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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열 살이 되면 교육법을 바꿔라
마쓰나가 노부후미 지음, 김효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올해 열두살. 더 어릴 때에도 호락호락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이제 소위 1318세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기미가 보인다. 아이는 이렇게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그만큼 다르게 대처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아이가 어릴 때 나름대로 잔뜩 무장했던 육아 지식을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지 않나 싶다. 이젠 신체적 성장도 성장이지만 정신적인 성장, 즉, 옆에 조금이라도 더 엄마가 있어서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단계에서, 엄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단계에 진입했으니 엄마인 나도 달라져야 하는게 서로에게 바람직할 것 같다. 특히 다른 성의 자식, 즉 엄마에겐 아들을 이해하기가 딸을 이해하기 보다 더 어렵다. 생리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자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제목에 요점이 압축되어 있다. '열 살', 그리고 '바꿔라'.

저자는 1957년생, 일본에서 기적의 과외선생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는 소위 스타강사이며, 최근에는 그동안 만난 많은 부모와 자녀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과 집필에 힘들 쏟고 있다고 한다.

아들이 열살이 되면 키우는 방법을 바꿔라.

열살이 되어 아들이 달라지는 것을 문제 행동으로 보기 전에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한다. 아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고, 엄마의 숩관이 아이의 반항을 부투기지 않는지 돌아본다. 이때 제일 하기 쉽고 제일 효과없는 방법은 잔소리. 예를 들어 아이가 아침마다 늦잠을 자는 경우, 매일 아침마다 잔소리 하며 깨워서, 잔소리 하며 아침 먹여서, 잔소리 하며 등떠밀어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느니, 늦잠자서 지각을 하게 해보고, 준비물을 빠뜨려 야단을 맞게 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입으로는 잔소리를 하면서 결국 아이가 저지른 실패의 뒷수습을 해주는 태도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어떻게든 해결해주리라고 부모에게 의존한 채 자립은 커녕 무슨 일이든 금방 포기하는 등 자멸의 길을 걷게 될는지 모른다. (72쪽)

아들에게 반항기가 왔다 싶을 때는 차라리 아이와 거리를 두고 부모는 부모대로 개인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부모대로 취미생활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볼때 오히려 아이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엄마도 평소와 달리 아들을 차갑게 대하는 것이다. 웃음기 없는 딱딱한 표정, 냉담한 어조로 최소한의 말만 한다. '왠지 분위기가 이상한데?" 하고 아이를 의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74쪽)

밀고 당기기는 연애하는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평소에도 말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엄마가 되라고 하며, 아들의 자립심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심부름' '여행' 권한다. 아들이 하는 것을 못미더워 하며 일일이 다 해주려고 하지 않는지, 그것이 아이의 성장을 막고 아이와의 관계를 더 삐걱거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 엄마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생활 습관 교육에 있어서 공동생활의 기본을 지키게 한다 (66쪽)

비록 아이의 방은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더라도 묵인해줄 있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 공간에 대해서는 묵인해서는 안되며 규칙을 철저히 지키게끔 한다. 이것은 아이가 앞으로 어떤 곳에서 생활하든 중요한 생활 습관 교육이 될 것이다.

게임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어떻게 할것인가 (89쪽)

내 아이의 경우, 올해 집이 이사를 하면서 매일 학교에서 집까지 오려면  버스를 두번을 타야 했다. 주위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전화라도 사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본인도 가지고 싶어했지만 사주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전화의 기능만 한다면 사주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휴대전화, 게임기, 텔레비전 이 세가지를 스위치계 도구라고 부른다는데 스위치만 누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독성 강한 도구이지만 언제까지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기도 어려운 일. 하지만 아무리 떼를 써도 바로 OK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6개월이고 1년이고 아이를 기다리게 한뒤 사주고, 이때에도 반드시 교환조건을 붙인다. 확실한 규칙을 정하고 어길 때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조건을 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습관은 두뇌발달에 좋지 않다. (112쪽)

이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나 역시 책상에 앉으면 습관처럼 음악부터 켤때가 있지만 곧 알게 된다. 음악을 들으며 집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헤드폰을 끼고 공부하는 이유를 물으면 주변 소리가 신경 쓰여서, 또는 집중이 잘 되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의욕이 솟아서 라고 대답하는데 여러 가지 과학적인 근거를 봐도 공부에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게 사실이라고 한다. 대신 공부를 끝내면 얼마든지 들어도 좋으니 음악을 듣고 싶다면 공부를 빨리 마치면 된다고 타이르는 편을 권한다.

