짧은 시간과 안목으로 될 일도 아님이 분명하다. 고등학교 중퇴의 학력이 전부인 박동훈씨가 광고업계에서 일을 시작하여 모인 수익으로 동네에 환원하자는 마음에 작은 미술관을 짓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했다가 일이 커졌다는 필동 타운 프로젝트. 2013년에 시작되었고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중학생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그가 한 고생과 여러 일 전전한 이야기는 간략한 소개로 다 모자랄 듯 싶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듯이 똑같은 집은 없다.

내 집을 둘러보며 생각한다. '우리 집에 가자' 할 수 있는 집인지, 외부에 눈돌리지 않게 만드는 둥지 같은 집인지.

그게 꼭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20-07-0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은 시인의 <벼랑에서 살다>를 읽고 그 분의 집을 마음속에 그려보곤 했었어요. 집이 너무 유명해져서 관광객-_-들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시다가 이사가게 되었다고 얘기 들었는데 책에 소개된 집은 그 다음 집일까요?@_@;; 하여간에 읽고 싶어서 보관함에 넣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hnine 2020-07-06 12:57   좋아요 0 | URL
<벼랑에서 살다> 저도 가지고 있는 시집이랍니다. 벼랑에서 사는 기분이 어떤걸까요.
집이 유명해질만도 해요. 조은 시인에 대한 소개글엔 꼭 집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이 책이 2017년에 나왔으니까 아마도 이사를 갔다면 그 후가 되겠네요. 그러고보니 이사갔다면 이사간 그 집은 어떻게 해놓고 살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이런.

2020-07-06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6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0-07-0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희집은 아닌것 같아요. ㅎㅎ 어째 해당되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다니... ㅠㅠ

hnine 2020-07-07 04:26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 ㅋㅋ
해당 안되는 집이 더 많겠지요. 그런데 그게 꼭 불가능한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에서 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정성과 노력이면 내 집을 나 답게 가꾸고 사는 것이요. 저는 아직도 그런 로망을 버리지 못한답니다.
 
힘찬문고 55
이창숙 지음, 김호민 그림 / 우리교육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 연령에 맞춰 책을 읽다보니 뒤늦게 동화와 그림책의 재미를 발견하게 되었고 급기야 동화 창작 공부까지 해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아이가 이제 스무살이 넘었으니 오래 전 이야기이다. 공부해본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지만 아이가 다 자라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 동화와 그림책을 일부러 구입해서 읽어보기도 한다. 이 책도 그렇게 오랫동안 보관함에 있던 책이다.

이창숙 작가는 동화를 공부하던 모임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작가 중 한 사람이었고 글 쓰는 저력이 있다고 느껴지는 작가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 <무옥이>를 읽으면서도 어른이 어설프게 아이의 마음을 겉돌며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티가 나지 않는, 작가의 뚝심이랄까 그런 진지함이 느껴지는게 마음에 들었었다.

첫 페이지의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를 읽으면서 이야기에 앞서 작가를 읽기 시작한다.

내가 자라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엄마가 물었어요.

"얘야, 그 일이 재미있니?"

"일을 무슨 재미로 해요?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거죠."

내 대답에 엄마는 실망한 얼굴로 작게 말했어요.

"무슨 일이든 신나고 재미있어야 하는데......"

내가 다른 일을 시작했을 때 또 물었어요.

"얘야, 일이 재미있니?"

"아, 그냥 하는 거예요. 직업이니까."

엄마는 또 실망한 것 같았어요.

나는 마흔 살이 넘어 우연히 동화를 쓰게 되었어요.

"얘야, 동화 쓰는 그 일이 재미있니?"

"응, 엄마, 엄청나게 재미있어요."

나는 큰 소리로 대답하고 깜짝 놀랐어요. 엄마도 빙그레 웃었고요.

아, 엄마가 말한 게 이거였구나.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따로 있었구나.

그 뒤로 열심히 동화를 쓰고 있다고 이어 말한다. 작가가 행복하게 동화를 쓰는 걸 보고 기뻐하셨지만 정식으로 동화 작가가 되는 건 보지 못하시고 엄마는 돌아가셨다면서 어린이 여러분도 정말 쫗아하는 일을 꼭 찾아서 누가 뭐래도 그 길을 당차게 걸어가길 바란다고.

 

이야기는 오빠의 대학 합격 잔치로 시작된다. 넉넉치 못한 농삿군집 장남인 오빠가 서울의 최고 대학 그것도 법대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는 시골의 잔치 풍경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나와 범이는 신나서 잔치 음식 집어먹는 재미를 만끽하고 내 일 처럼 기뻐하는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돈을 모아 오빠의 등록금을 보태줄 정도로 훈훈한 인심의 마을 이다. 온 마을의 기대와 축하를 받으며 오빠는 서울로 공부하러 떠나고, 동생 범이는 어느 날 마을의 미루나무 새 둥지에서 새끼 새 두 마리를 꺼내와 키우기 시작한다. 나와 범이는 열심히 개구리를 잡아다 먹이며 새끼 새들을 키우는데, 노란 털이 꾀꼬리인줄 알고 키우던 새는 나중에 보니 매였다. 매는 한군데 얽매여 살지 못하는 습성이 있고 사람 손을 너무 타면 안되니 더 자라기 전에 그만 놓아주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와 범이는 개구리를 더욱 열심히 잡아다 먹이며 애지중지 매 두마리를 키운다.

