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TV는 잘 안보지만 라디오는 무척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 생각도 나지 않을만큼 오래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가 이번 개편때 폐지 되었다.

본방이 새벽이라 대개는 다시듣기로 듣고, 어떤날 방송은 몇번씩 듣기도 했던 프로그램인데.

진행자는 바뀌었어도 계속되던 프로그램인데...

친한 친구를 떠나보낸 것처럼 마음이 안좋다.

 

헤어지는거라면 눈에 안보이는 전파조차도 이렇게 적응이 안된다.

 

이제, 내 컴퓨터의 즐겨찾기 목록에서 그 프로그램 주소를 지운다.

 

위의 노래는 우리나라 가요로도 번안이 되어 불렸던 노래이다.

원곡의 가사는 어떤 내용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가사는 무척 슬프다.

학교 들어가기도 전 어릴 때 아빠께서 부르시는 걸 듣고 처음 알게 된 노래인데

어린마음에도 무슨 가사가 저렇게 슬프지?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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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3-10-2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헤어짐은 슬퍼.
몇 마디 가사 기억 나서 네이버에서 찾았어..
'눈물을 닦아요 그리고 날 봐요
우는 마음 아프지만 내 마음도 아프다오
고개를 들어요 한숨을 거두어요
어차피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할 것을..'

hnine 2013-10-29 22:36   좋아요 0 | URL
맞아, 내가 어릴 때 들은 노래는 네가 검색한 그노래야. 가사 슬프지?

숲노래 2013-10-29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늘 가슴에 남아 오래도록 이야기를 빚어 내 주겠지요..

hnine 2013-10-29 22:36   좋아요 0 | URL
예, 아마 그럴거예요. 전 쉽게 못 잊거든요.

순오기 2013-10-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이거 생각나요, 친구들이랑 많이 불렀어요.
특히 생활관 실습 끝나는 날 촛불 밝히고 쓴 메모들을 하나하나 읽고 태우며 불렀던 기억이 나요.ㅠ

hnine 2013-10-30 08:5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은 어디 가지 마시고 여기 계속 계시기를 ^^

잘잘라 2013-10-3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번안 가요였군요! 처음 알았어요. 찾아보니 가수 홍민이 부른 「고별」 1973년 발표, 故이종환 DJ가 번안했다고 나와요. 우는 마음 아프지만 내 마음도 아프다오... 노랫말, 멜로디 모두 기억나요. 이제 제목도 기억하게 될 듯..

hnine 2013-11-01 17:27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도 이 노래 아시는군요. 이 노래 다시 들어보니 노래의 마지막 노랫말이 여운을 남기네요 "운다고 사랑이 다시 찾아줄까요" 라고.
그 가수의 <석별>이란 노래도 있어요. 제목이 비슷한데 느낌도 비슷하지요.
 

"잘못하면 물릴 수 있으니까 괜히 가까이 가서 장난치거나 하면 안돼."

할머니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지만, 심심한 나는 역시 개집 안에서 심심해보이는 개를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마당에서 개를 키우던 시절 (무려 1970년대).

개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개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물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개 집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개는 역시 가만히 나를 보고만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저 큰 개 집 안에는 (당시 나는 여섯, 일곱 살 쯤 되었으므로 개집이 무척 커보였다)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고개를 가까이 디밀고 개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때였다. 개가 나에게 달려들더니 내 손가락을 꽉 물어버렸다.

"으앙~~"

다행히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아서 빨간 약 바르고 붕대 감고 며칠 후에 나았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아직 가끔 부모님께서는 그때 얘기를 하신다.

웬만하면 그러고 나면 개 무서워서 가까이 안가려고 했을텐데 나는 아니었다고.

아파트로 이사가기 전까지 우리 집에는 항상 개가 있었다. 최소한 두 마리는 기본, 얘들이 새끼를 낳으면 더 많아졌다.

고등학교 때 아파트로 이사오고 난 후, 개를 키우는건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아파트에서도 많이 키우지만) 어느 날 여동생 남자친구가 여동생에게 선물로 쉬쯔 강아지를 사준 것이다. 아, 귀여운 것.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았던 여동생보다 집순이 내가 강아지와 있는 시간이 많았다. 산책 시키고, 목욕 시키고, 무릎에 앉혀놓고 공부하고, 잘 때도 옆에 데리고 자고 (아니, 자다 보면 어느 새 내 옆에 와서 자고 있었다).

