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요즘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들의 세계는 어떨까? 아이들 마다의 차이가 점차 두드러져 가는 시기. 그래서 같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아이들. 그들의 보이지 않는 세계.
작품의 취지는 그러했을 것이나 기대만큼 내용이 흥미있게 펼쳐지지는 않았다는 생각. 다른 작품에서 다 한번 다뤄졌던, 익숙한 사건들의 구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아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써보고 싶은 내용이 아닐까. 

 이 작가의 작품으로는 내가 맨 처음 읽은 <할머니의 레시피>가 가장 좋았고 최근에 <꿈을 찾아 한걸음씩>에 이어 세번 째 읽은 책이다. 

 

 

  

제목도, 그림도 벌써 심각하다.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이야기를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도입하기엔 이렇게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좀 더 가볍게 의인화하면 더 쉽게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표정없는 얼굴들이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무거워보였다. 

 

 

 

 


이렇게 사랑스런 책이라니. 어딜봐도 학습서 또는 지식 전달을 위한 책으로 보이지 않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러 가지를 알게 된다. 사랑스런 리네아의 말을 통해서, 그리고 블룸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서.
집에서 볼 수 있는 과일이나 채소의 씨를 가지고 이 아이는 정말 여러 가지를 직접 손으로 길러내고 있다. 잘 모르겠는 것은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물어봐가면서. 씨앗에도 사람처럼 이름을 붙여 주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때로 경주도 시키고, 신기하고 놀라워 팔짝팔짝 뛰어가면서. 이보다 훌륭한 생명 교육이 어디 있을까 싶다. 단지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에게도 말이다.내 손으로 직접 키워봐서 말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 줄 알았는데 기분 좋아할 때도 있고 시무룩할 때도 있고 그럴 때마다 내가 어떻게 보살펴 주느냐에 따라 달리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하는데도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어느 콩깍지에나 처음 심었을 때와 똑같은 콩이 들어있겠지요. 깜짝 놀랄 만한 일이잖아요? (16쪽)

 바로 이런 일로 깜짝 놀라보아야 한다.

금방 잎이 시들기 시작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와 헤어져 충격을 받고 있을 뿐이니까요. (22쪽)

 '식물도 살아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반응을 할 줄 압니다.' 이렇게 쓰는 것과 얼마나 다른가.
콩껍질 속의 배젖을 씨눈이 발아하는데 필요한 '도시락'이라고 표현한 것은 또 어떻고.

경기 결과. 아놀드가 쉽게 이겼습니다. 에밀은 2등, 그리고 니키는 꼴찌를 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물을 충분히 주지 않아서 말라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21쪽)

 여기 말하는 아놀도, 니키, 에밀은 모두 씨앗에 붙여준 이름들이다. 누가 잘 자라나 경주를 시킨 결과를 적고서 잘 안 자란 것은 왜 잘 안 자랐는지 이유를 찾아보려고 한 것, 이것이 바로 과학의 출발 아니겠는가?

식물의 그림 역시 너무 자세한 묘사화와 너무 단순화 시킨 일러스트레이트의 중도를 잘 잡아서 적당한 정도로 특징을 잘 잡아 그려주고 있다. 이런 책에서 그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말이다.
별을 열개 쯤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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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6-0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분석을 하시며 보시네요.
특히 신기한 식물일기는 강의를 듣는 느낌이에요
저는 그냥 좋다라는 느낌 뿐이어서
표현을 못하고 구체적이질 못하는데 부럽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식물일기 멋진데요.

hnine 2011-06-05 11:5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은 식물 많이 키워보셨으니 <식물일기>가 더 실감 나실 것 같아요. 마구 사서 뿌리고 싶은 책이랍니다 ^^

순오기 2011-06-06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식물일기는 모네의 정원에서 나온 소녀가 표지에 있는 걸 보니 같은 화가인 듯하네요. 모네의 정원에서 만난 소녀가 반가워서 한마디...^^

hnine 2011-06-06 04: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같은 저자, 같은 화가이지요. 당장 식물을 키워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어요.

숲노래 2011-06-1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네아 식물일기 세 권은 무척 훌륭해요. 100점 만점에서 98점을 받을 만큼 아름답지요. 아쉬운 2점은 이 리네아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 덧보태어 나중에 새롭게 일구면 될 테지만, 98점이 어떻게 98점이 되는가를 헤아릴 수 있으면, 책과 삶과 사람을 보는 눈길을 저마다 예쁘게 돌볼 수 있다고 느껴요...

hnine 2011-06-12 12:03   좋아요 0 | URL
98점! 100점 보다 더 훌륭한 점수이군요. 읽는 사람의 몫도 남겨주었으니까요.
그림도, 글도, 더 빼고 넣고 할 것 없이 통째로 사랑스런 책입니다.
 