한편 동네에서는 통일벼를 키우라는 국가 시책을 듣지 않는 농부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통일벼 외에 다른 품종을 심은 논을 면서기가 와서 일부러 망쳐놓는 일이 벌어진다. 보다못해 이에 항의하다가 동네 정식이 형이 붙잡혀 가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오빠가 연행되어 갔다는 소식까지, 마을 분위기는 흉흉해진다. 서울까지 부모님을 졸라 오빠의 재판에 참석하여 보고 온 나와 범이는 줄로 묶어 날라가지 못하게 키우고 있던 매를 놓아주기로 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를 쓸때 경계해야 하는 사항으로 무조건 미화 시키거나 동심을 천사처럼 그리는 주의이다. 어른이 된 사람들이 쓰다보니 고정관념과 편견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창숙의 <매>는 그런 의미에서 본보기가 될 만하다는 생각이다. 어린이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면서 사회적인 문제와 무리없이 연결시켰다. 그것은 작가의 다른 작품 <무옥이> 에서도 느꼈던 것과 같다.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나와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말하는 오빠의 모습을 본 아이들은 무엇을 느꼈기에, 묶인 줄을 끊고 날아가려 몸부림치는 매을 놓아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어떤 때 아이들은 어른보다 오히려 더 결단력 있다. 이것 저것 계산이 없다. 높은 곳에 올라가 매를 놓아주며 높은 곳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매를 보고 서운함과 자랑스러움이 겹친 얼굴로 생각한다. 매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과연, 이 책 이 왜 동화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추천되고 있는지 알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그리고 동화 창작에 관심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사에 홀로 앉아
일운 지음 / 모과나무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오래 동안 보관함에 있던 책들 중에서 몇권을 골라 읽고 있는 중이고 이 책도 그중 한권이다.

보관함에 넣을 당시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불교와 관련된 책들은 늘 마음을 끌고 있다가 가끔씩 이렇게 한권씩 사보게 된다. 이 책은 불교 관련된 책이랄 것도 없이 '청향헌에서 띄우는 마음 편지'라는 소개문처럼 짧고 가벼운 글들로 이루어져있다. 읽을라치면 하루면 쓱쓱 페이지 넘겨 다 읽을 수 있는 쉬운 문장들이고 이해가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글을 쓰신 일운 스님은 1969년 경북 청도 운문사로 출가하셨다고 한다. 운문사라는 것을 보고 아마 여자 스님이신가보다 했다. 1991년부터 경북 울진 불영사에서 불교에 정진하는 생활과 함께 지역사회 포교 활동에도 활발하셨던 듯. 사찰음식대축제, 산사음악회, 울진군 청소년 백일장 등을 열었고 2011년에는 '만일결사회'를 결성하여 매일 3,000여 명에게 마음 편지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결사회란 만일(萬日) 동안 수행정진을 함께 하기로 하는 모임으로서, 이 책은 그 마음 편지 띄웠던 것을 모아서 엮은 책.

내용은 짐작하다시피 모두 좋은 말씀이다.

이 책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은 아마도 이게 아닌가 싶다.

'내려놓으라'

무엇을 내려놓는가? 묻는다면 무엇을 내려놓는가 하는 생각도 내려놓으라고 하실 것이다. 방하착 (放下着). 그냥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영어의 letting go 같은 것. 집착하지 말라는 뜻인데, 인간으로서 살아있는 동안 계속 정진해야할 목표이지 완전히 도달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불교라면 웬지 홀로 정진하는 것을 선호할 것 같지만 스님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소통'을 들었다. 소통이라하면 학생과 선생님, 자식과 부모,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등 인간 관계에서의 소통을 떠올리고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소통말고 스님이 지적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소통말고, 우리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 소통입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과 스스로 소통하는 것이지요. (115쪽)

자신의 삶과 소통한다는 생각은 여태까지 해본 적이 없다. 남과 소통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는 일, 그래서 나 자신부터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으면 과연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내려놓으라는 말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말은 '현재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불안해흘며 현재를 소모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보려한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동안에는 휴식을 갈망하면서 정작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무료를 느끼며 외로와하고 우울에 빠진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어른이 되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빨리 어른이 되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마음대로 살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면 어린시절을 그리워하며 되돌아가기를 갈망하거나 후회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놓으면 결국은 건강을 잃고 젊음을 잃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벌어놓은 돈을 다 써버리기도 합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여행도 다니고 편하게 살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일을 그만두고 여행도 다니고 편하게 살려고 하면 몸이 불편해서 다닐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삶 속에서 내 안의 모순을 발견하고 집착하는 마음을 탁 내려놓아야 합니다. (291쪽)

모르는 말 거의 없다. 처음 듣는 말보다 귀에 익숙한 말들이 더 많다. 몰라서 읽지 않는다. 모르지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실천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읽게 되는 것 같다.

 

스님이 계시다는 천축산 불영사는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