 

아이가 우리도 개를 키우자고 졸랐지만, 살고 있는 집이 우리 집도 아닌데 혹시 집 주인이 알면 안 좋아할까봐 못 키우고 있다가 작년에 드디어 우리 집을 장만해서 이사오자마자 바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태어난지 두 달이나 되었을까? 예쁜 쉬쯔. 아이와 나와, 남편까지도 얼마나 귀여워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 집에 온지 2주일이나 되었을까? 밥도 안먹고 힘없이 늘어져 있기에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파보바이러스란다. 치사율 높은 병인데 어쩌다가. 그 작은 몸에 주사를 한번에 다섯 대나 맞아가며 치료를 받게 했고 병원비는 거의 백만원을 육박하고 있었다. 그 보람도 없이, 병원에서는 이제 가망이 없다며 오늘 밤이 고비라고 했다. 약은 커녕 물도 못삼키는 강아지 옆에서 세식구가 잠도 안자고 버티다가 12시가 넘어가자 아이가 먼저 잠이 들고, 나도 잠시 엎드려 있는다는게 잠이 들었나보다. 잠결에 현관 문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알았다. 우리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구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끝까지 잠 안자고 지켜보던 남편이 강아지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것을 보았고, 식구들이 보기 전에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 뒷동산에 묻어주려고 나가는 소리를 내가 들은 것이었다.

 

세달 후 지금의 강아지가 다시 우리 집 식구로 들어왔다.

강아지들은 참 신기하다.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서 내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내 발등이라든지, 누워있을땐 팔뚝에라도 꼭 자기 몸을 대고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여행중이라 집에 없는 아이가 특히 보고 싶은 날, 나는 괜히 강아지에게 말을 건넨다.

"볼더 (강아지 이름)야, 네 엄마는 네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네가 이렇게 예쁘게 큰 것도 못 보고..."

강아지는 무슨 소리인가 하여 고개를 갸우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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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8-04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너 이뻐요
아주 영리하게 생겼어요
태은이도 날마다 개를 키우자고 조릅니다,
하지만 저도 우리집 아니란 것도 그렇고
제 일거리가 더 늘어날것도 겁나고
사람 한몫할게 뻔해서
등등 이러저러한 일로 안돼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어릴때 강아지와 함꼐 한 시간
위로와 친구가 되어 준 그 고마움을 생각해 보면 태은이에게도 하지요.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강아지에게 물린 거 하늘나라로 간거요

날이 많이 더워요 님
건강 조심하셔요

hnine 2013-08-05 17:55   좋아요 0 | URL
일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제가 받는 기쁨과 위안의 댓가라고 생각해야지요.
특히 형제 없이 혼자인 애들은 동물들에 애착이 많더라고요.
여기는 장마 기간에도 비 별로 안오고 폭염만 계속되더니 요즘은 아주 본격적으로 덥네요.
선풍기도 안 꺼내놓고 지내다가 엊그제 기어이 꺼내고 말았답니다.
하늘바람님도 아이들과 더위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숲노래 2013-08-0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낳은 어미와 함께
기르는 어미가 있으니
새 아이(강아지)도 즐겁게
잘 살아가리라 생각해요

hnine 2013-08-04 04:10   좋아요 0 | URL
내일, 아니 이제 오늘이네요, 행사 때문에 아예 밤을 새시나봐요.
더운 날 아이들 데리고 많이 힘드시지요.
힘드신만큼 보람도 크실거예요.

서니데이 2013-08-0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매일 오던 때보다 어제 오늘이 더 축축해요. 정말 덥네요. 장마가 곧 끝났다는 소리도 오늘은 들었어요. 아마 이제부터는 사람도 강아지도 한동안은 더울 날씨겠죠.
강아지는 사진으로 봐도 예쁜데요.^^ 집에서는 사정상 기를 수 없어서, 올려주신 사진 보면서 좋아했어요.


hnine 2013-08-05 09:36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은 장마 기간에도 비 안오고 계속 폭염이었답니다. 그러더니 이젠 본격적인 더위라네요. 웬만하면 선풍기 없이 지내볼까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지난 주부터 선풍기 꺼내놓고 끼고 삽니다 ^^ 강아지 키우면 혼자 있을 때에도 혼자라는 생각이 안들어서 좋은 것도 있어요.
서니데이님도 더위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언젠가는 강아지 키우실 수 있을 때가 올거예요.