요즘 음악에 부쩍 심취하여 공부하면서도 이어폰에 MP3가 따라다니는 아이에게 어제 내가 바로 한 일이다. 이  내용이 나와있는 페이지를 아예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대답 대신 입을 삐죽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남자 아이를 크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는데 남자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려면, 근성을 키우려면, 집중력을 키우려면, 발상력을 키우려면, 호기심을 키우려면,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려면, 이 모든 방법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자연과 가까이 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라'는 것이었다. 말로 아이를 바꿔놓으려고 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 '체험'하면서 배우게 하라는 것이다. 낚시, 등산, 어떤 것이든 도전하고, 실패해보고, 성취해보고, 다시 도전하고, 자신감을 얻고,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겪으면서 깨닫게 하는 것.

어쩌면 남자 아이들에게는 앉아서 책을 많이 읽는 것만 칭찬하고 격려할 것이 아니라 배낭을 메고 가족이 함께 캠핑을 떠나는게 더 유익하다는 말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내 아이의 검사 결과를 보고는 이 아이는 공부하다 틈틈이 노는 유형이 아니라 실컷 놀다가 틈틈이 공부하는 유형이라는, 작년에 상담해주신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것은 아니지만 취할 것은 취하고, 나와 다른 의견에는 다시 한번 곱씹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글자가 큼직큼직, 다 읽는데 하루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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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8-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에서 잘 적응해서 살라는 뜻이라면,
이 책 이야기도 도움이 될 테지만...
아무래도... '차갑구나' 싶네요...

아이와 어버이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궁금해요.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현실이 이상과 같을 수만 있다면요, 휴~

블루데이지 2012-08-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방법이 옳은방법인지는 알지만..하나하나 맘에 두고 살기에는 참 어려운것같아요^^
hnine님 말씀처럼 취할건 취하고 다른의견은 곱씹어보는게 가장 현명할듯해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편안해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죠?
글 잘 읽고갑니다.^^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이런 책들 읽는 것도 많이 읽다보니 나름대로의 요령이 생겨요.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에 따라 적용되는 정도와 결과는 다르니까요. 먼저 겪은 사람들의 얘기에 귀기울여 들여보는 것은 제게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많은 도움이 되어서요.
아이를 셋 키우시는 블루데이지님, 굉장한 노우하우가 축적되고 있을거예요. 비록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더라도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 큰 자녀 싸가지 코칭 - 1318 어려운 자녀 쉬운 사용 설명서
이병준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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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에 비하면 표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표지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제목도 좀 경박스러워 보이는데 그건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붙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표지는 좀 심했다. 테이프를 붙인, 상처 입은 고슴도치. 무슨 의미인 줄은 알겠으나 책의 구매욕을 올리는 데 전혀 기여 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아는 촌스런 표지의 책 삼총사에 당당히 끼워주겠다.

 

 

 

 

 

태어나서 초등 저학년까지를 자녀 교육의 1기라 본다면, 아이가 자라서 1318 세대라고 불릴 때가 되면 2기를 맞게 된다는 건, 굳이 구분하려하지 않아도 아이를 키워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참 많은 육아, 교육 서적을 읽어왔고, 한동안 더 읽을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는 시기가 오더니, 드디어 다시 눈에 막 들어오는 책들이 생겨난다. 바로 1318 시기의 '자녀교육 2기'를 위한 책들이다.

제목의 '싸가지'는 욕설이나 비하의 뉘앙스가 있긴 하지만 '싹수'의 강원도 또는 전남 지방 사투리로서 '싹'이라는 명사에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처럼 접미사 '-아지'가 결합된 형태이며 '봄에 처음 띄우는 새싹'을 가리킨다고 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싸가지 있는 사람'이란, 기본적인 태도, 성품, 예의를 갖춘 사람, 즉 제대로 된 사람 말한다.

 

1. 부모의 유형 (76쪽)

 

-권위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민주적 부모 최상급이며,

-고리타분하고 깐깐해도 권위적인 부모 그 다음. 비록 개방성이 부족하긴 해도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열매를 맺긴 한다.

-그 다음은 방임적 부모로서 개복숭아를 맺는 경우이며,

-최악의 경우는 사랑이란 이름의 학대를 행하는 과잉부모이다.

 

2. 자녀의 후천성 좌절결핍증 (65쪽)

 

싸가지 없는 자녀들은 신종플루보다 무섭고 구제역보다 강력한 전염병 '후천성  좌절결핍증' 에 걸려있다. 사람은 좌절을 통해 내적으로 성숙하므로 좌절이야말로 성숙에너지라고 할수있는데 싸가지 없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좌절을 겪어보지 않아 조그만 좌절에도 픽픽 쓰러지는 건 물론 어떤 모험도 하지 않으려한다. 거친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큰 배임에도 불구하고 늘 항구에 묶여 있어 결국 항해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썩어 가는 배라고나 할까. 부모로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의 학대 당한 것이다.

