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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름 키퍼가 전해주는 가을은 너무 어려워.

전시를 보고 나와, 오래 된 동네를 걸었다.

빈 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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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 님의 에세이 제목에 담박에 공감이 갔다. 

똑같진 않지만 '그러라고 해', '그럴수도 있겠군' 이라는

비슷한 말을 나도 평소에 종종 하기 때문이고 언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책 제목으로 보니 더 뭔가 있어보인다.


'그러라고 해' 이 말은 즉각적으로 감정 가득 실어 하는 말인데 반해

'그럴 수도 있겠군' 이 말은 한참 후에, 어떤 때는 한밤 자고 다음 날 새벽에서야 하게 되는, 감정 많이 수그러뜨린 후 하는 말이다. 내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요즘 또 내가 자주 하는 말은 '그래도'

'그래서'가 아니라 '그래도'.

이말도 즉각적으로 나오는 말이기 보다는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한 후 하는 말일때가 많다. 감정 깎고 부족한 이성 끌어모아, 사소한 일들에 영향받지 않겠다는 의지, 내 루틴을 계속해나가겠다는 결의, 내 인생을 그대로 진행시키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내가 만약 책을 쓴다면 책 제목으로 '그래도' 는 어떨까 상상해보았더니, 세글자는 어딘지 부족해보인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처럼 다섯 글자가 입에도 잘 붙고 좋다.


<그럴 수 있어> 책 표지 그림은 양희은 님이랑 정말 닮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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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할때 넣으려고 며칠 전 장에서 사온 얼룩이 강낭콩 (호랑이 강낭콩) 봉지를 열어보니 비닐 봉지 속에서 두 녀석이 벌써 싹을 티우고 있었다.

'기왕 싹을 티우고 있는데 한번 키워볼까?'


젖은 수건 위에 싹트기 시작한 콩 두개를 올려 놓고, 

비교를 위해 싹트지 않은 콩도 두개 골라 나란히 올려놓았다.


정말 하루 사이에 쑥쑥 크는게 보였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싹트지 않은 상태에서 키우기 시작한 콩도 싹을 티우고 자라기 시작했다.


'이제 흙으로 옮겨주어야겠지?'


빈 화분이 있어 흙을 담고 버팀대도 미리 마련해두고서

수건에서 콩을 옮기려고 들어올리는 순간,

콩의 잔뿌리들이 수건과 딱 붙어 안떨어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새 이 둘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어 버린 것. 생존을 위해.


달리 방법이 없어 뿌리 일부는 잘라져 가며 분리시켜 흙으로 옮겨주는 수 밖에 없었다.










싹이 나있지 않은 상태에서 키우기 시작한 콩들도 많이 자라있었지만 지금은 흙에 묻혀서 안보인다. 









이쯤 되니

'아, 그 책!' 하고 생각나는 책이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 하나.






리네아가 할아버지와 함께 강낭콩을 심어 키우는 페이지를 찾아서 다시 보았다.











'이 책 정말 잘 만들었단 말이야.'

콩들 끼리 올림픽 시합을 시켜보고 어떤 콩이 빨리 자라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데,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왜 일등과 꼴찌의 차이가 생겼는제 생각해보는 대목이다. 그런게 과학이 아닐까?





























이건 우리 집 한구석에서 다른 방식으로 자라고 있는 루꼴라이다.

전기를 꽂아주면 LED 조명이 14시간 간격으로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자란 것들을 뜯어서 먹어보았는데 사먹는 루꼴라와 맛의 차이가 없다.







지난 주 가까운 곳에서 수국 정원 축제가 있다기에 산책 삼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축제 행사를 위해 대량 동원된 꽃에서는 큰 감동을 못느끼겠다.





한때 산책 삼아 자주 가던 연못인데 이맘때쯤 수련이 피지 않았을까 해서 가보았더니 역시, 하얀 수련이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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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7-09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국이 원래 저렇게나 큼직, 탐스러운 꽃이군요!
상자에 담겨 배송되어 온 꽃으로만, 최근 만났더니 야생의 거대함을 잊을 뻔했어요

이렇게 활기 넘치는 초록 사진 많이 올려주셨는데
제눈에는 스캇 펫의 <거짓의 사람들>이 확들어오네요. 워낙 충격 받으며 읽었던지라^^

hnine 2023-07-10 02:59   좋아요 0 | URL
수국 꽃이 크고 탐스럽고, 색도 흰색에서 분홍, 파랑, 보라에 까지 다 예쁘지요.
얄라님, 저도 오래전에 읽었는데도 <거짓의 사람들> 충격이 지금도 기억나요. <그럼에도 아직고 가야할 길>도 내쳐 읽어야했어요.