2013-08-06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지개모모 2013-08-0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빛이 엄청 카리스마 있네요! -.-+
저희 모모에게선 볼 수 없는...ㅇ.ㅇ

hnine 2013-08-07 21:46   좋아요 0 | URL
ㅋㅋ 카리스마 ^^
카리스마랑은 거리가 먼 순둥이예요. 저건 뭔가 저에게 요구사항이 있는데 제가 모른 척 하자 뿔나서 저러고 있는거랍니다.

열매 2013-08-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프네요. 죽은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시는 hnine 남편분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요...
저도 11년째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이런 글이 특히 눈에 잘 들어와요.
강아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으신데, 다시 강아지를 키우시다니 그 용기가 대단하신 것 같구요^^
전 초등학교 때 우연히 얻어서 지금까지 키우고 있는데, 이젠 완전 가족이나 다름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강아지가 아플 때 마다 두렵더라구요. 훗날 오게 될 이별에 벌써 마음이 먹먹하고 짠하고..그래요.

그래도 강아지 사진을 보니 저절로 엄마 미소가! ㅎㅎ
볼더 정말 예뻐요^^ 첫번째 사진 뚱한 표정..ㅎㅎㅎ

hnine 2013-08-08 01:15   좋아요 0 | URL
꿀이님 댓글이 더 재미있어요 ^^
11년째 키우고 있으시다니 정말 가족이나 다름없네요.
파보바이러스가 치사율이 매우 높은 병이더라고요. 먼저 강아지가 파보바이러스 걸린 후 강아지가 쓰던 물건 다 버리고 다른 강아지 키우려면 적어도 세달 후에 키우라고 할 정도로요.
강아지가 집에 있으면 절대 저 혼자라는 생각이 들게 두질 않지요.
꿀이님도 언제 키우는 강아지 사진 올려주세요.

yamoo 2013-08-0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사진 보니, 강아지도 더위 타나 봐요.
제가 요즘 저래요...넘 더워서 죽겠어요..ㅜㅜ

개와 고양이는 절대 안키운답니다. 죽으면 넘넘 슬프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지라..

그나저너 엣지나인님은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지요.
여름은 뭐니뭐니해도 더위피하기지요. 더위 조심하세요~~

hnine 2013-08-08 18:03   좋아요 0 | URL
산책 데리고 못나간지 한달은 되었나봐요. 살인진드기도 겁나고 (풀만 보면 그 위에서 마구 딩굴어대거든요), 요즘엔 더위땜에 더 겁나서요. 저도 원래 더위를 많이 타는데 올해는 특히 더 하네요. 버스 안이 오히려 시원하던데 그냥 하루 종일 버스만 타고 돌아댕길까요? 아니면 그냥 맞서볼까요, 땀 주룩주룩 흘리면서. 지금도 제 정신이 아닌거같네요. 우체국에 걸어다녀왔더니 이미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ㅠㅠ

안녕미미앤 2013-08-0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안 키워본 강아지 없이 다 키워봤는데요, 한번도 그 죽은 모습을.. 보게 안 하셨어요. 우리아빠가.. 다 묻어주시고 엄마도 보게 하지 않으셨다는 점에 지금도 가끔 엄마가 말씀하시죠. 아빠께서 자신을 사랑하기는 하시는 것 같다고 하하..

hnine 2013-08-09 09:57   좋아요 0 | URL
미미앤님도 강아지에 대해 잘 아시겠네요. 위에 저를 문 강아지는 스피츠였고, 이후로 치와와 키워봤고, 퍼그는 한번 데려왔다가 털이 너무 많이 빠진다고 엄마께서 다시 돌려줬고, 쉬쯔만 세번째여요. 그 외에는 모두 잡종견 ^^ 강아지 너무 예뻐요. 지금도 제가 앉아있는 책상 아래서 의자 위 제 무릎 위로 뛰어오르려고 시도 중입니다. 책상에 머리를 꽝 부딪혀가면서 ㅋㅋ

마녀고양이 2013-08-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너무 이쁘다....
저도 진짜 키우고 싶어요. 항상 그랬죠.

어제요, 늑대 소년 영화를 이제야 봤는데,
어른이 되면 겁이 많아져서 못 하는게 많다고 여주가 할머니 되어서 말하더라구요.
제게 있어서 강아지는 그런 것 중 하나인거 같아요.

hnine 2013-08-12 00:54   좋아요 0 | URL
키워요 키워요~ 생각하는 것 이상을 주고 받을 거예요.
특히 강아지 눈을 가만히 쳐다보고 싶으면 마음이 저절로 착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나쁜 짓을 절대 못할 것 같은 느낌. 강아지가 눈으로, 말없이 저를 가르친다니까요.

