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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를 이런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바람이 다 있을거라 생각된다. 내 경우엔 두가지,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과 어릴 때 어디든 여행을 많이 해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해서 내가 아이에게 책을 많이 사준 것도 아니다. 내가 읽을 책도 필요하고 또 아이 데리고 먼데 갈만큼 부지런하지도 못하여 아이 데리고 도서관에 자주 갔다. 나는 내 책을 고르고 아이는 자기 읽고 싶은 책을 맘껏 뽑아 읽도록 했다. 아이가 무슨 책을 골라 읽는지 흘끔 넘겨 보고 나도 아는 책이면 책 내용에 대해 아이와 얘기도 나누고, 그 일은 아이가 열 세살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한 일은 거기까지가 전부이고 한번도 독후감을 써보라고 해본 적이 없다.지금 아이들의 엄청난 독서량에 못미쳐서 그랬는지 어릴 때 난 한권 읽으면 반드시 독후감 노트에 기록을 하여야 했는데 책 한권 읽고 나면 숙제가 하나씩 늘어나는게 싫었었다. 독후감을 써서 좋은 점은 잘 알고 있는데도 빨리 다음 책 읽고 싶은데 그거 쓰느라 머리를 써야하는게 귀찮았고 어떤 때는 독후감을 쓰는 동안 책 읽은 후의 그 생생한 감동이 한풀 꺾이기도 했다. 만약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선생님께서 숙제로 내주시면 해야겠지만 내가 집에서 따로 독후감 쓰도록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 학교에서도 지금까지 독후감 쓰라는 숙제를 내주지 않는다. 대신 책 읽고 난 후 그 내용에 대한 퀴즈를 풀게 하는데 퀴즈를 푸는 동안 책 내용이 한번 정리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은 후 지금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의 필요성을 안다는 것이고, 그것이 그리 귀찮거나 싫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해도 그럴까?

이 책의 제목만 보면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제목을 풀어서 얘기하자면 소설은 그냥 소설로 읽게 하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이 책으로 <까모와 나>, <늑대의 눈> 등의 어린이책으로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다니엘 페낙이다. 학교 교사로서 학생들의 책 읽기 교육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데  책의 첫장에 다음과 같은 말에 저자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부디 이 책을 강압적인 교육의 방편으로 삼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교육자'를 자처하지만, 실은 우리는 아이에게 성마르게 빚 독촉을 해대는 '고리대금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말하자면 얄팍한 '지식'을 밑천 삼아, 서푼어치의 '지식'을 꿔주고 이자를 요구하는 격이다. (61쪽)

 

우리는 다그치고 또 다그친다. 맙소사, 불과 열댓 줄 남짓한 글의 내용을 내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다니! 도저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가 무슨 바닷물을 통째로 삼키라는 건가, 읽어봤자 기껏 열댓 줄일 뿐인데. 이야기꾼이었던 우리는 이제 몇 줄, 몇 장까지도 꼬장꼬장 챙기는 회계 감사원이 되어버렸다.

"좋아! 그렇다면 이제 텔레비전 볼 생각일랑 아예 하지도 마!"

그렇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텔레비전이 보상이라는 지위로 격상됨에 따라, 당연히 독서가 억지로 해야 할 고역으로 전락 수 밖에 없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에게서 나온 우리 스스로의 발상이었다는 사실을. (65쪽)

 

어른들은 읽기를 익히게 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데에만 열을 올린다. 그럴듯한 공부방을 꾸며주고, 독서 카드 만들고, 출판사를 무색케 할 만큼 온갖 전집류로 도배를 한다.

조급하게 얻으려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곧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얻는 길이다. (67쪽)

이 모든 것이 다 아이를 위해서 그런거라는 말은 제일 하기 쉬운 변명이다. 그게 아이를 위한 것일까,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있는지.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과 바쁜데도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책 읽는 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이다 (글을 쓰는 시간이나 연애하는 시간처럼 말이다). 대체 어디에서 훔쳐낸단 말인가? 굳이 말하자면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무의 시간들에서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 그렇듯, 삶의 시간을 확장시킨다.

만약 사랑도 하루 계획표대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사랑에 빠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군들 사랑할 시간이 나겠는가? 그런데도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할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독서란 효율적인 시간 운용이라는 사회적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독서도 사랑이 그렇듯 그저 존재하는 방식인 것이다. (161쪽)

알만한 사람은 공감할 구절이다.

 

아이들이 자연스레 책읽기에 길들게 하려면 단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즉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선물과도 같다.