 

3. 비난과 꾸중의 차이 (113쪽)

 

비난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고 꾸중은 행위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ADHD판정을 받은 남자 고등학생이 예로 나오는데, 이 학생의 엄마는 그것을 염두에 둔 나머지 지나친 배려와 관용을 베풀어 아들을 더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대해 상담자는 ADHD는 ADHD이고, 아이가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나이에 맞게 하도록 원리 원칙과 기준을 잘 사용하여 지도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기준과 원칙을 어겼을 때는 당연히 호통을 쳐야 한다고 말한다.

 

4. 혼자 있는 능력 행복의 정도를 측정한다. (260쪽)

 

유아가 엄마와의 좋은 경험을 충분히 하고 나면 '홀로' 존재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방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할 때 모든 불행은 시작된다"라고 했다.

홀로 있는 시간은 모든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보는 시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 행복심리학자들은 단 일 분 안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육아, 교육 관련 서적의 대부분은 아이를 다그치지 말라, 강제로 주입하려 하지 마라,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라,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라,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간혹 원리 원칙, 기준, 윤리,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킬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아이를 자율에 맡기기 이전에 부모의 관심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즉 다소 엄격해도 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책들도 있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는 다음의 세 권이 그에 해당한다.

 

 

 

 

 

 

쿨한 부모, 잔소리 안하는 부모, 좋다.

하지만 그게 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이제 겪어 보아 알겠다.

1번이 어렵다고 판단되었다면 가차 없이 위의 부모 유형중 2번, 즉 좀 고리타분하고 권위적으로 보이더라도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정도는 되도록 가르치는 부모는 되어야 겠다.

3번의 경우처럼 개복숭아를 맺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되겠고, 최악의 경우라고 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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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8-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은 꾸준히 나오네요.
그런데 이런 책을 쓰거나 읽는대서
무엇이 달라질까 잘 모르겠어요...

hnine 2012-08-22 14:49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요.

세실 2012-08-2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이 참 직설적이네요. 싸가지, 개복숭아....ㅎ
민주적 부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요즘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참 힘들어요. ㅠ

hnine 2012-08-22 17:30   좋아요 0 | URL
좀 그렇지요? 책을 읽어봐도 부드럽게, 우회적으로 말하기 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요즘 저의 생각과 코드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그런건 옥의 티로 여기고 빨려가듯 읽었나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요 맞아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규환이도 1318세대에 진입했는데, 남자 아이들 특성을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2-08-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닉 혼비의 피버 피치. 그걸 잊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번역본이 나오면 작가에게도 보내는 걸로 아는데, 표지를 보고도 침묵하는 닉 혼비의 고매한 인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hoe to be good). 절대 밖에서 읽을 수 없었어요.

hnine 2012-08-23 05:03   좋아요 0 | URL
ㅋㅋ 피버 피치 표지 알지요.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느라고 삼총사에서 빠진거랍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 의 경우, 책이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들고 다니면서 오래 읽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표지는 멋진데 내용은 정말 아니올시다에 해당하는 책보다는 이런 경우가 더 나은거라 할 수 있나요? ^^

Jeanne_Hebuterne 2012-08-23 10:35   좋아요 0 | URL
보셨군요. 불타는 축구공. 런던 스타일 책읽기와 하이 피델리티 등 요즘 다른 출판사에서는 이러지 않아 다행이에요. (책표지는 출판사 사장의 스타일을 따른다는 속설을 들었는데 진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표지의 사망이 내용의 사망보다 낫지 않을까요?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까요!
 
엄마혁명 - 소중한 여자로서 나를 찾아 떠나는 행복여행
문은식 지음 / 중앙위즈 / 2011년 9월
절판


누구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합니다.-4쪽

'네 인생은 네가 살고 내 인생은 내가 산다.'라고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결코 열린 마음이나 쿨한 태도가 아니에요. 그것은 아이를 설득하려고 마음이 열린 척하고 쿨한 흉내를 내는 것이죠. 정말 지혜로운 엄마들은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고 '너희도 충분히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살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리고 엄마도 스스로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어.'라고 생각하고 말합니다.-50쪽

우선 나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창조하고 가꿀 수 있는 힘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가장 긍정적인 태도에요. 늘 문제투성이라고 생각하면서 훌륭하게 자라기를 바라니 애들이 달라지겠어요?-51쪽