 

 

 

 

 

 

 

 

시린 호마이어 글 그림 <엄마의 슬픈 날> 

누군가로부터 <엄마의 우울했던 날>이란 책이 있다고 들은 기억이 나서 검색하다가 제목이 잘못 전달되었고 그 사람이 말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제목 위의 한줄 설명을 보면 대번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을 가진 부모와 사는 아이들을 위해'
의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달은 치료 가능한 질환의 범위를 예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혀 놓았지만 반면 예전에 두드러지지 않던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은 날로 더 많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마음의 병의 대상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나이와 상관없이, 물질적인 부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아이들이 읽는 책 속의 마음의 병은 주로 아이들이 그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 책에는 엄마가 마음의 병에 걸린 경우 아이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열 살 여자 아이 모나는 엄마의 상태에 따라 '햇볕 쨍쨍한 날' 그리고 '엄마의 슬픈 날' 이렇게 구분한다. 햇볕 쨍쨍한 날의 엄마는 모나에게 더할 수 없이 따뜻하고 친절한 엄마이지만 어떤 날의 엄마는 학교에 다녀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하지 않아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엄마이고, 말도 없고, 슬픔과 눈물에 젖어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에서 누워 잠 속에 빠져 있는 엄마이다. 바로 '엄마의 슬픈 날'의 경우이다. 모나는 엄마가 그러는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생각하고 (나 때문이 아닐까?), 그런 엄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혼자서 궁리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한다. 그러다가 모나는 이것이 일종의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모나의 엄마는 적극적인 치료의 방법을 택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엄마에게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데 그런 엄마를 보면서 모나는 책을 읽는 독자 친구들에게 말한다. 그럴 때 믿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훨씬 낫다고, 그런 사람을 주위에서 찾아보라고 말이다.
어른들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신시아 라일런트 글 <멋진 열 두 살> 

인생의 모든 나이마다 넘어야 하는 언덕이 있기 마련이지만 열 두 살, 열 세 살 쯤 되는 나이는 그 나이를 거쳐온 사람에게나 아직 거치지 않은 아이들에게나 어딘지 좀 특별해보인다.
우리에게 <그리운 메이 아줌마>로 많이 알려져 있는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의 작품인데 꽤 오래전에 나온 것을 우리 나라에선 작년에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 속에서 아이의 심리를 묘사하고 커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탄광촌에서 엄마, 아빠, 네 명의 언니, 그리고 '총알'이라는 이름의 비글 사냥개와 함께 사는 열 두 살 금발 소녀 엘리의 1년이란 시간을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렇게 네개의 소제목 속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구성이 돋보이거나 사건 중심의 흥미진진한 책은 아니라는 점.  

 

 

 

 

 

 

 

 

 

에스터 로타 가스페로니 글 <옆집 아저씨 이야기>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나에게는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읽어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엄마,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 지아니의 옆집에 어느 날 클라라 라는 개를 데리고 혼자 사는 아저씨가 이사를 온다. 아저씨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엔 경계하고 피하지만 아저씨의 따뜻한 말씨와 멋진 피아노 연주 솜씨, 사람들에 대한 벽이 없는 것을 보고 지아노는 점점 그 아저씨가 좋아지고 가까와지고 싶어한다. 나중엔 1층에 사는, 역시 아빠 없이 엄마하고만 사는 친구 비의 엄마가 그 아저씨와 점점 친해져가는 것을 보자 자기 엄마와 더 친해져야할텐데 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랑스런 아이 지아니. 이렇게 아이들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어떤 성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던 결국 어느 시점에 가서는 아이다운 면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그런 대목에서 독자, 특히 어른 독자는 마음이 확 풀어지면서 웃음을 짓게 된다.
아이다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호기심 아닐까. 모르는 사람, 모르는 일, 모르는 장소에 대한 호기심. 어른이 되고 나면 '오지랖'이란 말로서 끌어내려지고 드러내기 조심스러워 지는 것.
특별한 소재가 아니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역시 작가의 일인가보다. 내 얘기가 아닌, 옆집 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은 내 얘기를 하게 되는 것. 우리 어른들도 종종 그러지 않나 싶다.
주인공 아이, 아저씨, 엄마, 할머니 등등 주인공 위의 인물들의 성격도 잘 살려져 있는 것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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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5-26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새로운 책을 소개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신시아 라일런트는 좋아하는 작가라서 더 반갑고요.^^