다락방 2023-07-09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루꼴라는 저렇게 키워야 하는 식물인가요? 저도 어제 오후에 검은콩 네 알 수확했습니다. 더이상 할 수 없게 식물이 죽어버려서 다 뽑아버렸지만.. 저는 요즘 바질 크는 재미에 삽니다. 후훗.

hnine 2023-07-10 03:04   좋아요 0 | URL
루꼴라가 꼭 저렇게 키워야 하는 식물인건 아니고요, 요즘 저렇게 미니 실험실처럼 식물 키우는 키트를 팔더라고요. 루꼴라, 메리골드, 비타민 (식물이름) 등이 출시되어 나와있는 것 같은데, 저도 제가 직접 구입한 건 아니고 누가 키워보라고 주기에 시작해보았어요.
검은 콩 수확하셨군요 ^^ 바질 같은 허브를 외국에서는 아예 작은 화분째 구입해서 부엌 한켠에 두고 키워가면서 먹어가면서, 그러더라고요. 식물 일단 키우기 시작하면 아침이 눈 뜨면 하는 일 중 하나가 얼마나 자랐나 들여다보는 것이지요.

페크pek0501 2023-07-1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화초에 빠져 지내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되네요.
화초가 자라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옮겨 주곤 했고 좋은 흙을 사서 넣어 주곤 했어요.
그땐 그게 참 재밌더라고요. 길을 가다가도 화초만 보여 화초 가게가 보이면 꼭 들어가 보곤 했어요.
예쁘다 싶은 건 사오고 말이죠. 식물에 관한 책을 보고 공부도 했답니다. 신기한 게 많았어요.^^

hnine 2023-07-10 22:23   좋아요 1 | URL
페크님께 많이 배워야겠네요. 저희 친정 아버지께서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셔서 저 어려서부터 집에 늘 식물들이 많았는데 저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가니까 식물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도 잘 키우는 편은 못되서 죽이는게 많답니다.

icaru 2023-07-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잇의 글씨 왤케 예쁜가요@@!
산책 삼아 갈 수 있는 곳에 저렇게 시원하고 소담한 수련이!!
좋은 곳에 사시네요~~

hnine 2023-07-12 18:01   좋아요 1 | URL
예쁜가요? (좋아서 짱구처럼 춤추고 있는거 보이시나요? ^^) 오래되서 포스트잇 색깔이 바랬네요.
집 근처에 작은 대학교가 하나 있어요. 그 학교 캠퍼스에 있는 연못이랍니다.
좀 있으면 수련이 더 많이 핀답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을 들을때 마다 나는 부끄럽다.

일부러 애쓰지 않고도 새벽 일찍 눈이 떠지고, 조금의 갈등 없이 벌떡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나란 사람에게는

'미라클? 무슨 미라클?' 

지금까지 아무 미라클도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뿐이지 아무 계획 없이 흘려 보내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눈이 떠지면 그게 새벽 3시이건 4시이건 사과와 커피와 유산균으로 아침을 먹으며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아직 새벽에는 선듯한지라 이불 한자락 다리에 덮고 앉아 스마트폰 앱으로 마치 게임같은 스페인어 공부를 한다. 점수, 등수 확인해가면서 하는게 꼭 게임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그렇지 않다면 특별한 목적도 없이 시작한 스페인어 공부를 벌써 포기했을 것이다. 

3,40분 하고 나면 이제 책상으로 자리 이동한다.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즐겨찾기 사이트를 돌아 보고 오늘 하루 밥공장 돌리는데 필요한 인터넷 장보기도 한다. 일기장을 꺼내어 어제 날짜의 일기를 쓴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본다.

이러다 보면 창 밖이 조금씩 훤해져 온다. 

슬슬 부엌으로 나와 남편 아침 준비를 한다.


쓰다보니 살림 냄새만 폴폴 날뿐, 어디에도 미라클의 미자도 기미가 안보이는구나.

이게 거의 매일 copy & paste 인 모닝 루틴인데, 오늘 처럼 조금 다른 아침일 때도 있다.






며칠 전에 이런 웨비나 (webinar) 를 소개하는 내용의 메일을 받고서, 호기심에 참가 등록을 해버렸는데 그게 여기 시간으로 오늘 새벽 5시부터 6시까지였다. 몇년 전에 영상 강의로 여기서 하는 수업을 하나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을 계기로 계속 연락이 오는 것 같다.

아무튼 한시간 동안 zoom을 켜놓고 두 사람의 학자와 한 사람의 사회자가 진행하는, 정신건강에 관한 online discussion을 참관해서 들었다.


인상적인 내용으로, 정신 상태를 rock과 water에 비유한 것이 있다.


변화에 닥칠때마다 평상시 바위와 같은 마인드로 살고 있는 사람에겐 그것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지만 물과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는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워진다. 즉 flexibility 가 중요하다.