행복은 작정하는 그 순간 온다.-74쪽

명상이란 좋은 느낌을 간직하고 편안한 마음을 기르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긍정적인 기분을 일으키고,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을 키운다면 아주 훌륭한 명상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명상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잠시 짬을 내어 편안한 음악에 몸과 마음을 집중한다든지 향기로운 꽃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명상이다. 또는 호흡을 조절하면서 의식을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것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숲 속을 거닐며 몸에 싱그러운 에너지를 느끼는 것도 좋고, 밝은 빛이 자신의 몸을 감싸는 이미지를 상상해도 많은 도움이 된다. 행복한 모습의 자기 얼굴을 떠올리면서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100쪽

엄마는 가장 중요한 영적 발전소이기 때문이다. 우선 엄마의 마음이 편안하고 성스러운 기운으로 충만해야 한다. 그러므로 엄마는 늘 자기 마음의 평화와 희망, 그리고 영혼의 충만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가족들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109쪽

희생은 어리석은 자의 선택일 뿐. 그동안 우리는 엄마들의 희생은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좀 더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 엄마들이 남편과 아이들에게 모두를 거는 것은 그들의 삶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각자의 인생은 스스로 걸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믿는 것이 가장 건강한 가족 관계를 형성한다.-119쪽

엄마가 하루나 이틀 집을 비운다고 남편이나 아이들이 엉망진창이 될까? 단 며칠이라도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더 깊은 영혼의 체험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가족들은 사치라고 생각할까? 엄마가 식구들만 생각하고 아무런 희망과 꿈도 없이 오직 가족에게 매달려 사는 모습을 그들은 정말 원하고 있을까?
엄마가 가족을 위해 온 인생을 걸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더 많은 교훈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가정을 내던지고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활기찬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라는 뜻이다.-126쪽

중요한것은 꿈의 완성이 아니라 그 꿈을 간직하고 사느냐, 포기하고 사느냐의 문제이다. 꿈은 여행자의 마음과 같아서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아도 그 과정 자체가 설레고 아름답다.-130쪽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세요-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나라처럼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엄청 다르다. 사람들은 사랑과 집착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데 이것을 알아보는 간단한 원칙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만약 사랑해서 행복하다면 그것은 사랑이요, 괴롭다면 그것이 바로 집착이다. 사랑은 우리에게 행복만 준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은 곧 괴로움이다.
만약 사랑한다면서 힘들고 아프다면 그것은 그속에 집착이 있고 욕망의 뿌리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들을 사랑만 하면 그들 때문에 괴롭고 힘들고 속상하고 상처받고 분노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사랑은 저리 밀쳐내고 집착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바로 고통과 괴로움, 아픔으로 발전한다.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들을 내 욕심을 채우는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인이나 남편, 또는 아이들 할 것 없이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것은 그들을 통해 나의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135쪽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엄마는 왜 우리에게만 책임이 있느냐고 항변한다. 내 말은 엄마에게 모든 책임 있다는 게 아니라 엄마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189쪽

그동안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던 남편도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느 남편, 어느 아빠가 가정을 망치고 아내를 불행하게 만들고 싶겠는가.-190쪽

엄마들은 상담 중에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우리 애가 커서 뭐가 될지 모르겠어요. 쯧쯧쯧."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말한 대로 됩니다."
"어마나!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엄마가 자녀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넌 커서 뭐가 될래!" 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너는 커서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 거야. 엄마가 볼 때는 틀림없어."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나쁜 말이 있다.
"너, 엄마처럼 살고 싶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엄마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형상화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엄마가 자꾸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닮아간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엄마가 늘 밝게 웃고, 재미있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떨까? 그들은 '인생이 아름답다'는 씨앗을 가슴에 심는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영혼의 힘이 생긴다.-210쪽

-칭찬보다 더 귀한건 믿음-
엄마들은 칭찬을 통해 아이들이 빨리 바뀌어 확실한 효과를 '어서어서' 보고 싶어 한다. 즉 사심을 가지고 칭찬을 할 때가 많다는 뜻이다. 이것은 칭찬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장사를 하는 것과 같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 것은 조련사가 진실한 마음을 담아 전달했기 때문이다.
입으로 하는 칭찬보다 우리 아이가 이미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깊은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을 미끼로 아이와 흥정하고 거래하지 말고, 따뜻하게 격려해줄 사람이 엄마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믿음은 칭찬보다 훨씬 진화한 마음의 상태이다.
엄마가 아이를 완전히 지지하며 믿음직스럽게 바라볼 때 아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225쪽