읽어주고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읽고 또 읽어주면서, 아이들의 눈이 열리고 아이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차리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163쪽)

청소년들에게 서로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시간을 갖게하는 것도 좋은 일이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유익할 수 있는 과정이긴하나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토론, 혹은 이야기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작품이다. 또한 독서를 하면서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다.

 

어쩌면 그동안 내가 아이에게 따로 독서지도라는 것을 해오지 않은 것에 대한 구실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그 충분한 변명거리를 이 책에서 찾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책읽기에 대한 그 어떠한 효율적인 방법도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앞지르게 하면 안될거라는 것, 그것은 대부분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이제, 이 책과 반대 입장에서 쓴 책도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한쪽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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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1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즐겁게 읽는 아이한테
이제 어느 만큼 나이가 되었으니
한 가지는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느껴요.

"네가 읽은 책에서 꼭 한 줄만 뽑아서
종이에 정갈한 글씨로 옮겨 적은 뒤에
벽에다 붙여 보렴." 하고요.

또는, "책에서 한 줄만 뽑아서 어머니한테 읽어 주렴." 하고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지요~

hnine 2013-12-18 16:09   좋아요 0 | URL
그런 말 안해도 대개 아이가 먼저 조잘조잘 얘기를 하더군요. 전 그럴때 그냥 열심히 들어줘요.

서니데이 2013-12-1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과 다른 생각을 가진 책을 읽게 되면, 그 때도 페이퍼 써주세요. ^^

hnine 2013-12-19 00:25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겠습니다. 읽은 책인 일단 다 리뷰를 쓰니까요.
오늘도 역시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페크pek0501 2013-12-1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습관이네요. 일단 읽으면 리뷰를 쓴다...
저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어떤 책에선 몇 개의 글을 쓸 수 있는 소재를 얻는가 하면
어떤 책은 소재도 얻지 못할 뿐더러 리뷰조차 쓸 수가 없는 거예요. 물론 제 능력 부족이겠지만요.ㅋ
저도 이 책 내용에 동감합니다. 우선 책이 재밌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게 가장 중요할 듯해요.
그러면 교육의 반 이상은 된 게 아닐까요.

hnine 2013-12-19 12:25   좋아요 0 | URL
읽은 책은 일단 다 리뷰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리뷰를 별로 정성들여 쓰지 않기 때문일거예요. 대부분 빌려 읽고 반납해야하는 책들이었기 때문에 반납하기 전에 어딘가에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이지요. 그런데 그게 습관이 되었네요. pek 님을 비롯해서 정말 리뷰 잘 쓰시는 분들의 글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그냥 저 나름의 방법이어요 ^^

sangmee 2013-12-1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다른것 보다
외국도 비슷하다는게 더 신기하다.
너 예전에 쓰던 일기 묶음은 어떻고....

hnine 2013-12-19 22:54   좋아요 0 | URL
내 일기 묶음을 기억하는구나.
난 내가 싫었던것에 대해선 철저하게 아이에게 반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아.

수퍼남매맘 2013-12-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아서 두 번 정독하고 있는데 님 서재에 올라와 있어서 반갑네요.
부모라면 꼭 읽어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책이에요.

hnine 2013-12-25 00:35   좋아요 0 | URL
이책 수퍼남매님 덕분에 알고 읽게 된 책이랍니다. 말씀대로 기회되면 한번 더 읽고 싶은 책이더군요.
좋은 책 알게 해주셔서 제가 감사드리고 싶어요.
 
바라지 않아야 바라는 대로 큰다
신규진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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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를 낳기 전부터 시작해서 참으로 많은 육아 관련책을 읽었다. 육아책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육아책은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엄마인 내가 어떻게 키워졌는가를 온통 후벼파는 것 부터 시작하는 책이다. 그 많은 책들을 읽으며 얼마나 자주, 그리고 깊게 나 자신을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보았던가. 육아책은 어쩌면 엄마에게 그런 분석의 기회를 줌으로써 자기 자식은 어떻게 키워야할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책인지도 모른다.

웬만한 육아, 교육 서적은 다 섭렵했으니 이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고, 그렇게 마음 놓고 있던 동안 아이는 자랐다. 이제 열세살. 어느 날엔가 깨달았다. 아이가 이렇게 자랐는데 나는 수년전 책에서 읽고 생각한 그대로,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엄마'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갈 책 읽기 2라운드를 시작해야할 때에 들어선 것이다.

