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터 공부하자-엄마도 몰랐던 나뭇잎 하나

 

와, 백점, 백점!

예전에 식물일기라는 책을 보고 참 잘 만들었다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그림책중에도 식물에 대해 이렇게 잘 만든 그림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무척 기쁘다.

글작가 윤여림의 작가 소개를 읽어보니 나무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고, 이 책 역시 나무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좋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서울대 식물학과 이은주 교수가 감수를 하였다.

집 밖에만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뭇잎.

우리 어른들은 궁금증을 가지지 않는다. 그냥 나뭇잎일뿐.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이게 뭐야? 어디서 왔어? 왜 떨어져있어? 왜 이렇게 생겼어? 왜 이것만 빨간 색이야? 이제 이건 어떻게 돼?

나무마다 다 다른 나뭇잎의 모양. 첫 페이지에는 정말 다른 모양의 나뭇잎 그림들로 채워져있다. 이름따윈 나중에 알아도 괜찮다. 이렇게 여러가지 모양이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게 하면 된다. 한 나무에 달린 나뭇잎들도 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다음에야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 나뭇잎 중에 서로 어긋나기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건 왜 그럴까? 모든 생물의 형태나 구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 외에 가끔 크레파스로 쓱쓱 그려진 그림이 나오는데 그건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설명을 위한 페이지이다. 이런 것은 아이에게 그냥 보여주기 보다는 엄마가 미리 보고 아이 눈 앞에서 엄마가 이렇게 그려가면서 설명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자, 이게 나무야. 여기 잎이 있어. 나뭇잎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해. 대신 나뭇잎은 숨을 쉬지. 요기 나뭇잎을 뒤집어서 뒤를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숨구멍이 있거든.' 이런 식으로.

나뭇잎 속에는 물길 밥길이 있다는 설명은 '물관', '체관'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단어에서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이 금방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계수나무 같은 그물맥 나뭇잎 모양은 그림 작가가 스탬프로 찍듯이 그려놓았다. 동글동글 나뭇잎이 종이 위에 붙어있는 듯 생동감이 느껴진다. 좋은 아이디어이다.

햇빛에 나뭇잎을 비쳐보면 여러 갈래 길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물길, 밥길이라는 내용 끝에, 그래서 나뭇잎에 귀를 대면 물과 밥이 흐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고 나온다. 이런 표현 하나에서 작가의 감성을 읽는다.

나뭇잎에 낙엽이 왜 생길까에 대한 설명을 네 컷 그림으로 그려놓았는데, 낙엽이 생기는 이치를 이보다 더 간단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떨어진 나뭇잎은 또 누가 이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지고, 책 마지막엔 모르는 나뭇잎을 한 페이지에 크게 그려놓고, 나를 찾아온 (그냥 떨어진 나뭇잎이라고 하지 않고) 얘는 어디서 날아왔을까, 이름이 뭘까 궁금해하는 것으로 맺었다. 끝까지 아이들의 호기심을 놓지 않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다.

자연과 과학에 대해 이렇게 쉽고 정확하고 명쾌하게 설명해놓은 어린이책들을 보면 정말 감탄한다. 한가지 능력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가는 기쁨이란

 