어떤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을때 누구나 맨 먼저 드는 생각은,

I'm not good enough.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피해갈 수도 있지만 (avoid),

어떤 것이 나에게 더 유익할까,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I'm not that bad. 의 상태로, 

더 나아가

I'm enough.

의 상태로 발전시켜 상황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처음의 단계에는 감정적인 두뇌가 우선 작동했지만 (emotional brain),

점차 사고하는 두뇌가 작동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thinking brain).

Approach instead of avoid. 즉 피하기 보다 접근해가라.


emotion-driven life vs. value-driven life


인간은 행복한 창조물이 아니다. Human is unhappy creature.

불안 (anxiety)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빈번하고 자연스런 일이다.

불안과 화가 극도로 치솟아오를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pause, 즉 잠시 멈춤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자가 여기서 연사에게 질문, pause하는 것이 어렵다, 당신만의 비법 (trick of pause) 이라도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가장 좋은 방법은 writing이라고 했다. 행동 이전에 써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대표적인 pause의 방법이라고.


처음에 사회자가 연사로 나온 두 교수를 소개할때 잠시 10% Happier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주의깊게 듣지 않아 그 말이 왜 나왔는지 놓쳤다. 내가 몇해전에 사두고 읽다가 만 책 제목이기도 한데 말이다.























이 참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오늘 아침은 평소와 쪼금 다른 아침이었기에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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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1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미라클이 일어나신 것 같은데요?ㅋㅋㅋ
아침에 많은 일을 하시는군요?
전 새벽에 일어나기도 좀 힘들지만, 일어나더라도 30분 정도 깨작깨작하다 보면 한 것도 없이 애들 밥 차려주러 주방으로 출근을 해야 하니???
미라클 모닝이 좀 힘드네요^^
미라클 애프터눈이나 이브닝을 해도 상관 없을라나요?ㅋㅋㅋ
암튼 정신 상태를 바위와 물과 같은 마인드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문장을 얻어 갑니다.

hnine 2023-05-16 23:37   좋아요 1 | URL
제가 어릴 때부터 잠이 없는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음에도 키가 안 자랐나봐요 ㅠㅠ
아침을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점심 먹고 나면 할만한 일은 거의 다 한 것 같아 심심해지기 시작해요.
사실 미라클은 모닝에만 일어나란 법이 없잖아요. 어느 시간대이든 계획적으로 루틴을 행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면 말씀하신대로 미라클 애프터눈, 이브닝, 나잇, 모두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 정신 상태는 늘 딱딱하고 경직되어 있는 바위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마인드는 정말 인생을 다르게 사는 방법이기도 한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3-05-1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미라클?’에 한 표 더합니다. ㅋㅋㅋ

hnine 2023-05-16 23:41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댓글에 푸하하 한번 더 웃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는 미라클까지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루틴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것만 해도 되었지 싶답니다.
새벽 시간이 참 좋긴해요. 늦게 일어나면 절대 가질 수 없는 저만의 세계를 누리는 기분이랄까요. 머리가 그나마 제일 창의적으로 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미라클은 안 일어나고 있지만....^^

모나리자 2023-06-0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벽 세 네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으면 좋겠네요. 제가 보기엔 그 자체로 이미 미라클입니다.ㅎ 좋은하루 보내세요. hnine님.^^

hnine 2023-06-09 14:26   좋아요 1 | URL
저는 타고 나길 그렇게 태어났나봐요. 어릴 때부터 잠 잘 안자는 아이였어요 ^^ 그런데 딱 그렇지 않았던 1년이 있었는데 바로 고3때였답니다. 정말 잠을 아껴야 할 시기엔 스트레스였는지 잠꾸러기 였답니다.
이젠 미라클 보다 그냥 루틴이 저에겐 더 소중하답니다.
모나리자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죠? ^^
 



































































그리고,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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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5-06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h님이시라니. 서글픕니다.ㅠㅠ ㅎㅎ
여기가 어딘가요?

hnine 2023-05-07 05:37   좋아요 1 | URL
오십년이 넘었으면 오래된 것 맞죠 뭐. 오래된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잖습니까? 친숙하고 정감 있고 편안하고 ^^
사진 속의 저 장소는 여울님 전시회가 있던 건물이랍니다. 예전에 교회 건물이었다던. 크지 않은 건물인데도 구석구석 눈길을 끄는 곳이 많았어요.

자목련 2023-05-0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의 사진은 언제나 좋아요!
이 사진들도 정말 좋습니다.

hnine 2023-05-08 04:05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 제 사진 좋아해주시는 것 알아요 ^^
제가 사진에서 보여주고 싶던 걸 읽으시는거죠.
고맙고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