아마도 아이 교육 관련책 제목만큼 모순적인 책 제목이 또 있을까 싶다. 바라지 않아야 바라는대로 큰다는 이 책의 제목도 여지없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제일 처음 밑줄을 그은 곳은,

"학교 며칠 빠졌다고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28쪽)

말 그대로 해석하여 학교 빠지는 일이 아무일도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저 정도의 여유와 안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과학교사이자 상담 교사이며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여러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상담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차곡차곡 쌓였을까. "공부는 누굴 위해서 하지?" 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거의 틀림없이 "나 자신을 위해서요~" 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때 그건 정답이 아니고, 공부는 장차 사랑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말한다는 저자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차 사랑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라니. 이쯤 되어야 아이들은 건성으로 듣던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나보다.

보통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권유할때, 부모는 아이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한다. 지금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평생 힘들게 살거라느니, 대학도 나오지 않아선 먹고 살 길이 막힐 것 처럼 엄포를 놓기도 한다. 왜 그럴까? 나 역시 많이 그랬을텐데, 그렇게 겁을 주어야 아이들이 더 말을 잘 듣는다고 생각하나보다. 하지만 저자는 사례를 들면서 다시 일깨워준다. 동기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일 때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엄마는 내가 만약 미혼모가 된다면 어떡할거야?"

아이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엄마로서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어떡하긴 어떡해? 생명은 고귀하니 잘 키워야지. 근데 너 혼자서는 키울 수 없겠지. 분유 사 먹일 돈도 없잖아? 걱정 마, 엄마가 키워줄게."

엄마의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안심하고 미혼모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될까? 그 보다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까지도 허용적일때 아이의 자기 관리 능력이 발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은 최악의 상황까지 품어주는 것.

부부의 사랑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라는 말은 어느 책에나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마음 속에만 품고 있는게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스콧 펙 (M. Scott Peck)의 말을 인용하여 하고 있다. '사랑하려는 욕구 자체는 사랑이 아니며, 행위로 표현되는 만큼만 사랑이다' 라고.

<엄마학교>를 쓴 서형숙 저자가 자녀를 키울 때 무엇을 제일 염두에 두었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했던 답이 이 책에도 나온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열쇠는 이미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부모님이 나를 키웠던 방식에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버리면 되는 것이다. 내가 유능해질 수 있도록 이끈 부모님의 양육 태도는 무엇이었을까? 아울러 나를 불편하게 하고 무능하게 만들기도 했던 부모 요인은 어떤 것이었을까? (222쪽)

저자가 자기의 성장 경험을 토대로 세운 양육 태도의 원칙은 다음 네가지였다고 한다.

첫째, 아이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자.

둘째, 할머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무조건 지지하고 친구처럼 대하자.

셋째,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특별히 잘할 것을 요구하지 말자.

넷째, 칭찬받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지 말고, 일 자체에서 보람을 얻는 아이가 되도록 담담히 대하자.

이건 저자의 성장 겸험을 토대로 해서 나온 것이니까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위에서도 보면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따라하고자 하는 것은 없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마도 어머니의 양육 태도에서 살리고 싶은 것보다는 불편하게 느꼈던 것이 많았음을 짐작케 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문장으로 맺고 있는 마지막 구절을 옮겨본다.

내 아이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불편한 마음부터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자신의 의도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지 않아야 한다. 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쉽사리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전제를 깔고 있고, 그런 생각은 각종 무리와 폐해를 낳게 마련이다. 자녀교육에 관한 한 담백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바라지 않아야 바라는 대로 큰다.

내 자식에게 무언가 더 해주고 채워주는 것 보다, 안해주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몇 배 더 힘들다는 것을 이 책은 또 확인시켜준다. 잊어버리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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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11-26 12:15   좋아요 0 | URL
이건 책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라고 비난받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11-26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27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괜찮아, 열일곱 살 -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10대들의 심리학
이나미 지음 / 이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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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로 시작하는 책을 연달아 두권을 읽게 되었다. 두권 모두 한동안 보관함 속에 있던 것인데 한꺼번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나미. 이분의 책은 나오는대로 거의 다 읽어왔다. 바로 이전에 읽은 책은 '오십후애사전'인데 이번엔 청소년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책을 내었다.

저자의 책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정신과의사가 쓴 책이면서도 일부러 위로하고 따뜻하게 감싸주고 근거불분명한 자기 개인적인 생각을 일반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건조하고 딱딱하게 들릴지라도 딱 필요한 조언을, 확실한 만큼만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이다. 이것도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이다. 문학, 철학, 종교, 심리학 등 분야를 망라하는 박식함은 다독의 경험과 지금까지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일까.