프레이야 2013-08-1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귀여워라. 마음이 몽골몽골해지는 느낌이에요. ^^

hnine 2013-08-12 19:05   좋아요 0 | URL
아주 순둥이랍니다. 집에서 저만 졸졸 따라다녀요.
자다보면 어느 새 옆에 와서 자고 있고요. 안 이뻐할 수가 없어요.
 

 

 

우리 가족중 유일하게 나의 이 블로그를 가끔 들여다보는 사람, 내 남동생이다. 가끔 댓글도 남겨주고.

 

원래 동생에게 들려주려고 찾던 음악은 한영애의 <여울목>이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가사때문이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동생의 기분을 더 무겁게 할까 하여 망설이던 중에 위의 노래를 찾았다. 동생 본듯 반가와서 대신 올린다.

 

" 너, 생각나? 우리 이 음반 (CD 아니고 레코드) 사서 듣던 거? 여기 좋은 노래 진~짜 많았는데. 님에게, 뭉게구름, 꿈꾸는 백마강까지도...... "

 

힘내라 동생!

 

 

(친정 가면 아직 이 음반 있을지도 모른다. 먼지 뽀얗게 뒤집어 쓰고.

왼쪽 아래 있는 사람이 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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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3-05-2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 보는데 왜 뭉클할까?
나도 < 힘내라, SH !! >
막내라서 마냥 어릴거 같았는데,
이제 세월은 흘러흘러 다 같이 늙어 가고 있지?

오늘 학교 축제라고 지하철 타고 지금 오고 있다.
참 재미나게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지?

hnine 2013-05-25 00:49   좋아요 0 | URL
고맙다. 너의 이 댓글도 와서 보겠지 ^^

그렇구나, 지금이 대학 축제 기간이네. 이렇게 늦게까지 지하철이 다니는, 우리 나라 좋은 나라 ^^

숲노래 2013-05-25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동생과 예쁜 노래
오래오래 누리셔요

hnine 2013-05-25 09:46   좋아요 0 | URL
'예쁜' 동생이라고 하시니 동생 얼굴이 떠올라 웃음이 나오는걸요? 사십대 중반 예쁜 동생 ^^ 말씀하신 뜻 압니다. 감사드려요.

2013-05-25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5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5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5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5-29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흘째 비오고 축축해서 장마철 같은데
이 노래 들으니 마음이 덩달아 둥실 떠오르네요.^^
사십대 중반의 동생, 제 동생은 오십대라 같이 늙어가는 중인데도
동생은 항상 어린 거 같아 염려가 되는 누나 마음을 알지요.^^

hnine 2013-05-29 12:25   좋아요 0 | URL
정말 장마철 느낌이 나는 요즘입니다. 이런 날은 비 노래도 좋지만 이렇게 좀 방방 뜨는 경쾌한 음악도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제가 좀 투덜거리는 얘기를 하면 남편의 대답은, 오십이 되어야 내공이 좀 쌓인다고 그러네요. 그런가요? ㅋㅋ
누나가 보는 동생이 늘 어리게 생각되는데, 부모님이 보실때 자식은 어떨까 싶어요.
 

오래만에 아이 어렸을 때 찍어놓은 비디오를 보았다.

2001년, 아이 낳고 딱 4주 쉰후 나는 일터로 복귀한 상태였고, 아이는 이웃집에 맡겨놓고 다녔었는데 아이를 돌봐주시던 분이 둘째를 임신하시는 바람에 우리 아이 봐주는 일을 못하시게 되자 남편이 하루종일 집에서 아이를 돌보아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집은 대학에서 제공하는 가족기숙사. 우리집은 1층이었다. 처음엔 1층이라 좀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냥 살기로 했다. 아이 데리고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아 그건 편하겠다 싶기도 했고.

그때 찍은 비디오를 지금 유심히 보니 예전에 지나쳤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집 바로 앞의 흙 마당에서 노는데 신발은 물론 신지 않았고 아직 못 걸을 때라 무릎으로 온 마당을 헤짚고 기어다닌다. 기어다니면서 흙을 쥐어 만져보고, 모래 있는 곳까지 기어가서 모래를 쥐어 보고, 물론 입에도 넣어보고 (남편이 얼른 쫓아와 이것만은 못하게 한다), 나무를 손으로 만져보고, 이게 뭔가 고개를 쳐들어 보고, 솔방울을 보더니 집어서 이리 저리 보더니 던져 버린다.