hnine 2011-05-26 12:26   좋아요 0 | URL
신시아 라일런트 좋아하시는군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와 비슷한 분위기랍니다. 소소하고 잔잔하고, 깜짝 놀랍거나 눈이 번쩍 뜨일 사건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
위의 <엄마의 슬픈 날>도 좋았어요.
 

 

  

 

 

 

 

 

 

 

김 려령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완득이>로 유명한 김 려령. 지금까지 그녀의 작품은 다 찾아서 읽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그녀의 신작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역시 그녀는 남들과 다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완득이>에서도 느낀 바이지만 문장력이 뛰어난 글을 쓴다기 보다는 남들이 다루지 않았던 소재의 선택과 구성, 그리고 유머 감각이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어린이 대상의 책이지만 막 등단한 동화 작가, 즉 어른이 화자 이다. 어린이 대상 책이라고 해서 꼭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구성. 개인적으로 이건 어떻게 보면 거의 필수 조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이야기, 드러내놓고 교훈적이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등단은 했지만 소위 잘 안나가는 작가가 화자가 되니 실제 저자가 그 심리 묘사를 얼마나 실감나게 해놓았겠는가. 더구나 짤막한 대화 속에서 그녀만의 기지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얘기 속의 그 아저씨의 정체에 대해 작품 속의 아이들만큼이나 독자들도 궁금해하며 읽는다. 그 아저씨가 허구 속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을 아이들처럼 독자도 감을 잡아간다. 아픈 과거가 배경으로 깔려 있지만 결코 어둡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 것은 <완득이>에서와 비슷하다.
베스트셀러 작가는 확실히 다르다,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한다.  

 

 

 

 

 

 

 

 

김  선정 <최 기봉을 찾아라> 

작년도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인데 올해초 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도서관 시리즈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최기봉은 오랜 세월 초등학교 교단에 서온 선생님 이름. 하지만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특별한 유대감을 느껴본 적 없는 선생님이다. 어느날 15년 전 제자로부터 두개의 도장을 선물로 받는데 최 기봉이라는 이름 옆에 엄지 손가락을 위로 치켜 세운 모양이 새겨져 있는 도장, 그리고 엄지 손가락 대신 울상을 한 얼굴이 새겨져 있는 도장이다. 그 날부터 최 기봉 선생님은 잘 한 아이에게는 엄지 손가락 도장을, 잘 못한 아이에게는 울상 얼굴 도장을 찍어주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도장을 가져가버리는 사건이 일어나고, 학교 여기 저기 아무데나 이 도장이 찍혀 있는 것이 발견된다. 누가 도장을 훔쳐 갔으며, 왜 학교 여기 저기 그 도장을 찍어놓는 것일까. 독자들은 궁금해진다. 그래서 읽던 페이지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저자가 실제 초등학교 선생님이어서 그런지 최 기봉 선생님의 심리 묘사라던가 반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 있고 초등학교 풍경이 생동감있게 그려져 있다.
제목이 특이해 읽어보면 내용은 기대보다 평범한 작품들인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제목이 눈에 띄는 만큼 내용도 독특하고 구성도 재미있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 한마디나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성인이 되어서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왜 수상작이 되었는지, 독자도 머리 끄덕이게 할만한 작품이다. 

 

  

 

 

 

 

 

 

 