 

책의 구성은 특별할 것이 없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가질만한 고민들이 사례별로 한쪽에 나와있고, 그에 대해 저자의 조언이 서너쪽에 걸쳐 따라나오는 식.

여는 글 제목이 '누구나 한때는 아이였습니다.' 이다. 우리 한때 다 아이였음에도 마치 우리는 그런 적 없었던 것 처럼 아이를 대한다. 언젠가 우리 모두 나이 들어 노인이 될 것임에도 우리는 영영 나이들지 않을 것 처럼 생각한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고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슬프고 외로운 감정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데가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슬프고 외롭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문제는 그것을 좀 주책맞아 보이더라도, 내가 좀 덜 되어 보이더라도, 누구에게 잘 털어놓고 발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술과 담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는 청소년에게 저자는 다른 이의 관심과 애정을 목말라하고 남의 기분이나 칭찬 등에 쉽게 좌우되는 '감정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으며, 어린 시절 심한 정신적 상처나 상실 등을 겪은 청소년도 그 괴로움을 풀 데가 없어 술에 탐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의 경우는 술 마시는 것을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청소년들의 많은 고민 중의 하나가 부모의 불화, 무능력에 대한 혐오, 그들의 자식인 자신이 싫어진다는 것인데 부모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로 간주하고 상관하지 않는 냉정한 태도를 취하기로 '결심'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부모와 나는 별개의 인생, 감정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늘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미리 걱정하는 사람 중에는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이 많다는 말에 읽는 나도 뜨끔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적절한 칭찬을 받지 못한 것이 큰 상처로 남은 경우 이것이 자아존중감과 직결된다는 것도.  덧붙여 말하기를, 낮은 자아존중감과 열등감 자체를 너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오히려 나를 키우는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즉, 현재 상황 자체보다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밀고 나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청소년 자살에 대해서, 나를 괴롭힌 사람이 두고두고 죄책감에 시달리게 할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다른 사람이 이미 죽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을 얼마나 기억할까 생각해보라고 한다. 결국 그 사람 때문에 (즉, 복수심에서) 자살을 시도한다면 자신만 손해이고, 그런 쪽으로 본다면 최대의 복수는 내가 당당하게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소위 공주병, 왕자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자기애적 성격장애' 라기 보다 오히려 잠재된 우울증 환자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도 의외였다. 주위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따돌릴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상처받은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투었을 때 먼저 사과하고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사람은 '자아강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건 자존심 싸움과 상관이 없는 것.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자존심이 높은 사람이 먼저 사과의 시도를 하는 것이겠다.

 

-우울할 때는 짜증을 내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음식을 많이 먹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는데, 그러기 이전에

1. 자신의 내면 상태를 차분히 들여다보고

2.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3.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정확하게 주변에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려면 1과 2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꿈과 다른 진로를 강요하는 부모님에게는, 부모님의 뜻을 당장 꺾어놓으려고 해봤자 역효과만 날뿐, 대신 자기 꿈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서 부모에게 신뢰를 얻어내는 방법을 취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하는 아이로 칭찬과 기대 속에 자랐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하고 싶은 정신과 의사가 되었지만 지금도 의사가 아닌 다른 역할에 몰입하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또 반면 가끔은 의사로서의 직업에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하는 사람들에 비해 (Jung에 대한 연구를 하던 저자는 국내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 뒤늦게 미국으로 가서 심리학, 종교학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 나 자신이 불성실한 것은 아닌지 반성할 때가 있다고 한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놔두고 쓸데없는 일에 매달려 인생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불안할 때도 있다고. 자기 나이쯤의 어른도 이렇게 망설이는데 청소년 시기의 걱정과 고민, 망설임은 당연한 것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고민은 누구나 있다. 슬픔과 외로움은 누구나 느낀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의 삶에 반영할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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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0-23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대의 고민이나 어른의 고민이나 다르지 않군요.
정리 잘 해주셔서 잘 읽었어요. 끄덕끄덕 공감되는 게 많네요.
몇 가지 새기고 마음에 담아갑니다.
소위 공주병, 왕자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자기애적 성격장애' 라기 보다 오히려 잠재된 우울증 환자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도 의외였다. 주위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따돌릴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상처받은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이 부분. 자기애적 성격장애라고 제가 마음대로 진단했던 사람이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나인님, 좋은하루 보내세요. 기온이 많이 내렸어요.^^