잔디를 손에 한웅큼 쥐어서 뽑으려고 한다. 큰 돌, 작은 돌, 이리 저리 만져본다. 땡볕이라 아이 머리와 얼굴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지만 아이는 열심히 기어다닌다. 의자를 발견하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낑낑대며 그 위에 올라가려 애쓴다. 아마 아이가 그러다 떨어질까봐 남편은 옆에서 눈을 안떼고 바라보고 있었으리라. 마침내 의자 위로 올라간 아이는 아무리 아기지만 나름대로 성취감이라는걸 느꼈을까?

그 당시 아이의 일상이다. 마루 문 하나 열고 나가면 바로 이런 너른 마당이 펼쳐져 있었으니까. 이건 우리 집 마당이 아니라 기숙사 여러 동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마치 우리집 정원인양 맘껏 누린 셈이다. 10분 정도 되는 이 대목을 보는 동안, 아이는 참 여러가지를 스스로 배우고 경험해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옆에서 가르쳐주지는 않았지만 그냥 아이를 자연에 풀어놓고 아이가 하는대로 지켜보기만 했을 뿐인데 아이는 스스로 이것 저것 만져보고 느껴보고 시도해보는 것이다.

아이에게 물질적으로 잘해주진 못했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환경이었다고 스스로 위안삼아본다. 나는 출현하지도 않은 비디오를 보면서.

 

 

 

 

 

 

요즘 찍은 사진이다. 농구, 수영, 스케이트, 축구...남자애들은 왜 그렇게 몸 움직이는 일을 좋아하는걸까. 힘들지도 않나?

 

 

 

 

 

이런 개 키우고 싶은게 아이의 꿈이다. 우리 집 강아지 (시쭈)가 들으면 서운할거다.

다른 집에서 이 개를 보고 흥분하여 자기 개인양 데리고 달리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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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4-26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온몸으로 자연을 체험하던 순간이었네요. 어쩐지 경이롭게 보여요.

hnine 2013-04-26 19:14   좋아요 0 | URL
그때는 그냥 생활이고, 대안없는 시간 보내기였는데, 지금 보니 다르게도 보이네요. 그럴줄 알았으면 그때 좀 더 너그럽고 긍정적으로 현실을 보는건데 그랬어요. 부족한것만 마음에 불만으로 담고 보낸게 후회스러워요.

sangmee 2013-04-26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기 때 비디오 보고 뭉클 했지?
지금도 많이 자랐다 싶은데,
앞으로 2~3 년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할걸~

hnine 2013-04-26 21:15   좋아요 0 | URL
엄청난 성장을 해주길 ^^
요즘 you tube에 동영상 만들어 올리는데 취미가 붙었어.

숲노래 2013-04-26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나날 아이가 아주 좋은 터전에서 지냈군요.
이 기운 잘 몸이 기억할 테니
앞으로도 씩씩하게 잘 크리라 믿습니다.

hnine 2013-04-26 21:16   좋아요 0 | URL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가끔 산들보라 노는 모습 보며 제 아이 어릴때를 떠올리곤 한답니다.

2013-04-27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4-27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4-27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구하는 다린이 모습 멋진걸요~~~
놀이터에서 기어다니며 놀았던 다린이 상상하니 웃음이 납니다. 얼마나 귀여웠을까~~~
그렇게 추억은 살아가는 힘이 되지요^^

hnine 2013-04-27 10:41   좋아요 0 | URL
놀이터가 따로 없었지요. 눈 깜짝할 새에 저만치 가있고, 흙 집어다 입에 집어 넣고, 남의 밭에 들어가고, 못하게 하면 떼 쓰며 울고...ㅋㅋ
아이들 어릴 때 생각하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컸나 싶고, 그렇지요. 규환이도 아기때 활달했을 것 같은데, 보림이는 얌전하고...
추억이 살아가는 힘이 되는거 맞아요. 그런데 추억은 아주 가끔만 떠올리고 싶어요. 제가 나이드는거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서요 ^^

icaru 2013-04-2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사진 너무 좋네요~ 웃음이 저절로 지어지는
근데, 우리 나라가 아닌 것만 같은 풍광이네요~ ㅎㅎ

hnine 2013-04-27 14:19   좋아요 0 | URL
사진은 남편이 찍었답니다. 저는 저 사진에서 개가 정말 멋있어요. 허스키스 라던가.
icaru님을 잠시라도 웃게 해드렸다니 저도 기분 좋아요.
우리 나라가 아닌 것만 같은 풍광이지요? ^^