업적을 남기고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와 자기 가족만을 위한 삶에 '업적'이라는 말을 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형태이든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이롭게 하는 일일때 하는 말일 것이다. 그렇게 뭔가를 남기고 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 한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살다보면 해볼만한 다른 많은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만 사람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병선. 언젠가 신문에서 본 것 같은데 그 정도의 기억만 있을 뿐 어떤 일을 한 분인지 몰랐는데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의 소개로 비로소 알게 되어 책을 읽어보았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은 그녀는 대학 재학 당시 은사 이병도 박사가 심어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평생을 프랑스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우리나라의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일을 하며 우리나라로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애쓰신 분이다. 가족도 없이 타국에서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일에 대한 외롭고 쓸쓸한 투쟁을 하며 일생을 보냈다. 자신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별로 바라지 않던 박병선. 병들어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야 그동안 자기가 걸어온 길, 기울여온 노력을 작가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결국 이 책이 나오고서 얼마 안되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은 책은 우리 나라의 직지심체요절이라는 것은 학교 다닐때 국사시간에도 배워서 잘 알고 있으나 아는 것은 딱 그것뿐,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만들었다고 알려져있던 것이 어떻게 바로 잡아 졌는지, 누구에 의해서인지, 어떻게 그것을 증명해보였는지, 직지심체요절이 대체 어떤 책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직지심체요절은 박병선이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다니다가 운좋게 발견해내었고 그것이 세계 최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지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어떤 업적을 이룬 사람의 일대기를 읽는다는 것은 그 업적이 무엇이든간에 가슴 뭉클하게 한다.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생의 다른 많은 즐거움을 기꺼이 포기한 삶을 선택한 사람들.

'십년을 하루 같이' 라는 각오 없이 무엇을 이루길 기대하지 말아야 함을 또 깨닫는다.

"결혼도 하지 않고, 일생을 한국 자료와 고문서들에 파묻혀 살아오셨습니다. 후회는 없으신가요?"

"천만에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누군를 만나는 건 순간적인 기쁨일 뿐이에요. 무언가에 몰두해서 몇 년을 헤매다가 마침내 찾아내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아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가는 기쁨입니다."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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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0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2013년 한해도 책 많이 읽고 좋은 글 쓰는 님을 기대합니다~ ^^

나뭇잎 하나, 제가 꼭 봐야 할 책이네요.
박병선님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어요~ 이 책은 꼭 봐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hnine 2013-01-05 13:0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숲해설가 과정 참 잘 하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도 기회가 되면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용이야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아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시키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노하우가 필요할테니까요.
2013년도, 2014년도, 책과 떨어져 살 수 없지요. 순오기님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려요.

숲노래 2013-01-0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뭇잎 하나는 예쁘장하기는 한데,
시골에서 살아가며 나뭇잎을 바라보다 보면...
살짝 모자라거나 아쉬운 대목이 많답니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나뭇잎 모양이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무 나뭇잎이랑 비슷하게 보이기도 해요.
그림책에서는 몇몇 도드라지는 나뭇잎만 보여주는데
더 넉넉하게 보여주지 못하더라고요.

우리 집 아이들은, 그냥 들판과 숲에 가서
손수 나뭇잎 만지며 놀아요..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실제 나뭇잎'은 훨씬 반들반들 반짝거리며
싱그러운 푸른 빛깔이요 누런 빛깔 붉은 빛깔인데
그림책에서는 이 빛결을 좀처럼 살리지 못해요..

hnine 2013-01-05 12:57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아무리 책이 뛰어나다한들 실제로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느껴보는 것만 하겠어요.
전 그래도 그림책으로서 이 정도면 아주 만족입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글작가가 아주 잘 썼다고 생각해요.

프레이야 2013-01-0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병선, 전 몰랐던 인물이야기군요. 관심갑니다. 나인님 올해에도 알찬 페이퍼 기대할게요.^^

hnine 2013-01-05 13:05   좋아요 0 | URL
작가분께서 실제로 이 분을 취재하기 위해서 프랑스에서 한동안 머물며 준비하셨다고 하네요. 본인에 대한 것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무척 싫어하셔서 취재에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여생이 얼마 안남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많이 달라지셨대요. 가족도 없이 병원에서 남은 생을 보내셨다는데 본인은 후회없는 생을 살았고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다고 하셨다니 참 대단하세요.
프레이야님, 올해도 여기서 함께 해주실거죠? ^^