"넌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 라고 말한다면 아이들은 실제로 노력을 안 한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노력이란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삶을 변화시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미리 포기하라는 뜻이다. 스스로 자신의 실천 능력을 낮게 생각하게 한다.-235쪽

"쓸데 없는 짓 하고 있네. 어서 들어가서 공부나 해!" 엄마들의 눈에는 공부를 제외하고는 다 쓸데 없는 일로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엄마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거시 가장 쓸데없는 짓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할 정도로 도전했더 '쓸데없는 짓'들이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더 많은 지혜를 얻게 한 소중한 기회였다.
"쓸데없는 짓 하고 있네." 라는 말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의 싹을 가위로 싹둑 잘라버리는 것이다. 그 '쓸데없는 짓'이 앞으로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이들이 엄마 말만 잘 듣고 자란다면 결국 엄마만큼의 인새을 살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대신 "해봐! 한번 해봐. 너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스스로 찾아보자!"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지혜롭게 도전하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진다.
아이들이 철이 들기를 바란다면 그들을 어른처럼 대하라. 스스로 인생을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다양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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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4-2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한테는 모든 창조 힘이 있는데, 어버이가 미처 못 느끼거나 제대로 안 바라볼 뿐이겠지요. 그리고, 어버이 스스로 아이와 같이 태어나 아이와 같은 나날을 보낸 줄 떠올릴 수 있으면 될 테고요.

hnine 2012-04-23 14:51   좋아요 0 | URL
이땅의 엄마들, 특히 우리 나라의 열성 엄마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책입니다. 자식의 성공을 디자인하고, 관리하고, 확인하는 것이 주업이 되어버리는 엄마들, 그것이 곧 자기의 일이 되어버린 엄마들. 어쩌면 성공 위주의 우리 사회의 제1희생물인지도 모르겠어요.

프레이야 2012-04-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어제도 꽃내음 가득 안고 오셨어요?
나인님 댓글은 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줘요. 고마워요.^^
109쪽의 인용글이 와닿네요. 영적발전소라니! 노력해야겠어요.

hnine 2012-04-23 14:53   좋아요 0 | URL
천리포 수목원은 어제가 두번째 방문이었는데, 처음에 갔을 때에는 한여름이었고 어제는 그때와 또다른 꽃 구경을 많이 했답니다.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크고 다양한 목련을 보기는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가는 길에 동백꽃이 얼마나 예쁘게 피어있던지. 수목원이 아닌 길가, 담장, 이런 곳에요.
위의 책은 아직도 읽는 중입니다. 읽으면서 정리하고 있어요 ^^