hnine 2012-10-23 12:33   좋아요 0 | URL
예, 십대에 해결되지 못한 고민들이 잠재되어 있다가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 표출되기도 하고 그런가봐요.
의사란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전공 공부하기도 바쁠테니 의학 외에 인문, 사회, 철학, 문학, 종교 등의 다른 분야에 대해선 제한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저의 그런 생각을 깨뜨려준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였어요. 처음에 그렇게 강한 인상을 받은 후로 지금까지 숨어 있는 팬이 되었답니다.
공주병 왕자병도, 물질적으로 더 풍요해졌고 소통 수단은 더 다양해졌음에도 인간 소외 현상은 더 심각해져가는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하나의 인간형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쌀쌀한 날씨 중에서도 그나마 제일 기온이 포근한 시간대에 올립니다.
 
괜찮아, 그러면서 크는거야 - 류명숙의 ‘열세 살’ 이야기 벗 교육문고
류명숙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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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까? 그러면서 클까?

나는 요즘 괜찮다는 말도 쉽게 못하고 있다. 말은 쉬우니까.

여기 나오는 아이들은 나의 짐작을 넘어섰다. 선생님을 향해서 욕을 뱉는 아이들. 집중을 못하고 분노로 차있는 아이들. 이유없이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지만) 옆의 아이를 때리고 괴롭히는 아이들. 마음이 많이 다쳐있다고 해야하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아이들이라고 해야하나.

이 아이들을 맡고있는 선생님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교직 생활 24년째라는 저자는 좋은 할머니 선생님이 되는게 앞으로의 꿈이라면서 "괜찮아, 그러면서 크는거야.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 말하는 할머니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한다.

선생님이 싫다고 대놓고 말하는 아이에게

 -내가 싫다고? 정말 미안하다.

 -나는 좋았는데 너희는 힘들었구나.

 -욕을 먹는 것보다 욕을 하는 너희가 걱정이다.

 -마음을 보여줘서 고마워.

 -너희 때문에 내 마음도 자란다.

라고 말할수 있는 선생님.

나는 꿈조차 꾸어본 적 없는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 질리기는 커녕, '이 아이들을 모두 내 팬으로 만들어야지.' 생각했다는 저자는 아이들을 그토록 사랑했을까, 아니면 그것도 일종의 고집이고 욕심일까, 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가정이든 학교든, 한 아이를 제대로 잘 키워낸다는 것은 그냥 되는게 아니라는 걸 또 깨닫는다. 자연 속에서,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놔두어 키우면 그것이 최선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럼 아이에 대한 관심과 교육의 눈길을 떼지 않고 부족함 없이 키우는 것이 더 나을까? 그것도 아닐 것이다. 마치 흰색과 검은 색 사이, 경계를 나눌 수 없는 색의 그라데이션 속에서 어디까지를 흰색, 회색, 검은색으로 나눌까 정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다듬어지지 않고 열등감과 분노와 다른 사람에 대한 불신을 안고 사는 아이들도 안되었고, 그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껴안고 가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그냥 흐뭇해할 수도 없다.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만.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껴안아 주는 선생님. 그 '괜찮아'가 단순히 말치레가 아닐때 그것은 힘을 가지고 효과를 나타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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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10-2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어쩌면 지금도) 선생님을 꿈꾸었던 저는 그런 상상을 많이 했어요. 반 아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인간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는 내 모습을요. 그런데 요즘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생각해보면, 매일 교무실 책상에 엎드려 우는 모습이 떠올라요. 내가 되고 싶은 선생님과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이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학교의 역할은 중요해지고 또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가정과 학교, 정말 중요한 환경인데 말이에요.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저도 hnine님처럼 그냥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크지만요. 그게 어울릴 것 같기도 하지만, 꿈꾸는 건 또 다르네요. 잘 읽고 가요 :)

hnine 2012-10-22 20:22   좋아요 0 | URL
굳이 선생님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선생님의 고충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가르치고 기른다는 것은 공통적이고 또 기본이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선생님들은 정말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눈물 먼저 나올 상황에서도 눈물을 삼키고 당장 내가 해야할 일을 해내야 하는 직업...제 친구 중에도 그런 고민들 플러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사직을 그만 둔 친구가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꿋꿋이 오늘도 본분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실 것이고, 아마 책 한권 이상의 이야기들이 가슴 속에 가득하실 것 같아요.
 