블루데이지 2013-01-10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지대모 라고 불리셨던 박병선박사님! 대단한 일을 하셨는데 그분의 생활은 전혀 대단하지못해 참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있어요^^의궤에 관심이 있어서 의궤반환될때 이분도 한국에 오셔서 오래 편안히 사셨으면 했는데 돌아가셔서...아이들 읽어줘야겠어요!책이 있는지는 몰랐어요! 덕분입니다 hnine님♥.

hnine 2013-01-10 15:33   좋아요 0 | URL
역시, 블루데이지님! 말씀하신대로예요. 의궤반환될때 한국에 잠시 오셨다는데 그때 이미 병세가 안좋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에 대해 얼마나 알려진게 없는지 돌아가시고 국립묘지에 안장될때서야 알게 된 사실들도 많대요.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혼자서 분투하는 대목을 읽을 때에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분에 대해 나온 책이 이것말고 한권 더 있는데 저는 이 책 저자로부터 인터뷰 과정에 대한 얘기까지 직접 들어서인지 더 끌리네요 ^^
 

아이는 심심할 때 특별한 힘을 가진다

 

이 책을 보관함에 담아놓은지 꽤 오래 되었는데 도서관에서 마침 발견하여 보게 되었다.

글쓴이 넬리 스테판은 1921년 프랑스 태생 여류 작가이며 글을 쓴 어린이문학 작품으로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림을 그린 앙드레 프랑수아에 대한 설명이 더 자세하게 실려 있는데 1915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거의 평생을 산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화가, 조각가.

이 책은 1957년에 처음 출간되었다고 하니 정말 나이가 지긋한 책이다. 뉴옥타임스 올해의 우수그림책에 선정된 것도 1958년.

제목의 '롤랑'은 이 책에 나오는 남자 아이 이름이다. 이 아이가 책의 주인공이 될만한 특징은 무엇일까?

지각을 한 벌로 교실 한 구석에 서있던 롤랑은 심심해서 연필로 벽에 호랑이를 그리고 "쨍!" 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그린 호랑이가 살아나 교실 앞으로 나가서 선생님께 인사까지 한다. 여기서 선생님이 놀라 호들갑을 떠나? 아니다. 인사를 하는 호랑이에게 선생님의 대답은,

"음, 여기에 네 자리는 없다."

마치 새로 들어온 학생에게 대하듯 한다.

다음엔 교실에 혼자 남은 롤랑이 얼룩말을 그려 창문에 붙인다. 이번엔 "쨍!" 하고 말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다시는 "쨍"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얼룩말은 살아나온다. 아이들이 밖에서 던진 눈 뭉치가 날아와 유리창이 "쨍!" 하고 깨졌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교실이 겨울 숲으로 변하기도 하고 동물원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읽으며 신이 날 것이다. 롤랑은 이런 재주때문에 감옥에도 가고, 강물 속에도 들어가며 당나귀, 얼룩말, 물고기 들과 친구가 된다.

나중엔 무사히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이들 책 다운 마무리이다.

특별한 주제가 없어도 작가의 상상력, 현실에 제한받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가 돋보이는 책이다.

 

 

이제 아이들은 나무에서도 동물의 모습을 보겠구나

 

원제는 The Forgotten Garden. 우리말로 '잊혀진 정원'이다.

'두레아이들'이라는 출판사에서 펴냈는데 책에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 나와있지 않았다.

한때 아름다웠던 정원이 폐허가 되어 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할아버지는 조금씩 정원을 손보기 시작하고, 그 결과 점차 예전의 정원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실 내용보다 그림이 특색있어 보게 된 책이다. 사물의 윤곽선이 뚜렷하지 않은, 스케치 풍의 그림인데, 파스텔 톤의 두드러지지 않은 잔잔한 색깔로 명암을 살려 입체감을 표시했다.