Dav Pilkey <The Adventures of Ook and Gluk> 

초등학교 1,2 학년 때에는 Nate the great, Horrid Henry 뭐 이런 시리즈의 챕터북을 재미있어라 읽어제꼈고 3학년 때 그렇게 낄낄거리며 읽던 책 중에 Captain underpants 시리즈가 있었다. 4학년 되고서는 한동안 뜸하다 했더니 예전에 <Captain underpants> 를 쓴 사람의 다른 책이라며 위의 책을 사왔다. 아직도 이런 책을? 하면서 들춰 보았더니 이건 만화책이었다. 한장 두장 넘기다가 금방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것도 나 역시 낄낄거리면서. 구석기 시대의 두 꼬마 Ook과 Gluk은 어느 날 자원 고갈과 오염을 피해 미래에서 구석기 시대로 시간 여행을 와서 구석기 시대 자원과 사람들을 마구 이용하고 있는 미래 세계 사람들과 대면하게 된다.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Ook과 Gluk은 시간 여행문을 통과해 거꾸로 미래세계로 가서 쿵후를 배워온다. 단순히 쿵후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노자, 장자 철학까지 배우게 되는데... 스승으로부터 아직 깨우침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이 꼬마들은 자그마치 어른이 될때까지 거기서 머무르게 된다 (역시 만화는 만화다.).
구성이 재미있고 만화이다보니 짤막짤막한 대화체 문장이어서 금방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목적, 과정, 결말 등이 참 기발하게 펼쳐져있었다.
주의 사항은 여기 나오는 영어는 모두 엉터리 영어라는 것. 엄연한 규칙을 가지고 저자가 고의로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고 (예. 주어를 모두 목적어로 쓴다. I like him. 을 Me like him. 이런 식) 일부러 철자를 우스꽝스럽게 바꿔놓았기 때문에 그걸 알만한 사람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이 읽으면 자칫 혼동할 염려가 있겠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읽으면 낄낄거리며 읽게 되는 것이다.
뒷장에 이 책을 쓴 사람으로 두 사람의 이름이 나오고 현재 나이가 9살, 10살이라고 나와 있고 현재 미국의 어느어느 초등학교 몇 학년에 재학중이라고 나와 있어서 깜짝 놀라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그것도 저자가 장난친거란다. 실제 저자 (Dav Pilkey)는 어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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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8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5-1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선정은 안 읽어보았는데 읽어봐야겠네요
최기봉을 찾아라는 말만 많이 들어보았어요

hnine 2011-05-19 13:56   좋아요 0 | URL
김려령 작가의 저 책 리뷰는 하늘바람님 서재에서 보고 꼭 읽어보고 싶었어요. 두권 모두 다린이가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책들인데 최기봉을 찾아라는 다린이도 재밌다면서 후딱 읽었고 김 려령의 책은 저만 읽어보았고요. 김 려령 작가는 실제 만나보면 참 재미있는 사람일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광고를 보고 구입을 결정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은 책이다.
성인 소설, 그 중에서도 환타지 소설을 주로 발표하고 있는 <안녕 인공존재>, <타워>의 배 명훈 작가가 이번엔 어린이책을 냈다.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배 명훈 글, 이 병량 그림

우리가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끼익끼익 소리를 말 못하는 물건들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보고, 이 메시지를 인간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끼익끼익' 요정들이 하는 일이라고 여긴 저자의 발상이 이미 독특하다. 우리 주위에 어디에나 있는 이 요정들의 존재와 그들이 내는 소리의 의미를 누구나 알지는 않는다.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에서, 그 끼익끼익 요정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딸 미성이. 

어느 날 이 끼익끼익 요정들이 모두 사라지게 되고, 이들을 찾아나선 아빠와 미성이는 어떤 한 곳에 이들이 모두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이 한군데 모여서 인간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특이한 소재와 구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지만 뻔하지 않은 스토리에,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림책이긴 해도 글밥이 꽤 많다.
자신은 책 읽는 것보다 책 쓰는 것을 더 즐기는 사람이라는 작가의 인터뷰를 들은 적 있다.  과연 스토리 텔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이 책에서도 드러나고 있었다.
글에 뒤지지 않는 그림도 돋보였고, 후반부에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이야기가 좀 상징적으로 치우치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적어도 성인 소설 작가가 부담없이 쉽게 쓴 어린이책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던, 읽어볼만하다고 권해줄만한 책이다.  

 

 

 