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 - 반항기 자녀 앞에 홀로 선 힘겨운 엄마에게
야마다 마사히로 외 지음, 정은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 본다는 예고도 없고 따로 정해진 범위도 없는 시험.

학교 다닐 때 종종 그런 시험이 있었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책들을 숱하게 읽어오고 있지만 실전에서 정말 읽은 만큼 도움이 된다고 자신있게 말 못하는 것은, 책에서 읽은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결국 평소의 부모의 성향대로 나갈때가 많으며, 막상 계획하고 준비한대로 자식에게 대한다고 해도 같은 반응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책은 전혀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일까? 개인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나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육아, 교육 서적을 문제집에 딸려나오는 해답과 풀이집 내지는 시험 대비 쪽집게 대비책 정도로 기대하고 읽는다면 90% 실망하겠지만, 책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던 간에 세세한 내용보다는 이런 저런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무언지 배울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자세라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요즘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거기에 낚인 것일 수도 있고, 내용을 보니 읽어볼만 했기 때문이다. 읽다 보니 마치 폭풍의 한가운데서 폭풍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기분이었다.

10대의 자식을 둔 부모는 상처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자식이 반항할 때 부모는 크건 작건 상처를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반항이란 무엇인가. 부모는 "아직 일러!", 자식은 "하게 해줘!" 이 두 의견간의 충돌이라고 한다. 반항기는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이런 반항을 집에서 부모를 상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오히려 다른 곳에서 터뜨릴 수 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문제는 이 시기를 얼마나 잘 넘기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권하는 방법은 '협상'인데 자식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는 것도, 절대 안된다고 강경하게 나가는 것도 모두 바람직하지 않으며, 부모와 자식의 의견간의 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 집에 가서 밤새 놀고 오겠다는 아이에게, 절대 안된다고 하기 보다는 친구 집에 가서 노는 것은 좋으나 잠은 집에 와서 자도록 하라거나, 집으로 돌아올 때 부모가 데리러 가겠다거나 하는 절충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예전에 안하던 행동을 하며 부모를 향해 짜증을 내고 거친 행동, 욕설을 할때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당장 그 자리에서 맞서서 고쳐놓으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부모 자신의 일이나 시간을 갖도록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독의 눈길을 거두면 안된다니, 부모 노릇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시켜준다.

나이만 들었다고 어른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 '어른'이라는 말 대신에 '아이마음', '어른마음'이란 말을 사용한다. 즉 어른이라도 '아이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른 마음이란 어떤 것인가? '나와 아이는 다른 사람이다, 아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착한 아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이를 여전히 부모가 생각하는 상으로 몰고 가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다소 산만한 구성이지만 강력한 방법, 단정적인 말, 이런 부풀림이 없어서 좋다. 결국은 시원한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부모가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하니까. 그말이 맞다.

부모 노릇,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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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9-28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며 부모 노릇이 힘들어지지 싶어요.
왜냐하면, 예전에는 서로 짝꿍을 만나
스스로 삶을 새로 일구던 나이에
대입시험에 목을 매달며 학교에 얽혀야 하니까요.

예전에는 아이와 어버이가 언제나 서로 마주보며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살았기에
'사춘기'라는 말조차 없었겠지요..

hnine 2012-09-28 08:22   좋아요 0 | URL
이제 겨우 십여년이지만 자식을 키우다보니 무엇이든 단정적으로, 자신있게 말하기를 피하게 되네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제일 좋은 방법이고 정답인지, 나이 들수록 더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알던 것에 대해서도 입 열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 자식을 키우며 달라진 모습 중 하나 같아요.

프레이야 2012-09-28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그다지 힘들지 않게 하는 우리집 두 딸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인님, 이번 추석엔 부쩍 엄마가 해주셨던 깨송편이 먹고싶어지네요.
빚을 준비 다 해주시면 제가 거의 다 빚었었는데... 깨 듬뿍 넣고^^
추석 힘들지 않게 건강히 보내세요^^

hnine 2012-09-28 12:1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의 깨송편 글 읽고 왔어요.
우리 나라 음식은 만두도 그렇고 송편도 그렇고 만드는데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음식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명절 음식이 그런 것을 보면 의미도 있고요.
이번 추석도 여러 가지 다 차리진 못하지만 간소하나마 정성껏 차례상 준비하려고요. 오늘 저녁때 장보러 갑니다.
프레이야님, 이번 추석 잘 보내시고 다음 추석때도, 그 다음 추석때도, 계속 우리 이렇게 인사나누며 여기서 버텨보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