이 책에는 수많은 나뭇잎 그림이 나오는데 크게 그려진 나뭇잎은 실제 나뭇잎을 아래 대고서 질감을 표현한 듯. 나뭇잎의 실감이 나면서 종이 위에서 생동감을 살려주는 효과가 있다. 자칫 나무 얘기만 나와서 아이들이 지루해하기 쉬운 것을, 나무를 전지하면서 공룡의 모습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여우가 되기도 하며 튼튼한 말이 되어 힘차게 뛰어오르기도 한다는 내용으로 아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였다. 앞으로 나무를 볼때 자기도 모르게 나무를 나무의 모습으로만 보는 대신 그 속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의 키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그림책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책

 

겉장을 들추면 그림책 작가 (김영진)가 이 책을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갔는지가 자세하게 그림과 메모로 나와있다. 2011년 8월 부터 2012년 1월이라고 작업 기간까지.

보통 섬네일 스케치 (Thumbnail sketch)라고 하는데, 열 여덟 조각 그림들과 함께 수정 과정들, 왜, 어떻게 수정했는지에 대한 메모를 읽어보니 그림책에 대한 새로운 눈이 뜨이는 느낌이다. 물론 아이들은 이 페이지를 자세히 안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출판한 길벗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는 작가 고대영이 글을 썼다. 분명히 작가 자신의 아이들이 모델로 등장한 것 같은데 모든 아빠가 이렇게 이야기로 엮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의 생활을 어른이나 부모가 아닌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 자세히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마음 없이는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이니까.

가족이 하루 등산 다녀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하였다. 열두살 아이가 보고도 재미있다고 하니 성공이다.

 

 

그림 속에서 펭귄, 양, 비행기를 찾아라

 

이 그림책 작가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재미를 줄 수 있을까 늘 생각하는 작가라는 생각, 그리고 분명히 아이다운 장난기도 있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든한다. 하나의 예로서, 이 작가의 그림책에 보면 책 내용과 무관하게 페이지마다 아주 작은 동물이나 사물 캐릭터가 어느 구석엔가 숨어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 것이다. 이 책에서는 펭귄과 양과 비행기가 바로 그것들이다. 아이들이 벌을 설 때는 한 구석에서 이 캐릭터들도 벌을 서고 있다. 아이들이 신나서 뛰고 있을 때는 이것들도 팔짝팔짝 뛰고 있는 모습이다.

우연히 주운 돈을 가지고 요요를 산 병관이의 파란만장한 (!) 하루. 마지막 페이지에 이불 차버리고 곤히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아이 키우는 집이면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편안하게, 아주 착하게 잠이 든 병관이'라는 그림작가의 메모를 발견하고 마음이 더 푸근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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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1-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럼을 읽은 것처럼 재미나게 읽었어요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빼고 두책은 안 읽은 책인데 롤랑이 참 궁금하네요.
전 멈춰있는데 님은 계속 어린이책을 읽고 공부하시면서 발전하시는 듯해요.
좋은 책 이야기 잘 읽고 담아두고 갑니다.

hnine 2013-01-04 11:46   좋아요 0 | URL
그림책을 포함한 아이들책을 좀 더 꼼꼼히, 많이 읽어보자는 것이 올해 계획 중 하나랍니다. 공부의 차원이라기보다 오히려 저 자신을 위한'힐링'의 효과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하늘바람님도 읽어주시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면 저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블루데이지 2013-01-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원이 살아있어요^^의 그림들이 너무 보고싶어요!
제 취향이라서 정말 숨은보물을 대신 찾아 안겨주신것같아요!! 우잉~~hnine님 감사드려요!

저희집은 지원이와 병관이 남매를 사랑하는 아이들이 살고있어요!
삼일이 멀다하고 시리즈 전권을 다 읽어줘야 잠자는 아이도 살아요!ㅋ
제가봐도 재미있긴해요!실생활동화라서 더욱 재미있는게 아닐까싶기도하구요♥

hnine 2013-01-04 14:30   좋아요 0 | URL
'정원이 살아있어요'는 가수원도서관에서 빌렸어요. 블루데이지님 댁에서는 어느 도서관이 가까운가요? 이사오고나니 가까운데 도서관이 없어서 예전만큼 자주는 못간답니다. 버스타고 내려서 버스탄 시간보다 더 걸어가야해서요.
지원이와 병관이 작가가 예전에 TV에 나와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글쓴 작가보다 그림 작가에 더 관심이 가던데요? ^^ 블루데이지님 댁 아이들도 이 책을 좋아하는군요. 확실히 성공작 맞나봐요.
 