프레이야 2013-04-2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오랜만에 인사 드려요. 봄날 잘 지내고 계시죠^^ 전 아이들 비디오를 안 찍어뒀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요. 그저 제 기억 속에만 있는데 찍어뒀으면 아이가 지금 커서 자기모습을 보고 좋을 거 같아요. 님의 페이퍼를 보니 다린이가 다감하고 시적인 아이인 게 당연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자라고 있네요. 우리의 아이들 모두 그래야겠죠. 왠지 므흣~

hnine 2013-04-27 17:4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도 저때 비디오는 커녕 디지털 카메라도 없었어요. 사진 공부하고 있던 남동생이랑 올케가 와서 찍어주었지요. 그때 동생 부부는 아직 아이가 있기 전이었고 다린이를 무척 예뻐했거든요. 지금도 고맙게 생각된답니다.
다린이는 말씀하신 것 처럼 남자아이인데도 무척 감성적이고 눈물도 많고, 남편은 그게 못마땅한 것 같은데 딸 없는 저는 그게 싫지만은 않네요 ^^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별로 그렇지를 못해서요.

LovePhoto 2013-04-2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당시 하루하루의 광경들이 지금도 눈 앞에 선한........
손 한 번 뻗으면 다시 그 자리랑 시간에 닿을 것만 같은.....

hnine 2013-04-28 19:17   좋아요 0 | URL
다 네 덕분이지...
 

책상에 진득이 앉아있게 하는 접착제로

클래식만 나오는 제1FM 라디오를 틀어놓기 좋아하는데

가사가 들리는 가요나

리듬이 펑펑 살아있는 외국노래가 나오는 채널은

이때 만큼은 정신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라디오 채널을 틀자마자

뮤지컬 <레 미제라블> 중의 한 곡이 나온다.

에잇~

영화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곧 상영할거라는데

난 뮤지컬만 세번 본 사람

세번에 다 사연이 있는지라

정신 집중은 커녕

추억이 추억을 부른다.

처음 본 것은 당시 하이텔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람과 예술의 전당에서,

(하이텔 동호회, 이것부터가 추억의 이름 아닌가)

두번 째 본것은 영국에서 혼자,

세번 째 본것도 영국에서, 누구랑 함께 볼 예정이었으나 바람 맞아 혼자 봤다.

세번 모두 가슴 먹먹해지는 감동, 눈물 글썽이며 봤으니

아마 영국에 더 오래 있었으면 세번에서 그치지 않았을지 모른다.

연중 무휴, 수년 째 계속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이니까.

 

이 글을 쓰는 사이 프로그램이 바뀌었다.

지금부터는 되도록 나 모르는, 자극하지 않는 음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뭐, 중세 그레고리안 챈트 같은거...

 

 

 

 

P> 

 

이건 세시간이 넘는 이 뮤지컬의 마지막 무대.

 

 

 

 

 

아무 말도 안하지만, 노래를 끝내고 난 후 수십초 동안 이 사람의 표정에서 참 여러가지를 읽는다.

일생에 한번이라도 이런 감동과 희열을 느껴볼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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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2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2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anne_Hebuterne 2012-12-1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그렇게 부른 추억은 추억일 뿐인지도 몰라요. 내가 마음대로 위조하고 변조하고 필요할 때 불러내는 마약. 이렇게 말한다면 오히려 제가 추억을 과대평가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측만 난무하는 댓글을 남겨 죄송하지만 전 원래 이렇습니다.

hnine 2012-12-12 13:11   좋아요 0 | URL
에뷔테른님, 추억에 대해, 추억하는 것에 대해 애증이 있으신것 같아요. '애'와 '증'...
추억으로부터 다시 현실로 되돌아오는 '탄성회복력' (이거, 학교 다닐때 물리시간에 배운거 같은데 ^^) 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Jeanne_Hebuterne 2012-12-12 18:05   좋아요 0 | URL
빙고! 전 요즘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금요일엔 비가 내린다니 감기 조심하시길 바래요!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처럼, 뒤돌아보지 않는 대신 바람소리가 들리는 나날들.

hnine 2012-12-12 21:47   좋아요 0 | URL
전 운동에너지 다 떨어졌어요. 먹은게 다 어디로 가는지 ㅋㅋ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참 묘하고 알쏭달쏭한 영화였어요. 나 또 웃어야 할 영화를 혼자 심각하게 본거야? 영화 다 보고 나서 그랬었지요 ^^

감기 절대 안 걸리겠어요! 에뷔테른님도 절대!

2012-12-13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3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4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