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를 이렇게 키웠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부모들 엮음 / 황소자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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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 책의 편저자가 인터뷰이로 나와 하는 얘기를 듣고 이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영재에 관한 책이라면 푸름이 시리즈 부터, 그 유명한 글렌 도만의 '아이의 지능은 무한하다', 또 우리 나라 영재 교육의 권위자인 조 석희 박사의 저서에 이르기 까지, 거의 섭렵하다시피 읽은 바 있지만, 이 책들이 주인을 잘못 만났나, 이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점점 하게 되는 생각은, '내 아이를 영재로 키워보겠다, 영재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질수 있다지 않는가' 하는  것이 라기 보다는, 무얼 하든 행복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는 쪽이다. 영재인 것은 분명 축복 받은 일임에 틀림 없고,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우울한 영재, 완벽주의에 시달리는 영재가 혹시 될거라면 (물론 모든 영재가 그렇다는건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또 그 일에 긍지를 지니고 살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일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후자의 인간형이 되기도 이 비관적인 엄마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부모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찾아주는데는 부모의 특별한 관심과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는데는 100% 동의. 부모의 일방적인 기대와 편견을 저~쪽으로 치워 놓아야 가능하리라.

아무튼, 이 책에 나오는 한국영재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부모님,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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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05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있다면 교육법에 당근 관심이 갈 것같아요

hnine 2006-06-06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하늘바람님. 내가 제대로 잘 키우고 있는 것인가 되짚어 보게 되고요.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거든요.

비로그인 2006-06-0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가 뭘 잘하는지, 어떻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알기란 참 어려운것 같아요. 항상 공부하시는 hnine님을 본받아야 하는데...

hnine 2006-06-0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Manci님, 부끄럽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신승철 외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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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두고 우리가 가야할 길, 우리 모두 게으름이라는 '원죄'로 인하여 가기를 망설여하거나 포기하고 싶어 하는 길. 바로 영적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삶은 고해(苦海)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 인생을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이므로, 끊임없는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1부 '훈련'. 사랑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아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나가려는 의도' 라고 정의 내리고, 사랑에 빠진다는 감정의 허상과, 경계해야 할 의존성에 대해 말한 2부 '사랑'. 3부 '성장과 종교' 에서는, 과학과 종교에 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해 놓은 글을 아직 나는 보지 못했다고 감히 말하겠다. 종교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자아 형성 과정에서 어떻게 세계관이 형성되는지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문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의 부모는 그 문화의 지도자들이라는 것. 하느님의 성격에 관한 우리의 첫째 견해는 바로 우리의 부모의 성격을 투사한 것이며 또는 부모들의 성격을 혼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니, 섬찟하기조차 하지 않던지. 마지막 4부에서는 '은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하느님의 존재를 다름아닌 우리 내부의 '무의식'과 동일 개념으로 보는 견해에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우리가 성장해가는 목적지는 결국 하느님의 경지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것, 하느님이 바라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과 같게 되는 일이기 떄문에 하느님은 알파이며 오메가라 말하는 의미라고 한다. 사람들이 사랑할수 있는 능력, 즉 성장하려는 의지는 어린 시절의 부모의 사랑뿐 아니라, 우리들의 삶 전체에 미치는 하느님의 사랑인 은총에 의해서도 자라남을 저자는 믿고 증명하려고 애써왔다고 한다. 부모로부터의 애정결핍이라는 외상은 우리 의식 세계 바깥에 있는 강력한 힘으로서 무의식이라는 대리자를 통한 은총으로서 극복될수 있다는 말.

영적 성장은 게으름, 또는 우리 속의 병든 자아의 형태로 존재하는 원죄를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적극적인 훈련의 과정이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며, 쉽지 않은 less travelled road 인 것이다.

최근 들어 읽은 책중, 이 책처럼 밑줄을 많이 치며 읽은 책도 없었던 것 같다. 때로는 평안을 느끼다가, 어느 페이지에서는 폐부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며 놀라움과 깨달음과 집중을 준 책. 이 책을 왜 나는 이제야 만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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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0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는 책이네요. 카톨릭 종교학자분들 강의 할 때 듣던 말이 많이 있네요.

hnine 2006-06-0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해드리고 싶어요. 종교와 관련 없이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되어요.

whsim69 2006-08-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전까지 참 읽고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까 읽고 싶은 맘이 싹 가시네요. 기독교가 원래 나쁜건 절대 아닐텐데 한국기독교의 지랄과 꼴볼견을 하두 봐서 이젠 기독교 소리만 나와도 정내미가 떨어지내요.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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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공중그네, 장인의 가발, 3루수, 그리고 여류작가.

이 책에 실려있는 다섯 편의 제목이다. 이미 익히 들어온 이 책에 대한 평에다가, 다섯 편의 제목을 훑어보고 내 멋대로 미리 가졌던 '감'은 틀리지 않았다.

외부를 향해 날을 세워 자신을 방어하는 고슴도치의 속성,

매달려 있는 불안감을 속성으로 하는 공중그네,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을 덮어주는 가발,

최전선에서 물러나 있는 3루수,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의식과 완벽주의에 시달리는 '여류'작가.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강박증'.

겉으로 나타내 보이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더 이상 제어가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른 사람들이다, 바로 나이고 당신이다.