 

 

때로는 즐거운 일도 있지만,

왜 힘겹고 슬픈 날이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질까요?

바람 앞에 촛불 같은 가볍고 작은 아이들.

무겁고도 커다란 슬픔에 맞서

꿋꿋하게 잘 이겨 내고 있어요.

우리, 조금 더 힘내요.

초롱초롱 눈빛 잃지 말고 씩씩한 가슴 펴고 웃어요.

알고 있나요.

작은그대들 용기가

이 세상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봐요. 그 새 희망 한 뼘, 또 자랐어요.

착하고 작은 사람들에게 진정

기쁜 날 가득하길.

- 작가의 말 전문 -

 

다 읽고서 표지를 다시 본다.

가방을 메고선 아이의 뒷모습. 이 아이는 지금 다른 아이들이 있는 쪽을 혼자서 바라보고 서 있다.

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기에 자기도 끼고 싶겠지. 그래서 이 아이는 우울할까?

 

읽고 있는 나는, 어른인 나는 눈물이 핑 도는데, 책 속의 저 아이 준서는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만 한다.

약간 모자라는 추미영이 짝이 되자, 반 아이들은 차림새가 지저분한 준서와 잘 어울린다고 놀리지만, 자기가 뭔가 도울 수 있는 아이가 짝이 되어 기쁘다며 오늘은 좋은 날.

선생님께서 넌 이제 급식비 안내도 된다고 하시자 이제 아버지에게 급식비 달라고 사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오늘은 기쁜날.

집을 나간 엄마가 어느 날 함께 데리고 나간 동생 은지를 데리고 학교에 나타나셨다. 이제 엄마가 집으로 돌아온건가보다 했지만 자장면만 사주고 다시 돌아가는 엄마. 하지만 동생도 보고 엄마도 보고 자장면도 먹었으니 여러가지 좋은 일이 한꺼번에 생긴 좋은날.

모처럼 인원수가 모자라 끼게된 축구에서 골을 넣고서 오늘은 참 기쁜 날.

어미고양이가 버리고 간 아기 고양이를 돌보며 고양이가 자기와 비슷한 신세라고 생각하지만 무릎으로 기어오르는 아기고양이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한 촉감에 모락모락 기쁨이 넘치는 날이란다.

반에서 어떤 아이 돈이 없어지자 도둑으로 누명을 쓰지만 나중에 돈이 다른 곳에서 발견되자 범인이 아닌 것이 밝혀져서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이란다.

다시 동생을 데리고 나타난 엄마. 이제는 정말로 엄마가 집으로 돌아왔나보다 했는데 동생만 집에 남겨두고 다시 가버렸다. 나중에 아버지가 아시고 술에 취해 주정을 하며 대문 밖으로 뛰쳐나가지만, 그걸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던 동생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동생이랑 다시 함께 살게 된날, 꿈속에서도 기다려왔던 날이니 오늘은 기쁜 날이란다.

 

다 읽고는 기어이 눈물이 나고 마는데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아! 이게 바로 동심이구나!' 슬프고 힘든 일 속에서도 기쁨을 찾아낼 수 있는 것. 다시 웃을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 작고 약한 존재일 것 같은 이 아이들 마음 속엔 억지로 지어내지 않아도 되는, 희망의 샘이 솟고 있구나.

 

작가는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왔다.