2012-04-23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4-23 15:0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늘 '기본'이 더 어려우니까요. 한쪽 극으로 치우치지 않는 정도가 보통 우리 인간들이 닿을 수 있는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요.
친구들을 만나면 저는 몇마디 입을 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때가 있어요. 제가 아이를 늦게 나아서 제 친구들 아이 중에는 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많은데, 만나자 마자 자식 얘기로 시작해서 자식 얘기로 끝날 때가 많으니까요. 본인의 일상이란 전부 그 자식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고요. 아직 살 날이 많은데,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것들도 있을 듯 한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닌거죠.
저자는 그런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쓴 것이 아닐까 해요. 엄마도 인간인데 늘 행복할 수야 없겠지요. 단, 웃음과 눈물이 다 자식에 의해 지어지고 거두어진다면 그건 잘못되었다는 것, 저자는 그것을 말하고 싶은 것 같아요.
저런 책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종종 읽고 있는데 어디까지나 참고서예요. 내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해주는.
요즘 저도 다 허무하다, 허무해...이러며 사느라 봄도 꽃도 다 슬프게만 보이고 있는 차에, 따끔한 저자의 일침에 정신 좀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리시는 글들은 빼놓지 않고 잘 읽고 있으면서 저도 인사도 못 남겼는데...^^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좋은 엄마의 필독서
문은희 지음 / 예담Friend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참으로 많은 육아 관련 서적을 읽어왔다. 아이를 낳은 후는 물론이고 낳기 전부터.
아마도 내가 육아 서적에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것은 아이의 출산을 기점으로 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인간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보기 시작했던 때가 그 시작이 아닌가 한다. 나란 사람을 조각조각으로 나누어서 내 성격의 이런 면은 어디서 나왔고, 저런 면은 어디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그것은 현재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앞으로 이대로 나아갈 것인가. 이런 생각들을 하자니 내가 나서 자란 과정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육아, 교육 관련 서적을 한권 한권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혹자는 책으로 수십권 읽어야 아무 소용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만큼 실전이 더 중요하고 힘들다는 것이지 책에서 배운 것이 그렇게 쓸모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책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의 몇 권은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도움을 준 책 리스트에 포함시켰을 정도이다.
육아 책을 읽을 때 유념할 것이 있다. 육아 책은 어디까지나 참고 서적이지, 그대로 따라하라는 '매뉴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아이는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 누구의 말을 따라서 한다고 그것이 예상하던 결과가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도 얘기했다시피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표정을 살피고 내 아이가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듣는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유명한 저자의 책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실린 글들을 열심히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이런 책을 하도 많이 읽다보니 건방진 얘기일지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육아, 교육 서적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핵심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쯤에서 읽기를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동생이 이 책을 읽고는 좋았는지 내게도 사서 보내었길래 오랜만에 읽어보게 되었다.
제목의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더 풀어서 써보면 '엄마 중심의 사랑과 행동이 아이를 힘들고 아프게 한다'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생일에 선물을 사준다고 하자. 그 선물은 그 사람이 좋아할 것으로 골라야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는 안된다.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사야지 그 사람의 의견은 무시하고 이런 건 그 사람에게 꼭 하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을 무턱대고 사서 안기면 그건 선물이 아니라 부담이 될수 있다. 엄마들, 특히 우리 나라의 엄마들만큼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엄마들이 있을까. 그런데 왜 자식들의 휴대폰에는 자기 엄마를 비어 속어로 표현한 메시지들이 난무한다고 할까. 엄마들은 자식을 내 맘에 들게 키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식이 내 몸으로부터 독립적인 개체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일부로 '포함'시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먹으라는 것을 먹게 하고, 내가 배우라는 것을 배우게 하고, 내가 사다주는 책을 읽게 하고, 내가 가라는 학교를 가게 하고, 심해지면 내 맘에 드는 배우자와 결혼해주길 바란다.
이 책에서의 요점은 그것이다. 자식을 엄마 맘 대로 조종하게 하려는데서 부모와 자식간의 사이가 벌어지게 되고 불행이 시작된다고.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도 나 역시 엄마인지라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굳게 믿고 우리는 얼마나 여러 가지를 포기하며 사는가. 어떻게 보면 그것은 본능에 가깝다. 그런데 이제 그것에 대해 심판을 받는 느낌이다. 아이의 잘못은 왜 다 엄마 때문이라고 하는지. 이론적으로, 임상적으로 그 말이 잘못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글프다. 엄마의 역할이 그렇게 중요하고 결정적이라면, 엄마부터 좀 행복하게 해주는 사회가 될 수는 없나? 당장 아이를 낳고 나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넘어야 할 산이 계속 버티고 있는 가운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하루 하루를 우왕좌왕 보내는 엄마들에게, 자기의 일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이 사람 저 사람 아이 맡길 사람을 찾아 다녀야 하는, 육아의 운전대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말만 하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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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1-07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 대공감 왕추천합니다!!!(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이 책이 잘팔리는 책 목록에 꼭 들어있어서 자주 봤는데 볼 때마다 뭔가 찜찜하고 맘에 안들고 그런 제목이었어요. 저는 엄마는 아니지만..^^;;)

hnine 2011-11-07 19:17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이 잘못 된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너무나 큰 사명을 엄마 어깨에, 여자 어깨에 짊어 지우는 것 같아 울컥 했습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옛말이 생각났고요. 스트레스 잔뜩 받으며 하루 하루 넘기는 엄마들이 어떻게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표정을 살피고 마음을 살필 수 있겠어요. 발 동동 구르며 울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닌걸요.

숲노래 2011-11-08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름을 거꾸로, "아빠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고 하는 이야기책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요. 그러나, 정작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아요. 왜냐하면, '아빠가 잘못 하는 일'을 조곤조곤 적어 놓아도 아빠들은 이런 육아책을 사서 읽지 않거든요. 늘, 엄마들만 육아책을 사서 읽어요. 백 마디 옳은 말이 담겼다고 하지만, '옳기'만 할 뿐, '즐겁'거나 '아름답'기까지는 나아가지 못하더군요.

우리 나라 슬픈 한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사랑은 사랑이지, 강요나 억압이나 복종은 아니라는 대목은 틀림없는데, 오늘날 수많은 어머니들부터 어릴 적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흐름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서 이러한 이야기만 되풀이되지 않나 싶기도 해요. 육아책을 수백 가지 넘게 읽은 아빠로서 돌아본다면, 서원희 님이 쓴 <아이 키우기는 가난이 더 좋다>하고,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양철북)하고, <니사>(삼인) 같은 책은 아이와 살아가는 슬기를 많이 엿볼 수 있었어요. 요즈음은 <아나스타시아> 여섯 권을 읽는데, 이제껏 읽은 모든 육아책 고갱이와 넋이 가장 쉽고 가지런히 사랑스레 담겼어요.