<꿈을 찾아 한 걸음씩> 이 미애 글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씩 내닫아 가는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엄마가 정해준 꿈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찾아낸 꿈.
근래에 어린이들을 위한 직업 백과 류의 책들은 많이 나오고 있고 매우 다양한 직업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실제 어떤 직업의 세계로 아이들이 한 걸음씩 다가가는 내용을 창작의 형식으로 담은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고 그런 책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고, 저자의 <할머니의 레시피>라는 책을 읽고 꽤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나 주저없이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요리사가 꿈인 열 세살 남자 아이가 주인공. 바쁜 엄마로 인해 어릴 때 시골의 외할머니 댁에서 자란 두본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 집에서도 부엌에 들어가 이것 저것 만들어보고 싶어하지만 엄마는 겨우 요리사가 꿈이냐며 부엌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한다. 하지만 두본이는 전직 요리사 출신인 외삼촌과 합세하여 엄마 몰래 요리학원에까지 등록하는 열성을 보이는데.
기대했던 것에 비해 평범한 작품이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야기 자체가 너무 교과서 적이고 등장 인물의 캐릭터 역시 교과서 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외삼촌이 잃었던 미각을 되찾아 요리사로 다시 재기하고, 엄마를 설득시켜 결국은 엄마도 아이의 꿈을 인정하게 되고, 우리 나라의 조리 기능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굳히는 등, 전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니, 쉽게 읽히지만 큰 재미는 없다. 뭔가 더 기발한 사건이 등장하고, 좌충우돌 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그런 이야기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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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04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끼익끼익' 이라는 단어를 되뇌게 생겼습니다.
상큼하고 혀끝에 붙는 단어예요, 끼익끼익. 아하하.

hnine 2011-05-04 11:43   좋아요 0 | URL
더 재미있는 이름들도 많이 나와요. 빼고닥빼고닥, 아요아요, 스작스작, 쯔이익쯔이익, 트닥트닥, 꾸아읍꾸아읍, 차나나차나나, 사브낙사브낙, 쿠글쿠글, 더름더름, 히나히나...재미있죠? 그러니까 '끼익끼익'은 집합명사이고 얘네들은 그 각각의 이름이지요 ^^

책가방 2011-05-0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된 듯한 느낌이 나는 책이네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가 뭔지 궁금해서라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초등전학년용이라고 되어 있던데... 아줌마가 읽어도 상관없겠죠..??ㅎㅎㅎ

hnine 2011-05-04 17:46   좋아요 0 | URL
읽어보면 전혀 오래된 느낌의 내용이 아니어요. 일단 이스탄불에서 시작합니다!
물건들이 내는 끽끽 소리에서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만들 생각을 해내었는지 감탄하며 읽었답니다.

책가방 2011-05-04 18:11   좋아요 0 | URL
주문했구요~~ 땡스투도 눌러 드렸답니당...^^

hnine 2011-05-04 21: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세실 2011-05-05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젠 끼익끼익 소리가 거슬리지 않겠는걸요.

가끔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제 요리솜씨 없는걸 아이들도 닮았네요. 관심도 없으니....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규환이는 6학년 되더니 어린이날에 대한 느낌이 거의 없네요.

hnine 2011-05-05 18:41   좋아요 0 | URL
끼익끼익 소리, 듣기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을텐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을 읽어보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수도 있을것 같아요.
요리는 해보기 전에는 취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엔 전혀 관심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해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다보니 요리라는 분야가 매우 과학적인 지식과 창의적인 기질을 두루 필요로 하는 분야더라고요.
규환이가 벌써 6학년이니, 정말 어린이날이라고 챙겨주면 더 자존심 상해할수도 있겠어요.
저도 오늘 집안에서 꼼짝도 안했습니다. 아 참, 콩나물 사러 수퍼에 잠깐 갔었네요 ^^

2011-05-05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6 0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짓기 시간
안토니오 스칼르메타 글
안폰소 루아노 그림 

 

 

 


 

아이세움 저학년 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이다.
총을 메고 있는 군인들을 뒤로 하고 한 아이가 글짓기 한 것을 읽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책의 내용을 다 말해주고 있다. 
독재 정부 치하의 칠레. 반독재 세력을 색출해내려는 군인들의 감시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까지 뻗쳐 있다. 수업 시간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군인 중 대장이라는 사람이 집의 어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무슨 일을 계획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들에게 글짓기 숙제를 내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어젯밤 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자세하게 글로 써서 발표한다. 

저자는 <일 포스티노>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소설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의 저자이기도 하다. 어렵지 않은 내용 속에 사회와 현실을 담아내는 역량이 뛰어난 작가이다. 