동화를 쓰는 사람이란 아이들의 이런 면을 읽을 줄 알고 볼줄 알아야 함을 다시 깨닫게 해준 책.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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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12-2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의 페이퍼만 읽어도
코등이 시큰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음, 읽으면 저도 눈물날거 같아요.
갑자기 왜 코등이 시큰하지, 나는 무슨 생각을 해서 이렇게 감정이 먼저 알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나인 언니, 고운 일 담뿍 누리시는 새해 맞이하셔요.

hnine 2012-12-29 18:00   좋아요 0 | URL
어른용 소설보다 아이들 책에서 '힐링'되는 느낌을 더 받아요.
새해에는 더 많이 읽어보려고요.
저 책의 작가는 '영모가 사라졌다'라는 책이 제일 많이 알려졌을거예요. 저도 그 책만 읽었었는데 얼마전에 작가분을 직접 뵐 기회가 있어서 다른 작품도 읽어보자고 읽은 책이랍니다.
오늘은 기쁜날. 마치 우리가 스스로에게 걸어도 좋을 주문 같기도 하지요?
70일 여유 기간동안 잘 쉬고 놀고, 그러시길 바래요.
 

 

 

어려운 유혹과의 대결이라는 우리 동화에서 드문 주제를 흥미롭고 성공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민호를 통해 촘촘하게 잡아낸, 유혹에 처한 인간의 심리는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어떤 조력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로서의 어린이를 설정한 것도 믿음직스러웠다.

 

 

- '심사평 중에서' 김화영, 황선미, 김경연 -

 

 

 

 

 

 

 

 

 

2011년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으로 작년에 인터넷 서점 여기저기서 홍보도 많이 되고 리뷰도 많이 올라왔던 작품이다. 평들도 좋았고 집에도 가지고 있으면서 이제서야 읽어보았다.

위의 심사평에서 '드문 주제'라는 것에는 바로 동의하기 어렵지만 '어떤 조력자의 도움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로서의 어린이를 설정'했다는 것은 동의한다.

글짓기를 잘 못하는 민호에게 어느 날 빨강 연필이 생기고, 그 연필을 가지고 쓰면 글이 술술 나오게 된다. 일종의 마법의 연필인 셈인데 문제즞 그렇게 쓰여진 글이 꼭 민호의 생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데 있다. 그것을 알게된 민호는 고민하던 중, 민호가 갑자기 글짓기를 잘 하게 된것을 의심하던 재규에게 빨강 연필을 뺏기고 만다. 처음엔 그 연필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민호는 빨강 연필을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기로 한다 (책에서는 불에 태우는 것으로 나오는데 현실인지 꿈속인지 확실하지 않다). 책 표지 그림은 바로 이 빨강 여닐이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의 효주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데 무슨 의미인지 아이들이 이해할까 의문이다.

 

마법을 지닌 물건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고, 처음엔 그것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 유혹과 결국은 대결해야하는 주인공. 이런 이야기는 심사평과 달리 드문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 주인공 아이의 깨달음, 결심, 노력, 의지에 의해 그것을 떨쳐버린다는 설정은 심사평과 같이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이고, 수상작이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빨강 연필의 도움을 받은 민호의 글짓기 중 알려진 이야기의 패러디가 몇편 소개되는데 내가 읽어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위에도 어디 이런 빨강 연필 없을까?

 

 

 

 

 이 책 역시 집에 언제부터 있었는데 아이만 읽고 들춰 볼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제목이 그냥 '내동생'이 아니라 '또다른내동생'이다. 입양된 동생을 말하는데 읽다보니 이 아이 역시 입양된 아이.