아이 교육을 학교(남)한테 맡겨야 하는 얼거리에서는 '옳은 말(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만 되풀이한다고 달라질 수 있는 일은 참말 아무것 없어요...

hnine 2011-11-08 23:34   좋아요 0 | URL
된장님도 육아책을 많이 읽으셨군요. 더구나 안살림을 아시는 분이니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백번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잘 해내기에 개인적인 역량으로 아무리 해도 안되는 점이 있더라고요. 그게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아 더 답답합니다. 앞으로 십년 후, 우리의 아들 딸들도 같은 문제로 끙끙 거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수수꽃다리 2011-11-0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 육아서적이라기 보다는 엄마들의 자아찾기로 저는 이해하면서 보았지요. 그래서 아이에게 꽂혀있는 눈길을 좀 거두어들여도 되겠구나 위안을 받았다는^^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결국 아이들과 '함께' 잘 살기라는 말이라고 생각했지요. 서양, 특히 미국 중심적인 사고라서 약간 불만이긴 했어도, 옳은말만 되풀이 한 책은 아니라고 봤어요. 그리고 제가 육아서적을 정기적으로 읽는 이유는 어떤 확인 같아요. 내가 지금 엄마로, 나로, 잘 살고 있는건가 의심이 들때, 엄마들 만나고 들어오면 한 이틀 심란해질때, 뭐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책을 찾더군요. 엄마의 삶도 길더라구요^^

hnine 2011-11-08 23: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수수꽃다리님. 제가 '육아서적'이라고 한것은 좀 잘못된 분류이긴 한데 아이와 관련된 책들을 육아서라고 부르는게 습관이 되어서요. 저도 위에 쓰긴 했지만 엄마의 자아찾기와 육아 방법, 그리고 자신이 자라온 과정 되돌아보기, 이 세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는 듯 해요. 우리 엄마들이 자식에게 집착하는 것, 고쳐야 하는 것 맞지요. 하지만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엄마들만 각오를 새로 한다고 바뀔 문제인가, 이런 생각에 좀 답답했습니다. 저자는 영국의 예를 들어놓았던데 영국 사회는 분명 한국 사회와 다르지요. 모든 화살이 엄마에게 돌아오는 것이 좀 서글펐답니다.
수수꽃다리님, 저도 같은 이유로 꾸준히 육아서적을 읽어오고 있었답니다. 요즘 좀 뜸했다가 읽은 책이 위의 책이었어요. 함께 느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1-11-13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3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9940 2012-03-3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공감하는 글이라 그냥 못지나치고 댓글 남겨요.
전 도움을 받으려고..육아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자꾸 엄마만 잘못했다고-.-;;하는 책을 읽을때마다 넘넘 슬퍼지고 우울해져서 이젠 정말 화가 날정도이거든요. 엄마 공부하고 결혼한 여자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렇게 힘들거면 미리 알려주던가, 교육과정에 넣던가, 사회에서 돈 몇푼 주면서 그러지 말고.. 정말 엄마도 행복할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음 하는 바램이 요즘 그래요..

힘내세요!!!

hnine 2012-04-01 16:44   좋아요 0 | URL
내손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아요.
엄마들이 행복하면 아이는 저절로 행복하게 되어 있는데, 엄마들이 불행하면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는 없는건데, 모든 짐을 엄마에게만 지우려고 하는 것 같아 육아스트레스를 몇배 더 지우는 느낌. 그렇지요?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 - 행복한 동행
임후남 지음, 이재영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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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기 전에 아이가 있으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을 꼽아 보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그랬는데 그 중 하나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비행기 타고 멀리 가는 그런 여행보다 함께 걷는 여행. 아이가 너무 어리면 무리이기 때문에 열살은 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러면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 체력이 자꾸 떨어지는 것은 생각을 못했다. 조만간 한번 시도해봐야 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이 책으로 만들어져 나오기 전, 저자가 일부 내용을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부분 부분 올리던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하나 밖에 없는 아이이니 부모가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쏟을지는 역시 아이 하나만 낳아 키우는 부모들은 다 알리라. 저자 역시 남들보다 늦게 가진 아이를 잘 키워보자고 나름 이런 저런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어디 자식 키우는게 내 맘 같은가.  더구나 일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늘 아쉽고 미안한 존재이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그 아쉽고 미안함이 일방적인 애정 공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갈등이 서서히 두드러져 갈 무렵인 아이가 열 세살, 초등학교 6학년 되던 해에 저자는 아이를 데리고 제주 올레 길 여행에 나선다. 다행히 걷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이미 아빠와 함께 지리산 종주를 경험한 상태. 제주 올레 길 걷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아이와 함께 제주 올레길을 걸은 처음 4박 5일과 두 번째 3박 4일 동안의 여정의 기록이다. 제주의 모든 올레를 걸은 것도 아니고, 그리 오랜 기간의 여정도 아니다. 그럼에도 감동이 있다. 엄마가 모르던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모르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기쁨보다는 울음이 치솟는 과정이다.
'내가 열달 동안 배 불러 낳은 아이, 내 손으로 키운 아이, 내가 좀 잘 알아?' 어미로서의 이 본성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아이는 내 손을 떠나야 한다. 떠나고 싶어 한다. 그것을 인정하고 준비하는 것은 어미로서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다.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또한 그렇게 우리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오지 않았던가.