강박증은 증상으로  나타날 뿐, 원인을 찾아 들어가려면 아주 객관적인 관찰과 되돌아봄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강박증을 스스로 알아내기란 어려운 법. '이라부' 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어쩌면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볼때 또다른 종류의 정신의학적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특이한 사람. 요즘 얼마나 새로운 신조어의 병명이 많던가. 이라부의 역할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발생 원인만 다를 뿐 자신이 일종의 강박증 증세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억누르고 있던 욕망이나 감정을 억지로라도 분출하도록 유도하는 일이고, 이 책에서 이라부는 그 역할을 아주 탁월하게 해낸다.

우리가 강박증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울수 있는 방법은? 이라부라는 가상의 인물을, 나의 분신으로 마음 한구석에 키우는 것, 그래서 가끔 그로 하여금 나의 억눌린 자아를 분출하도록 유도하게 만드는 것.

이 작가가 이 책을 왜 썼을까, 무슨 의도로 썼을까 하는데 집중하며 읽느라 막상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읽으면서 배를 잡고 웃는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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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6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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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어느 책인가를 읽다가 내용 중에 인용된 것을 보고 찾아 읽게 된 책이다. 원래 어린이들을 위해 출판되었다가 어른들이 읽는 책 모양으로 엮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주 얇은 부피에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 이렇게 짧은 세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특이하다고 할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할뿐인 거리에서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가 음악을 알고 책을 알아가면서 그 앞에 열리는 새로운 세계, 하지만 자기의 본연의 청소부라는 직업을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데, 이 세상에 떠다니는 수 많은 종류의 생각을 수집하는게 일인 아저씨의 얘기로, 모은 생각들을 화단에 심고 가꾸면 나중에 그것들이 어떤 멜로디를 만들며 하늘로 작게 부서져 날아간다는 얘기이다. '바다로 간 화가'는 그림이 전부인 가난한 화가 얘기. 바다를 그리고 싶어 돈을 모으고, 바다를 그림에 담아온후 자기의 그림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얘기이다.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꿈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데 행복이 있다는 것이 이 세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인것 같다.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면... 행복은 복잡한데 있지 않다는 것 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의 일상사, 번뇌와 욕망을 단순화시키는 것은 아무나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는거지.

삽화로 그려진 안토니 보란스키의 그림이 아주 예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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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5-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한 청소부가 되고 싶어요.
가난하되 가난하지 않고 비어 있되 충만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hnine 2006-05-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주리반특'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불교설화인데 중학교때 담임선생님 결근하신 날 교장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해주신 이야기가 이상하게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난답니다.
 
상처 없는 영혼 - 공지영 산문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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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보면 정말 상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상처가 없는 영혼에 대해서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은 근래에 처음 나온 책은 아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6년, 30대 초반일때 개인적인 어떤 아픈 일로부터 벗어나고자, 극복하고자 안간힘 쓰고 있을 고통의 시기로 짐작되는 그때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책 앞장에는 작가의 필적으로  '마른 풀 딛고 일어서는 연한 싹들... 2006년 봄 공지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홍콩으로 잠시 여행가서 남긴 기록, 또 일본에서의 기록, 어린 시절의 얘기, 이 나라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얘기, 작가의 간략하나마 소설에 대한 생각, 이렇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는 어쨋든 자신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그 자신에 대한 사랑이 힘이 되어 극복해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너질 것 같은 상실감과 절망감에 대해 쓰고 있지만, 보기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글을 너무 쉽게 쓰는 티가 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다보니 작가도 이 사실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가가 스스로 말하는 그 젊은 날의 아픔이나 고민의 흔적을 전혀 읽을 수 없는 그 딱 떨어지는 표정이나, 순간적인 감동은 주되 오래동안 깊은 여운으로 남는 메시지나 철학은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몇 권의 책을 읽어본 후에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얼마전 오랜만에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나서 다시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괜찮은 책 한권을 읽고나면 그 책으로 알게된 다른 책을 또 연달아 읽게 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역시 이 책을 읽자마자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오에 겐자부로의 '조용한 생활'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다른 공지영의 책들이 그렇듯, 이 책도 손에 잡기가 무섭게 다 읽을수 있었으니, 공지영은 글을 지루하게 쓰는 타입은 절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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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N 2006-05-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루하지 않으나 쉽게 쓴 듯한 느낌. 그 순간의 여운은 진하나 긴 여운이 남지 않는. 결국 그 느낌이 장점이면서 단점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그 이유로..작가이름으로 믿고 택하지 않고 골라 읽게 되었거든요.
상처 없는 영혼이 재간된 것은 제게는 상업적인 느낌이 더 강합니다. 지독히 사적인 글로 엮은 책을 재간하는 이유는, 요즘 잘 팔리는 책들과 더불어 더 팔아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듭니다. 물론 모든 책은 팔려야만 하죠. 팔기 위해 내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상처없는 영혼을 읽으며 위로와 공감을 바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이기에도 벅찼으니까요. 그런 연유로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역시 장바구니 클릭 앞에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점에서 좀 들춰보고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이 난 작가로서 이런 책을 출판하기는 상대적으로 쉽겠지만, 그 쉬움의 반대쪽만큼의 무게를 안고 내야 한다고 봅니다.

P.S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이십대때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몇 책 중 하나였습니다. ^^

hnine 2006-05-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점에 관해서는 저랑 코드가 맞으시는듯 ^ ^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지금은 밑줄을 마구 치면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왜 이제 읽게 되었을까 하면서.
그나저나 freeN님,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