작가는 자기 동생 내외가 입양한 세 조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입양 가정의 살아가는 모습이 아주 눈에 보듯이 나타나있다. 입양아와 부모 사이의 문제, 또 입양아가 둘 이상일때 그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문제, 그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일 경우 더해지는 문제, 입양에 대해 엄마와 아빠의 입장의 차이등. 아이들 책이라고 하지만 언젠가 읽은 입양에 관한 책 못지 않게 여러 정보를 전달해준다. 그만큼 작가는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기보다는 작가 자신이 보고 겪은 것을 바탕으로 읽는 아이들에게 입양아와 장애아의 문제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해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장애아와 입양아, 그것도 셋이나 한 집에서 키우다 보면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니 그럴 때 어른이 나서서 해결되는 문제들도 있지만 아이들 역시 치고받는 다툼과 갈등의 시기 끝에 나름대로 해결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지만 힘든 시기를 겪어나가면서 평정을 찾는 과정은 아이들이라고 해서 어른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그 시기동안 성급하게 해결을 보고 앞당겨 안정을 만들어보려는 어른의 간섭이 잠시 기다려주는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아이에게 물어보니 이모가 사주신 책이라고 하는데 작가 이름도 생소하고 책 속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이런 책들이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 책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도 좋지만 이렇게 논픽션 성격을 띤,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 하는 역할도 있었구나 새삼 깨우치게 했다.

(검색하다보니 이 책의 저자인 강민숙 작가의 남편과 딸도 동화작가라고 한다.)

 

2013년 한해 동안은 어린이책을 지금보다 더 많이 읽어볼 계획을 세워본다. 느낌이 좋던 나쁘던, 읽은 후엔 짧게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은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고, 어린이책 후기는 마이리뷰가 아닌 마이페이퍼 속의 전용 카테고리에 쓸 것인데 이것 역시 지금 하고 있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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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5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6 0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12-2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문학상은... 거의 판타지라야 평론을 좋게 받고 상도 타지 싶어요.
아직 한국 어린이문학은 좀 수준이 많이 낮아요...

그래도 이런저런 '상'하고는 동떨어진 자리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한길 걷는 사람 많으니, 우리가 그런 분들 눈여겨보고 사랑하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hnine 2012-12-26 10:41   좋아요 0 | URL
환타지에 대한 아이들의 열광이 대단하거든요. 지금 동화를 쓰는 작가 세대는 아무래도 상상력이 결핍되어 있는 세대이므로 우리 나라 작품 찾는 아이들이 적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문학성, 감정 표현의 섬세함 등은 우리 작품들의 강점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전문가 아닌,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
 

 

 

 

 

 

 

 

 

 

 

 

 

 

이것도 언제부터 책꽂이에 꽂혀있었는지 가물가물한 책.

읽을 책 똑 떨어질 땐 예전엔 집에 있는 율리시스 무어를 읽고는 했는데

요 며칠은 단행본 아이책들을 훑어보고 있는 중이다.

천사인지 누군지, 내려오기보다는 뚝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저 표지 그림 만큼 책이 재미있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게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다가 길을 잃어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천사. 나는 법을 잊어버려 다시 돌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날개가 달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책에 등장하는 두 남자 아이들, 베리와 리네와 키도 비슷하고 겉모습도 비슷하여 금방 친구가 된다. 하지만 천사는 하늘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베리와 리네, 그리고 동네 사탕가게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천사가 다시 나는 법을 배워 하늘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내용.

천사의 모습은 천사의 존재를 믿는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설정이 이 때묻은 어른의 눈에는 너무 빤한 생각같아 별로여서 아쉽다. 천사가 하늘로 나는 법을 다시 알아내는 과정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마음을 꽉 채움으로써 가능하다는 얘기에도 피식 웃음만 날리고 마는 이 재미없는 어른 독자라니.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꿈을 가져야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책들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책마다 너무 강조를 하니 오히려 그것이 귀따갑게 들리지는 않을까? 듣기 싫어지지 않을까? 아무 효과도 못내고 있지는 않나? ---> 어른 생각이다.

아이에게 이 책 어디서 났냐고 그랬더니, 한참 전에 엄마가 사줬다는데, 난 전혀 기억이 안난다.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내가 골라서 책을 사주는 예가 거의 없는데, 어떻게 무슨 맘 먹고 저 책을 골라서 사주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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