언젠가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부모로 기억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시골의사 박 경철은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운' 부모가 되고 싶다고. 나는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잘 모르겠다. 나를 끝까지 믿어주고 사랑해준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사랑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만족을 위한 것. 아이가 원하는 방식의 사랑이어야 하는데 대부분 그러질 못하고 있다.
이 책의 글은 엄마가, 사진은 모두 열세살 아들이 찍었다. 사진을 찍는 아들을 뒤에서 보는 엄마는 무엇을 느꼈을까.
자식과 함께 할 시간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함께 걸으며 여행할 기회는 맘 잡고 만들지 않는 한 저절로 생기긴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제주 여행 책이라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커가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나는 그렇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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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12-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제주도에 한번도 안가봤어요,,ㅎㅎ 가보고 싶고 내아이랑 저렇게 걷는여행을 하고 싶은데 요즘 아이들이 너무 걷기를 싫어해서요,,
저도 요즘 저의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데,,
더 나이들기전에 많이 걷고 놀아야 하는데 ,,

hnine 2010-12-16 22:54   좋아요 0 | URL
울보님은 그래도 류 데리고 여기 저기 많이 다니신다고 생각했는데요.
요즘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걷는 것 싫어하지요. ^^ 저도 그래요. 걷기는 몸으로 하는 참선이라고 했던가...서명숙님의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나네요.

웽스북스 2010-12-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제주에 다녀왔어요. 택시를 탔는데요. 택시 아저씨가, 어떤 부모는 애들을 데리고, 코스 정복에 눈멀어(?) 강행군을 하다가, 결국 아이의 인대가 끊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콘도에서 아침을 먹는데, 옆 테이블 아이는 막 아빠에게 "아빠 제주올레 말고 다른 거 하면 안돼?" 라면서 찡찡대더라고요.

함께 걷는 좋은 시간을 계획하고도, 속도와, 마음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낭패를 겪는 부모님들도 있나봐요. 물론 hnine님은 안그러실 것 같지만요

hnine 2010-12-16 22:47   좋아요 0 | URL
좋은 점을 알려주셨네요. 저 책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와요. 완주가 목적이 아니니 걷다가 아이가 힘들어하면 버스를 타기도 하고 잘못 길을 들어서도 어차피 걸으려 온건데 잘못 된 길이면 어떠랴 마음을 고쳐 먹고 그냥 걸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첫날은 안그래도 아이가 일기를 안쓰고 미적미적하길래 옆에 있던 빗자루를 들고 쫓아다니며 야단을 쳤대요. 그러다가 곧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고.
코스 정복에 눈멀어 강행군 하는 일은, 웬디양님의 댓글 덕분에 절대 안할 자신 있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0-12-1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주도 자전거 여행하고 싶어요.
신랑이랑 딸아이랑 일주하고픈데, 그게 안 된다면, 하루라도 빌려서
해안가를 주욱 돌고 싶어요. 그리고 제주도를 한달 정도 살다오고 싶어요.
제주도 방갈로(?) 비슷한거 한달에 50-60만원 월세로 빌릴 수 있대요.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요,,, 아하하.

꼭 갈거예요, 몇 년 내에.
혹시 비슷한 때 가게 되면, 제주도에서 점심 한번 먹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hnine 2010-12-17 13:00   좋아요 0 | URL
와, 벌써 알아보셨군요? 저도 정보 얻어갑니다. ^^
제주도가 아니라도 집을 떠나 보는 것, 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위의 저자도 한번에 그리 오랜 기간을 잡고 떠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또가고 싶은 곳이라고 하네요.

2010-12-17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7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7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