 

율리시스 무어 2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글 

  
 

 

 

 

 

  

집에 있는 것을 10권까지인데 검색하다보니 11권도 나와있다.
작년에 아이가 1권을 재미있게 읽더니 나와있는 것은 다 사고 싶어해서 10권 모두 샀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나는 1권만 읽어보고 말았었다. 당장 다 읽어치울 것 같던 아이도 5권에서 율리시스 무어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 흥미가 떨어졌는지 6권까지 읽고 중지한 상태.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부터 허구인지 모호하게, 글 속에 출판사가 등장하고 저자가 직접 나와 얘기를 하는 구성이 아이들로 하여금 더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미지의 세계로 뭔가를 찾아 모험의 길을 떠나는 이런 내용을, 그만한 때 안 읽으면 언제 읽으랴. 지금 이렇게 어른이 되어 읽으니 아마도 아이들이 빠져드는 그런 감흥보다는 왜 이책이 그렇게 아이들에게 재미있을까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내가 읽는 책과 책 사이, 가끔 이렇게 짬이 날때 한권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2권에서는 율리시스 무어가 남긴 지도를 아이들이 과거 이집트까지 가서 어렵게 찾아내고 마는데, 찾아내자 마자 다른 이에게 뺏기고 마는 것으로 끝난다. 이러니 아이들이 다음 권을 읽고 싶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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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율리시스 무어 7권까지 읽고 못 읽었어요.
아웅, 1부 끝나는 5권까지던가.. 거기까진 아주 허겁지겁 읽었다니까요.
그런데 코알라는 아직 안 읽었어염.. ㅋ

hnine 2011-03-20 07:33   좋아요 0 | URL
다음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야 책의 진도가 팍팍 나가더라고요.
코알라도 아마 1권을 조금이라도 읽기 시작하면 몇권은 후루룩 금방 읽게 될걸요?

BRINY 2011-03-1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 무어, 이 나이에 제가 보려고 사고 있어요 ^^;;

hnine 2011-03-20 07:34   좋아요 0 | URL
어머, Briny님 나이가 어때서요? ^^
아이들이 읽어제끼는 것과 또다른 의미와 재미를 찾으시며 읽으실 것 같은데요?

책가방 2011-03-1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포스티노)- 저 이 영화 20대 중반쯤에 본 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나네요. 그저 잔잔했다는 기억밖에..^^
(글짓기 시간)은 저학년 그림책이지만 고학년이 읽어도 무방하다 싶은 책이더라구요. 선의의 거짓말은 때때로 필요하다고 얘기하시던 어떤 선생님 생각도 나는 그런책이었답니다.

저도 율리시스 무어 10권까지 가지고 있는데 3권까지 읽고는 손놓고 있네요.ㅋ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을 볼 때마다 부담으로 와 닿더라구요.
마무리 짓지못한 숙제처럼요..

hnine 2011-03-20 07:37   좋아요 0 | URL
일 포스티노 영화관에서 상영할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았고, 그당시 재상영관에서조 한참 동안 올라있던 영화였지요. 그런데 저는 아직도 못봤어요 ^^
'글짓기 시간' 읽으셨군요? 그림이 좀 칙칙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싶었는데 내용이 참 좋았어요.
책가방님 댁에도 율리시스 무어가 10권까지...ㅋㅋ 재미는 있는데, 다른 읽을 책이 없어야 저 책에 손이 가네요.

양철나무꾼 2011-03-1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일포스티노만 알아요.
저 이집트 얘기 재밌어하는데, 이 책 읽어볼까 봐여~^^

hnine 2011-03-20 07:38   좋아요 0 | URL
이집트 얘기 좋아하시면 율리시스 무어 좋아하실 거예요.
얼굴도 본 적 없는 예전 집주인 율리시스 무어가 남긴 단서를 가지고 아이들이 시간의 문을 통해 떠나는 곳이 바로 이집트거든요. 읽다 보면 이집트 신전, 건물 속을 마구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순오기 2011-03-19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친숙한 이름이네요.^^
요즘 컴퓨터 접속도 뜸하고 더구나 로그인을 잘 안해서 댓글이 뜸했어요.
오늘은 두통에 시달리는 중이고...놀면 아프다는 말이 맞아요.^^

hnine 2011-03-20 07:41   좋아요 0 | URL
일단 몸이 회복되셔야지요. 다른 분도 아니고 순오기님께서 몸 컨디션이 안좋을때라면 다른 사람 같으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요.
놀면 아프다는 것은 그동안 몸이 그만큼 긴장해있었다는 말이니 가끔 몸도 긴장을 풀고 주인의 온전한 보살핌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나봐요.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맘껏 쉬세요.

하늘바람 2011-03-1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포스티노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예요

hnine 2011-03-20 07:41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 그렇게 좋아하는 영화라고 하시니 저도 꼭 봐야할 것 같은데요?

하늘바람 2011-03-21 23:21   좋아요 0 | URL
네 전 보고 많이 울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